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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8 11:58:02
Name 시크릿전효성
Subject [일반] 김순자 후보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글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아닌 잘알려지지 않은 후보를 소개하기 위한 의도의 글입니다.
박근혜, 문재인 등 잘알려지 후보에 비해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김순자 후보입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의 청소를 하시던 분이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떤 과정으로 대선에 나오게 됐는지 이해하는 정도의 글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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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이었다. 캠퍼스의 로망에 빠진 신입생이던 나에게 학교는 그저 노는 곳이었다.
그런데 입학한 첫날부터 학교는 심상치 않았다.
나무마다 빨간 리본이 매달려 있었고, 본관앞 건물 앞에는 대형 텐트가 쳐져 있었다.
학교에서는 '청소부 아줌마'들이 월급을 올려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이라는 기준이 애매했던 스무 살의 나에겐
너무나도 볼썽사나운 사람들이였다.

며칠만 있으면 떠날 거라고 학교 측에서 얘기했던 게 몇 달 전 이야기가 되고 있었다.
방학이 될 때까지 그들은 그곳에 버티고 있었고, 결국 참다못한 학생회 주도로
시위를 철거해달라고 몰려갔다.
학생들에게는 정말 미안하게 됐다며 스피커와 확성기 등 면학에 방해되는 시위를 결코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 끝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본관 탈의실을 점거하고 농성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뜬것이다.
현수막과 텐트는 모두 강제로 철거 되었고,
전기와 물이 나오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그들이 시위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학교에는 5명의 정규직 미화원이 있었다. 그중 몇 명이 정년퇴임을 했는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을 해주지 않았다. 비정규직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받아가며 10시간을 일했다.
경비아저씨, 식당아줌마, 청소아줌마가
힘을 모아 단독노조를 결성했다. 그랬더니 학교에서 탄압이 시작됐다. 경비아저씨 10명중
8명이 강압에 못 이겨 탈퇴했다. 식당은 18명이 가입했다가 탈퇴했다.
그리고 미화원을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결국 전원이 해고 되었고, 그들은 탈의실을 점거한 것이다.



몇 안 되는 여성시위자들을 강제로 해산시키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였던 것 같다.
결국 탈의실에서 알몸시위를 했다. 학교직원들이 강제로 끌고 나오는걸 어떻게는 막아보려는
최후의 저항 이였다. 하지만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탈의실 밖으로 그녀를 끌어냈다.
대대적으로 기사화 되었고, 그들을 응원한다는 의견과 교육현장에서의 알몸시위는 도가
지나쳤다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추운겨울이 시작되었고, 나는 군 입대를 했다.
복학을 했더니, 다행히 그들은 복직을 했고, 예전보다 밝은 모습으로 학생들이 버린 담배꽁초며 종이컵 같은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었다.
비록 복직허가는 받았지만, 2평 남짓한 휴게실에서 컵라면이나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었다.
"식당에서 식사하시죠. 왜?" 라고 물어봤더니,
한 시간에 사천원 벌어 3500원짜리 식권은 사치 아니냐는 말과 함께 쓰레기 냄새나는 옷을
입고 학생들과 밥을 먹기 미안해서 라는 말을 했다.
그들의 저항은 이미 오래전 끝이 났지만, 아직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해야할 길이 너무 멀다는 생각을 한다.



대선후보 포스터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김순자. 울산과학대지부장.
사실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나왔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박근혜, 문재인 같은 거물급 앞에서, 그래도 비정규직들을 위한 또 하나의 시위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난 우리학교 청소아줌마 김순자후보를 지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비록 힘들더라도, 끝까지 완주해서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해주었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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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8 12:05
수정 아이콘
안후보 사퇴 이후 난생 처음 기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오마이뉴스에서 이 분 인터뷰 봤는데 저도 김순자 후보에게 한 표 드릴 생각입니다.
좋은 소개 감사드립니다.
온니테란
12/11/28 12:06
수정 아이콘
아.. 어제 티비보면서 이분은 누구지??했는데..
자세한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2/11/28 12:43
수정 아이콘
유게에 올릴까 하다 만 게 있는데...

이 분의 안철수 예비후보 사퇴에 대한 논평이 독특합니다.

http://soonja.net/xe/think_1/1529
※ 이 말의 유래는 → http://kr.news.yahoo.com/service/cartoon/shellview2.htm?linkid=series_cartoon&sidx=3997&widx=74&page=1&wdate=20090130&wtitle=%C0%CC%B8%BB%B3%E2%BE%BE%B8%AE%C1%EE
터치터치
12/11/28 13:07
수정 아이콘
불심으로 대동단결 혹은 기독당 처럼 노동자라는 계층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 특히 청소 아줌마에 대하여 또다른 빈축살 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대통령이 노동문제 만의 자리가 아닌데 결국 청소 아줌마들이 하는 일이 다 저렇지 라는 내용의 빈축이나 후보등록 자체에 대한 어이없음 등)

저는 개인적으로 완주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노동정책을 추구하는 대권주자의 지지 선언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12/11/28 13:36
수정 아이콘
출마하기까지의 과정이 뭐랄까 ... 참 스펙타클(?) 했던지라, 이런저런 감정들이 막 뒤섞여 있네요. 소위 "노동자 후보"가 두 명씩이나 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메
12/11/28 14:17
수정 아이콘
대단하신 분이네요. 실제로 표를 얻어서 비정규직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해주셧음 좋겠습니다. 그런데 공탁금 3억인가가 필요하다던데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셨을까요?
마바라
12/11/28 14:31
수정 아이콘
진보신당은 진보정의당과 합치기는 어렵겠죠?
심상정 노회찬이 진보신당을 박차고 나온거니..

그래도 진보쪽은 워낙 세가 약하니 통합이 되야 목소리라도 낼것 같은데..
물론 통합진보당은 제외하고.
이쥴레이
12/11/28 14:33
수정 아이콘
저도 단일화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심상정 아니면 이분 찍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고리
12/11/28 14:45
수정 아이콘
지난 4월 총선에선 이분을 보고 진보신당에 표를 주었었죠. 아쉽게 3%는 못했지만.
시네라스
12/11/28 14:54
수정 아이콘
김순자, 김소연 노동자 대통령 후보가 두명씩이나 나온 경위는 여기에 정리가 되어 있더군요 http://www.newjinbo.org/xe/bd_member_gossip/4814152
이 좁은 동네에서도 참 돌아가는게 답답한것 같습니다.
12/11/28 20:58
수정 아이콘
진정성과 선명성은 높이 평가하나
저런분께 대통령자리를 맞기고 싶진 않네요.
단빵~♡
12/11/28 21:06
수정 아이콘
대통령 보다는국회의원이 어울리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년후에 금뱃지달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얼린피카츄
12/11/29 12:01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열심히 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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