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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13:39
제가 살아오면서 "차라리 실험실의 뇌였으면 좋겠다. 이 순간이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했습니다. 그런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더군요. 시험날짜는 어김없이 다가오고, 인사평가는 항상 진행되었습니다.ㅠㅠ
24/11/26 13:41
그래서 어떻게 살아도 자유라는 말이 성립하죠
다만 고통을 느낄 것인가 다양한 쾌락의 범주에서 더 좋은 기쁨을 갈구하며 살아갈 것인가 머스크는 시뮬레이션 우주를 믿는 사람이며, doge코인의 doge를 정부효율부로 만들어버린 사태를 볼 때, 정말로 그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24/11/26 13:45
제 다양한 성적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망가, 야동들이 수두룩하게 새롭게 나오고 있는것과 게임을 좋아하지만 정작 주변엔 같이 게임할 사람한명없는 제 현실을 보니 통속의 뇌가 아닌게 확실합니다..
24/11/26 13:53
"내가 통속의 뇌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온 우주가 사실은 내 머릿속에서 나온게 아닐까? 나의 죽음은 곧 우주의 죽음과 다를 것이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이걸 인도에서 기원전에 이미 생각했더라고요. 범아일여 라는게 있다는걸 알고 놀랬던 적이 있습니다.
24/11/26 13:59
세상엔 소수의 인간들의 상상력 만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져서, 이게 실험실에서 다 만들어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소위 심연이라 불리는 세계는 진짜..
24/11/26 16:19
초기값 몇개만주고 (빛의속도, 우주상수) 시뮬레이션돌려보는거죠. 기상천외한걸 하나하나 세팅하는게 아니구요.
그 결과가 윗댓글에서말한 다양한 성적취향을 포함하는것일수도있고요 바로 아래 댓글의 재미없고 힘든 자극만받는 대다수의 사람을 양산하는것일수도있고요.. 유토피아가 나오는 시뮬레이션에 성공했을수도 있죠..
24/11/26 14:03
통속의 뇌라고 인지할 수 있는것 또한 프로그래밍이 된거겠죠.
결국 빨간약을 먹는 선택을 빨간약을 먹었다는 착각을 일으킬뿐 파란약을 먹은것과 다름이 없는것이죠 그래서 저는 세상은 나의 인지범위 바깥이 아니라 인지범위까지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몸짓이 내가 꽃으로 불러주니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듯이 내가 바라보고 인식하는 그 시선이 바로 세상 그 자체가 되는거죠.
24/11/26 14:05
초자연적인 존재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세계에서 신이 있냐 없냐를 얘기하는것과 딱히 다를게 없네요.
결국 우리세계에 영향이 있을때나 의미가 있지 있든없든 우리세계안에서는 똑같다면 그냥 사고놀이 이상의 의미는 없어서.. 통속의뇌도 그래서 누군가는 언젠가 깨어나서 뇌만둥둥떠있는 자신을 인지한다고 믿을때나 의미가 있는거지 모두가 이렇게 살뿐이라고 하면 통속의뇌든 뭐든 상관없지요.
24/11/26 14:36
내가 통속의 뇌라니 참 덧없구나(무상)
통속의 뇌는 고통 뿐이다(고) 통속에서의 나라는 것은 없다(무아) 이제 다시는 통속의 뇌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해탈)
24/11/26 14:50
뇌과학책을 읽어가며 보면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자아'라는 건 뇌 속에 갖힌 불청객에 불과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내 몸에서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작은 영역이기도 하고) 모든 결정도 행동도 뇌와 몸이 알아서 하고 있는 것이고, 나는 그냥 1인칭시점의 영화를 보듯이 그 결과만을 구경하고 있는 것 뿐인데 마치 내가 컨트롤러를 쥐고 뇌와 몸을 조종한다는 착각을 하는 게 나의 자아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24/11/26 14:38
저도 종종 저런 생각 해봤는데 죽으면 내가 통속의 뇌인지 실존하는 인간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죽는 순간 의미가 없어지기에...크크
24/11/26 14:54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파란약이냐 빨간약이냐)
미스터 앤더슨은 자기가 사는 곳이 현실이라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있죠. 네오도 자기가 사는 곳이 현실이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만든 가상현실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있죠. 둘 다 무한 겹의 매트릭스 따위의 상상은 하지 못합니다. 야훼신화에 등장하는 야훼는 자신이 무언가에 의해 만들진 게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자신이 가상현실을 만든 개발자이기는 하지만, 그런 자신 또한 다른 가상현실 속의 존재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캐릭터죠. 이 캐릭터는 결국 인간 버전의 무신론자를 한 발 뒤로 미룬 무신론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작자를 만든 제작자를 만든 제작자를 만든...'이라는 무한퇴행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이런 무신론적인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으니 결국 야훼신화 같은 것도 무신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장자는 좀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나비가 진짜고 장자가 가짜다" 라는 것도 아니고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장자가 나비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합니다. 노자는 '道可道非常道', 즉 '도를 도라 말한다면 그건 이미 도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를 서양인들의 언어로 바꿔보자면 '절대진리나 신이 설사 있다 해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할 수 없다'는 정도의 말이 겠지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는 '알 수 없다'라는 말 외에 도나 신이나 진리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를 치는 것이겠습니다.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역사'를 읽다 보면, 이 중 많은 부분은 "신에 대해서 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말하고 싶당"이라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대환장 분투기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24/11/26 15:59
통 속의 뇌가 아닌 것 처럼 살고 있죠. 마치 진실이 있고 이 순간이 현실인 양 살고 있죠. 그 우리의 행동이 바로 그게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24/11/26 19:05
인간이 컴퓨터를 발명한지 100년도 안되었는데 AI, 가상세계, 로봇 이 나오고 있음요.
100억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주를 생각하면 우주 컴퓨터의 용량과 속도는 어떨까요 ? 무어의 법칙을 따랐다면 2의 50억승이란 숫자가 나오죠.
24/11/26 22:39
신이 '날으는 스파게티'와 같은 취급 받듯이 '통속의 뇌'도 의미없는 가정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인간이란 생물이 갖는 존재의 한계에 다다르면, 한계 넘어의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절대로 알 수 없는 불가지인 겁니다. 불가지에 대해 어떠한 추측과 상상, 논리와 이론을 만들어내도 그건 가짜일 수 밖에 없단걸 대부분 인정 못하죠. 호사가들의 인물평과 비슷해요. 누군가에 대해 별의별 소리를 덧붙이고 그 중엔 나름 그럴듯한 평도 나오지만, 그게 실제 그 인물의 진실, 진심에 얼마나 근접했을까요. 인간은 믿고 싶은대로 살다가 끝은 동일하게 싸늘한 몸뚱아리만 남기고 떠나죠. 사실 통속의 뇌가 맞을지도 몰라요. 그걸 자신이 진심으로 믿는다면 말입니다.
24/11/26 23:15
꿈속에서도 어느정도의 인지와 통제가 일어나듯이..숟가락 구부리기나 고양이 기시감같은게 일어나면 알아차릴수 있을겁니다. 뇌안에서 존재하는 세계라면 생각의 흐름에 따른 주변반응이 따라올거고 장시간 완벽한 현실로 혼동하기가 오히려 더 어렵지 않을까.. 고로 엄연한 현실은 받아들여야한다
24/11/27 00:39
알아차릴 수 없게끔 설정된 꿈일지도 모르죠 크크. 꿈속의 꿈은 설정값이 다른 것뿐이고. 설정놀음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고 결국 그냥 오컴의 면도날적으로다가 눈앞의 현실을 깔끔하게 믿으면 되긴 하지만요. 다만 저는 뭐 믿음은 다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면서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정녕 비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고요. 어차피 인간은 먼지에 불과하죠.
24/11/27 00:50
그래서 인간이 알수없거나 검증할수없는 영역에 대한 믿음을 종교같은걸로 승화해온걸 겁니다. 종교는 예수나 부처일수도 있고 조상이나 심지어는 돈같은 물질적인 보증을 믿는것일수도 있고요.
현실외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극복하기에는 현실의 증거만으로 충분하지 않기에 그 이상의 [믿음]을 이끌어낼수 있는 상호인증장치(블록체인..?)가 결국 종교가 된것일테죠. 죽은후 우리는 모두 천국에서 다시 만날것이라는 서로간의 믿음이 죽음의 공포와 허무적 불확실성을 버티게해주는 효과말이죠.
24/11/27 05:29
유기물 연산체계로 컴퓨팅하고 있는 자가발전 자가유지 dna베이스 시스템으로 생존과 생식이 기본 세팅값이라 하면 굳이 통속의 뇌와 현생 인류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네요.
24/11/27 09:57
사실 컴퓨팅으로 치면 세상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이죠. 인간에게 자유의지 따위는 없다는 게, 그냥 파리나 박테리아 수준으로 없는 것도 아니고 설탕 한 줌이 없는 것처럼 자유의지가 없다는 게 유물론의 논리적 귀결이고요. 행위자 원인론 시전하면서 그 끝없이 형성되고 있는 게 아무튼 나고 아무튼 나의 자유의지야! 라고 따질 것 같으면 통속의 뇌든 출생 이래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블랙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총잡이 존스든 상관없고, 설령 세상이 결정론이라 하더라도 혹은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조작당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박테리아라 하더라도 완전한 자유의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일진데 절대다수는 자유의지를 그렇게 사유하지 않죠. 비정상적인 뇌를 달고 사이코패스로 태어난다거나 쇠파이프에 머리가 꿰뚫려서 인간성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다거나 하다못해 생리 때문에 예민해진다거나 하는 것조차 자유의지가 아니라 내외적 환경변수의 조성으로 인한 통제이탈로 셈하는 편이고요. 정녕 행위자 원인론 시전하면서 자유의지 성립시킬 것 같으면 이 모든 게 다 그냥 똑같은 자유의지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절대다수의 인류는 자유의지를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죠. 여전히 고전적 자유의지가 그래서 압도적으로 대세고요. 문제는 유물론적 세계에서 고전적 자유의지란 성립불가능하며 그것은 일종의 영혼론 내지 이원론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고...
24/11/27 11:34
자유는 상대적인거고 자유의지는 언어유희라 생각합니다.
물리법칙 안에서 인간이란 유기체 안에서 지구나 대한민국이란 공간안에서 나이와 생물학적 한계안에서 절대적인 자유라는게 존재 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개념밖에 있을수 없구요. 자유의지는 법적 종교적 필요 이외에 딱히 필요한지 모르겠고 몇몇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관념이나 규범 같습니다. 말장난으로 느껴져요. 결론이 날 수도 없고 결론이 날 필요도 없다고 봐요.
+ 24/11/27 12:31
그 물리법칙 안에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다는 게 형식논리상의 귀결이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결국 환상으로서의 자유의지를 끌고올 수밖에 없죠. 다만 한편으로는 그 환상을 내재화하지 않고서는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가 없게끔 프로그래밍된 존재이기도 하고요. 자유가 없다 함은 책임까지도 없는 것이니까요. 책임이란 자유선택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성립되어온 인격적 비평이니까요.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질 수 없는 존재. 그게 우리가 믿어온 인간이고 또 우리가 믿어온 인간성일까요? 아니죠 그냥 오토마타죠. 아니 아예 그런 책임 따위가 전혀 존재할 수 없는 세계. 주어진 값대로만 출력되는 세계. 그게 우리 세상의 진상이죠. 그러니 환상으로나마 자유를 성립시켜온 것이고요. 물론 그마저도 그렇게 환상을 체화할 수밖에 없게끔 형성되고 발생되어 왔다는, 또 그렇게 컴퓨팅되고 프로그래밍되어 왔다는 유물론의 자연법칙적 인과율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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