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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6/09 18:56:48
Name 박아제™
Subject 붉은 옷을 입은 그대들이여 CU@K리그를 기억하는가!
어제 對우루과이전 보셨지요? 상암 경기장 한 쪽에 이런 현수막이 걸려있더군요(현수막 맞나요? ㅡㅡ;)

"붉은 옷을 입은 그대들이여 CU@K리그를 기억하는가!"

CU@K리그... 여러분들 다 아실겁니다... 2002년 월드컵 3.4위전때 붉은 악마가 썼던 카드섹션이죠... 이것을 빌미로 CU@Battle.net도 생긴 것 같구요^^

저 글귀를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전부터 생각해왔던겁니다... 2002 월드컵이 한창일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K리그에는 분명 사람들이 많이 왔다가 금방 열기가 식어버릴거야... 2-3달 이내에..."

대한민국 사람이면 한번쯤은 가봤다는 거리응원도 이런 이유에서 가지 않았습니다... 빨간 티도 안샀구요... "차라리 좋아하지 않는게 낫지..."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7월 7일이 K리그 개막일이었죠? 그 때 경기장마다 사람들이 꽉 찼지요... 근데, 그런 열기가 얼마나 갔나요? 석 달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쳇... 매년 반복되는 것 아닙니까... 참 대한민국 사람들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감독 바꿔야 한다며 별의별 욕을 다 하던 사람들이 막상 16강, 8강, 4강까지 오르자 난리가 났지요... (저는 그 때 욕 안했습니다... 그냥 옵저버(?)의 시점으로 바라봤을 뿐입니다...)

물론 관중동원에 신경쓰지 않은 구단들도 책임이 있다고 하시겠지요... 그럼 전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관중들이 먼저 경기장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관중들이 경기장에 찾아가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구단에서는 그런 점들을 적극 수렴해서 개선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난, 작년에 열심히 월드컵 응원을 하셨던 분들께 한번 여쭙고 싶습니다...

"작년 월드컵이 끝나고 K리그를 한달에 몇 번이나 보셨는지요?"

제가 생각하건데, 한달, 아니 두달에 한번을 겨우 채우실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정말 K리그에 미치신 분들 빼고 ㅡㅡ; )

월드컵 4강에 한번 오르면 우리나라가 단숨에 축구 강국이 된답니까? 외국 감독 적당히 모셔오면 우리가 월드컵 16강, 혹은 올림픽 8강을 보장할 수 있답니까? 이 글을 보시고, 저보고 나라 생각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들 다 좋아했는데 왜 너만 그러냐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너는 그러면 한달에 K리그 몇 번이나 봤냐?" 하실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저는 K리그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국가대표 A매치는 더더욱 관심 없구요..(월드컵 3.4위전때 그시간에 그냥 잤다고 하면 믿으실런지... 제가 그런 놈입니다...)

"한국 프로스포츠에는 매니아가 필요하다"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매니아"가 극히 드뭅니다... (이미 매니아가 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을... 꾸벅..(--)(__)(--)...) 그렇다고 미치자는 건 아니고... ㅡㅡ;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츠 한가지에 생활화 되자는 겁니다... A매치 경기만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 진짜 답답하더군요... 자기가 사는 도시에 스포츠팀이 있다면 그 팀을 응원해주자는 겁니다... 한국 프로스포츠 백년대계는 거기서 시작되는겁니다... 관중 수입이 주 수입인 구단들이 수입도 안나는데 무슨 "유소년 육성"운운 할 수 있을까요...(돈 많은 구단이야 엄청 쏟아부으면 되겠지만...)

태클 팍팍 걸어주십시요... 어떤 태클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제가 엄청나게 짧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저 제목만큼은 꼭 한번 기억해두십시요...

"붉은 옷을 입은 그대들이여 CU@K리그를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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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가시
03/06/09 19:30
수정 아이콘
저도 경기장에서 그 현수막을 보고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출국 전에라도 K-league 경기장에 가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경기 내용이 매끄럽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끝까지 격려를 보낸 붉은 악마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월드컵 전에도, 월드컵 후에도 당신들 밖에 없습니다 - 축구를 통해 나라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왔습니다. 정말루요.
물빛노을
03/06/09 20:23
수정 아이콘
전 몰려간 관중을 오히려 내몬 것은 K-League였다고 하고 싶습니다. 월드컵 끝나고 K리그 열기는 대단했었죠. 저는 비록 월드컵 후에 K리그를 보러 단 4번 갔을 뿐입니다만. 흔치않던 오빠부대들도 월드컵 스타들을 따라(김남일 선수가 대표적이죠) 등장했구요. 그러나...
역시 월드컵을 보던 관중들 눈에 K리그가 찰리는 없었던 건지..관중이 급감하기 시작하죠. 저같은 경우는 "와 K리그도 잘한다 생각보다~"그러면서 봤습니다만. 결정적인 건 판정시비였죠. 가타부타 말하고도 싶지 않군요. 제가 간 5경기 중에 마지막 2경기에서 판정시비가 대박났고, 전 이후 다시는 K리그를 보러가지 않습니다. 항상 구호만 허공에 떠다니고, 축구 매니아분들(가령 초기 붉은악마분들 같은)만 가슴 아프죠. 실질적으로 축구협회나 각 팀들이 월드컵 이후 열기를 살리기 위해 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나중은 어쩄든 일단 관중들은 1차 K리그로 몰려가지 않았던가요.
03/06/10 01:02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의무감으로 매니아가 되는것 또한 은근히 피곤한 일입니다...--;
(k리그 반짝호황후 침체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 협회와 구단, 리그 운영의 문제입니다. 학생들 방학이 끝나서, 송종국 선수가 페에노르트로 나가서 관중의 관심이 줄어서 등의 관중들에게 돌아오는 책임은 사실상 부차적인 이유일듯 합니다. 이부분은 물빛노을님 의견과 거의 같습니다.)
만달라
03/06/10 01:56
수정 아이콘
한국인들은 '축구'를 사랑하는것이 아니죠. 한국인들은 축구가 아닌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을 사랑한답니다^^ 갠적인 생각이지만 작년의 열광(?)은 파시즘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 광기에 동참하지도 않았으며 관심갖지도 않았었죠, 그 대신 전 한국팀을 제외한 15개팀 모두를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전 진정으로 축구를 좋아하거든요...

축구를 단순히 '국가간경쟁도구' 혹은 '국가선전도구'로만 보는 한국인들의 축구관이 서글퍼지게 생각됩니다.
03/06/10 02:16
수정 아이콘
만달라님/ 우리나라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국가대표팀에 집중되어 있고 스포츠가 아닌 국가공동체를 위한 의식 정도로 생각하는건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인데 그렇다고 붉은옷을 입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광기에 휩싸인 파시즘의 노예정도로 묘사하는건 좀 그렇군요. 홈팀 응원하면 파시즘이고 다른팀 응원하면 쿨하고 진정한 축구팬이 되는것 만은 아닐텐데요....
그리고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32개국입니다.
03/06/10 05:05
수정 아이콘
관중몰이를 하고 있는 대전시티즌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만달라
03/06/10 08:39
수정 아이콘
후후 제가 16강생각하다 잠시 착각을했네요^^ 정정하겠습니다. 한국팀을 제외한 31개팀 모두를 응원했었습니다. 아 그리고 파시즘이라고 해서
1,2차대전당시의 파시즘과 똑같다고만 생각해선 안된답니다. 파시즘에도 약간씩의 차이가 있고 종류도 다양하거든요^^ 하지만 그 본질은 결국 같답니다~
03/06/10 10:49
수정 아이콘
만달라님/ 제가 쓴 쪽글을 6번 정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만 저는 제글에서 파시즘이란 하면 으례 무솔리니나 히틀러를 떠올리며 질겁하는 기계적 사고의 징후들을 찾지도 못했고, 파시즘의 다양한 외연과 그것들을 아우르며 공통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본질에 관해 궁금해 한적도 없습니다. 제 글은 홈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파시즘의 노예들인가 하고 물어본건데 거기에 대한 반응으로 기계적 사고를 피하라는 충고와 어떠한 설명도 없이 파시즘의 본질은 결국 같은거라는 말은 별로 어울리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런 주제로 님과 논의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구요. 여기서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님께서 축구를 진정으로 좋아하시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만 축구를 좋아하시는 정도보다는 훨씬 더 강하게 파시즘을 싫어하신다는 건 충분히 알았습니다. 여기서는 이만하죠.
ps : 월드컵의 열기가 거품이건 어쨌든 그에 힘입어 (축구 팬들에게는) 긍정적인 결과도 맣이 나타났습니다. EPL이나 리가, 챔피언스등의 유럽축구 중계가 조금은 더 많아졌고(각종 사정으로 세리에 중계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선수들 진출한 관계로 에레디비지에 중계까지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나라에 친선경기를 하러 와있는 선수들은 다음 월드컵 예선을 대비한 아시아 국가의 선수들이 아니라 아이마르, 사비올라, 리켈메같은 선수들입니다. 이정도면 파시즘이네 뭐네 해도 월드컵 4강 열심히 응원해 볼만하다는 생각 저는 충분히 듭니다.(축협은 네덜란드랑 A매치를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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