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3/12 21:56:21
Name 최강희남편
Subject 나는 왜 전문가의 길을 포기했을까
학교폭력 관련 글이 밑에 있어서 댓글을 달았는데.. 

아무래도 전공쪽 일이다 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글 좀 남겨볼까 합니다..

..

제 대학원 전공은 상담심리학입니다..

학부부터 상담심리쪽 공부를 했고, 자연스레 대학원에서도 상담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전공 자체가 원래 마음에 들었기에 계속 공부했고..

10여년 후에는 상담 쪽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죠..

미국에 비해 심리학 분야에서 20년 뒤쳐져 있다고 하니..

제가 상담 전문가가 될 시기면.. 우리나라에서도 카운셀러가 유망직종이 될 것이라 예상했고요..

하지만 현실은..

석사 학위를 받고.. 대학 내 상담기관과 중학교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력을 쌓아갈수록.. 사회에서 요구되는 30대 남자의 과업들이.. 점점 벽으로 느껴지더군요..

..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능력에 있어 동년배에 비해 많이 뒤쳐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전공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찾은 새로운 직장에서 수습으로 받는 월급이..

여태까지 제가 일하면서 받았던 월급보다 많더군요..;;;)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일하는데 있어.. 일단 정규직을 찾기가 정말 힘듭니다..

뭐.. 처음에는 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계약직이더라도 내가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경력 쌓으면.. 그 경력에 대해 인정을 받고..

충분히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작년 여름에 일을 그만두고.. 교육을 받으면서 좀 더 많은 보수..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전공 쪽 경력만 가지고는 정말 갈 곳이 없더군요..

아니.. 일자리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연봉..

'내가 이거 받고 일하려고 여태까지 이렇게 공부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일자리가 있는 지역도 서울 인근을 빼면 드문드문.. 지방 출신인 저로서는 그저 답답할 나름이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상경하게 되었네요.. 서울에서 일하는 동생이 투룸에서 살고 있는 덕분에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국.. 현재 전공에 매달리다가는 독거노인 되기 십상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잠시 전공과 약간 멀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경제적 능력을 확보하고..

이후에 상담 쪽으로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

여기서 의문을 가지실 지 모르겠습니다..

작년 초반부터 대두된 자살 위기.. 올해는 학교 폭력..

얼핏 보기에도 상담이란 분야가 유망해보이는데 저 사람은 왜 전공을 포기했을까..

네.. 분명 상담이라는 것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 전문가의 페이를 결정하는 윗분들의 인식은 전혀 아니올씨다입니다..

'굳이 필요한가?', '애들은 그냥 패면 말 듣는 거지..' '그런 고민하는 것들은 정신이 나약해서 그래..'

이런 인식이 대부분이죠..

또한 '상담..? 그냥 그거 말만 들어주면 되는거 아냐? 그거 하는데 무슨 돈을 주고 그래..'

이렇게 생각하시더군요.. 답답할 따름입니다..

저희들은 상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직업적 윤리와 트레이닝이 요구됩니다..

그렇기에 일정 교육 기간이 끝났다고 그 뒤론 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계속 일하는 게 아니라..

자격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여야 하므로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꽤나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정신과 의사와 카운셀러의 자살률이 꽤나 높은 순위라지요..)

그렇기에 상담윤리에 관한 책을 보면 Burn out.. 상담자가 지쳐서 제대로 된 상담을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해

꽤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같은 업무 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그런데 정작 저희들의 페이를 결정하는 윗분들은 그런 것에 대한 내용을 잘 모릅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페이를 받기가 쉽지 않죠..

물론 이쪽 분야에서 수퍼바이저급.. 그러니까 상담 계열에서 그랜드 마스터 급의 분들은 돈 잘 버시죠..

대부분 교수를 하고 계시거나.. 저희 전공분들 교육을 진행하시고..

1시간 분량의 1회 상담 비용도 10만원 이상을 받으시며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그 수퍼바이저급 경력을 쌓는 것이 너무나 까마득하고 먼 일인 것이죠..

수퍼바이저가 되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 노력에도 돈이 필요하죠..

그런데 상담 직종은 돈을 많이 못 버니.. 뭐야.. 난 언제 돈벌어서 결혼하고 집 사고 차를 사냐.. ㅠ.ㅠ

..

제가 군대가기 전만 했어도 상담 관련 학부는 전국에 2군데 뿐이었지만..

현재는 2-3년재 대학 포함해서 50여개의 학부가 있습니다..

대학원도 우후죽순으로 생겼죠.. 1년이면 상담 관련 석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대학원 과정을 보면.. 여유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면서 공부하시는 '사모님'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애당초 상담.. 혹은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아니라..

대학원에서 처음 상담에 대한 공부를 하신 분들이 많죠..

(학부 때 상담 공부한 대학생들은 보통 바로 대학원 올 엄두를 못내고 돈 벌기에 급급하거든요..)

게다가 상담 관련 대학원이 너무 많이 생기다보니.. 

정말 이런 분들과 수업을 같이 들어도 되나.. 싶은 분들도 대학원에 많이 오시게 되죠..

그나마 대학원에서라도 열심히 하시면 좋겠지만.. 제 경험상 안 그런 분들이 꽤 많으시더군요..

(특히 일반대학원이 아니라 특수대학원으로 있는 상담 관련 학과를 보면 정말.. ㅠ.ㅠ)

대학원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전부 젊은 사람에게 넘겨버리고.. 논문도 한 번 제대로 안 쓰고 졸업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위에 적었다시피 대부분 사모님들이 많으시고.. 남편분들이 돈 잘 버시니..

그 분들은 페이에 연연하지 않고 일을 선택하실 수가 있죠.. 박사 과정도 별 부담없이 하시고요..

(물론 안 그런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열심히 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죠..)

그런 분들은 일자리 얻어도 그만이고.. 안 되면 개인 상담실 차려서 지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또한 여성분들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페이에 대해 덜 예민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 남자 비율이 20% 넘긴 적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10% 미만인 느낌..)

..

그리고 상담이라는 것은 약물 먹는 것처럼 공복에 한 시간씩 한 달 상담 받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그런 단순한 과정이 아닙니다.. 20년 넘게 살아온 인생으로 생긴 성격으로 인해 생긴 문제가..

꼴랑 상담 몇 번 했다고 해결될리 만무하지 않겠습니까..

머리로 안다고 해결 되는 문제가 있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언제 여자 사귀는 법을 몰라서 못 사귀겠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법률상담 같은 건 법이라는 매뉴얼이라도 있지만.. 인생에는 매뉴얼이 없잖아요..

선택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상담자는 그러한 과정에 있어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하죠..

차라리 법률 상담처럼 '너 이렇게 살아..' 이러면 상담이 정말 쉽겠죠..

하지만 그렇게 상담을 해버린다면.. 만약 일이 잘 안풀렸을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일까요..?

남이 선택해준 인생을 선택한다고 해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을 내려야죠.. 상담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이런 시스템이다보니 상담이 힘든거죠.. 이야기 하다보면 클라이언트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감이 오긴 하는데.. 그걸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지원하면서 기다려야 하는거죠..

'네 성격이 그 모양인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폭력 때문이니까.. 어머니를 용서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모든 일이 다 풀릴 거야..' 이렇게 말하면 될까요..?

클라이언트가 마음으로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아무리 설명해봤자.. 문제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뭐야.. 당신 지금 우리 엄마편 드는 거야..? 그래서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요런 식으로 나오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도 있겠죠..

..

그런데 다들 상담이 무슨 4주 인격 완성 프로젝트 같은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독일에서 진행되는 정신분석치료에서는 최소 1년을 치료 기간으로 보기도 한다는군요..)

또한 플러스 요인을 만들면서 뭔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요인을 제거하면서 앞으로 생길 사건을 예방하는 것이 업무이다 보니..

열심히 일을 해도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공서 특유의 마인드가 결합해버리면.. 제대로 된 상담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상담 서비스'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기를 바라죠..

정말 어려움 있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기 보다는..

시간 부족으로 설명도 제대로 못할 심리검사나 잔뜩 하게 하던가.. 

강당에 모아놓고 반쯤 조는 애들을 데리고 성교육이나 하게 되는거죠..

..

몇년 전부터 Wee 시스템이라는 것을 교육청에서 기획하였는데.. 그 시스템을 보면..

Wee 클래스는 각 학교별로 존재하면서 상담교사 및 상담인턴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에게

상담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돕고..

Wee 센터는 시, 군별로 존재하여 Wee클래스에서 해결하기 힘든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돕고..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Wee 스쿨이라는 각 도별 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죠..

뭐.. 겉보기엔 참 좋아보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린 관공서 특유의 마인드.. 실적지상주의..

그리고.. 학생이 상담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업을 빠지고 상담을 받아야겠죠..

그런데 선생님들이 이런 걸 너무 싫어해요.. 학생들이 가고 싶어도 못 가게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수업 들어야지 어디 가냐..' '너 수업 듣기 싫으니까 그런 데 가는 거 아니냐..'

또한 담임 선생님들 중에서는 당신네 반 학생들의 다른 사람에게 뭔가 도움을 받는 걸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 애는 내 애다.. 당신이 뭔데 끼어드느냐..' 이런 식이죠..

또한 최종적인 학교적응 시스템인 Wee스쿨을.. 마치 문제학생 자퇴를 위한 수순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Wee 스쿨로 애를 보내놓고..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학교로 데려가고서는..

'얘가 Wee 스쿨 갔다 왔는데도 이 모양이네.. 안 되겠다.. 사람 불러야되.. 얘 자퇴시켜..' 

이래버리는 일도 존재하더군요..

의미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는 했지만 윗분들.. 현장에 계신 분들이 상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학생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희와 부딪힐 때가 종종 있더군요..

..

지난 주였나.. 학교폭력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다길래 관련 내용을 살펴봤는데.. 

분명히 신경 쓰고.. 돈도 많이 투자할 것 같긴 한데..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또한 전문상담교사.. 말만 들으면 상담 전문가가 이쪽 일에 투입될 것 같지만..

사실 현장에 계신 전문상담교사 대부분은 기술, 교련 등과 같은 비주류 담당 과목 선생님들이..

짧은 교육 과정을 거쳐 자격을 취득하시고 갈아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 분들도 학생에 대한 애정은 충만하시고.. 열정적인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사와 상담은 공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무비판적인 존중.. 신뢰감 형성.. 비밀 유지.. 

무엇보다 내담자-상담자 라는 관계 외에 교사-학생 이라는 이중관계로 인해

상담관계 형성 자체가 잘 안 될 수밖에 없는데.. 답답할 따름입니다..

전문상담교사 교육 과정에 참관해봐도.. 한숨만 나옵니다..

수업시간에는 어수선.. 수업을 하러 온 건지 점심식사 대접하러 오신건지..

진급 점수 확보하려고 어떻게든 1등하시려는 분들 빼면 수업 태도도 엉망이시고..

교사라는 분들이 대학생들보다 더 유치하게 컨닝하시는 거 보고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힙니다..

이런 양반들이 상담 한다는 생각하고 있으면 진짜 억울해서 눈물도 납니다..

그리고 4년제 상담학과 중 인가를 받은 학과에선 교직이수를 통해 상담교사로 지원이 가능합니다만..

04학번부터 교직 이수를 하게 되었는데.. 09년 상담교사 TO가 전국 10명도 안 되더군요..

상담교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교직과정 기껏 만들어 놓으면 뭐하는지..

현직 선생님들이 전부 갈아타서 학부 졸업생들은 갈 곳도 없는데 말이죠..

..

이러한 걸 보다 보다 못해서 결국 그동안 해왔던 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지금 일에 익숙해지고.. 전공과 결합하여 좋은 성과를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곤 있습니다만..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금 센터 대표님도 마인드나 성격이 저와 잘 맞는 것 같고.. 나름 비전도 있는 일 같고..

대표님이 직접 소개팅도 시켜주셔서 일 시작한 지 한 달만에 여자친구도 생기고.. 뭔가 희망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째 글이 전형적인 미괄식 글이 되어버린 느낌이군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3-22 07:11)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Wizard_Slayer
12/03/12 21:59
수정 아이콘
상담심리학이나 철학과 졸업생들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시죠.
서강대 수석입학하셨던 철학과 과외선생님이 생각나네요..
一切唯心造
12/03/12 22:05
수정 아이콘
한국만 그런지 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껏 겪어본 회사들은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바로 나오길 바라더군요
인력이 많아서 너 아니면 다른 사람 쓰면되지라는 마인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요
상담 한 두번으로 어떤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길 바란다니 신이 아닌다음에야 그게 가능한가 싶습니다
happyend
12/03/12 22:22
수정 아이콘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학교든 사회든 직장이든 많은 사람들이 앓고있는데,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이 ....
상담하러 가라면,중학생이상의 애들은 대뜸'제가 왜요?돌지도 않았는데...'이렇게 반응하고,부모는 경천동지하고....사실 그애들은 앓고 있는데....슬퍼요.
제가 고3때 느닷없이 심리학과에 꽂혀서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요.프로이트,융 뭐 그런책 읽고..전 이과라서 바꾸기가 거의 어려운 때였거든요.다행인지 불행인지(?) 심리학과 가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한국은 차라리 점치러 가는 것을 온당하다고 보고,심리상담은 필요성을 이해못하니까 사회가 더 앓고 있는 것 같아요.세계의학사전에도 등재된 '화병'이 한국 고유의 병일 정도로 모두들 힘든데 말이죠.
학교현장이나 특히 스포츠선수,그리고 연예인들은 아예 상담을 의무화하도록 해서 정착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점집,종교가 번성한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12/03/12 22: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상담이 생각보다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인데 현실에서 상담이 일상화 되려면 아직 멀었군요. 근데 상담 심리학이 베이스로 두는 학문은 뭐에요? 설마 프..프로이트?
12/03/12 22:3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 상담 + 정신과 치료는 아직도 사람들 인식이 후진국 수준이죠
몸이 아픈것만 병이 아니라 정신, 마음이 아픈것도 병으로 보고 치료 + 보완, 강화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 인식이 "쟤는 정신력이 약해서 그래~,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어~"
ComeAgain
12/03/12 22:33
수정 아이콘
문제는 돈이에요. 학교에서도 상담교사나 상담 쓰고싶어요...
그런데 돈이 없어요... 예산이 적어요... [m]
알카드
12/03/12 22:34
수정 아이콘
미래에 제가 지금처럼, 그리고 최강희남편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잃지 않게 매일매일 생각에 전념해야겠네요. 왜 사회는 이상적으로 안 돌아갈까요? 답답합니다 지금 상태의 우리나라..
Absinthe
12/03/12 22:44
수정 아이콘
저는 스스로 내면에서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꽤 많이 자리잡고 있어서 (국제법과) 심리상담을 복수전공하고 꽤 오래 붙어다닌 친구가
타고난 상담사라서 결국 직업도 상담가로 정해서 살아가고 있다보니 상담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체감이 됩니다. 한국분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기 전까지는 아무리 상담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고 해도 제대로 된 상담 문화가 자리잡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사악군
12/03/12 22:47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놈의 '건수 몇건' 했는지가 중요하니까 말이죠..
12/03/12 22:57
수정 아이콘
심리학과 졸업생으로 많은 점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사실 상담을 비롯해 심리치료가 중요한 까닭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질 않습니다.
허나 현실은 '바뀐다, 바뀔거다' 라고 말하는 선배들을 매년 보던 게 현실이었네요.

병원을 비롯해 현장에서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제 동기들을 보며 응원합니다.

덧글을 보며 덧붙이자면 심리학 이야기하면 프로이트 이야기가 항상 나오곤 하는데
프로이트는 대단한 인간이었으며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현재로서 통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학부 시절 강사분께서 말씀하시길,
'현장에서 쓸 일이 거의 없지만 아주 가끔 기가 막히게 프로이트를 대입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이가 있기는 하더라.'
정도로 표현하셨습니다.

현재 심리학이 국내에서 인문학과로 속해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다분히 과학적인 방법과 도구들로 이뤄진 사회과학 분야입니다.
(물론 세부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아예 과학인 분야도 있죠.)
현재 프로이트가 주창한 이론들을 내세우며 일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오해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참된깨달음
12/03/12 23:11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언제쯤이면 이런 일에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을까요?
To Be A Psychologist
12/03/12 23:13
수정 아이콘
야매 전공들(제 기준에서는 말그대로 야매로 과정을 후다닥 해치우게 하고서는 '상담' 이란 이름을 달고있는 이런저런 학과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랑 몇년 걸려서 착실히 수련하고 공부한 사람들이 외부에서 볼때는 '동류'로 취급받는 현실 또한 통탄스럽습니다)이랑 말그대로 심리학적 기본 베이스도 없이 날로 먹을려는 학생들(심리학의 기본 정의도 모르고 대학원을 진학하려 한다던지) 보면 답이 안나오죠. 제가 대학원 입학 면접 진행만 여러번을 해봤는데, 진짜 가관인 지원자들 많습니다.
I/O psychology 석사졸업한 1人...
츠카모토야쿠��
12/03/12 23:27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얘기지만..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일중 하나가
사람을 상대하는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기업에서는 사람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감정비' 라는 항목으로 추가 수당을 지불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다만, 그런곳이 너무 적은게 탈이라면 탈일까요..?

우리나라 만큼 사람 대하는일을 천하게 여기는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씁쓸해집니다....
티파니에서아점을
12/03/12 23:49
수정 아이콘
돌아가는 것처럼보여도 심지굳게 묵묵히 하다보면 언젠가 님이 가시는 길과 이어져있을겁니다.
생선가게 고양이
12/03/13 00:22
수정 아이콘
실적주의가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상담 이런일이 얼마나 힘들 것인데...
서비스업 알바만 해봐도 사람 대하고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데(비할수 있지도 않겠지만요;;)
글쓴 분처럼 사람들을 상대하는 분들이 더욱 대접받는 나라가 꼭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분지각
12/03/13 03:51
수정 아이콘
저도 관련 학부 졸업생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전 산업..)
예전부터 내려오던 말인가요? 우리 나라 심리학은 점집한테 졌죠..
리리릭하
12/03/13 09:03
수정 아이콘
심리학의 한 갈래가 언어치료 인가요? 언어치료는 꽤 보수가 괜찮더군요.
PoeticWolf
12/03/13 09:51
수정 아이콘
아는 누나도 초등학교 상담 선생님인데 ㅡㅡ 교장/교감 선의 인식이 너무 부족해, 상담 선생님 하면서 도서관 사서일도 좀 병행하라는 둥... 자존심 상하는 소리만 계속해서 마음 고생이 너무 심하다고 하더니.... 비슷한 내용을 또 보게 되어 참 씁쓸하네요...
상담치료에 대한 인식이 얼른 바뀌어야 할텐데요... 정말 필요한 분야인데 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81 해방 후의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43] 눈시BBver.210147 12/03/18 10147
1380 게임 속의 한국인 캐릭터들 [37] 눈시BBver.219077 12/03/17 19077
1379 포켓몬, 좋아하시나요? [24] 레이10904 12/03/16 10904
1378 픽업과 연애 #7 여성들은 공감을 원합니다. [27] Love&Hate13897 12/03/15 13897
1377 [잡담] 주난이대(二代)... [5] 언뜻 유재석7014 12/03/15 7014
1376 이번 시즌 프로리그 활약도 점수 [40] 운체풍신11802 12/03/15 11802
1375 그림을 그려봅시다. [31] Love&Hate10682 12/03/14 10682
1374 과거는 아름답다 [27] 눈시BBver.29438 12/03/14 9438
1373 나는 왜 전문가의 길을 포기했을까 [29] 최강희남편11186 12/03/12 11186
1372 이승엽은 병역브로커 인가? [38] Since199914650 12/03/10 14650
1371 올시즌 K리그 시스템에 대해서 [83] 달리자달리자8974 12/03/09 8974
1370 새벽 5시 [5] XellOsisM7936 12/03/09 7936
1369 픽업과 연애 #6 이 여성은 저에게 호감있나요? [26] Love&Hate21537 12/03/08 21537
1368 LoL의 장르명은 과연 무엇인가? dota-like? AOS? [28] 에어로8565 12/03/08 8565
1367 픽업과 연애 #5. 전 쉬운 여자가 아니랍니다. [22] Love&Hate16256 12/03/06 16256
1366 군단의 심장에 거는 기대 [37] 김연우10665 12/03/07 10665
1365 은혜로운 나라 일본 [209] happyend16030 12/03/06 16030
1364 버스 손잡이, 엄마 손잡이 [31] PoeticWolf8347 12/03/06 8347
1363 왕따와 깍두기 [44] Zeegolraid10294 12/03/05 10294
1362 세계 야구 역사상의 승부조작, 그 선례를 통해 한국 야구가 다시 살아나길... [9] SMINT10788 12/03/05 10788
1361 픽업과 연애 #4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57] Love&Hate17906 12/03/05 17906
1360 [생활툰] 두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30] 본호라이즌8744 12/03/04 8744
1359 왜 아이들은 상납의 고리에 빠져든 것일까? [12] happyend8960 12/03/02 896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