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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22 22:48:04
Name VKRKO
Subject [실화괴담][한국괴담]탄약고 사건 - VKRKO의 오늘의 괴담
*스탈릿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군복무 하던 시절 일어났던 탄약고 사건입니다.

새벽 2시 반쯤에 탄약고 초소 초병 두 사람이 각기 한 발씩 공포탄을 발포해서 부대가 뒤집어졌던 사건이었죠.

제가 근무한 부대의 탄약고 초소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무성한 곳이었습니다.



실제로 초소 옆에 위치한 통신 창고에서 자물쇠를 잠궈 뒀는데도 한밤 중에 난데 없이 와장창하고 무엇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거나, 비오는 날만 되면 빗소리에 섞여 따닥따닥 하고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초소 바닥에서 들려오곤 했습니다.

모 사단 포병 독립 중대 소속으로 당시 제대를 2개월 앞둔 말년 병장이었던 저는,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당직사관(하사), 당직부사관(저), 그리고 순찰자(후임, 상병 5호봉) 까지 세 명이 당직 근무를 서게 되었고, 그 날 외출했다 돌아온 관측장교 한 분이 사오신 치킨을 나눠 먹은 뒤 꾸벅거리며 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 반.

초병 교대 시간이었던 탓에 근무 교대자들이 행정반에 들어와 총기 수령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p96k 무전기로 무전이 들어왔습니다.



[행정반, 행정반, 행정반, 행정반!]

대단히 다급한 목소리에 잠이 확 깬 저는 곧바로 무슨 일이냐고 무전에 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급한 목소리로 괴한 두 명이 초소 아래에서 초소 바닥을 마구 두드리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당직사관은 곧바로 부대 비상 사이렌을 울렸고, 거수자 상황을 전파하던 도중 갑자기 초소 쪽에서 몇 초 간격으로 두 발의 총성과 고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후 전 부대에 비상이 걸려서, 자다 깬 중대원 수십 명이 진압봉을 들고 초소로 뛰어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초소에는 사방에 총을 겨누고 정신을 못 차리는 초병 두 명만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상황 파악을 위해 초소 주위를 수색하는 한편, 초병들에게 사정을 물었지만 둘 다 정신을 놓아서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겨우 조금 진정이 된 뒤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근무 교대 십 분을 앞두고 철수할 기대에 정신이 말짱한 상태였는데, 어느 순간 초소 앞 도로 멀리서 사람 하나가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순찰자라고 짐작한 초병들은 초소 창문을 열고 암구어를 외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로 중간쯤에서 그 사람이 갑자기 매우 빠른 속도로 뛰어오기 시작하더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 형체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에 이르자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너덜너덜한 거적때기를 걸친 시커먼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손에는 둔기로 보이는 짧은 막대마저 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초병들은 행정반에 즉시 무전을 날렸다고 합니다.



그 뒤 초소 바로 앞까지 달려온 괴한은 암구어를 무시하더니, 갑자기 둘로 나뉘어서 초소 좌우측 아래로 뛰어들어 오더랍니다.

그 순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초병들은 총을 고쳐 잡고 확인을 위해 초소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괴한이 초소 바닥을 사방에서 마구 두드렸고, 고함에 가까운 암구어를 외쳐도 어떠한 응답조차 하지 않은채 오직 바닥만 두드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협을 하기 위해 사수가 한 발, 부사수가 한 발씩 공포탄을 발사하고 나서야 두드림이 멈췄고, 곧이어 중대원들이 달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전 중대원이 한밤 중에 온 부대를 샅샅이 수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시간여에 걸친 수색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날이 밝은 뒤 대대장까지 찾아와 보다 자세히 수색을 했지만, 초소 바닥에서 약간의 긁힌 자국이 발견 된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이상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공포탄 두 발이 격발된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 사건은 멧돼지에 의한 오발 사건으로 종결되었습니다.

그 후 부대의 철조망을 보수하고 멧돼지에 대한 대응 방법을 교육받는 것으로 그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그 초병들은 그것은 분명 멧돼지가 아니라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초병들은 그 후 탄약고 초소 근무를 한사코 거부하여 끝내 탄약고 초병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과연 그 때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아직까지도 그것이 진짜 멧돼지였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초소 바닥을 어째서 두드린 것인지, 멧돼지가 1.5m 높이의 초소 바닥을 두드릴 수 있는 것인지, 그 멧돼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둘로 나뉘어 초소 바닥을 미친 듯 두드렸던 그것이 무엇일지, 아직도 저에게는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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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shield
12/07/22 23:4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무섭네요....
저도 초병경험담 조금 적어볼꼐요!!
저는 정문초소 초병 근무중이었는데 제가 막 일병된 부사수였고 저보다 6개월선임이 사수였습니다
새벽 2시경이었기에 사수는 눈붙이고 저는 그냥 주위둘러보고 FM에 가깝게? 초병을 서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까운 곳에서 착... 착... 발자국 소리가 나서 귀를 기울였지만 소리가 안들렸어요
그래서 잘못들었나... 하고 정면주시하고있는데 정면에서 다시 착...착...착... 발소리가 들려서 암구호를 댔고 대답도 없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바리게이트앞 불을 켜봤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ㅠㅠ
조금 무서워져서 사수를 깨우며 발소리가 난다고 했지만 이상한 소리하지말라고 하고는 다시 자려는 자세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다시 착...착...착 발소리가 났고 제가 안들리십니까?했고 사수도 긴장하며 어 진짜네 하며 총을 고쳐잡았습니다
소리는 계속 착..착...착... 났고 저와 사수는 겁에질려 암구호도 외치고 앞에 불도키고 했지만
발소리만 들리고 형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점점 발소리가 빨라지고 소리는 점점 저희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담벼락 위쪽에서 무언가 확 떨어져서 저희는 우왁!! 하며 뒤로 넘어질뻔했는데
정체는 바로...
다리에 비닐봉다리를 달고 걸어다니는 고양이였습니다... 망할 짬타이거.... 나를 능욕했어...
키스도사
12/07/23 02:11
수정 아이콘
참 군대에는 귀신이 많았죠 크크크

저도 군대 있을때 오싹한 일이 있었습니다. 2009년 5월 즈음이었죠. 일병이었던 저는 사수와 같이 탄약고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시간은 야간 근무였던 12시 ~ 1시반 근무였던걸로 기억합니다.(12시반 2시 근무였을수도 있고 전역한지 2년이 넘어서 가물가물하네요). 그날 오후에 비가 살짝 내려서 날씨가 조금 서늘했습니다. 근무를 들어가서 한 10분쯤 흘렀을까, 탄약고 경보기가 울렸습니다. 아마 들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굉장히 시끄럽죠. 삐~~~ 거리는게 멈추질 않아서 지통실에 보고를 했습니다. "충성 탄약고 근무병 상병 XXX입니다. 지금 탄약고 경보기가 울리는데 어떻게 합니까?". "경보기가 이상있어서 그런거 같은데. 조치 할테니까 기다려봐". 그리고 나서 좀 지나자 경보음이 멈추더군요. 재수가 없으려나..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다시 경보음이 울리는 겁니다. "아 X발 왜이래 오늘" "지통실에 다시 보고 해야될꺼 같습니다". 사수가 다시 지통실에 보고를 하자 "잠깐 기다려봐. 뭔가 이상있나 본데 사관이랑 당직병 보낼테니 근무 똑바로서"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좀 기다리자 사관과 당직병이 내려오더라구요. "화랑" "담배. 오늘 신기하네. 한번도 안울었던 놈이 왤케 울어대". 자물쇄를 개봉하고 전 밖을 경계하고,사수는 당직병, 사관과 탄약고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3명이 들어가고 조금 지나자, 사수의 비명소리가 "악!"하고 들렸습니다.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사관이 장난을 친거더군요. 내부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번더 울리면 조치할테니까 근무 똑바로 서라고 하며 당직사령은 당직병을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사수와 저는 다시 탄약 경계초소로 들어왔습니다. 사수는 "아 당직사관 진짜 개XX다. 문딸때 나보고 뒤돌아 서서 경계하라더니 갑자기 날 놀래켰어" 라고 말을 하는 순간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었습니다. "야 너 방금 여자목소리 못들었냐?" "네 못들었습니다?" "XX 방금 어떤 년이 내 목소리 따라했는데 못들었어?" "저 못들었습니다. 아까 놀래서 깜짝 놀래신 충격이 남아 있는거 아닙니까?" "아 오늘 일진 더럽게 나쁘네 빨리 들어가고 싶다". "시계를 보니 근무자 교대 시간이 얼마 안남았더군요. "이제 얼마 안남.."그순간 전투복을 걷어 올린 팔에 찬기운이 느껴지면서 방금 사수가 이야기 했던 "여자 목소리"가 제 말을 따라하는 겁니다. 음높이는 일정했고 굉장히 무뚝뚝한 목소리였습니다. "XXX 상병님 바..방금 여자목소리 들렸습니다" . 그뒤 여자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탄약고 주변에 깔린 자갈밭에서 딸깍딸깍 소리가 나는거 같더라구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던건 단 2마디 뿐이었지만 사수와 저는 사색이 되서 남은 근무시간 내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가끔 그때 일 생각하면 아직도 움찔 움찔 합니다. 크크 이거 말고도 저희부대에는 귀신 이야기가 몇가지 있었습니다. 위병 조장이 보았던 어린 아이 귀신(이건 제가 상병때 부대에서 직접 벌어진 일이라 더 놀랬죠. 그날 위병조장 거품물고 난리가 나서 조금 소란 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아무것도 발견 못했던 부대 뒷산(선임 말로는 흔히 들리는 산동물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확실히 아이의 비명 소리였다고 합니다. 뭐, 제가 듣질 못했으니 뻥일지도..), 비 오는 날 아무도 없던 호국관의 CCTV 위치가 바뀌었던 사건이 있었죠. 그러고 보면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있으니까 가끔 헛게 들리고 헛게 보이고, 그게 군대에선 귀신이 자주 나온다가 되는거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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