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5/19 23:01:14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타 버린 책 - VKRKO의 오늘의 괴담
17년 정도 전, 중학교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나는 가족과 함께 시마네현의 시골집에 내려가 청소를 돕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내게 청소 도중 나온 쓰레기를 뒷마당의 드럼통 안에 넣고 태우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쓰레기 속에는 낡은 책 같은 것이 잔뜩 있어 나의 호기심을 끌었다.

하지만 모두 중학생에게는 어려운 학술서나, 초능력이나 몬스터는 언급도 없는 시시한 소설 뿐이었다.

흥미를 끌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나는 닥치는대로 책을 찢어 불에 태웠다.



그러던 도중 쓰레기 속에서 이상하게 낡은 책을 발견했다.

다른 책처럼 제본이 된 것이 아니라, 구멍을 몇 개 뚫어 그것을 끈으로 묶은 형태의 옛날 책이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고, 옆에는 지렁이 같은 이상한 글자가 써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공포 만화나 영화보다 더한 두려움을 느꼈다.

겁에 질린 나는 무심코 그 책을 그대로 불 속에 던져 넣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쓰레기를 계속 태우는데, 불 속에서 [으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드럼통 안에서 불이 솟구쳤다.




폭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큰 소리가 났다.

거기에 놀라 가족이 달려와서, [스프레이 통 같은 걸 태우면 어쩌니!] 라고 화를 냈다.

하지만 나는 맹세코 그런 것을 불에 넣은 적은 없었다.



시골에서 집에 돌아와 내가 대학에 진학할 무렵, 할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대대로 그 동네의 촌장이 계승하는 책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모른다고 대답했더니, 할아버지는 곤란해하면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당연히 나는 [그 책이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무서워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그로부터 5일 뒤 세상을 떠나셨다.

신사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내가 그 책을 태웠기 때문일까.

멍하니 앉아계신 할머니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아파왔다.

장례식 내내, 반쯤 열린 미닫이문 너머 뒷마당의 드럼통이 보였다.



나는 지금도 그 드럼통이 너무나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없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5/21 00:23
수정 아이콘
이건 드럼통이 잘못했네요..
지옥의마검랑
12/05/21 09:26
수정 아이콘
이건 촌장이 잘못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47 [번역괴담][2ch괴담]타 버린 책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021 12/05/19 7021
446 [번역괴담][2ch괴담]네 명의 조난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224 12/05/18 7224
445 [선비와 구렁이 6편] [1] 지옥의마검랑5764 12/05/18 5764
444 [선비와 구렁이 5편] [2] 지옥의마검랑5929 12/05/18 5929
443 [선비와 구렁이 4편] 지옥의마검랑5992 12/05/17 5992
442 [선비와 구렁이 3편] 지옥의마검랑5969 12/05/17 5969
441 [선비와 구렁이 2편] [4] 지옥의마검랑6512 12/05/16 6512
440 [선비와 구렁이 1편] [11] 지옥의마검랑10547 12/05/16 10547
437 [번역괴담][2ch괴담]장님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262 12/05/16 7262
435 [번역괴담][2ch괴담]돌핀 링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292 12/05/14 7292
434 [번역괴담][2ch괴담]새벽의 엘리베이터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151 12/05/13 7151
433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관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751 12/05/11 7751
432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편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519 12/05/10 7519
431 [번역괴담][2ch괴담]쾅, 쾅. 그리고...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228 12/05/09 7228
430 [청구야담]중을 벤 이비장(鬪劍術李裨將斬僧)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792 12/05/07 6792
429 [번역괴담][2ch괴담]긴 소매 아래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001 12/05/06 7001
428 [번역괴담][2ch괴담]사람이 사람을 먹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23345 12/05/04 23345
427 [번역괴담][2ch괴담]죽음의 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662 12/05/02 7662
426 [번역괴담][2ch괴담]이세계로의 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8929 12/05/01 8929
424 [번역괴담][2ch괴담]흑백사진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719 12/04/21 7719
423 [청구야담]인술을 베푼 조광일(活人病趙醫行針)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450 12/04/20 7450
422 [번역괴담][2ch괴담]문방구의 괴한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8074 12/04/18 8074
421 [번역괴담][2ch괴담]지각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8341 12/04/12 83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