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보고 싶은 인터뷰들을 모아놓은 공간입니다.
Date 2006/10/18 17:52:27
Name 메딕아빠
Subject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7 번째 - The xian
37번째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은 The xian님 이십니다 ...
자~ 시작합니다 ...!


추천자 한마디 - Forgotten_

개인적으로 모르는 분들 중에서 추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
The xian 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글이 참 재미있고 내용도 유익하기까지 한데 조금은 자극적이지 못한 제목때문에
조회수와 리플수가 적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본인께서는 그렇게 신경쓰시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요. ^^)


회원정보
아이디 : the_xian  
이름 : The xian  
레벨 : 8 레벨
포인트 : 1188점 ( 작성글수 : 50, 코멘트 : 688 )
주활동 게시판 : PgR 게시판
ACE 게시판으로 간 글 : 8개


The xian 님께서 쓰신 글 보기

1. 나는 게임에 대한 이런 관심이 즐겁지 않습니다.
2. [만화 '식객' 이야기] '부대찌개'
3.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를 읽고 - 후기
4. 황제의 관을 잠시 가벼이 만들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쪽지 인터뷰
얼마 전 부대찌개 이야기로 저의 다이어트 도전에 악영향(!)을 주셨던 바로 그 분 ...
37번째 칭찬 주인공 ... The xian 님.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 자신의 주관을 명확히 글로써 표현해 주시는 분이죠.
Forgotten_ 님의 추천코멘트에 있듯이 조회수와 리플은 비록 많이 달리지 않지만
PgR 에서 없어서는 안될 좋은 글을 써주시는 분입니다.
게임업계 종사자로써의 경험이 묻어난 The xian 님의 멋진 글을 이후로도 기대하며
쪽지 인터뷰 시작합니다.


Q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간단하지 않은(?) 자기 소개가 될 것 같군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서식중인 만 30세(연 31세)의 게임업계인이고
애인은 애초부터 없는 것 같은 운명을 타고난(?) 솔로입니다.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했었지만,
학교에서는 세라믹(무기재료)공학을 전공했고 앞으로의 진로 역시 그 길로 갈 예정이었죠.
하지만 IMF를 포함한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사정으로 인해 15년 동안 공들여 온 공부가 모두 물거품이 된 뒤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된 게 바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업계와 비공식적인 만남이나 경력은 제가 대학교를 다니던 때부터 이어져 왔지만
공식 경력은 햇수로는 4년, 정확하게 따지면 3년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게임 운영부터 시작했지만 지금은 퍼블리싱과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운영과 관련 된 일 외에도
홍보나 마케팅과 관련된 일 역시 필요에 따라 하고 있지요. 요약하자면, 기본적으로 멀티플레이어입니다.;;
방송도 탄 적이 있고 최근엔 게임신문에 얼굴도 나왔습니다.;;

과거에 어떤 분께서 쪽지로 질문해 주신 적이 있어서 말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The xian이라는 닉네임의 경우, Xian(시안)이라는 창세기전 3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 온 것인데......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안이라는 등장인물의 이름은 그 당시 소프트맥스 자유게시판에서,
그리고 베타테스터로서 활동하던 저의 게시판 닉네임 'xian'을 따 온 것이기 때문에 원조는 저라고 말할 수 있지요.
(로얄티 같은 것을 받지도 않았는데 되레 그 후 무슨 유명인사의 닉네임인 것처럼 그걸 사칭하는 사람이 늘어 많이 고달팠었습니다.)

그러나 xian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짓게 된 근본 이유는
단순히 게임 때문이거나 중국의 서안(西安 - 영어 표기가 xian입니다) 때문은 아닙니다.
X-mas가 크리스마스(Christmas)를 나타내니, xian이라는 것은 곧 christian이 되겠지요.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는 제가 근본적으로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굳이 숨기고 싶지 않고,
그것이 저의 정체성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
저는 xian이라는 이름을 '닉네임'보단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Q2. The xian 님께 PgR 은 어떤 곳인가요 ? 아울러 PgR 만의 매력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라는 책의 Review의 후기를 쓸 때에 이야기한 말이지만,
PgR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레어 아이템'과 비슷한 존재입니다.

가식의 타파를 빙자한 비방과 비난이 일상이 되고, 솔직함을 빙자한 무모함과 무례함이 덕목이 되며,
격의 없음과 평등을 빙자한 막말과 욕설이 대세가 되는 인터넷상의 모럴 해저드 속에서
PgR이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제가 생각하기에 - 아무리 개인 사이트라고 하더라도 -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어떤 포털사이트보다도 PgR이라는 곳의 가치를 그만큼 드높여 줍니다.
PgR이라는 사이트의 성향은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사이트라는 생각이 들고,
인터넷의 전체적인 문화에 대해 자정 능력을 기대하지 않는 제 입장에서는
PgR과 같은 곳을 찾기가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PgR의 매력은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말보다, 공지사항에 쓰여져 있는 다음의 말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PgR은 개인사이트입니다. 운영진들과 감사한 분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운영되고 있는 자그마한 공간입니다.
스타 관련 게시판 중에서 유일무이한 권력의 공간도 아니고,
스타 팬 전체를 대표하는 공간도 아니며 그럴 의도도 없습니다. PgR은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PgR에서 불편하지 않으실 분들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실만한 분들을 환영합니다.
글 쓰는 일이 오프라인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말 거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PgR의 공지사항이 불편하지 않으신 분들이 오셔서 이야기 나누시기를 희망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앞으로 PgR에 어떠한 변화가 있다 할지라도
이 공지사항만은, 이 기본 뜻만은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다만 - 저도 어떤 때에는 그런 논란에 불을 지피는 데에 일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
대표적으로 본좌 논쟁, 밸런스(맵이나 종족), 정치, 종교에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날을 세우는 것도 모자라 감정싸움에 격한 말로 서로를 헐뜯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매우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표현 하나까지 더 가려 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왜 저 네 부분의 이야기만 나오면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
그저 유감일 뿐입니다.


Q3. 지금까지 PgR 에 쓰신 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면 ? 이유는 ?

아마도 처음 에이스 게시판에 올라간 글인,
"저는, 2등이(혹은 2등도) 칭찬받는 E-Sport를 꿈꿉니다." (☜클릭)라는 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첫째 이유는 대개 추천게시판이나 에이스 게시판으로 가는 글들처럼
덧글을 통해 의견을 나타낸 PgR 회원들의 축복이나 지지 속에 에이스 게시판으로 올라간 것이 아닌,
덧글로 제 글에 대한 공감이냐 반대냐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도중에 올라간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 글을 썼을 때의 분위기는 거의 모두가 준우승에 머문 KTF를 성토하고, 비판한다기보다는 몰아세우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KTF 팬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글을 쓴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그 때의 제 글에 반론을 제기한 분들께 저 역시 민감하게 대응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글에는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둘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그 글이 제 이름을 걸고 PgR에서 처음 에이스 게시판에 올라간 글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이제서야 말이지만 그 글을 추천게시판에 올리려다 놔두기로 했다는 homy님의 리플을 보고는
제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땅을 치고 말았답니다. 매우 아깝더군요^^;;
그리고 이에 못지 않게 기억에 남는 것은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라는 책의 Review이겠지요.
그런데 웬일인지 에이스 게시판에 1~4편까지는 올라와 있는데 5편만 PgR 게시판에 묻혀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쓴 글 중에 최저 조회수와 리플수를 기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보시고 에이스 게시판에 올려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Q4.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 라는 책의 Review 를 연재해 주신적이 있는데 The xian 님께 게임은 무엇인가요 ?
     게임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있다면 ? ( Review 내용에 대한 요약도 약간 포함되면 좋을 듯^^ )


저에게 있어 게임은 직업이고, 생활이며, 친구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게임은 '미운 오리'입니다.
게임은 분명히 상품으로서 우리 나라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품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지금 패키지 게임의 시장은 붕괴되다 못해 예전처럼 CD를 파는 형식이 아닌
온라인을 통한 월정액 스트리밍 방식이 점점 대세를 이루어 가고 있고,
온라인 게임은 그나름의 돈을 받고 서비스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게임조차 무료/유료로만 게임을 인식하면서
게임을 즐길 줄만 알았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줄은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 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부분 유료화를 해야 하는 게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이 게임회사에게 가서 정당한 경로로 순환되는 게 아니라,
게임 내의 재화나 계정을 중개하는 사이버 인신매매소 같은 암시장의 배를 더욱 불려 주는 것이
어느덧 본 시장보다도 더 커져 버렸고,
지금에서는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으니 암시장을 양성화시키자는 이상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또한 게임은 엄연한 문화 현상입니다. 그러나 문화의 대접 역시 받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정치적 소재로 둔갑한 바다이야기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달이 멀다하고 나오는 이야기는
게임으로 인한 돌연사, 폐해, 중독 등등의 부정적인 이야기가 거의 다입니다.
심지어는 무장 군무이탈자만 발생해도 다른 문제보다 그 사람이 평소에 즐기던 게임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젊은이들이 잘못되는 것을 '게임 때문'으로 몰아가는 언론인이나 그런 주장이 맞다고 하는 자들에게는
정말이지 무한한 분노와 어이없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자신과 같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실력이나 사람 됨됨이로 평가하고 구분하는 게 아니라 나이, 돈, 아이템으로 차별하는 일을 자행하고,
거기에 적잖은 이들이 지금의 기성 정치인은 뺨칠 정도로 자신이 게임이라는 세계 내에서
부자가 되고 지존이라는 권세를 가지기 위해 갖은 술수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즐기는 가상 세계의, 나아가 '게임'이라는 문화 현상의 가치에 스스로 먹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게임은 엄연한 직업입니다.
그러나 저는(다른 게임업계인들 중에는 저보다 더한 분들도 있지만) 직업인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했던 적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외부의 시각은 다른 글을 통해 여러 차례 이야기했고, 너무 말할 것이 많기에 생략한다 쳐도
이에 못지않게 문제되는 것은 게임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직업의 가치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게임회사에 들어가려 여기저기 원서를 낼 때에 제가 초일류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학력에 왜 여기를 들어오세요?'라는 말을 게임회사 면접관에게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서 그 회사 면접실을 박차고 나가 버렸었죠.
지금은 저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오르려는 중입니다만, 아직 다른 직업군들에 비교해
게임회사의 처우나 복리후생, 전망 등은 대부분 열악하기 짝이 없고 인식이 달라지려면 멀고도 험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직업으로, 생활이자 친구로 삼고 있는 게임에 대해 제 손으로 '미운 오리'라는 달갑잖은 표현을 쓰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 게임은 우리에게 '정말 다양한'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상 세계냐, 아니면 현실이냐는 점만 다를 뿐이지 실제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받는 영향에 비길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라는 컨텐츠입니다.
(물론 그 다양한 영향은 특정 게임만 하거나 특정 장르의 게임 외에는 하지 않을 경우 대폭 반감될 수 있습니다.
롤플레잉이나 RTS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다르고,
FPS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다르고, 퓨전 장르를 표방하는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다르듯이...)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 '정말 다양한' 게임이 주는 영향 중 어떤 영향을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의 마음이 천차만별인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 역시 그에 못지않게 다양해질 것이며,
그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긍정의 힘이든 부정의 힘이든... 말이죠.
(그리고 제 경험상으로는 긍정의 힘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들다고 봅니다.
사회에서 '정도'를 걷는 것이 힘든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단순히 중독만 일으키게 설계된 게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들 중 일부의 요소는 중독성을 일으키게끔 설계되기도 합니다.
그런 게임들의 경우 가려서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사람 개개인의 몫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도 분명한 키워드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게임처럼 손쉽게, '전문가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자세를 알려주는 컨텐츠는 없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다만 '어떠한 전문가이냐'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이를테면 정말 프로게이머나, 게임업계인이나, 아니면 그런 계통은 아니라 해도 게임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되든,
게임에서 가상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기분 전환도 때때로 하면서 실생활에서 자기 할 일 다 하는 전문가가 되든,
아니면 게임에만 몰입하느라 불어난 살을 감당하지 못해서 '출산드라'의 추종자가 되거나 면식(麵食)의 노하우를 익혀 전문가가 되든 ...
그것은 모두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그래서 "내 인생이 게임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소리는 '비겁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Q5. 글을 쓰실 때 가장 비중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
    글의 소재선정은 어떻게 ? PgR 에서의 글쓰기가 다른 커뮤니티에서의 글쓰기와 다른점이 있다면 ?


글을 쓸 때에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어떤 사실을, 얼마나 많이 쓰고, 얼마나 깊게 이야기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분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소재의 선정에 있어 그다지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제가 글을 쓰는 순간에 비중을 두는 것은
제 이야기를 어느 정도의 수위까지,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맨 처음에 든 '사실'이라는 말은, 아무리 꾸민다 해도 사실이 아닌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글의 소재는 마음이 가는 대로 선정합니다.
다만 충돌을 피할 수가 없는, 그리고 비판의 정도가 강한 소재의 경우
아예 선택하지 않거나 제 블로그 또는 미니홈피에서만 씁니다.
최근에 정치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영원히 침묵하겠다고 한 것 역시 그러한 개인 신념에 따른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글에 대해 남들이 이야기할 때 비난보다 백배 천배는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곡해'입니다.
('곡해'는 약간의 생각 차이로 잠시 어긋난 '오해'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타인의 잣대로 생각한 키워드나 의도가 마치 제가 강조하는 키워드나 의도인 것마냥 호도되는 것만큼
저에게 있어 기분나쁜 일은 없고 그런 곡해에 대해서까지 관용을 베풀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글을 쓰는 데에 있어 그런 곡해가 발생하는 데에 일차적으로 저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해가 싫은 것 역시 저의 생각입니다.

굳이 PgR에서의 글쓰기를 말하자면 '시험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어법에서부터 사실 관계에 대해서까지 하나하나 모두 따져야 합니다.
극단적 단어나 통신어체 또는 그런 잔재를 쓰지 않는 것 역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PgR의 글쓰기는 다른 커뮤니티에서보다 두세 배는 더 어렵습니다.
그리고 굳이 조회수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글을 쓸 때의 분위기를 통해 '아, 이 글은 묻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글을 올리고 싶은 시기에 글을 올리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사람의 인정을 받지 못할까봐 자기가 글을 쓰고 싶은 시기에 글을 쓰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행에 지나지 않고, 저를 구속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리플이 없고, 조회수가 세자리수대로 묻히면 뭐 어떻습니까.
제가 "매년 이맘때면 생각나는...... 묻혀버린 아픔"이라는 글에서도 말했듯이,
올해 생일은 물론이고 지난 20년간 제 생일도 갖은 이유로 완전히 묻혀버렸는데요.^^;;


Q6. 좋아하는 게이머 & 팀이 있으시다면 ? 이유는 ?

제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게이머는 오직 한 명. '이윤열' 선수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2000년부터 보았었고 그 당시 김동수 선수가 봉준구 선수를 꺾고 우승할 때에는
김동수 선수와 빛바랜 사진도 찍었던 추억이 있는 만큼, 여러 선수들의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김동수 선수의 뚝심에 감탄을 했었고, 임요환 선수의 경기에서 감동을 느끼며 탄성을 질렀고,
홍진호 선수의 아쉬움에 눈물을 뿌린 적도 있었습니다.
박지호 선수의 스피릿에 간담이 서늘해지거나 오영종 선수의 사신류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던 일,
그리고 최근에 '대인배'가 무엇인지 보여준 김준영 선수의 알카노이드 경기도 저에게는 즐거운 기억입니다.

그러나 이윤열 선수처럼 거의 모든 경기에서 저의 영혼까지 공명하게 만드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좀 거창한 말일지 모르지만, 다른 이들이 '전율'이라던가 '토네이도' 같은 말로 표현하는...
그 느낌을 아까 말했듯이 '영혼이 공명하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군요.
물론 이윤열 선수가 승리할 때만 그런 느낌을 받는 건 아닙니다.
패배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다만 승리할 때에 그런 느낌이 더 강하고 각별하겠죠)
그리고 저는 이윤열 선수가 비단 게임에서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제 자신은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게임 팀의 경우 저는 두 팀에 대한 느낌이 각별합니다.
우선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의 성향을 배제하고,
팀만으로 따지자면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밖에 없는 팀은 SKTelecom T1입니다.
게임 결과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 구석구석에서 저는 그들의 프로 마인드와, 열심 있는 준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 때문에 좋아하는 팀은 역시나 팬택 EX 겠지요.


Q7. 다음 칭찬 대상자를 추천해 주세요 !

저를 추천하신 분께서,
"모르는 분들 중에서 추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이 저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저도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분들 중에서 추천자를 선택했습니다.
(뭐...... 사실 그렇게 따지면 거의 모든 회원이 추천자에 들어가겠죠.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니^^)

제가 추천하고자 하는 분은 저와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면 그 외에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            '님을 추천합니다.
최근 이 분의 글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줄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언젠가는 그 재미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Q8. 마지막 한 마디 남겨주신다면 ...!

저는 E-Sport의 흥행이나 인기가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인식 차원은 물론 게임의 발전과도 전혀 무관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자나 업계 종사자들 중 일부 분들은 'E-Sport에 신경쓸 시간에 게임 제작자들의 특례 등에 신경 쓰는게
게임 발전을 위해 백 배 낫지 않느냐'라는 말들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저는 그런 말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부분이 발전해야 한다면, E-Sport 등으로 게임을 '보는 부분' 역시 발전해야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그만큼 많이 알려지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 것을 '밥그릇'으로 해석한다면 발전적인 마인드는 나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게임이라는 것이 대중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E-Sport는 그런 여러 가지 방법들 중에 가장 적극적인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고 그 에너지 또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지금 E-Sport는 대한민국의 어떤 게임 개발사나 사업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일의 중심에 PgR의 여러 사람들이 애정을 보내주는 프로게이머와 E-Sport의 관계자들이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지고도 굳건히 활동해 주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E-Sport도 잘 되었으면 하지만,
솔직히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다른 게임들이 E-Sport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굳히지 못하거나,
설령 어느 정도의 입지가 있다고 해도 마이너 콘텐츠로서의 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로 언제까지...'라는 말에 동의도 부정도 하지는 않지만,
그 생성 기원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독점 체제를 가지게 된 시장은 항상 고질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그것이 터질 경우 그 파급 효과나 문제가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니까요.

PgR 역시 발전적인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본질을 유지하면서요.
사실, 예전에 제가 제 미니홈피에 PgR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는 PgR에 대해 보는 시선이 무척 까탈스러웠었습니다.
그 글을 쓴 당시 소위 '철의 장막 사건'이 있었을 때였거든요.
저도 팬심이라는 데에서 아주 초연할 수는 없었기도 했으니 그게 원인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리플이나 글 때문에 입었던 당시의 상처는 사실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축약하자면, 그 경기를 1:1 싸움이었거나 역전극이 아니라고 한다면 저는 아직도 기분이 좀 그렇겠죠.^^;;
하지만 지금은 PgR의 법이나 '침묵', '관용'이라는 미덕을 행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기본적으로 침묵을 미덕으로 삼지 않는, 비판이 주특기인 사람이고,
나이에 비해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평을 듣는 반면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다는 소리도 듣습니다.
가끔 말싸움이 났을 때에 보는 멘트이지만 '욕 한 마디도 없이 사람을 농락하고 분노하게 하는'패턴의 글은
저의 경우 예전부터 다른 커뮤니티에서부터 많이도 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어떻게 보면 PgR과는 코드가 참 맞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람도 PgR에서 나름의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재미가 있기에 여기 있는 것이니만큼 다른 분들에게도 재미있을 수 있는 글이나 덧글을 남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적은 리플과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제가 쓴 글이 설령 묻힌다 해도
제가 하고자 하는 말과 글을 계속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PgR에 들르시는 모든 분들께 축복과 평화와 영광이 함께하기를...



릴레이 진행 상황
SEIJI - PlutO - 공룡 - My name is J - steady_go! - 일택 - 토성 - 아케미 - lovehis -
Lunatic Love - estrolls - hyun5280 - 초보랜덤 - 피플스_스터너 - 양정민 - 비롱투유 -
총알이 모자라... - 항즐이 - 안개사용자 - 해원 - Dizzy - 청보랏빛 영혼 - 호수청년 -
Daviforever - kama - 워크초짜 - The Siria ... -
김연우 - sylent - Judas Pain - 윤여광 - SKY92 - 시퐁 - 발그레 아이네꼬 - Love.of.Tears. -
Forgotten_ - The xian


칭찬 릴레이는 계속 이어집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jangbono
06/10/18 18:00
수정 아이콘
The xian 님은 정말 pgr과 게임산업쪽에 애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 다 잘되시길^^
여자예비역
06/10/18 18:05
수정 아이콘
인터뷰도 정말 잘하시네요..^^ 애정이 막 뭍어 납니다~
06/10/18 18:07
수정 아이콘
아아, 이 분 글도 많이 봤어요. 하지만 비로그인시 봐서 댓글 못 달았다는 거...-_-;;
퉤퉤우엑우엑
06/10/18 18:18
수정 아이콘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06/10/18 18:51
수정 아이콘
아흐흐.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칭찬 릴레이에 나오신 분들 보니까 하나같이 쟁쟁하시군요. 언제까지 갈지 궁금하네요~
마요네즈
06/10/18 19:01
수정 아이콘
아직 못 받았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굿초이스..!
이즈미 하세가
06/10/18 19:11
수정 아이콘
진짜 저 필력 너무 부럽네요.. 대단하십니다
아리하
06/10/18 19:36
수정 아이콘
아이소맥에서 가끔 올리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참, 여기서도요.
막강테란☆
06/10/18 21:19
수정 아이콘
역시 글 쓰시는 능력이 대단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즐기기만 했지 거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는다 에서 제 모습이 보여서 부끄럽네요...
06/10/18 22:07
수정 아이콘
한때 Xian[3.33] 님과 동일 인물인지 궁금해 했던적이 있습니다.
김연우
06/10/18 22:27
수정 아이콘
여기 xian 빠돌이 한명 추가요~
금송현
06/10/18 22:35
수정 아이콘
히야~~진짜 xian님의 필력은 참..............존경 +_+;
METALLICA
06/10/19 01:22
수정 아이콘
아름다운분이십니다.
Wanderer
06/10/19 06:51
수정 아이콘
xian님은 잘 모르시겠지만-이윤열 선수 팬카페(소위 윤열동이죠)와 pgr에서 글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같은 이윤열 선수 팬으로서 이런분이 계시다는 것에 대해 정말 든든하고 기분 좋네요. 혹시 스플래쉬 이미지에서도 글을 쓰셨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앞으로도 변함없는 필력 보여주시길!
구김이
06/10/19 08:48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쓰시는 글이나 댓글 잘 보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릴레이 주인공이 되실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왔네요.
지금까지처럼 좋은 글 좋은 댓글 많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06/10/19 09:26
수정 아이콘
인터뷰 잘 보았습니다.
어쩜 그리 글을 잘 쓰시는지...
"저는, 2등이(혹은 2등도) 칭찬받는 E-Sport를 꿈꿉니다." 저도 이글을 참 좋아해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데~ 오랜만에 다시 읽어봤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댓글 부탁드려요^^
카이레스
06/10/19 11:29
수정 아이콘
xian님의 글을 보면 자신의 직업과 이스포츠에 대해서 애정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멋진 글, 좋은 게임 부탁드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7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8 번째 - 설탕가루인형 [23] 메딕아빠18083 06/10/26 18083
56 [PgR 파워 인터뷰] 5회. MBCgame 장재혁PD (제작팀장). [44] 메딕아빠20130 06/10/22 20130
55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7 번째 - The xian [17] 메딕아빠15138 06/10/18 15138
54 [PgR 파워 인터뷰] 4회. 파이터포럼 황재훈 편집장. [20] 메딕아빠17550 06/10/15 17550
53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6 번째 - Forgotten_ [20] 메딕아빠15224 06/10/10 15224
51 [PgR 파워 인터뷰] 3회. 스포츠서울 김진욱 기자 [35] 메딕아빠21929 06/10/09 21929
50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5 번째 - Love.of.Tears. [14] 메딕아빠13974 06/10/01 13974
49 [PgR 파워 인터뷰] 2회. 온게임넷 맵제작팀. [38] 메딕아빠20712 06/09/25 20712
48 [PgR 파워 인터뷰] 1회. MBCGame 게임코디 김영진님. [50] 메딕아빠18795 06/09/18 18795
47 [인터뷰] 강민 선수와의 인터뷰 [48] 항즐이26063 04/04/01 26063
44 한빛 Stars 팀 인터뷰!! [77] 항즐이42266 04/07/27 42266
43 박신영, 서지훈 선수와의 화기애애한 인터뷰 [23] Apatheia51891 02/05/02 51891
42 이재훈, 최인규 선수와의 깔끔한 인터뷰 [37] Apatheia33627 02/03/27 33627
41 성학승, 이윤열 선수와의 깜찍발랄한 인터뷰 [36] Apatheia43846 02/02/26 43846
40 박현준, 임성춘 선수와의 무게있는 인터뷰 [13] Apatheia25113 02/01/23 25113
39 김정민, 홍진호 선수와의 스페셜한 인터뷰 [41] Apatheia45370 02/01/05 45370
38 김동준, 봉준구 두 선수와의 인터뷰 [27] 항즐이30639 01/12/14 30639
34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4 번째 - 발그레 아이네꼬 [29] 메딕아빠10731 06/09/24 10731
33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3 번째 - 시퐁 [16] 메딕아빠10306 06/09/11 10306
32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2 번째 - SKY92 [19] 메딕아빠10400 06/09/06 10400
31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1 번째 - 윤여광 [25] 메딕아빠11144 06/09/03 11144
30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30 번째 - Judas Pain [25] 메딕아빠11600 06/08/29 11600
29 (돌아온 칭찬릴레이) 이 사람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 29번째 - sylent [22] 메딕아빠11941 06/08/23 119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