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16 10:45:19
Name lunaboy
Subject 나의 화이트데이 성공담...
안녕하세요...

시니어에서두 모름지기 최고령을 자랑하는 루나보입니다.
(생각만 해도 징그런 65생..ㅜ.ㅜ)

얼마전에 시니어카페에서 많은 분들의 닭살을 대패로 밀게 만들었던 저의 화이트데이 성공담을 피지알 재개통 기념으로 퍼올리렵니다.

이나이에 먼 화이트 데이냐고 웃으실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저로서는 심각했답니다.

돈이나 비싼 선물로는 마누라 감동시키기 힘들다는거 예전에 알았고,
현재 주머니 사정상 원초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했지요.

발렌타인 데이 다음날부터 고민만 하다가 덜컥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화이트데이.....

더이상 고민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압구정동 오가며 봐 두었던 테디베어 전문점에 가서,

귀여운 곰쉑기(정확한 단어는 업로드에 적합치 않다는군요..ㅡ,ㅡ;;;)  한마리를 고르고, 체크 남방에 멜빵 청바지 곰쉑기(왜이리 이 단어가 많은거냐..ㅡ,,ㅡ;;) 의상도 고르고(옷도 따로 팔더라구여...ㅜ.ㅜ),

곰쉑기(또..) 이름도 "롤로"(우리 강아지 미로 동생뻘루다가..ㅋㅋ)라고 짓고,

곰쉑기(윽..많기도 하다..) 몸속에 넣어서 누르면 소리나는 칩에 녹음도 하고,

"여보, 싸랑해, 언제나 당신곁에 내가 있다는거 있지마~~"

이런 닭살스런 메세지루다가 녹음 무사히 끝마치고....

그 곰쉑기(줸장)를 사무실에 모셔놓고 매일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예쁜 50장 짜리 색종이를 사서, 한장 한장 편지를 쓰기 시작했죠.

8년전 우리 처음 만나던 날 부터 올해까지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편지식으로 적고, 색종이를 이쁘게 접어서 곰쉑기(된장..) 옆에 넣었습니다.

마누라가 얼마나 예뻤는지, 결혼식때 얼마나 눈물이 날 뻔 했는지, 미안했던 일들, 싸웠던 일들......

쓰다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더군여.

아무튼 그렇게 며칠을 직원들 다 퇴근한 사무실에서 여중생 같은 작업으로 보내고....

어제 저녁 마누라에게 들고가 안겨줬습니다.

결과는.....

가관이더군여.

곰쉑기(..)를 눌러보며 몇번씩 메세지를 듣고...

곱게 접은 편지를 한장씩 펴보며 울기도 하고....

아까와서 다 못보고 하루에 3통씩만 보겠답니다.

제가 해놓고도 그 효과에 놀라 자빠질 뻔 했습니다.



저보다 멋진 화이트 데이 보내신 분들 계실랑가? 메~~~~~~렁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ichinmania
03/05/16 10:54
수정 아이콘
흠..기어이 올리셨군요.. 지난번 화이트데이때 느꼈던 아픔이 다시한번 울컥...-_-;;;
Cool-Summer
03/05/16 10:59
수정 아이콘
부럽군요......
저의 화이트데이는.....일찍 들어와 맛있는 저녘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 저에게 걸려온 "나 술먹어서 늦어....먼저 밥먹어라!!"라는 한마디로 끝났었는데.....12시 간당간당하게 귀가한 우리신랑은 그나마 사뒀다는 사탕도 "어!! 차에 두고왔네....내일줄께..."이렇게 끝나고 그 사탕은 일주일 후 끈적이가 되어 저에게 돌아왔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9344 아 올림푸스에 프로토스가 없으니 정말 쓸쓸하네요.+_+ [16] 김평수1373 03/05/16 1373
9343 서지훈 선수의 연승행진이 결국 끝났군요.. [12] Canna1658 03/05/16 1658
9342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저그가 우승할려면.. [5] 정지연1223 03/05/16 1223
9341 그리워하면.. 천토1251 03/05/16 1251
9340 pgr의 부활과 함께 깨닳은것-_-;; 이카로스1135 03/05/16 1135
9339 pgr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웅쑤~1102 03/05/16 1102
9337 안냐세욤;;부활을 ㅊㅋ드립니다 [1] [ReiUs]sunny1113 03/05/16 1113
9336 후...드디어.. TopaZ1599 03/05/16 1599
9335 다시 돌아오셨군요 (_ _);; matlab1227 03/05/16 1227
9334 스포츠가 아닌 온게임넷 방송프로그램 스타리그 [9] 김희성1562 03/05/16 1562
9333 가슴이 아프네요. [1] La_Storia1131 03/05/16 1131
9332 [잡담] pgr과 나 [1] 연*^^*1203 03/05/16 1203
9331 [잡담]닉네임 Altair~★......... [3] Altair~★1569 03/05/16 1569
9329 요즘 J애니메이션.. [2] 황영재1509 03/05/16 1509
9328 [축하인사] 늦게나마 축하인사 드립니다 :-) 루뚜님1245 03/05/16 1245
9327 열혈남아.....자유인.....가림토..... [11] lunaboy1500 03/05/16 1500
9326 나의 화이트데이 성공담... [2] lunaboy1236 03/05/16 1236
9325 [늦게나마 축하인사 드리며...(펌)] 남자가 헤어지면 말야.. 그리구 여자가 헤어지면 [1] Hewddink1373 03/05/16 1373
9324 재개점을 축하, 그리고 자축합니다. [2] lunaboy1179 03/05/16 1179
9323 [잡담]따분한 일상....-_- [5] Zard1257 03/05/16 1257
9322 제가 생각하는 노스텔지어의 포인트 [2] 김연우1197 03/05/16 1197
9320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여러 저그 유저들... [10] jerrys1211 03/05/16 1211
9318 로템을 비롯한 스타크래프트의 맵에 관한 짧은 고찰 [4] 서창희1564 03/05/16 156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