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11/23 18:50:41
Name 황무지
Subject '힘의 논리'는 부정되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미국은 강하고 우리나라는 약하니 우리나라가 강해져야 한다.
그러니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자기 할 일이나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가 강해지는 데에 힘을 보태자...라고 말합니다.
네, 그럴듯합니다.

그러나, 그런데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라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리고 지금, 옛날에는 소련이라는 라이벌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서 '최강'임을 자처합니다. 그런데, 그러나,
미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들이
어디 우리 나라 뿐이던가요.

독일도 미국보다는 약하고 일본도 미국보다는 약합니다
쿠바나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미국보다 '약한'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맞서 싸워서 지지 않았습니다)

독일에도 일본에도 미군은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만큼', '미국보다' 강해지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그 국민들은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부는 국민들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자국의 실질적인 주권을 위해, 자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위해 옳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독일인들도, 일본의 오키나와 사람들도 '반미시위'를 했습니다.
독일에서, 일본에서 미군은 기지를 위한 토지 임대료를 지불합니다.
독일의 미군과 일본의 미군은 그 나라의 수도에 주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의 미군범죄와 한국에서의 미군범죄는 다른 것입니까?

우리나라에는 미국에게서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자신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이 겹쳐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약하니까, 강해질때까지 기다리자... 하면
정말로 그 차이가 좁혀질 것 같습니까?
정말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까?
안일한 판단일 뿐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한마디 해놓고 돌아서서 무슨 일이 있었나 잊어버릴 사람이 바로 '강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라는 사람입니다.

한 동네에서 그 동네를 주름잡는 깡패같은 놈이 있다 치죠. 그런데 그 녀석은 너무 힘이 세고 싸움을 잘 해서 당장 싸움이라도 하면 얻어맞을 수 밖에 없다고 치죠. 그래서 그놈 앞에 서면 아무도 자기 말을 못 한다 치죠. 그런데, 내가 그놈을 상대할거라고 세질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사이에 그놈은 점점 더 동네를 엉망으로 만듭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세질까봐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훼방을 놓기도 합니다. 남의 집 살림에 참견하기까지 합니다. 지금 힘의 차이가 나중에는 좁혀질 것 같나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까?

일단, 그놈이 흠을 잡을 건덕지를 안 만들어야 합니다. 그놈은 그래도 뭔가 꼬투리를 잡아야 움직이는 놈이거든요. 팔에 완장 하나 만들어 차고 다니며 제가 동네 치안을 책임진다는 그런 놈이랍니다. 그리고 그놈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뭉쳐서 그놈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생각과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 나중 생각하다보면 결국 현실에 순응 혹은 복종하게 되어 그놈의 쫄다구가 되고 맙니다. '나는 그놈의 쫄다구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고 맙니다.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당장의 밥그릇마저도 뺏기고 안방마저 내주게 될 겁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
다시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무죄'라는 판결 앞에서,
다시 대통령선거를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말로 옳은 것이 무엇일지, 정말로 옳은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입니다.

(덧붙여, '힘의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공인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공인된다는 것은... 아주, 끔찍한 상상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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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꿈은백수
02/11/23 19:51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정말로 공감합니다..
'힘의 논리'를 '힘'으로 이기려는건 사실상 아무것도 달라지는게없습니다.
뭘 알기는 알아
02/11/23 20:40
수정 아이콘
[약하니까, 강해질때까지 기다리자... 하면
정말로 그 차이가 좁혀질 것 같습니까?
정말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까?]

강해질때 까지 기다릴 필요도 있습니다. 중국 고사 성어의
"와신상담" 이란 말을 아시는지요? 비록 힘들고 어렵고 불이익을
당한다 할지라도 참고 이겨내야 합니다.반미 시위를 하고 SOFA의
불평등 협약에 대한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내는 한편 무능한 정부의
대처에 대해서도 비판과 함께 시위와 집회도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게 다냐 하면 절대 그렇지가 않다는 겁니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는 우리는 항상 약자의 입장에서 강자에게 끌려 다닐 뿐입니다.
황무지님께서 동네 건달의 예를 들었는데 아주 일리가 있는 예화
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동네 건달이
훼방을 놓고 찝쩍거리더라도 누군가는 이를 갈며 더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와도
꾹 참고 때를 기다립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 알수 없지만 모든
사람들의 눈빛이 살아있고 강렬한 의지만 뒷받침 된다면 그 날은
더 빨리 그 꿈은 더 빠르게 이루어 질 것입니다. 우리가 힘으로
미국을 제압하기 힘들다면 일본과 유태인의 예에 나타나듯이
다른 아주 중요한 것으로 미국을 압도하면 됩니다. 유태인은
미국의 돈을 움켜쥐고 있고 일본은 엄청난 기술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에게 큰소리 칩니다. 우리는 뭘로 미국에게 큰 소리 칠까요 ?
북한처럼 핵무기를 보유해서 "너 나 건들면 같이 죽어" 이렇게 협박
할까요 ? 우리 나라가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흠을 잡을 건덕지를 안 만들어야 하는것] 이것도 아니고 [나머지 사람들이 뭉쳐서 그놈을 고립시켜야 한다] 이것도 아닙니다. 제 생각이 아주 많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제 생각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 나라를 얕보지 못하도록 그 무언가
를 보유하는 겁니다. 경제력,, 기술력,,,인재.. 또 다른 뭔가가 있겠죠...
그것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미국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을 겁니다. 한 두번 시위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이번 장갑차 사건을 계기로 국력 신장에 관한 진지한
토론이 더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며 1950년대의 일본의 예처럼
아주 극단적이지만 모두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자기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 하는 방법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실천할 과제가 양서를 꾸준히 읽는 것입니다. 책 안 읽는
민족치고 잘 된 나라는 한 곳도 없습니다. 우리 모두 책을 읽읍시다.
뭘 알기는 알아
02/11/23 20:57
수정 아이콘
한 가지 부연 설명하자면 독일과 일본을 예로 드셨는데 독일과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우리 나라보다 훨씬 높은 걸루
알고 있습니다. 이런 총체적인 국력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지
자국 정부의 의지[자국의 실질적인 주권을 위해, 자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위해 옳은 판단]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힘과 국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 나라가 처한
불평등한 조건을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독일의
예에 보듯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누차 말했듯이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정부가 어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정부의 관리들도 우리 나라 사람인데 그들도 오죽 답답하겠
습니까? [사리 사욕에 집착하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
힘의 논리를 부정하고자 한다면 힘의 논리를 뛰어넘어 설 수 있는
논리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게 없다면 힘의 논리는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우리가 부인하려고
발버둥을 쳐도 항상 우리를 따라 다닐 것입니다.
02/11/23 21:00
수정 아이콘
미국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지금 이 시점에서는 탁 트인 방안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서하자는 얘기. 매우 동감합니다.
먹자먹자~
02/11/23 21:07
수정 아이콘
힘의 논리는 힘이 있는자의 입장과 없는자의 입장이 다를수 밖에 없지만
과연 가능할까? -_-;;
필요없어™
02/11/23 21:09
수정 아이콘
우리 힘을 기르려면 일단 안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정부패는 정말 엄청납니다.
정치계, 예술계, 방송계 등등...
생각 같아선 전부 물갈이를 하던지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을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해서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그럴 일 없을 듯 합니다.
황무지
강해지려고,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너무나 당연하여 달리 말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손쉽게 '힘의 논리'가 들먹여지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그것이 공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명제가 공인된 생활이라면 누가 감히 자신의 자존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경쟁하는 사회에서 약육강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나 동물과 인간은 다르다고 합니다. 인간은 사고할 수 있는,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공동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옳다/그르다..를 판단할 능력이 있는 존재이며 그르다고 판단한 것에 맞서 저항할 수 있는 존재라 합니다. 제 생각이 너무 이상주의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이상이라는 것이 있기에 인간이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이상이라는 것이 있기에 인간의 역사가 끝나지 않는 것이겠지요.
저는 '약육강식의 논리' 자체에 저항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 글재주가 부족하여 중간에 잘못된 예를 들었군요. 글을 다시 써야 하려나...
02/11/23 23:10
수정 아이콘
과연 현대와 같은 세상에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이 있을지....

과연....강해진다는 것이 가능할지.....ㅜㅜ...
minyuhee
02/11/24 14:21
수정 아이콘
200여국가중 20위권 안에 드는 종합성적 A인 국가의 국민이면서......
Zerrantoss
02/11/25 18:21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정권 출발 자체기 친미정부 아닙니까. -_-;
아직 군사 지휘권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고... 생각하면 참 창피한 노릇입니다.
국제사회... 그 어디 보다도 이기적이고 힘의 논리가 지배되는 사회죠.
핵사찰... 이거 말이나 되는 것이던가요... 다른 나라들이 핵가지게 되면 기어오를거 같으니까 갖지 못하도록, 아예 연구도 못하도록 원천봉쇄하려는 나쁜 X들...
별수 없겠죠. 지속적으로 미국에 진출해서 이스라엘처럼 미국의 정치, 경제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질밖에...
뭔가 단 하나라도 미국에 으름짱 놓고 배짱 튕길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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