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2/19 10:25:04
Name 럭키잭
Subject 제갈량의 출사표
자신은 자유 분방하여 충성심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
지만, 忠은 가신의 주군을 향한 충성심만이 아니라, 목숨을 다해 신념을 지켜온 선비들의
정신입니다.

출사표를 읽고 울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라 했고, 진정표를 읽고 눈물 흘리지 않는다면 효
인이 아니라 했습니다. 비록 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을 알아준 주군
을 향한 공명선생의 깊은 충성심이 심금을 울리는군요.

ps.
후출사표는 3자에 의해 후세에 쓰여진 위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거는 반쯤 돌았을때 심심해서 만든 짤방인데 욕설 때문에 태그를 못하옵니다.)

출사표 227년

선제께서 창업의 뜻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천하는 셋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익주는 싸움으로 피폐해 있으니 이는 실로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가 걸린 위급한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되 폐하를 곁에서 모시는
신하는 안으서 게으르지 말고 충성된 무사는 밖으로 몸을 아끼지 않음은 모두가 선제의
남다른 지우를 추모하여 폐하께 이를 보답하려 함인 줄 압니다.

마땅히 폐하의 들으심을 넓게 여시어, 선제께서 끼친 덕을 더욱 빛나게 하시며, 뜻있는
선비들의 의기를 더욱 넓히고 키우셔야 할 것입니다.결코 스스로 덕이 엷고 재주가 모자란다

함부로 단정하셔셔는 아니되며, 옳지 않은 비유로 의를 잃음으로 충성된 간언이 들어오는
길을 막으셔서도 아니되옵니다.

폐하께서 거처하시는 궁중과 관원들이 정사 를 보는 조정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벼슬 올리는 일과 벌을 내리는 일은 그 선함과 악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궁중과 조정이
달라서는 아니됩니다.

간사한 죄를 범한 자나 충성되고 선한 일을 한 자는 마땅히 그 일을 맡은 관원에게 넘겨
그 형벌과 상을 결정하게 함으로 폐하의 공평하고 어진 다스림을 세상에 뚜렷하게 내비치도록 하소서.

사사로이 한쪽으로 치우쳐 안(궁중)과 밖(조정)의 법이 서로 달라지게 해서는 아니됩니
다.시중벼슬 시랑벼슬에 있는 곽유지,비위,동윤은 모두 선량하고 진실되며 뜻과 헤아림
이 충성되며 청명 하옵니다.

선제께서는 그 때문에 여럿 가운데 그들을 뽑아 쓰시고 폐하께까지 넘겨주신 것입니다.
소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궁중의 일은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말고 그들에게 물어
그대로 따르심이 좋겠습니다. 그들은 빠지거나 새는 일 없도록 폐하를 보필하여 이로움
을 넓혀 줄 것입니다.

장군 상총은 성품과 행동이 맑고 공정하며 군사를 부리는 일에도 구석구석 밝습니다.
지난날 선제께서도 그를 써보시고 능력이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어, 여럿과 의논한 끝에
그를 도독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소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군사에 관한 일이라면 크고 작음을 가리지 말고 그와 의논
하심이 좋겠습니다. 반드시 진중의 군사들을 화목하게 하고 뛰어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를 가려 각기 있어야 할 곳에 서게 할 것입니다.

어질고 청명한 신하를 가까이 하고 소인을 멀리 한 까닭에 전한은 흥성하였고, 소인을 가
까이 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 한 까닭에 후한은 기울어 졌습니다. 선제께서 살아 계실 때  
이 일을 논하다 보면 환제,영제시절의 어지러움을 통탄하고 한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사옵니다.

지금 시중상서 장사 참군 자리에 세 사람은 곧고 올바라 절의를 지켜 죽을 만한 신하들이
옵니다. 폐하께서 그들을 가까이 하시고 믿어 준다면 한실이 다시 융성하기를 날을 헤며
기다릴 수 있을 것이옵니다.

신은 본래 남양에서 밭을 갈며 아무런 벼슬 못한 범인으로,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목숨이
나 지키며 지낼 뿐 조금이라도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그들에게 쓰이게 되기를 바라
지 않았습니다.선제께서는 신의 하찮고 보잘것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 굽혀,
신의 오두막을 세 번이나 찾으시고 현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신은 이에 감격하여 선제를 위해 개와 말처럼 닫고 헤멤을 받아들였던 것 입니다.

훗날, 선제의 세력이 엎어지고 뒤집히려 할 때 신은 싸움에 진 군사들 틈에서 소임을 맡
고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에서 명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스물하고도 한 해, 선제께서는 신이 삼가고 성실함을 알아 주시고, 돌아가실
즈음하여 신에게 나라의 큰일을 맡기셨던 것입니다.

명을 받은 이래, 아침부터 밤까지 신이 걱정한것은, 행여 그 당부를 들어 드리지 못하여
선제의 위덕을 해하지 않을까 하는 것 이었사옵니다. 그리하여 지난 5월에 노수를 건너
남방 오랑캐의 거친 땅 깊은 곳까지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남방은 이미 평정되었고, 싸움에 쓸 무기며 인마도 넉넉합니다. 마땅히 삼군을
격려하고 이끌어 북으로 중원을 정벌해야 합니다. 느린 말과 무딘 칼 같은 재주나마 힘
을 다해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쳐 없애고 한실을 부흥시켜 옛 수도(장안)로 되돌려야
하옵니다. 이는 신이 선제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폐하께 충성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인줄로 아옵니다.

그 동안 이곳에 남아 나라에 이롭고 해로움을 헤아려 폐하께 충언올리는 것은 곽유지,
비위,동윤의 일이 될 것입니다. 바라온데 폐하께서는 신에게 역적을 치어 나라를 되살리
는 일을 맡겨 주시옵소서.

행여, 신이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신의 죄를 다스리시고 선제의 영전에 알리옵소
서. 만일 폐하의 덕을 흥하게 할 충언이 없을시엔 곽유지와 비위,동윤을 꾸짖어 그 게으
름을 다스리소서.

또한, 폐하께오서도 선한 길을 의논하시어 스스로 그 길로 들기를 꾀하소서.
듣기 좋은 말은 살피어 받아들이시고 선제께서 남기신 가르치심을 마음 깊이 새겨 좇으
시옵소서. 신이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이제 먼길을 떠나거니와, 떠남에 즈음하여 표문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 더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후출사표 228년

선제께서는 한을 훔친 역적과는 함께 설 수 없고, 왕업은 천하의 한모퉁이를 차지한 것
에 만족하여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여기시어 신에게 역적을 내칠 일을 당부하셨
습니다. 선제의 위덕이 신의 재주를 헤아리시어, 신이 역적 치는 재주는 모자라고 적의
세력이 강함을 알고 계셨습니다.

허나 역적을 치지 않으면 도리어 왕업이 망할 것이니 어찌 일어나 치지 않고 앉아서 망하
기만을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이에 그 일을 신에게 맡기어 의심치 않은신것이옵니다.

신은 그같은 선제의 명을 받은 뒤로 잠자리에 누워도 편안하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입에
달지 아니했습니다.북으로 위를 치려하면 먼저 남방을 평정해야 하기에 지난 오월에는 노
수를 건넜사옵니다.

거친 땅 깊숙이 들어가 하루 한 끼를 먹으며 애쓴 것은 신이 스스로 아끼지 않아서가
아니라, 왕업을 돌아보고, 성도에서 만족해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여겨, 위태로움과
어려움을 무릅쓰고 선제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고자 한 것입니다.
허나, 그 해에도 따지기를 좋아하는 소인들은 그것이 좋은 계책이 못된다며 간언을
놓았습니다.

적은 서쪽에서 지쳐 있고 동쪽에서도 힘이 다하였습니다.

병법에선 적의 지쳐있는 틈을 타라 했으니, 지금이야말로 크게 밀어 나아갈 때입니다.

그 일에 관해 삼가 아뢰 보면 이와 같습니다.

고제께서는 그 지혜가 해나 달과 같고, 곁에서 꾀하는 신하는 그 슬기로음이 깊은 못과
같았으나, 험한 곳을 지나고 해을 입으시며 위태로움을 겪으신 뒤에야 비로소 평안하
게 되시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폐하께서는 고제에 미치지 못하시고 곁에서 꾀하는 신하
도 장량이나 진평만 못하시면서도 긴 계책으로 이기고자 하시며 편히 앉으신 채 천하를
평정하고자 하십니다. 이는 바로 신이 얼른 알지 못할 첫번째 일입니다.

유요와 왕랑은 모두 일찍이 큰 고을을 차지하여, 평안함을 의논하고 계책을 말할 때는 성
인을 끌어들였으되, 걱정만 배에 가득하여 이런저런 논의가 그 가슴만 꽉 메게 하였을 뿐
입니다. 올해도 싸우지 아니하고 이듬해도 싸우러 가기를 망설이다가 마침내 자리에
앉은채로 오에 강동을 내어주고 말았던 것 입니다.
이는 바로 신이 풀길없는 일로 생각하는 두번째입니다.

조조는 지모와 계책이 남달리 뛰어나고 군사를 부림에 손자와 오자를 닮았으나, 남양에
서 곤궁에 빠지고 오소에서 험한 꼴을 당하며, 기련에서 위태로움을 겪고, 여양에서 쫓기
고, 북산에서 지고, 동관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야 겨우 한때의 평정을 보게 되었습
니다.

그런데 신과 같이 재주없는 사람이 어찌 위태로움을 겪지 않고 천하를 평정하려 들겠습
니까? 그것이 신이 걱정하는 세번째 일입니다.

조조는 다섯 번 창패를 공격했으나 떨어뜨리지 못했고, 네 번 소호를 건넜으나 공을 이루
지 못하였습니다. 이복을 써보았으나 이복이 오히려 뺏아버렸고, 하후에게 맡겼으나 하
후는 패망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선제께서는 매양 조조가 능력 있다고 추키셨으나 오히
려 그같은 실패가 있었는데 하물며 신같이 무디고 재주없는 사람이 어떻게 반드시 이기
기만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이게 바로 신이 알 수 없는 네번째 일입니다.

신이 한중에 온 지 아직 한 해가 다 차지 않았습니다. 허나 조운,양군,마옥,염지,정립,백
수,유합,동등과 그 아랫장수 일흔 남짓을 잃었습니다. 언제나 맨 앞장이던 빈수,청광이
며 산기,무기를 잃은 것도 천 명이 넘는바 이는 모두 수십 년 동안 여러 지방에서 모아들
인 인재며, 한 고을에서 얻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만약 다시 몇 년이 지난다면 이들 셋
중 둘은 줄어들 것이니 그때엔 적을 어떻게 도모하겠습니까?
이것이 신이 알 수 없는 다섯번째 입니다.

지금 백성들은 궁핍하고 군사들은 지쳐 있습니다. 그러나 할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것
이, 곧 멈추어 있는것이나, 움직여 나아가는 것이나, 수고로움과 물자가 드는 것이 같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일찍 적을 도모함만 못하옵니다. 그런데도 한 고을의 땅에 의지해
적과 긴 싸움을 하려 하시니 이는 신이 알 수 없는 여섯번째 일입니다.

무릇 함부로 잘라 말할 수 없는 게 세상 일입니다. 지난날 선제께서 초 땅에서 조조와의
싸움에 지셨을 때 조조는 손뼉을 치며 말하기를 천하는 이미 평정되었다 했습니다. 그러
나 뒤에 선제께서는 동으로 오와 손을 잡고 서로 파촉을 얻으신 뒤 군사를 이끌고 북으
로 가시어 마침내는 하후연의 목을 베기까지 하였던 것입니다.

이는 조조가 계책을 잘못 세워 우리 한이 설 수 있게 해준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되 뒤에 오가 맹약을 어기매 관우는 싸움에 져, 죽고 선제께서는 자귀에서 일을
그르치시어 조비는 다시 천자를 참칭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니 미리 헤아려 살피기란 실로 어렵사옵고, 신이 거사의 흥망과 이로
움, 해로움을 내다보는데 밝지 못하오나, 몸을 사리지 않고, 죽기까지 힘을 다할것을
아뢰옵니다.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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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우
06/02/19 10:27
수정 아이콘
후 출사표가 확실히 위작인가요?
그냥 논란이 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럭키잭
06/02/19 10:39
수정 아이콘
위작이라는 논란이라기보다 진서일수도 있다는 논란으로 보는게 옳겠습니다.
위작이라는 설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갈량의 진서라는 의견들도 일각에
존재하는데, 네이버에서 후출사표를 검색하시면 후출사표에 관한 글들
을 읽으실수 있습니다.(나그네님의 글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저같은 경우, 위작일것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있다 생각 하는데,
확실한 진위여부는 알수가 없으니 판단은 각자 본인들이 하실 일입니다.
아키라
06/02/19 10:51
수정 아이콘
전출사표는 정말 등골을 짜릿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제갈량 정말 '도달한 자'라고 생각합니다..
로망,,
06/02/19 11:05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제갈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만(연의에서 너무 과장된 면이 많아서) 충성심 하나는 정말 일품이죠.
Sawachika Eri~
06/02/19 12:34
수정 아이콘
출사표... 제갈량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
Mr.Children
06/02/19 13:55
수정 아이콘
제갈량잉 정치적인 면에서는 굉장히 우수한 승상이었으나 전략전술같은 병력지휘면에서는 떨어지는 책사라고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방통이 계속 살아있었더라면 촉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늘 아쉬워요.
밀가리
06/02/19 15:54
수정 아이콘
전 출사표는 중국 교과서에도 실리죠 --. 확실합니다. 제가 지금 외우고있거든요-_-. 중국에서는 3曹 조조 조비 조식 3부자도 유명하죠. 조식이 지은 7발자국만에 지은 시는 중국 소학생들도 외우고 다니더군요.
제갈량군
06/02/19 16:0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제갈량입니다
송지민
06/02/19 17:19
수정 아이콘
감동적이군요
06/02/19 17:31
수정 아이콘
신 량 아뢰나이다
치세톨드미
06/02/19 20:15
수정 아이콘
아..글 진짜 감동적이네요..역시 제갈량 최고~!
06/02/20 01:20
수정 아이콘
방통이 있었다 해도 힘의 차이는 극복하기 힘들었을것 같습니다. 무려 군사경제력이 세배가 넘게 차이가 난대다 촉오 양쪽이 힘을 합해도 위를 능가할수 없었고 오히려 2:1이었음에도 위가 더 강했던걸로 알고 있거든요.. 촉은 인재는 많았지만 힘이 없었고 오는 둘다 고만고만 했고 위는 인재와 힘 둘다 강했죠..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06/02/20 09:58
수정 아이콘
조식의 7발자국만에 지은 시는.. "콩각지를 태워 콩을 볶누나~ " 이거겠죠? :-) 정말 센스가 넘쳐나는 시죠.
아침해쌀
06/02/20 11:10
수정 아이콘
국력의 차이는 세배가 훨씬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삼국지의 무대가 된 시대에 남쪽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우리가 지도에서 보는 촉, 오의 광대한 영토중 쓸만한 곳은 극히 적었지요(촉의 영토는 아직도 뒤떨어지는 지역으로 남았고..). 꾸준한 싸움과 '삼국지'의 존재가 없었다면 위의 천하통일이라 모두가 인정했을 겁니다.

제갈량이 내정의 달인에서 군략의 천재로 과장된 것 역시 옳습니다만...

언제나 삼국지 관련글에 이런 지겨운 연의의 과장과 관련된 댓글전개...
왜 항상 소설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분들이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정도 글을 읽고도 실제를 따지시는 분들은 정말 이성적이시군요.
김재훈
06/02/20 12:04
수정 아이콘
사실 조조도 간계를 많이 써서 그렇지...훌륭한 정치가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것은 대의 보다 민의겠죠...민의를 잘살피고 인재 등용에 힘쓰고..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함은 그 사람의 인품을 말해주겠죠...)
그런데 역사의 승자는 엉뚱하게도 사마염에게 있었으니...
무라까미
06/02/20 17:43
수정 아이콘
제갈량의 성품으로 짐작해 보건데, 후출사표는 위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실, 출사표를 작성할 때 촉나라의 사정을 보면 제갈량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부재는 곧 행정의 공백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후주(後主)로서는 제갈량이 자기 곁을 벗어난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사천지역의 특성상 지키기는 쉬워도 나가서 싸우기에는 안좋은 곳이라 촉의 대부분 국민들 역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러한, 모든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제갈량으로서는 대의명분을 얻을 필요도 있었고, 국론을 통일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에 희대의 명문 '출사표'를 작성하게 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할 때 '출사표'는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쓴 것인데 그것을 후출사표란 명분으로 다시 한번 작성했으리라고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다소 중언부언이 되었네요. 그리고,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저역시 방통이 살았다면, 유비의 고집을 막거나 최소한 제갈량이 서천정벌에 투입되어 관우가 독단적으로 전쟁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었다면, 촉은 양천(한중, 촉)과 형주을 모두 갖게되어 서천에서 풍부한 물자를 바탕으로 힘을 기르고 형주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라 위하고도 한 번 해 볼만한 싸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형주는 인구가 많아 위하고도 숫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을 것이며 강동은 제갈량이 존재하는 한 형주를 넘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실, 제갈량의 병법 특성상 공세보다는 수세에 더 확실한 면을 보이기 때문에 제갈량이 지키고자 마음만 먹었으면 강동은 결코 형주를 넘보지 못했을 것이고, 서량과 친밀감을 갖고 있는 마초를 보유하고 있는 촉의 장안진출이 용이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역사의 가정은 없는 것이지만, 방통의 죽음은 그 자체로도 아쉬움이 크지만, 후일을 생각해보면 유비의 운명을 결정짓는 큰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꿈꾸는 달빛
06/02/20 17:53
수정 아이콘
오가 인재나 국력이 고만고만 하다는데 인재면에서는 촉에 뒤지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오의 문제는 손권이 벌려놓은 후계자 문제로 인한 분열과(여기에 손권의 불같고 격한 성격도 한몫 했죠)뒤에 벌어진 정권 싸움이 내부를 먹어들어갔던게 가장 큰 문제였죠
꿈꾸는 달빛
06/02/20 18:05
수정 아이콘
그리고 위가 끝내 통일의 주역이 못되었던건 수성군주의 역할을 떠 맡은 조비가 일찍 죽은게 큰 타격이었죠(제위 기간이 7년)
바둑왕
06/02/20 18:59
수정 아이콘
삼국지 전편을 통틀어 제갈량의 신통함이 발휘되지 않은 부분은 위오 연합군의 형주 침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서천의 땅보다도 중원과 가깝고 토양이 비옥하고 사람과 물자가 많은 형주가 중원 진출에 있어 훨씬 중요한 교두보임에도 단지 관공을 남겨 수비하게 하고, 위오 연합군에 대한 제갈량 스스로는 혹시나 있지모를 위오 연합군에 대비한 어떠한 준비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비록 서천을 정벌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군사와 인재들을 원정에 차출한 점도 있겠지만, 위오 연합군의 침공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고, 갑작스런 공격이 아닌, 철저히 준비된 전쟁이었음에도 얼른 납득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형주를 잃은 것은 촉한에게는 단지 땅을 잃어버리는 그 이상의 타격이었죠. 결국, 제갈량은 선주의 뜻을 받들어 서촉의 온 사람과 물자를 동원하여 기산으로 7번이나 나아갔지만, 하늘의 뜻인지, 위의 복인지는 몰라도 결코 그 뜻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뒷사람이 훗날 패전의 원인에 대해, 군사적인 모험이나 기습 작전을 마다하고 항상 정공법만을 사용하다, 결국 국력의 차이로 번번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예고된 패전이라는 분석을 볼 때 형주를 촉이 더 차지하고 있었다면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르죠. 하긴...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06/02/20 19:05
수정 아이콘
원래 정사를 봐도 유비생전에 제갈량이 맡았던 건 후방보급, 내정등이었습니다. 초한지때의 소하가 했던 역할이라고 볼수가있죠. 그렇기에 익주정벌 한중공방전에서 제갈량은 항상 후방에 남아 지원을 했을뿐입니다.
이를 연의에서는 제갈량을 너무나 띄우는 바람에 제갈량이 마치 모든걸 다아는 먼치킨화되어서 갑자기 닥친 형주상실에 제갈량이 아무것도 못한것임을 질책하고 그것이 제갈량의 관우제거설로 이어지곤 하는데...
사실 정사에서 제갈량은 그렇게 먼치킨이 아닙니다.

제갈량은 당장 손에넣은 익주, 한중의 내정을 정비하고 법체계를 새로이 정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빴고 형주를 신경쓸 시간은 없었죠.
또한 위오 연합군은 촉에게는 비밀스러운 연합이었습니다. 물론 촉과 오의 출동은 있어 촉은 형주 남부의 3군을 오에게 할양해줍니다. 촉의 입장으로는 그정도로 오가 만족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오는 위와 비밀동맹을 맺고 형주를 공략했죠. 아무리 제갈량이 형주에서 엄청떨어진곳에서 그런걸 미리 예상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리 천하의 조조라도 한중에서 하후연의 참패를 예상하지 못하고 막지 못했던것처럼 제갈량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제갈량은 그렇게 동남풍을 마음껏 불러내고 모든 상황을 다꽤뚫는 신통력있는 먼치킨이 아닙니다. 그에게있어 형주상실은 정말 어쩔수없는 일일뿐이죠.
꿈꾸는 달빛
06/02/20 20:19
수정 아이콘
형주의 문제는 촉과 오가 항상 대립하고 있던 문제입니다. 언제든지 터질수 있는 그런 문제였습니다. 형주 남부의 3군을 오에 할당해준것도 오가 형주 남부에 무력시위를 하자 촉에서는 현실적인 이유(오와의 화평+형주 남부를 통치하기 어려움)로 오에 내준거였습니다.
꿈꾸는 달빛
06/02/20 20:22
수정 아이콘
그리고 관우의 형주통치 또한 완벽한거 아니였습니다. 같이 형주를 방어하고있는 미방과의 대립 그리고 오에 대한 관우의 태도등 여러가지 문제를 내포하고있엇습니다
06/02/20 22:13
수정 아이콘
형주가 촉과 오와 대립하던 상황이었다도 표면상으로는 촉과 오는 동맹관계였습니다. 여기서 오가 위와 비밀동맹을 맺고 관우의 뒤를 칠줄은 아무도 예상할수없었죠.

그리고 사실 형주는 익주와는 또다른 군세력으로 제갈량의 계획은 형주에서 관우가 그리고 한중에서 유비가 일개의 독자적인 군을 이끌고 허도를 협공하자는것이었습니다. 형주를 맡길만한 인물도 사실 관우말고는 없었죠. 그런데 관우가 그렇게 형주를뺏길줄은 유비도 제갈량도 심지어 관우도 예상못했을 겁니다.

관우는 사실 오에게 뒷덜미를 잡혔을떄가 최고의 전성기였습니다. 우금을 사로잡고 방덕을 참수하고 그덕에 조조는 겁이나 수도를 옮길려고 했으니까요. 그러나 오나라의 배신, 미방, 부사인의 배신등 갖은 악재가 겹치면서 관우는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제갈량이 사전에 알아차리기는 힘든일이죠.
꿈꾸는 달빛
06/02/20 22:48
수정 아이콘
SEIJI//오와 촉의 동맹관계는 이 동맹을 이끌고 있던 인물중 한명인 오의 노숙이 사망함으로써 사실상 깨진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관우도 강릉의 군대를 여몽이 건업으로 요양한다는 속임수를 쓰기까지는 동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관우와 미방의 대립은 관우의 성격상 예견 되어있던 일입니다. 정사에서의 한구절을 인용하자면 '관우는 사대부를 홀대하나 병졸들에게는 부드러웠다. 장비는 병졸들을 홀대하였으나 사대부들에게는 부드러웠다'. 정사의 성격묘사처럼 두사람다 자신의 성격상 결함 때문에 무너지고 말았죠
06/02/2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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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가 자부심이 세다는건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방이 관우와 대립해서 미방이 오에 항복할것이라는건 아무도 예상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예상될수가 없는 일이었죠. 미방은 미축과 함께 유비를 오래 섬긴 장수이고 미방은 유비의 처남이 됩니다. 그런 미방이 촉을 버리고 오에게 붙을 것이라는건 왠만하면 상상할수 없는 일입니다.

하후연의 성격역시 조조에게 미리 예상이됩니다. 조조는 하후연을 가리켜 "전장에서 너무 급하고 불같은 성격은 필부의 용기에 불과하니 자중해라"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후연의 패망을 막지는 못했죠.
06/02/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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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오의 형주칩임은 촉으로서는 거의 상상할수 없는 일이었고, 그런 조짐을 눈치채도 제갈량으로선 관우가 그렇게까지 참패하여 목숨을 잃을것이라고는 생각할수 없는 일입니다.
꿈꾸는 달빛
06/02/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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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JI//미방의 오의 항복 또한 관우와의 불화가 밎어낸 참극이었습니다. 실제로 미방은 관우의 후방지원업무를 하면서도 관우의 명령조의 요구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잇엇습니다. 번성 공략시에도 미방에게 보낸 관우의 군량 요구서에는 명령조로 1만석 요청에 1석도 모지라면 안된다라고 할정도로 고압적이었고 이에 미방은 군량보내는걸 거부해 관우는 번성 함략후 미방을 참수 할려 했습니다.
그리고 오의 동맹이 깨지는 것또한 관우의 그런 성격이 한몫햇습니다. 손권의 혼담 요청도 무례할정도로 거부한데다 미방의 군량납부 거부후 손권쪽 군량을 멋대로 쓰는 행동을 취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갈량이 손을 못쓴건 역시 촉의 안정화에 힘쓰고 잇었기 때문이라고 밖에 말할수 없을거 같습니다
06/02/2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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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얘기하시는 게 무슨 한 3년 전 일 얘기하듯이 하십니다 ^^
비꼬는 게 아니고 재밌어서 뜬금없이 한마디 남겨보아요~
06/02/2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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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달빛// 예 미방의 오의 항복은 분명 관우와의 불화가 빚어낸 참극이었습니다. 하지만 성도에있는 제갈량은 그걸 알아차릴수없고 막을수도 없었다는게 제 말입니다.
꿈꾸는 달빛
06/02/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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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JI//글세요 제갈량이 못 알앗다고는 할수가 없다고 봅니다...유비가 촉을 점령하고 한중 공략때부터 미방과 관우와의 불화는 촉에 널리 알려져있엇습니다. 그렇다고 제갈량이 관우의 성격을 몰랏다고 할수도 없고요
꿈꾸는 달빛
06/02/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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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제갈량은 관우와 미방과의 불화, 관우의 성격 그리고 오와 촉이 형식적 동맹은 모두다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그 모든것에 대해 손을 쓰기에는 시간과 여건이 다 받쳐주지 못했다고 봅니다
06/02/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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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달빛// 미방과 관우의 불화는 촉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미방이 촉나라를 배반하고 오에 붙는가는 제갈량으로선 전혀 알수 없는 이야기구요.

물론 관우의 성격은 제갈량이 잘알고있었습니다만 성격만 안다고 해서 그 성격으로 관우가 파멸할건 알수가없지요.
조조도 하후연의 성격적 결함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하후연의 패망을 미리알고 대처하지는 못했습니다.
06/02/2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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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촉과 오는 형식적으로나마 동맹관계였고 오가 위와 비밀리에 동맹을 맺을거라고는 차마 생각할수 없는 일이지요. 위와 오는 적벽대전에서 한번크게 싸웠고 위는 참패했습니다. 그런 사이의 두나라가 서로 동맹을 맺고 관우를 공격할줄은 제갈량이나 유비나 예상할수 없었습니다.
견습마도사
06/02/21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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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축이 공신중의 공신인데 말이죠..
유비집단에서
미방의 배신이 계산하에 있다고 생각하긴 힘들죠..
06/02/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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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이 본좌입니다. 진짜.. 삼국지 시리즈에서 듣던건데 ㅠ

약간 우울하게 시작해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느낌....

삼국지8 에서 나왔던 거군요 ^^;;
06/02/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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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생각해 보면 위오의 동맹이 문제가 아니라..


관우가 잘 못 한 것도 참 많았습니다..

제갈량도 믿고 있었는데.. 설마 관우가 그토록 현명하지는 않을 꺼라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여러 사소한 부분에서 관우가 놓친 부분..

그리고 그 가운데 누구도 예상 못한 미방의 배신!


촉의 형주는.. 하늘이 뺏은 게 아닐까요.. ㅠㅠ
06/02/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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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열심히 하세요. 토론 내용 읽는거 재밌네요~
삼국지는 많이 읽고 접해보았다고 자부하나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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