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PD의 이야기를 보고, 또 다른 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이은결의 정보가 왜 100이 아니라 50대 50일까?

그래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0. 룰 (지니어스 공홈 참조)
    
    빨간 버튼을 눌렀을 때 건너간 사람이 있다면, 해당 인원을 제거하고 점수도 안내줍니다.
                                   건너간 사람이 없으면, 한명을 건너편으로 넘겨주고 1점을 내줍니다.
    초록 버튼을 눌렀을 때, 건너간 사람이 있다면 건너간 사람 만큼 점수를 내줍니다.
                                    건너간 사람이 없다면, 점수를 내주지 않습니다.

1. 홍진호팀 입장에서는 서로 상반된 두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1라운드때도 맞았던 이상민의 아무도 건너가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이은결의 정보.

2.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빨간 버튼은 한 번은 누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앞에서 초록버튼을 눌러서 성공했으므로, 빨간 버튼을 누르는 것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3. 이상민의 말을 신뢰하여 초록 버튼을 누른 경우, 누가 건너간 경우라면 건너간 만큼 점수를 줘야 합니다. 이상민이 이중스파이라면, 대량의 점수를 실점할 수 있습니다.

4. 이은결의 말을 신뢰하여 빨간 버튼을 누른 경우, 누가 건너간 경우라면 점수도 안주고 건너간 사람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이은결이 이중스파이라서 아무도 건너가지 않았다 해도, 고작 1점만 줄 뿐입니다.


유정현의 입장에서는, 빨간 버튼 누르는 횟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고,
또한 빨간 버튼을 눌렀을 때는 틀리더라도 패널티는 1점인 반면, 맞는다면 적어도 한명은 날려버릴 수 있는 이득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록버튼을 누르면, 맞았을때는 점수를 내주지 않지만, 틀렸다면 최대는 5점을 날려버리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유정현씨는 최선의 선택을 제대로 한겁니다.


따라서 임윤선팀이 진 이유는 전적으로 이은결의 배신 때문이 아닙니다.

이상민이 1라운드에 홍진호팀에게 초록버튼을 누르게 함으로써, 이후 라운드에서 무조건 빨간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해주었고,

상대편이 의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량득점을 하겠다고 욕심을 부려서 (=즉, 상대편이 이상민을 믿을것이라고 전적으로 믿어버려서) 3명씩이나 넘어가게 한 사람 (임윤선씨로 기억하는데, 정확하는 누구인지 헷갈립니다) 의 판단 미스로 인해 3명을 날려버린게 결정적인 패인입니다. 물론 남은 2명으로 어떻게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는 패색이 짙은 이상민씨가 신호를 보내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조유영씨는 이를 못보고 맞추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유정현의 판단이 팀을 살린거라고 봅니다. 물론 이은결이 정보를 물어다 줬기에 판단할 여지를 준 것이지만, 제가 불판에 댓글을 달았듯, 유정현씨는 어쨌든 빨간버튼을 눌렀을것입니다. 이상민을 믿고서 초록불을 눌렀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라는 것이지요. 만약 제대로 된 전략이었다면, 적어도 1라운드때는 한사람을 잃더라도 빨간버튼을 소모시키고 (이러면 초록버튼과 빨간버튼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2라운드 때 다수가 넘어가고 초록버튼을 누르게 하는 전략이어야 먹혔을거라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의심할 여지는 있습니다만, 한 번은 빨간버튼을 누를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어있고, 1라운드에서 아군을 희생시켜가며 역정보를 주기 위해 밑밥을 깔거라고 생각하기는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고 보니, 조유영씨의 결정적인 정보가 아니었다는 발언과 PD분의 50:50 발언도 아주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닌거 같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아마 유정현씨는 단순히 이은결씨의 말을 믿은게 아니라, 틀렸을 때 가장 손실이 적고 맞았을 때 가장 이득이 많은,
최적의 판단에 대해 고민을 하고 빨간 버튼을 눌렀을거 같습니다. 감이 아니라요.

그를 조금이나마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