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프로게임단 창단이 러시를 이루면서 모처럼 프로게임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기업은 케이텍과 투나, 손오공 등 3사. 케이텍은 IS팀을 영입해 ‘케이텍 플러스’라는 팀으로 재창단했으며 투나는 신생팀인 SG패밀리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 ‘투나 쥬디스’라는 프로게임구단을 만들었다. 손오공은 ‘워크래프트3’ 선수들을 주축으로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다.
또 아직 공식발표는 미루고 있으나 슈마도 지난 시즌 메이저 대회를 휩쓴 명문팀 GO와 후원계약을 맺어 ‘슈마 GO’를 창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 소속으로 활동하는 프로게임단은 기존 한빛스타즈와 삼성전자칸, KTF, 동양오리온, AMD드림팀 등 5개 구단에서 9개 구단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LG IBM과 SK아이윈즈, LG스포츠단, 삼성전자의 또다른 사업부, KT 등이 프로게임단 창단을 위해 기존 팀들과 접촉을 벌이거나 자체적으로 팀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서울시와 인천시, 춘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프로게임단 운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프로게임단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김은중 프로게이머협의회 회장은 “LG IBM의 경우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고 싶다며 게임방송사측에 연락, 적당한 팀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같은 기업들의 프로게임단 창단 움직임은 한마디로 프로게임이 이미 축구나 야구 못지 않은 인기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프로게이머 가운데는 연예인 못지 않은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선수가 적지 않고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면 수만명의 관중이 몰려 열광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프로게임단을 통해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타깃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데다 기업차원의 청소년 복지나 사회봉사 활동과도 자연스럽게 연계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열악한 조건에서 활동해 온 프로게이머들의 복지 향상문제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프로게이머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대다수 게이머들이 이렇다할 후원사를 찾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은 주지의 사실. 후원사가 없는 선수들의 경우 연봉은커녕 겨우 연습장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정도였다. 후원사가 있더라도 정식으로 연봉 계약을 맺은 선수는 스타급 몇몇 선수에 불과했다.
프로게임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지원이 대폭 늘어나게 되면 프로게임 무대는 한층 더 성숙될 것”이라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이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e스포츠’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이 ‘단순한 게임’이라는 데서 새로운 ‘스포츠 종목’으로 바뀌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스포츠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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