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29 05:16:18
Name lexicon
Subject [일반] K-의 미래 (수정됨)
- 2011년 데뷔한 라니아라는 그룹이 있었습니다. 베이비복스를 만들어낸 DR뮤직에서 '베이비복스 3기'를 목표로 런칭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수많은 멤버들이 가입과 탈퇴를 반복한 끝에 2020년 해체됩니다. 여기 소속되어 있던 최종 멤버들(한국인 2명, 브라질/일본인 1명)은 얼마 후 '블랙스완'이란 이름의 새로운 그룹에 합류합니다. 사실상 망한 가게의 간판만 갈아끼운 격입니다.
- 새로 만들어진 블랙스완에는 한국인 1명과 벨기에인 1명이 새롭게 합류합니다. 그러나 얼마 안있어 한국인 멤버 1명이 탈퇴하여 그룹은 한국인 2명 / 외국인 2명의 4인조 구성으로 활동합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독일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가입하고, 그 직후 남은 한국인 멤버가 전부 탈퇴합니다. 추가로 미국인 멤버를 영입하면서, 결국 블랙스완은 최종적으로 '코리안 없는 K팝 그룹'으로 변모합니다. 파투 - 벨기에, 앤비 - 미국, 가비 - 독일, 스리야 - 인도.
- 그들이 인도 로케이션으로 찍어 1주일 전에 내놓은 'KARMA'란 곡의 뮤비는 상당히 기묘합니다.



- 분명 익숙하고 트랜디한 k-pop 문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음악과 영상미 속에서, '서구의 체형을 동경하는 한국인의 이상'에 들어맞는 신체를 가진 멤버들이 정교한 군무를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식 메이크업과 의상을 입고 능숙하게 한국어로 노래와 랩을 읊는 이들 중 한국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게다가 인도인 멤버 스리야는 한국인의 정서와 취향에서는 아직 낯선, 한국인이나 '백인'에 비해 어두운 피부를 갖고 있으며, 벨기에인 파투는 아예 세네갈 출신 흑인입니다. 이 그룹이 명백히 한국이 아닌 외국, 그것도 우리가 글로벌 시장으로 흔히 생각하는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을 타겟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그러나 처음 언급했듯 이 그룹은 처음부터 이러한 목표를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획사가 2011년부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결국 2020년대에 들어 이 바닥을 떠돌아다니는 어떤 징후를 발견하고 성공을 위해 이를 붙잡았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 그 '징후'란, 예컨대 이런 현상을 말하는 것일 텝니다.

https://www.mk.co.kr/today-paper/view/2023/5426588/
["길고 힘든 훈련 싫어"… K팝 연습생도 3D, 외국인으로 대체] - 매일경제, 23-04-12

[김작가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3D 노동 기피 현상'에 빗대 "우리나라 1·2차 산업 종사자가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된 것처럼 보이그룹 구성원도 해외 인력으로 대체되는 추세"라고 짚었다. 그는 "K팝 아이돌이 전 세계 최상급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연습생은 채워야 하는데, 국내 젊은 세대 관심도는 떨어지고 마침 아시아 타국에서는 'K팝 드림'을 꿈꾸며 선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요컨대 보이그룹에서는 이미 시작된, '(유튜브든 인방이든) 더 편하게 돈 벌 수 있는데 뭐하러 내가 그 고생을 해야 함?'이란 질문에 대한 답을 K팝 업계가 줄 수 없는 순간이 점점 다가온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기획사 또한 마찬가지로 '(어차피 외국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오는데) 뭐하러 우리가 한국인 연습생들 비위를 맞춰줘야 함?'이라고 반문할 수 있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그러니까 한국 사회에서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익숙한 풍경, 즉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비정상적인 계약구조와, 노동자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그 구조를 개선하자는 요구가 거세지자 값싼 다른 (더 절박한) 인력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통해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하는 비겁함이 이 업계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들이 맞이할 수 있는 미래 또한 우리는 예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4494
[울산 조선소 태국 근로자 7명 사라졌다…"월급 270만원 탓"] - 중앙일보, 23-05-2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Yi_JiHwan
23/05/29 05:30
수정 아이콘
'그 돈 받고 너 말고 할 사람 많아' 를 글로벌로 확장하면 조금 더 버텨질 것. 다만 진짜 버티는거지 결국 끝은 온다.

로 요약가능하군요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부스트 글라이드
23/05/29 05:40
수정 아이콘
AI와 로봇과 외국인들에게 이리저리 치인 저출산 한국은 최첨단 다민족 국가가 되었습니다.
o o (175.223)
23/05/29 05:46
수정 아이콘
지속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버렷
레드드레곤~
23/05/29 06:02
수정 아이콘
어거지로 답을 정해놓고선 껴 맞춘 느낌입니다
연습생= 3d노동이라 생각해서 기피한다면 경쟁율이 조금은 떨어지거나 추춤하는걸 증거로 들이밀어야죠
제가 현황을 모르긴 하지만 추측컨데 해외시장이 완전히 개척된 지금은 국내 연습생풀은 역대 최고 아닐가 싶은데요
다만 현지 최적화와 블핑 리사같은 역대급 성공을 본다면 해외 연습생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거 같습니다
음란파괴왕
23/05/29 07:28
수정 아이콘
여돌은 수급이 괜찮은데 남돌 풀이 말라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돈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자 연습생의 롤모델이 될만한 남돌이 사라진 때문이라는 느낌도 있긴합니다.
23/05/29 09:46
수정 아이콘
제조농축산어업의 외국인근로자는 엔터산업의 외국인 연습생과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그걸 그대로 같다고 봐버리면 논의가 좀 안맞게 되죠.
키모이맨
23/05/29 06: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사를 읽어봤는데 저는 좀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 대비 현대사회에서 가장 변화한것 중 하나가 외모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외모의 가치를 돈으로 치환하는건 과거에 비해 비교도 안되게 난이도가 낮고 방법이 많아진게 사실이죠
흔히 말하는 연예계 진입의 유형을 아이돌/가수/배우/모델/예능인 정도로 나누면 이 중 가수, 예능인을 제외하면 제1
절대조건이 '타고난 외모가 얼마나 빼어나냐'이고 가수도 당연히 외모가 빼어날수록 유리하며 예능인도 순수 예능인과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예인이 합쳐지는 형태라 타고난 외모가 얼마냐 빼어나냐가 중요조건이죠

그런데 몇십년전에는 아무리 타고난 외모가 뛰어나봤자 그걸 돈으로 치환하는 방법이 많이 없었습니다
옛날 연예인들 캐스팅 썰을 들어보면 아무 관련없는 일을 하다가 누구 눈에 띄어서 연예계에 데뷔하고 이런 썰들이 있죠

하지만 요즘은 방송 연예계에 진입하지 않아도 타고난 외모를 돈으로 치환할 방법이 훨씬 낮은 난이도로
훨씬 많이 있습니다
혹은 방송 연예계로 진입하는 길이 옛날에 비해 훨씬 다양화되었다고 해도 되겠고요
양지/음지 양면으로요

그래서 타고난 외모/끼/여타 능력이 있는 사람이 100%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들어가는 기간과 돈은 많은
K팝 아이돌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 대비 유인력이 떨어진다는건 일리있다고 봅니다
10대부터 연습생만 길면 6~7년 이상 하면서 돈 시간 갈아넣고도 데뷔 할지 안할지 모르고->데뷔해도 얼마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모르고 흔히말해서 물리면 간신히 데뷔해서 가수 오래 하고도 손에 쥔 돈 얼마 없는 그런 그룹들이
널려있는 상황에서 이거 하느니 그냥 훨씬 편하게 살면서 외모로 돈 벌 방법은 분명 많이 존재하니까요
물론 맥시멈 성공했을때의 리턴은 비교도 안되지만 사람에 따라 이전에 비해 유인력이 떨어질가능성은 충분하죠

그런데 이게 기사에서 말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지는 모르겠네요
외모로 돈 버는게 쉬워진거야 남/녀 둘다한테 적용되는데 전 양 성별 중에 외모를 돈으로 치환하는게 더 쉬운건
명백하게 여성쪽이라고 봅니다 양지건 음지건간에요 여성쪽이 명백하게 더 선택지랑 길이 많아요
그럼에도 K팝 연습생 모집에 여성지원자는 여전히 많은데 남성지원자만 특이하게 적은건 제 생각에 다른 큰
요인이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K팝 아이돌 외에도 길이 많다'가 제1 중요요인은 아닐거같습니다
심지어 가수로 데뷔했을때의 리턴 역시도 확률적으로 보이그룹이 걸그룹에 비해 제 생각에 무조건 더 높다고보고
아이돌을 지망하는 사람들도 그걸 모를리가 없는데말이죠

K팝 아이돌을 지망하는 연생이 여성은 여전히 굳건한데 남성 지원자가 눈에 띄게 부족하고 줄어들었다
는 본문의 이유로 설명되지는 않아보입니다 제가보기엔 다른 큰 이유가 있을거같네요
12년째도피중
23/05/29 06:54
수정 아이콘
논지와는 별개로 노래와 퍼포 다 취향입니다. 덕택에 잘 들었습니다.
kartagra
23/05/29 07: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새 트렌드 따라간답시고 아이돌 쪽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만. 걸그룹과 보이그룹 사정이 조금은 다르더라고요. 본문 내용은 보이그룹 쪽에 가깝죠.
결국 아이돌이라는 건 뜻부터가 '우상'인데, 현재 남자 아이돌들은 남자들의 '우상'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죠. 요새 남자 초등학생 롤모델에서 가수는 10위 안에도 못 듭니다. 그 자리를 운동선수, 크리에이터(본문에서 말한), 프로게이머(...)가 대체했죠. 반면 여성들은 여전히 가수 선호도가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이라 해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답하는 비율이 높다는 걸 생각해 보면, 여성쪽 인재풀은 있다는 얘기죠.

과거에는 뭐가 좀 달랐냐. 달랐다고 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만 봐도 10-20대 남성들에게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었고, 신화, god, 동방신기부터 슈주 빅뱅까지. 팬덤은 여초였어도 노래는 남성들도 많이 듣고 좋아했죠. 그리고 그런 보이그룹 전성기를 겪으며 탄생한 게 엑소나 bts고요. 문제는 언제부터인가, 보이그룹 노래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지게 됐다는 겁니다. 한국 남성들과 상당히 격리된 세상 속에서 사는 느낌이죠. 물론 팬덤 화력은 여전한지 돈은 잘 버는 것 같습니다만. 정작 어린 초등학생들이 보고 '아이돌 해야겠다'라고 선망할만한 보이그룹이 딱히 없었죠.
프로게이머만 봐도 '페이커' 한 단어면 초등학생 직업 선호도 순위가 설명되는 수준인데, 보이그룹은 그런 롤모델이 있냐 하면 애매했으니까요. 아이돌이나 스포츠 선수처럼 어릴 때부터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직업은 롤모델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당장 비인기종목인 피겨만 해도 김연아 이후로 인재풀이 확 늘었죠.

해외쪽도 사정이 뭐 크게 다르진 않은 게, 해외 k팝 팬들 보면 대부분 여성들 위주죠. 기사 보면 k팝 지원자 성비 9대1이라 되어있는데, 이거 딱 해외 팬덤 성비랑 비슷합니다. 한국 팬덤 성비도 아마 크게 다르진 않을 거고요. 결국 보이그룹은 몸값을 떠나, 인재풀 자체가 박살난 상태라고 봅니다. 해외 인력을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에 가깝다고 보이거든요.

반면 여돌들은 좀 사정이 다른 느낌입니다. 요새 데뷔하는 여돌 보면 02월드컵~원더걸스, 소시 데뷔 언저리에 태어나서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의 걸그룹 전성기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데뷔하더라고요. 어디 콘서트 갔다가 아이돌을 꿈꾸게 됐다 이런 얘기는 흔하게 들립니다. 거기에 조작 등으로 악명은 높았지만, 아이즈원이 걸그룹도 돈이 된다는 걸 증명한 걸 시작으로, 최근 들어선 걸그룹 쪽은 오히려 전성기가 열린 모양입니다. 걸그룹도 물론 해외 멤버들을 끼워 넣습니다만. 아예 사람 자체가 없어서 해외 멤버라도 구해서 집어 넣는 보이그룹과 다르게, 걸그룹이 해외 멤버 끼워넣는 건 일종의 전략적 수단(해외를 노리는)에 가까워 보입니다. 기피 문제나 인재풀 때문이 아니라요.

사실 걸그룹 인재풀은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음 나아졌지 절대 떨어지진 않았죠. 한국이 k팝에선 최상위 계층이다보니 해외의 온갖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몰리고, 과거였으면 배우했을 예쁘장한 애들도 요샌 아이돌로 몰리는 추세죠. 배우가 아이돌보다 외모 수준이 더 어떻고, 요샌 이런 얘기도 과거 소리 된 지 오래됐습니다. 그만큼 걸그룹 시장도 커졌고요.

[더 편하게 돈 벌 수 있는데 뭐하러 내가 그 고생을 해야 함?]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있죠. '멋있고(우상), 고점이 압도적이니까.'
스포츠 선수와 마찬가지죠. 힘든 것만 따졌으면 스포츠 선수 선호도는 아예 지저에 박혔어야 합니다 크크. 근데 왜 진로를 꿈꾸는 시기, 남성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스포츠 선수는 선호가 압도적인데 아이돌은 순위권에도 없냐. 현 남돌들이 손흥민 등의 스포츠 스타에 비해 멋있게 느껴지냐? 고점이 높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못 해준 거죠. 심지어 프로게이머처럼 친숙한 이미지도 아니고요. 본문 기사에 나온 대로 남돌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떨어지는 현상을 겪게 되는 겁니다. 다만 bts가 정신 나간 고점을 보여 주면서, bts 키즈들이 자라는 시기는 모를 것 같긴 합니다. 근데 이걸 알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죠.
반면 여돌들은 한참 전부터 여성 초등학생들의 확실한 우상이기도 했고,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다른 직업에 비해 고점도 명확히 높죠. 아무래도 여성 스포츠 선수 같은 경우 남성에 비해 연봉 면에서 확실히 모자람이 있으니까요. 멋있는데다가 고점도 다른 직업군에 비해 압도적이니, 그게 남녀 인재풀 차이를 불러왔다고 봅니다. 여기저기로 인재가 분산되는 남성 vs k팝에 특화된 여성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탈리스만
23/05/29 08:07
수정 아이콘
본문과 댓글 모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얼포스
23/05/29 10:40
수정 아이콘
본문을 완성해주는 댓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에이치블루
23/05/29 11:07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3/05/29 11: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대로 보이그룹과 걸그룹은 산업구조가 좀 다른 면이 있고, 현재까지의 추세로 보면 적어주신 내용이 맞습니다. 다만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현재의 안정적인 걸그룹의 선순환 구조가 언제든 깨질 수 있으며, 블랙스완은 그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기획사가 무엇을 대비하고 있을지가 엿보이는 사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사실 [블랙스완]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느 정도 징후적인 느낌도 있습니다). 예컨대 길지 않은 한국의 걸그룹 역사에서도 분명 암흑기가 있었습니다. 딱 댓글에서 말씀하신 '요새 데뷔하는 여돌' 세대가 태어나기 직전 혹은 직후입니다. 그 당시 데뷔한 걸그룹 멤버들은 주목받지 못한채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아마 (아이돌과 기획사 간의 불공정 계약이 이슈가 된) 지금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들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혹은 "배우를 했을 예쁘장한" 여자들이 아이돌 커리어를 먼저 밟는 이유는, 그만큼 현재의 배우 시장이 아이돌 시장보다 경쟁이 심하고 불안정하며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본문에서 예시로 든 보이그룹의 사정과 정반대 구도이지요. 저는 지금의 구도가 영원할 것이라 믿지 않습니다. 2008년만 해도 야구팬들은 당시의 인기와 리그 수준이 계속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지금 KBO가 어떤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본문엔 쓰지 않았지만, fifty fifty도 기존과 다른 공식 - 한국 시장을 배제한 K팝 - 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블랙스완을 만들어낸 기획사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우리보다 더 사정에 더 밝은 업계 관계자들은 무언가 지금보다 어목한 미래를 대비하려고 한다, 는 징후를 보인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조커82
23/05/29 14:46
수정 아이콘
지금의 kbo?? 2008년 당시보다 더 인기 있으면 있었지 2008년을 기준으로 삼을수는 없을거 같은데..
뭔가 분석 틀은 좋은데, 예시가 조금씩 핀트가 엇나갑니다.
올시즌 크보는 롯데 엘지의 선전, 기아의 중위권 분전으로 최근 몇시즌간 가장 큰 인기 구가중이니까요.
23/05/29 14:59
수정 아이콘
https://www.koreabaseball.com/History/Crowd/GraphYear.aspx
관중수만 보면 2017년에 피크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 트랜드였죠. 리그 수준이야 뭐 불과 몇달전 WBC을 안 보셨을 리는 없으니... 제 입장에서도 크보가 살아나면 좋은데, 아직은 설레발치고 싶지 않습니다.
조커82
23/05/29 15:02
수정 아이콘
WBC는 말씀하신 2017년 피크때에도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논의의 필요가 없죠.
적어도 윗 댓글에서 예시로 들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크보를 꺾이고 있다고 예시를 들면 문화산업에서 안꺾이는 분야는 없을테니까요. 그나마 고점이 정신나간 BTS 정도?? 거기도 19-20시즌 만큼은 아닐텐데요.
고오스
23/05/29 19:15
수정 아이콘
제가 느낀 K-팝 아이돌의 남녀 차이 특징은

남자 아이돌 - BTS라는 아웃라이어 제외하고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음, 그런데 가끔 뉴스보면 세븐틴이 돈 엄청나게 벌었다고 하는데 정작 아는 세븐틴 노래 한개도 없음 -> 극한의 팬덤문화

여자 아이돌 - 원걸/소시 부터 현재까지 인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각 세대별 롤 모델급 그룹이 존재하고 블랙핑크 즈음부터는 해외로 까지 알려지고 현재는 아이브/뉴진스/피프티피프티 같이 빌보드에도, 대중에게도 알려진 롤 모델들이 존재하고 대표 곡들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대중들에게 꽤 알려지고 스트리밍으로 많이 들음 -> 팬덤문화와 대중문화를 동시에 잡음

이런 차이가 현재의 남돌과 여돌의 차이를 불러온거 같습니다
쿤데라
23/05/29 08:50
수정 아이콘
노래도 생각보다 좋고, 뮤직비디오 퀄리티가 생각보다 좋네요? 대형기획사가 아니더라도 이정도 퀄리티가 나온다는게 감탄스럽습니다. 저도 본문의 논지와는 약간 다른결이지만, 우리나라 문화 토대위에 다인종화 되는 건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문화 no 다인종 yes. 우리나라 인구문제 해결할 거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보여지네요.
그 닉네임
23/05/29 10:11
수정 아이콘
3d노동기피현상이나 외노자 비유보다는
윗댓처럼 스포츠, 이스포츠에 비유한게 훨씬 와닿네요.

요즘 대두되는 이스포츠 씬의 선수 풀에 대한 문제, 최대의 적은 '스트리밍'이라는 글도 생각나구요.
내년엔아마독수리
23/05/29 10:15
수정 아이콘
국문학 수업 들을 때 "국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23/05/29 10:54
수정 아이콘
이게 테세우스의 KPOP 걸그룹인가요...

세계 진출하겠다고 영어를 쓰거나 일본시장에 가겠다고 일본어로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생산자도 소비자도 한국인이 아닌데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 거군요.
한국인들끼리 갱스터랩을 하고 힙합 문화를 생산하는 것, K-개신교를 만들어낸 것, 콩글리시나 한국식 한자어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인걸까 싶기도 하고...

본토의 문화는 계속 변해가도 본토에서 갈라져나온 곳의 문화는 본토의 정통을 고수하며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던데
30년쯤 후에 한국인들이 외국의 KPOP 그룹을 보며 '원래 KPOP은 저랬었어'라고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3/05/29 11:17
수정 아이콘
본문의 내용은 보이그룹에는 적용되지만 걸그룹에는 적용되기 힘들어 보이네요.. 확실히 요즘 보이그룹은 연생 풀도 작아졌고 대중성도 많이 잃었죠..
수뱍봐
23/05/29 12:50
수정 아이콘
블랙스완이라는 한 팀 가지고 쓸 수 있는게 맞나 싶네요
이들이 설령 탑티어 걸그룹으로 뜬다고 해도 ? 뜰거 같은데 이제 겨우 데뷔인데
김승남
23/05/29 12:53
수정 아이콘
한국인 2명 / 외국인 2명의 4인조 구성에서
2022년에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독일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추가되면 6인
그 직후 남은 한국인 멤버가 전부 탈퇴하면 다시 4인
추가로 미국인 멤버를 영입하면 최종 5인인데
왜 뮤비에서는 4명뿐인지 궁금한 사람은 저뿐이겠죠 ㅠ
(100프로 공돌이 마인드...)
23/05/29 13: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 브라질/일본인 멤버가 중간에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몸이 안좋다던데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23/05/29 13:06
수정 아이콘
간단히 얘기하면 노동 공급 수요:공급이 국내에서는 안 맞는데 해외풀까지 확장하면 맞는다는 얘기네요. 해외풀까지 넓혔는데도 안 맞으면 뭐 그냥 사업 접어야죠
새마을금고
23/05/29 13:45
수정 아이콘
홍콩영화산업같은 결말이 되지않으려면 저렇게 되어야죠
23/05/29 15:52
수정 아이콘
누구 말대로 섯부른 예측일 수도 있고 글쓴이처럼 징후일 수도 있고.

여튼 재밌는 현상이네요
23/05/29 17:00
수정 아이콘
뭔가 흐름과 의미를 찾는 좋은 시도이긴 한데

사실은 그냥 '연습생자원이 얼마나 적채되는가' 요걸로만 보면 되는 일입니다

연습생이라는건 시간제한이 있는 자원이며, 돈먹는 하마입니다

회사입장에서는 그렇고, 또 연습생입장에서도 인간으로써 가장 중요한 시기에 시간을 소모하는 일종의 도박이기도 하죠

한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 이거랑은 전혀 달라요

지금은 그냥. 나올수있는 연습생은 다 데뷔해버렸다가 현실일겁니다
23/05/29 20:56
수정 아이콘
남돌의 수입구조와 여돌의 수입구조는 완전 다릅니다.

즉 남돌 여돌 팬들의 소비구조가 너무 달라요
길게 쓰면 한 없이 길어지니 짧게 써볼게요

여돌-자기 할일만 하면 됩니다.
춤, 노래는 기본만 하면 되고 자신만의 매력만 잘 발산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남돌-90년대 00년대 10년대 20년대 남돌을 관통하는 소비 구조는 광적인 연애대상(사생) + 동성애 코드입니다. 물론 여돌도 사생+동성애코드는 있지만 남돌에 비하면 아주 적죠. k pop남돌 팬을 자처하는 다수의 외국인들도 여성이며 이 기조는 비슷합니다.

연예인을 꿈꾸는 10대 20대 남성들이 팬들이 원하는 동성애코드를 억지로 구역질나는 연기까지 하면서 일하고 싶을까요?

남돌 음지 문화는 상당히 하드하고 딥합니다.
23/05/30 00:05
수정 아이콘
정답!!!!!!!!!!!

사생, 동성애코드 둘 다 심각하죠.
꿈트리
23/05/30 10:50
수정 아이콘
웹소, 웹툰의 BL문화가 아이돌에도 있군요.
재활용
23/05/29 23:25
수정 아이콘
일본 80년대 소년대가 어쩌고 히카루겐지가 어쩌고 따지고 보면 그들이 만든 아이도루의 특성을 우리가 참고하고 변주해서 여기까지 왔죠. 외국의 누군가가 K팝과 비슷하되 다른 무언가를 들고오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저 그룹이 그 신호일 수도 있겠죠.
23/05/30 01:43
수정 아이콘
저출산이 영향이 더 클수도 있겠네요
물러나라Y
23/05/30 10: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른 글에도 적었고, 워낙 좋은 댓글또한 있기에 하나만 추가하자면 군백기로 통칭 되는 군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남돌과 여돌은 그 메커니즘이 꽤 다르지만 산업적 구조로 볼때 BTS 같은 어나더레벨을 제외하고, 어느정도 국내 대중성까지 잡는 것 까지 성공한 세븐틴의 경우에도 사실상 BTS와 같은 세대에 멤버들 군입대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판 아시는 분들은 아는 단어지만 '마의 7년'이라는 그룹의 사이클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남돌 같은 경우 그 시기가 되면 군입대라는 현실장벽이 기다리고 있고, 대체적으로 독보적인 솔로능력을 가진 멤버가 없는 이상 그룹의 활동이 길게는 4~5년이 멈춰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사에서는 이 시기 전까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해외에서 조금만 반응이 오면 무조건 해외로 돌려버리죠. 즉, 우리같은 일반 대중들은 잘 모르지만,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남돌들은 살인적인 해외스케쥴을 돕니다. 심지어 BTS 조차 본인들 스스로도 군백기 이후 컴백했을 경우 지금같은 영향력을 유지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지요.

반면, 여돌 같은 경우에는 군문제에 자유롭기 때문에 남돌처럼 '강제된 공백기'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룹이 인기가 있다면, 정해진 스케쥴을 지속적으로 돌면 되고, 그룹이 크게 흥하지 않을 경우에도 각종 예능이나 방송출연, 심지어 CJ 계열의 주기적으로 열리는 서바이벌을 통해 남돌에 비해 제약없이 출연이 가능합니다. 남돌은 군백기 때문에 여러가지 제약을 고려 안할 수 없는 상황과는 다르죠.

군백기 말고도 결정적인 것은 팬덤차이입니다.
아이즈원 이후로 남성팬들이 돌판에 꽤 유입이 되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돌과 여돌의 차이가 존재하듯, 남팬과 여팬은 성향이 꽤나 다릅니다.

위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남돌의 여성팬들은 꽤 오랜기간 팬심을 유지하는 반면, 남성팬들이 돌판에 유의미한 존재를 가지기 시작한 건 불과 3년 내외라고 봅니다. 즉 남성팬들이 여성팬들 수준의 팬심을 가질 수 있느냐? 라는 의문점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여돌 같은 경우 2세대인 소녀시대가 확립한 모델인 3~4년 차에 피크를 찍고, 저정도 기간의 이미지 소비가 끝난 이후에 후발 주자에게 자리를 내주는게 국내 여돌판의 흐름이었습니다. 즉, 남성팬들이 보여준 이제까지의 흐름은 길어야 3~4년 정도라는 겁니다.

트와이스가 국내에서 절정을 찍었던 시기는 2017~18년 정도이고, 지금 일본을 비롯한 공연으로 매우 잘나가고 있지만(멤버들이 사실상 돈 버는 시기), 국내에서는 4세대 후배들에게 트렌드세터 자리를 이미 내 준 상태죠. (블랙핑크는 이 모델에선 벗어나 있는 그룹이고, YG 자체가 저런 문법에 따르는 기획사는 전혀 아니다 보니 논외로 하고요.)

즉, 여돌팬은 흥행사이클이 정해져 있어서 교체주기가 빠른 반면, 남돌은 충성도 높은 팬덤때문에 흥행사이클 교체가 여돌에 비해 빠르지 않습니다. 이 말은 새로운 남돌이 기존 남돌의 팬덤을 뚫고 자리를 잡는 게 여돌에 비해 난이도가 말도 안되게 높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넘사벽인 BTS라는 존재로 인해 더더욱요. 그 BTS 조차 초반에는 국내 시장에서 꽤나 버거워 했지만, 자신들의 출중한 실력과, 당시 독보적 존재였던 EXO가 중국인 멤버들의 병크덕에 주춤거리는 사이 '피땀눈물'로 국내탑에 오르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이후에 흥행 브레이크가 고장났지만요.

그런 상황에서 저출산까지 겹치고, 다른 분야의 워너비들에 비해 압도적 우상감을 뽐내지 못하는 남돌은 연생부터 기피하게 되고, 솔로나 래퍼 혹은 배우나 뮤지컬쪽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거죠.

남돌의 부진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3세대가 너무 멀쩡히 건재하고, BTS가 남긴 아우라가 너무 짙기 때문이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그룹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확고한 팬덤을 가진 기존 남돌들은 여전히 잘 나가겠지만, 신예 그룹들은 전망이 밝지 않다고 봅니다. 결정적으로 여돌엔 여성팬이 붙는 반면, 남돌에는 남성팬이 붙지 않죠.(이게 가장 결정적인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882 [일반] 새 카메라와 렌즈로 찍어본 전투기 [25] 한국화약주식회사10285 23/05/29 10285 12
98881 [일반] 팀켈러 목사님이 지난 5/19 소천하셨습니다 [60] Taima12877 23/05/29 12877 24
98880 [일반] K-의 미래 [35] lexicon14896 23/05/29 14896 16
98879 [일반] [팝송] 마일리 사이러스 새 앨범 "Endless Summer Vacation" [2] 김치찌개7326 23/05/29 7326 0
98878 [일반] 뉴욕타임스 5.25. 일자 기사 번역(중국의 부동산 위기) [19] 오후2시13125 23/05/28 13125 0
98877 [일반] 호흡기바이러스 창궐 [12] 지나가는비13668 23/05/28 13668 13
98875 [일반] 넷플추천) <아메리칸 언더독> - 인생 역전의 기회는 어떻게 오는가 [7] 마스터충달8994 23/05/28 8994 10
98874 [일반] [팝송] 비치 웨더 새 앨범 "Pineapple Sunrise" [2] 김치찌개6132 23/05/28 6132 0
98873 [일반] <범죄도시3> - '절반'과 '유효' 사이.(노스포) [63] aDayInTheLife11611 23/05/27 11611 2
98872 [일반]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현실과 한계 [104] 퀘이샤16749 23/05/27 16749 36
98870 [일반] 반려묘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19] 우주전쟁9899 23/05/27 9899 40
98869 [일반] 울산 음주운전 뺑소니 피해자가 12일 사망했다고 합니다. [78] Croove18472 23/05/26 18472 1
98865 [일반] 교권 침해의 문제는 다른 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64] 정치적무의식12738 23/05/25 12738 14
98864 [일반] 삼국지에서 주 1개를 들고 스타팅할 수 있다면 피잘러들의 선택은? [83] 자급률12947 23/05/25 12947 1
98861 [일반] 아기가 너무 이쁘네요 [112] 보리차17269 23/05/25 17269 76
98860 [일반] RX 6600과 비교한 RX 7600 게임 성능 슬라이드 및 269달러 공식 확인 [31] SAS Tony Parker 9613 23/05/25 9613 1
98858 [일반] 에스컬레이터를 보면서 신기한 점 [39] 具臣9288 23/05/25 9288 1
98857 [일반] 엔화 또 연중 최저치… 5개월만에 138엔대로 떨어져 [12] 기찻길10564 23/05/25 10564 0
98856 [일반] 가치 있는 인간이고 싶었다 [14] 상록일기8708 23/05/25 8708 12
98855 [일반] 아이 부모의 숙명, 수면부족 [57] 흰둥12352 23/05/25 12352 13
98854 [일반] 뉴욕타임스 5.10. 일자 기사 번역(뉴욕시 재건을 위한 도시 개발) [5] 오후2시11187 23/05/24 11187 8
98852 [일반]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극단적 방법..... [114] 마르키아르15055 23/05/24 15055 2
98851 [일반] [노스포] 인어공주 후기 [120] 만찐두빵19747 23/05/24 19747 3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