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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7/23 16:43:46
Name 마구스
Subject [일반] 영어 원서를 읽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몇가지 팁 (수정됨)
영어 원서를 읽어보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 혹은 겁이 나서 미루기만 했던 분들 계신가요? 다년간 원서를 읽으며 시행 착오를 거친 제가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원서를 읽기 위해 어떤 사전 준비 작업이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원서 독해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영어 원서를 읽는 겁니다. 다른 준비는 필요없어요. 아주 기초적인 문법 이해도 없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바로 원서 독해로 뛰어드시면 됩니다. 다만 무슨 책으로 시작할지가 중요해요. 너무 어려운 책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고, 그렇다고 쉽지만 재미는 없는 책이라면 계속 읽고 싶은 기분이 안 들겠죠. 제 경우엔 얼음과 불의 노래가 첫 원서였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좋은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제 실력에 비해 너무나도 어려웠거든요. 고통스러운 걸 넘어 고행에 가까울 정도의 경험을 마치고 한 3권까지 꾸역꾸역 읽은 뒤에는 훨씬 편해졌습니다만, 보통은 그 전에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책'과 '쉬운 책' 중에 저라면 '쉬운 책'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길 권합니다. 물론 둘 다 만족시키는 책이라면 더욱 좋겠지만요. 그래서 어떤 책을 볼 것인가 하면, '내 영어 실력에 비해서는 좀 쉬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만한 책이 딱 좋습니다. 그래야 큰 스트레스 없이 꾸준히 읽을 수 있어요.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모르는 단어가 세 개씩 튀어나오는 책이라면 중간에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원서 독해는 꾸준함이 생명이에요.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순간 머릿속에서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게 아닌 영어를 영어 자체로 이해하는 직독직해 능력이 자연스럽게 배양됩니다. 거기서부터 책의 난이도를 조금씩 올려나가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럼 내 실력에 맞는 책은 정확히 뭘까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어설프게라도 답해보자면, 본인이 '지금 당장 아무 준비 없이 토익을 보러 가도 700점 정도는 나온다' 하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막상 읽어봤더니 해리 포터도 어렵게 느껴진다? 동화책 레벨로 내려갑시다. https://k-12readinglist.com/reading-lists-for-elementary-school-children/ 여기 보면 나이대별 추천 도서가 있는데 한 계단씩 더 내려가면서 본인에게 맞는 책을 찾아보면 됩니다. 꼭 저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구글링하면 나이대별 추천 도서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참고로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에게 읽히겠다 하면 해리포터도 과하게 어려운 책입니다)

그래픽 노블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살짝 비추합니다. 왜냐면 그래픽 노블은 좁디좁은 말풍선에 대화문을 구겨넣기 위해 다른 곳에서는 안 쓰는 그래픽 노블 전용 축약어가 난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축약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상당히 괴로울 수 있어요. 그래도 꼭 그래픽 노블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하자면, Invincible과 Bone이 괜찮습니다. Invincible은 반전 매력이 있는 슈퍼 히어로 만화고, 다른 하나는 코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소동극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반지의 제왕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선과 악의 장대한 대결로 변해가는 멋진 만화입니다. 아니면 웹툰의 영어 번역본도 있습니다. www.webtoons.com 은 네이버 웹툰의 공식 해외 연재 사이트인데요, 한국 웹툰 번역본도 있고 외국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도 있습니다. 저는 문장의 흐름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책이 만화보다는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훨씬 낫다고 보긴 하지만 정 어렵다면 웹툰 번역본으로 원문과 비교하며 보는 것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자, 본인 수준에 맞는, 너무 어렵지 않은 ebook을 amazon에서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모르는 표현이 나오네요? 이제 본인만의 단어장을 만들 차례입니다. 단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랜 기간 원서를 읽으며 습득한 저만의 노하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영어 단어와 한국어 뜻을 매치시키는 '단어 암기' 방식이 아니라, 예문 중심의 '맥락적 단어 이해' 방식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플래시카드 프로그램에 제가 저장해놓은 단어장 예시를 가져와봤습니다. 보시면 처음 보이는 앞면이 예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뜻은 뒷면에 달아놨습니다. 여기엔 '해당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해석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굳이 단어 자체의 뜻을 외울 필요는 없다'라는 원칙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예문 중심으로 공부하면 스트레스가 훨씬 덜합니다. "ply, 직업이나 활동 등의 일을 하다, 정기적으로 다니다 왕복하다..." 이런 식으로 30분, 1시간 넘게 단어를 암기하고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습니까? '문장이 제대로 해석되기만 하면 오케이'라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심적으로 훨씬 편해요. 원서를 보면서 모르는 단어, 표현이 나올 때마다 체크해놓고 나중에 정리해서 본인만의 예문 단어장으로 만들어놓으면 됩니다.

제가 읽은 원서에서 ply라는 단어가 '일을 하다'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칩시다. 그런데 영어 사전을 보면 다른 뜻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른 뜻도 같이 정리해두는 게 편합니다. 안 그러면 똑같은 단어로 공부를 두세 번씩 해야 되거든요. 이때 너무 어렵지 않고 적당한 예문을 찾는 게 중요한데, 네이버 영어 사전, britannica dictionary나 Cambridge Dictionary 등의 인터넷 영영사전 등에서 예문을 구할 수 있습니다.(참고로 britannica dictionary는 레이아웃이 보기 편해서 제가 애용하는 사전 사이트입니다) 예문 전용 검색 사이트 sentencedict.com라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구 chatgpt, claude 등도 있죠. 'ply에 ~~라는 뜻이 있는데 각 뜻을 이용해  쉬운 예문 3개 정도 만들어줘!'라고 부탁하면 아주 잘 들어줍니다. 이 맥락적 단어 이해 방법을 확장시키면 문장 역시 대화라는 맥락 안에서 구현될 수 있으니 '대화문형 단어 습득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제가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어서 뭐라 말하기 그렇군요.

책을 읽다 보면 단어를 알아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문장도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그래서 예전엔 한국어 번역본이 있는 책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했었는데... 지금은 번역기 성능도 많이 좋아졌고 심지어 챗봇은 번역기보다 해석을 더 잘해주잖아요? 도저히 모르겠으면 챗지피티와 상담합시다. 본인의 문법 이해에 갭이 있어서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챗지피티의 친절한 설명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예전엔 원서와 사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한참을 끙끙거리곤 했는데 세상 참 좋아졌어요.

리스닝도 같이 하고 싶다고요?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 원서의 경우 웬만하면 오디오북이 달려 있거든요. 우리나라랑 영어권 출판 시장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일 겁니다. 대신 이북과 달리 오디오북은 가격적으로 조금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들으면서 동시에 읽어도 안 될 건 없지만 리스닝에 초점을 맞추려면 듣기만 따로 하는 게 좋습니다. 눈으로 읽은 부분을 나중에 오디오북으로 다시 듣는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익숙해지고 나면 오디오북으로만 한 권을 다 읽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 단계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죠.

원서를 몇 권 읽고 나면 자신감이 조금 쌓였을 겁니다. 이제 관심 있는 분야의 책으로 뛰어들면 됩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번역본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던 책을 읽는 것, 보통은 그게 원서 읽기의 최종 목표입니다.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같은 분야의, 같은 작가의 책을 읽을 계속 읽는 게 좋습니다. 작가마다 자주 쓰는 표현이 다 다르거든요. 동일한 작가의 책을 연속해서 읽으면 익숙한 표현을 계속 만나게 되니 편합니다. 반면 영어 실력 자체를 더욱 향상시키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다양한 분야의, 다른 작가의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게 좋습니다. 저는 판타지 소설을 주로 읽는데요, 말이 달리는 속도에 따라 trot, canter, gallop으로 구분된다든지 중세 시대 성벽과 관련된 표현이라든지 하는 건 익숙하지만 주방용품이나 화장품과 관련된 단어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어휘력을 전반적으로 늘리고 싶다면 여러 분야의 책이나 잡지 등을 두루두루 읽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앞서 한 얘기를 반복하자면, 원서 읽기는 단거리 경주처럼 접근하면 금방 퍼집니다. 천천히, 오랜 기간 즐기려면 공부가 아니라 원서 읽는 걸 취미로 받아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난이도를 낮춰서 시작한 다음 조금씩 올리는 걸 권장드립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원서를 읽으며 깨달은 간단한 팁이었습니다.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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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좋은빛살구
24/07/23 16:48
수정 아이콘
요즘 독서에 관심이 있어서 하루 열장 읽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뭔가 이런 글을 보니까 영어 원서로 열장 읽기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크크크
마구스
24/07/23 17:21
수정 아이콘
사실 원서를 처음 읽으면 열장도 절대 쉽지는 않아요. 특히 한국어 책에 비해 글자 크기가 작고 글자 간격 훨씬 촘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화책부터 시작해보시죠 흐흐
24/07/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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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감사합니다. 생생한 경험이 느껴집니다.
마구스
24/07/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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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Karmotrine
24/07/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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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하나 사봤는데 단어 개어렵습니다 매 쪽마다 모르는 단어 두개씩은 무조건 나옴 포기함 크크 내 초딩미만 어휘력에 치얼스
마구스
24/07/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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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뉴베리 수상작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아동 도서상이라고 해놓고 청소년 도서에 가까운 책이 자주 선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진짜 아동 도서부터 시작해보시는 건?
24/07/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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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연령에 따른 사용 어휘가 다른 겁니다
영어권 유학파 박사하고 와도 올챙이가 영어로 뭔지 모를테니까요...
24/07/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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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원서를 읽으며 습득한 저만의 노하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영어 단어와 한국어 뜻을 매치시키는 '단어 암기' 방식이 아니라, 예문 중심의 '맥락적 단어 이해' 방식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이부분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영어를 교과서적으로 말고, 한글패치 안된 디아블로2 배틀넷에서 외국인들 대화하는거 자연스럽게 습득한 케이스이다보니 그런지 한 문장에 모르는 단어가 몇개 있다고 해서 해석이 안되진 않더라구요. 그냥 문장 구조랑 내가 알아듣는 단어, 문법 배열 보고서 맥락을 대충 유추하고 해석하면 그게 맞음... 크크

초 3때 알파벳 처음 배우고나서 초중고대까지 다 영어는 잘했습니다. 토익도 지금 마지막으로 본 지 8년은 됐는데, 공부안하고 봐도 900은 넘구요.(최고점이 945였네요.)

원래는 외국인들이랑 영어로 대화하는건 잘 못했었는데, 그것도 영드나 미드같은걸 하도 보다보니까(자막은 켜두는데 자막도 결국 번역이라그런가 해석의 신뢰도를 평가하게됨.) 그런지 친구들이랑 유럽여행 가서 통역을 제가 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구요.

요즘은 한국어 번역본 구하기 힘든 영어원서나 번역본이 신뢰가 가지 않는 미니출판사에서 번역된 책들 그냥 원서로 사서 읽고있습니다.(요즘 취미가 홀덤인데 홀덤관련 책들이 그렇더라구요...) 공부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라 그런지 확실히 진도는 많이 느리긴 하지만
마구스
24/07/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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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실전을 통한 영어 습득이 확실히 빠르다고 하더라고요. 전 오디오북이나 특정 분야를 설명해주는 유튜브 비디오는 발음을 또박또박 해주는 편이라 들을만 한데, 연음이 난무하는 미드는 아직 많이 어렵더군요. 앞으로 리스닝 실력을 더 늘리려면 미드를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하하
이오르다체
24/07/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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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어실력이 노답 of 노답이라서 pgr에서 누군가가 추천해주신 유아 영어 동화책부터 시작해봤는데 그럼에도 단어 때문에 막히더라구요. 이제라도 좀 열심히 해야 하는데...
마구스
24/07/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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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달린 아동 도서 목록을 amazon에 검색해서 들어가보면 책 표지 밑에 Read sample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거기 클릭해서 키보드 화살표로 넘겨보다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이구나를 적당히 파악 가능해요. 샘플은 돈 드는 거 아니니까 시간 날 때 뒤적거려보세요!
키스 리차드
24/07/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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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는 생소한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비추입니다...
이게 원래 있는 단어인지 작가의 창작인지 분간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ㅜㅜ
마구스
24/07/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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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우라면 비문학 책이 나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소설에 비해 의미가 명확하고 깔끔하 편이거든요. 관심 분야의 비문학 책을 보는 것도 좋은듯요.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 관심 있다면 Liftoff: Elon Musk and the Desperate Early Days That Launched SpaceX도 괜찮고, 요즘 유행하는 AI에 관심 있으면 Genius Makers: The Mavericks Who Brought AI to Google, Facebook, and the World도 괜찮고... 동화책 레벨을 극복하신 분이라면 이런 쪽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하카세
24/07/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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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북으로 영어로 된 만화책 보며 연습해야지 했는데 이북 고르다가 멈췄습(...)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마구스
24/07/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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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입니다!
24/07/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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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보통 국어를 잘하는 분들이 영어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읽기라는 행위 자체에 재미를 붙여야 외국어가 빨리 느는게 아닌가 싶네요
작성자분 본문 읽으니 더 그렇다는 느낌을 받고요
마구스
24/07/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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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원래 책을 좋아했을 공산이 높긴 하죠. 영어 실력을 높이고 싶은데 책에는 별 관심이 없다면 다른 방식도 있어요. 미드도 있고... 또 좋아하는 분야의 유튜브를 보는 게 대표적 예죠. 아이돌을 좋아하든, 축구를 좋아하든, 게임을 좋아하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원어민의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으니까요. 요즘엔 자동으로 달리는 영어 자막도 퀄리티가 엄청 좋아졌더라고요!
24/07/2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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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분들 특성상 전공서적이나 비문학쪽으로도 좋은 댓글들 주셨는데
저의 경우는 학생때 해리포터를 원서로 너무 재밌게 읽었던지라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네요 흐흐
말씀주신 '예문 중심의 맥락적 이해'를 통해서 외국어 진입장벽이 엄청나게 낮아졌던걸 체감한 계기기도 했구요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컨텐츠를 통해서 외국어를 익히는게 이상적인 방식이라고 느껴지긴 합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보통 어학실력을 위해서 컨텐츠를 접하는게 아니라, 컨텐츠를 접하다보니 어학실력이 느는 경우에 가깝지만요
세상 모든 질높고 재미있는 컨텐츠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는것도 상당히 크지요

요즘 중국에서 퀄 높은 게임이 많이 나오고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보니
예전에 HSK는 땄지만 딱히 재미를 느낄 컨텐츠가 없어서 유기했던 중국어 실력이 느는걸 체감하고 있는데요
Chatgpt가 제공하는 어학 보조가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어학공부겸 즐길 수 있는게 많아지는구나 싶습니다
샤크어택
24/07/2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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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학공부 좋아해서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하나 의견내면 본인 직업이나 전공 관련 책을 읽으면 읽는 것에 낯섬 없이 익숙해짐에 가장 수월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문학책들은 잘 안 써본 형용사가 많고 흥미와 상상력이 필요하니까요. 같은 이유로 애들 책 해리포터보다도 외려 뭐 David Goggins의 Can't Hurt Me 같은 자전 에세이랄지 유발 하라리의 사피언스 같은 책이 언어의 벽 낮게 읽기 훨씬 편하고요.
마구스
24/07/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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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는 책의 대부분이 소설이다보니 예시도 소설 위주가 됐는데 생각해보면 비문학 쪽이 처음 접하긴 훨씬 편할 것 같긴 하네요 크크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24/07/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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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사실 자기가 제일 잘 아는 분야가 접근하기도 쉽죠.

그런 면에서 저에겐 전공서적이 가장 무난했습니다.(이과 기준. 문과는 잘 모르겠습니다.)

교과서이다 보니 정확한 영어표현이 많고, 문학적으로 어려운 표현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고등학교 수준 문법이라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잘 아는 분야니까 접근도 쉽고 이해도 쉽죠.

그러다가 서서히 확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구스
24/07/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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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서적을 지금 읽으라면 전 지겨워서 못할 것 같지만 전공 분야와 관련된 책은 좋은 접근법 같아요.
김삼관
24/07/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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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책이면 술술 읽힙니다 
그걸 한국어로 정확히 번역해서 문서화하는게 무지막지하게 고되긴 하지만요
번역가 분들 대단하십니다 
마구스
24/07/2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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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게임 번역에 참여해본 적 있는데 확실히 아는 내용이라도 한국어로 옮기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근데 하다보면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기도 하던...
아서스
24/07/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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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에 원서를 좀 읽었었는데요.

역시 관심사에 맞는 책을 읽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공부의 지속은 흥미와 동기부여에 달려있는지라...


제 생각에 해리포터같은 영어 소설은 영어공부 단계의 끝판왕입니다.

한국어의 풍부한 의태어/의성어 역할을 영어에서는 그냥 풍부한 동사 표현들이 하는지라...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며 의태어/의성어 특유의 "느낌"을 잡는게 끝판왕 난이도인것처럼, 우리도 영어의 동사 이미지 잡는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살금살금" 가다 creep, sneak, slink
"스르르륵" 가다 slither
"허둥지둥" 가다 scurry, scramble
"느릿느릿(터덜터덜)" 가다 trail, trudge
"쏜살같이" 가다 dart, barrel
"성큼성큼" 가다 stride
"쌩쌩" 가다 zoom, zip, whiz


오히려 비문학 글에서는 "가다"라는 표현을 그냥 "move" "go" "come" 같은 중립적인 느낌의 단어로 주로 표현하고,

어려운 단어가 나와도, 어감이 필요한 동사보다는 그냥 1:1 직역이 수월한 명사들 위주다 보니, 비문학이 읽기가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마구스
24/07/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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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서를 소설 위주로 읽고 해리포터도 얼불노나 반지의 제왕 이후에 읽은 나머지 난이도를 과소평가한 것 같군요 크크. 여러 댓글에서 지적해주신 대로 논픽션이 처음 접근하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게 별로 없어서 뭘 읽으라고 추천하긴 어렵지만요. 그래도 비문학에서 소설로 넘어가고 싶으면 해리포터도 첫 선택으로 괜찮다고 봐요. 여튼 웹소설 몇 개 빼면 제가 읽은 소설 중에서는 제일 쉬운 축에 속하기는 해서...
일반상대성이론
24/07/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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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서적 보다보면 애매한 번역서보단 원서가 이해가 더 쉬운…
마구스
24/07/2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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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학생 때 번역본 보다 화딱지 나서 원서랑 비교해놓고 읽은 기억이 있긴 합니다. 아니 원서도 아니고 실제로는 프랑스어 책의 영어 번역본이었네요.
24/07/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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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영어를 잘 못했던 입장에서 요즘 정말 오랜만에 토익 공부 중인데, 공감 되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단어 하나의 뜻을 독립적으로, 기계적으로 변환해서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외워야 한다는 강박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어떤 단어의 변환은 바로 되지 않아도 느낌과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면 문장과 맥락 속에서 이해 되는 경우가 많고 이럴 때 마다 참 신기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외국어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많이 읽고 그때마다 되새기고 까먹고 다시 익히고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익힌다는 게 참 어렵고 지난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재능이 없구나 싶었던 영어 실력이 그래도 쪼금씩은 느나? 싶을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 정도 공부량과 노출도로는 끝이 없겠구나 하는 답답함도 느껴지고 그러네요
마구스
24/07/2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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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상 생활에서 영어와의 노출도를 늘리면 좋죠. 영어로 관심 분야를 설명해주는 유튜브를 여럿 구독했다가 영상 뜨면 바로바로 본다든지, 아니면 레딧의 관심 서브레딧을 구독해서 pgr만큼 자주 들어가본다든지...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다양하게 노출되도록 만들면 도움이 되는듯요.
전기쥐
24/07/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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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많이 있어서 스크랩합니다.

영영사전 싸이트 이용을 예문 중심으로 맥락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마구스
24/07/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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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김재규열사
24/07/23 22:59
수정 아이콘
영어원서 첫 입문하시는 분들은 어린이 청소년용 추천합니다. 대형서점 가면 junior 코너가 있는데 거기서 재밌어보이는 책을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객관적으로 자기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아동용 동화부터 시작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동네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 찾아가서 원탁의기사랑 로얼드 달 저서 등 초등생 대상 수업교재로 쓰이는 것(50페이지 내외) 사서 읽으면서 시작했습니다.  
나름 토익 고득점이라고 자신만만했다가 잘 안넘어가는 부분이 많아서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마구스
24/07/2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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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기에는 짧은 책이 괜찮은 것 같아요. 시작부터 500페이지 넘는 책을 고르면 다 읽기 어려우니... 한 권 다 읽으면 충족감도 생기고요.
24/07/2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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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경우 각권 1챕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의성어 의태어 색깔 분위기 등등 명확한 맥락이 없이 묘사로 시작해서 떡밥을 던지거든요.
그냥 넘어가고 2챕터부터 읽으면 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마구스
24/07/23 23:43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소설에서 제일 읽기 어려운 부분이 묘사고 제일 쉬운 부분이 대화문이긴 하죠.
24/07/23 23:29
수정 아이콘
<눈물을 마시는 새> 영문판 나오면 바로 도전입니다!
마구스
24/07/23 23:46
수정 아이콘
눈마새 번역은 허정범(Anton Hur)이라는 번역자 분이 맡으셨다고 하더군요. 한국 문학 작품도 몇권 번역하셨던데 번역 스타일에 익숙해질 겸 잠깐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크크
쩌글링
24/07/24 01:53
수정 아이콘
윔피키드 읽고 있습니다.
많이 추천 받는 책인데 아직 댓글에 없어 추가합니다.
장마의이름
24/07/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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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는 내용을 알고 있어서 실력대비 잘 읽히는 편인 것 같아요.
저는 magic tree house 같은 얇은 챕터북(그림이 많은, 그러나 상당수의 페이지가 글자로 빽빽하게 채워진 수준) 한두권으로 트라이를 해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여기서부터는 그냥 헬스 무게치듯이;; 난이도별로 천천히 높혀가면서 읽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광고는 아니고) 저는 웬디북이라는 사이트를 추천드려요. 영어원서 난이도를 평가할 때 Lexile이란 지표와 AR Book Level이라는 지표를 많이 사용하는데 웬디북은 저 지표별로 대부분의 책을 정렬해놓았습니다. 조금 더 어려운 책! 을 고를 때 참고하기 매우 좋아요.
사람되고싶다
24/07/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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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저도 요새 심심해서 영어 원서 읽을까 이래저래 찾아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말씀하신 것과 같이 난이도와 흥미죠. 난이도가 적정한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전혀 재미가 없고, 관심있는 주제는 경제, 역사, 외교 같은 것들이라 난이도가 미쳐 날뜁니다 크크크크크크. 특히 역사 관련 책은 서술이 문학적이라 진짜 미침...

아이패드도 있고 전자책 단말도 있는데 정작 책을 어디서 읽어야할지가 애매합니다 흐흐. 아마존이 끝판왕이긴 한데 이게 전자책을 읽어보고 결정을 못하니...
노둣돌
24/07/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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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전공서적 말고는 원서를 읽은 기억이 하나도 없군요.
처음 접한 원서가 물리화학(Physical chemistry) 책인데,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 사전 찾아서 적은 게 아마 20-30 단어는 됐을 거에요.
이러니 영어에 취미가 붙을 수가 없었겠죠.

연구주제가 바뀌어 새로 보고서나 논문을 읽을 때면 처음에는 내용 파악이 잘 안되다가, 한 1년 정도 지나 그 분야의 내용이 충분히 파악되고 나면 원서도 술술 읽히는 마술이 펼쳐집니다.

처음에 전공서적 대신 재미난 동화책이라도 읽었어야 했는데, 이젠 늙어서 한글로 된 책도 눈에 들어 오질 않네요.
아카데미
24/07/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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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원서를 주문했습니다
작심삼일이 되지않고 완독할 수 있기를....
24/07/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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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알라딘 중고서점 원서코너 가니까... 종이 질도 좋고 상태 좋은 해리포터 하드 커버 원서도 1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더군요. 마침 이 글 읽고 가서 원서코너를 조금 더 관심 갖고 살펴봤네요~
24/07/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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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작년부터 원서로 쉬운 책들 읽고 있는데, 딱히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진 않고 책보듯이 술술 넘기니까 영어가 는다는 느낌은 없습니다크크
그냥 재미로 읽어요. 원서로 책을 고르면 한국어 책을 고를 때와 기준이 달라져서 완전 새로운 책들을 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오디오북 없이는 책 읽는 속도가 안나서 오디오북의 노예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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