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2/18 10:04:05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단세포적인 사고

생명의 기본 단위 중 하나인 세포를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세포하나로 이루어진 생물도

있으니 세포는 가장 근본적인 생명의 모습입니다. 하나의 세포들은 세포벽이나 세포막으

로 쌓여져 외부와 구분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포벽이나 세포막이 없다면 세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생명이라는 것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에너지는 외부에서 얻어야만 하는 겁니다.

따라서 세포벽이나 세포막은 외부와 단절을 의미하면서 또한 외부와 연결시키는 통로라

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나트륨펌프 [sodium pump]나 삼투압, ATP에너지 따위의 골치 아픈 이야기

는 접어두고...(솔직히 잘모름..--;;)

세포벽이나 세포막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포 자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면서 생명

활동을 영위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세포벽이나 세포막이 외부와 차단하는 역할만 한다면 세포는 생존 할 수 없습

니다. 에너지원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요. 반대로 외부와 차단하는 역할을 잘하지 못하

면 세포는 죽게 됩니다.

그럼 세포벽이나 세포막이 어떻게 존재해야 세포는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필요한 것은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것은 걸러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하나하나의 세포들은 이러한 역할을 충

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배우거나 하지 않았어도 말입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거를 것은 거르는 것..이것이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이

고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런 세포들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들의 생존방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거를 것은 걸러야 합니다.

생물학적인 면도 그렇지만 사회적인 활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걸러야 하는가?

다시 세포의 예를 들겠습니다.

암의 발병 원인 중에 세포간의 잘못된 의사소통을 원인으로 꼽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이쪽 세포에서 전달된 것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다른 세포에 퍼트려 그

것이 정상적인 세포를 암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이나 어떠한 모임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오해를 마치 정

확한 정보인냥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서 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겁니다. 그런 잘못

된 정보로 인한 선입관과 오해가 개인이나 모임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실례

를 굿이 들지 않아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세포는 외부에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일에 나트륨 펌프라는 작용을 이용합니다.

동물세포의 경우 이 펌프의 유지를 위해서 생체의 모든 기초대사 에너지의 25% 정도가 소

비된다고 합니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일이 얼마나 신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힘써 배우고 익히는 이유는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고 무엇을 걸러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

다름 아님입니다. 그냥 남이 주는 데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생각을 별생각 없이 확대 재생

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onnection Out
04/12/18 10:52
수정 아이콘
총알이모자라님의 다방면에 걸친 박식하심에 매번 경탄할 수 밖에 없군요. 각기 다른 여러 분야에서 삶의 철학을 이처럼 오묘히 끌어내시다니 정말 존경합니다. 총알이 모자라님께서 쓰신 글만 따로 추려서 읽어보곤 하는데 에세이로 출간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Connection Out
04/12/18 11:31
수정 아이콘
정보의 주고받음에 기초대사 에너지의 25%가 소모된다니 놀랍군요.
보통 우리는 누군가와 의사 소통을 할 때 자기 나름의 거름체(filter)를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근데 그 거름체라는 것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라서 마치 라디오 방송국 골라 청취하듯이 상대방의 표현중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뽑아내곤 합니다.

하물며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는데도 그런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동시에 각기 다른 거름체를 가진 여러 사람을 파고 드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글을 보면서 새삼 느껴집니다.
fastball
04/12/18 12:22
수정 아이콘
본문과 상관없는 얘기인데..
제가 생물공학과 출신인데..
대충 암이란...세포의 사이클이 있는데...세포는 언젠가는 죽고
다시 생기는 사이클인데..암세포는 죽지 않죠...
그래서 계속 번져가는 겁니다....먹는 영양분이 암세포로 많이 갑니다.
...그래서 암에 걸리면 섭생이 정말 중요합니다..
대략 암이란 제가 공부한바에 의하면(정확한건 아닙니다만.)
스트레스나 기타 외부요인에 의해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이 일어나는 경우죠..
그래서 흡연...이나 스트레스..잘못된 음식물 섭취...등에 의해 많이
생기죠..
우리나라 사람은 예전 부터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지만..
요즘은 많이 먹죠..그래서 대장암의 발병률이 엄청 높아졌고..
폐암..등은 기타 환경공해부터..여러가지 요인이 있죠..
암이나 여러가지 당뇨등 성인병을 피하려면..
누구나 하는 말이자만 운동과..먹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고..
스트레스를 피해야죠..
몸건강하세요...
Timeless
04/12/18 12:35
수정 아이콘
정말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좋은글입니다. 재미도 있구요.

암세포를 다른쪽으로 해석해서 다시 사회에 연관시켜도 좋겠군요. fastball님 말씀처럼 세포는 apoptosis라는 세포자멸사 기전에 따라 죽어야 하는데 암세포는 그 과정 없이 분화만 해갑니다.

이렇게 보면 암세포를 '이단아'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또 기형종 같은 암세포는 그 지역과 다른 녀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궁에 머리카락이나 이빨이 생겨버리는 것이지요. 역시 이것도 사회의 어떤 것과 연결해 볼 수 있는 소스가 되겠습니다.

또한 암은 가족력이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는 암세포 생성이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반영합니다. 백혈병의 일부는 이미 그 gene이 밝혀져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개인의 사회상이 '가족의 영향'이라던가 '선천적'이라는 것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이런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한 번 쯤 총알이 모자라님 처럼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조금만 바꾸어 생각하면 이런것이 가능하군요. 놀랐습니다.
피그베어
04/12/18 13:56
수정 아이콘
Connection Out님의 '에세이로 출간하도 되겠네요'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구경만1년
04/12/18 17:18
수정 아이콘
흠 어느곳에서나 함부로 말씀하시는 분들(대체로 수다좋아하시는분들)이 많은곳에선 잘못된 오해들이 많이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때
그런 경우를 당한적이 있어서 말이죠..
그런분들의 문제는 대체로 그 당사자와는 잘 알지도 못하거나 제대로 말도 해보지 않으셧으면서 그사람에 대해서 모든걸 아는양 다른이들에게 퍼트린다는거죠.. 그러면서 다른사람들이 다른곳에서 자신의 뒷담화를 하는건 극히 싫어하면서 말이죠.
말 함부로 하시는분들 마음대로 판단하고 상상하시는분들..
조금씩만 신중하게 생각을 해주었으면 하는생각 간절히 해봅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사람들을 잘 알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Go2Universe
04/12/18 18:25
수정 아이콘
사실 갈수록 잠언 형식의 글에는 거부감이 먼저 일어납니다.
사실 그 거부감은 그말이 굉장히 합당하기에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왜 저런 좋은 생각이 있는데도 우리는 그 생각대로 하지 않는가 라는 것 때문에 말이죠. 뭐 당연하게도 백마디 좋은 말이 있어도 사람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슴 아픈일인거죠.

불합리한 세상과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찬 사회를 고치기 위해서 사실 필요한건 잠언이 아니라 사람 개개인의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사람 개개인의 변화라는건 정말로 요원한 일이게에..

그래서 이 글보니 씁쓸한만 더해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73 컴퓨터랑 놀기.....................-_- [24] FTossLove3270 04/12/20 3270 0
9772 여러분들은 스타를 처음 하셨을 때...^^ [33] EzMura3201 04/12/19 3201 0
9771 컴퓨터는 강하다?? [38] 헤르젠4510 04/12/19 4510 0
9770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8] 꽃을든남자♡3176 04/12/19 3176 0
9767 오~필승 코리아~ [70] th4556 04/12/19 4556 0
9766 [잡솔] 최인규, 최수범 선수를 보았습니다. [17] 요린★4249 04/12/19 4249 0
9765 레퀴엠의 인생역전 [27] SEIJI5822 04/12/19 5822 0
9764 스타리그 주간 MVP (12월 셋째주) - 박용욱 [7] nting3280 04/12/19 3280 0
9762 테란,저그,프로토스들의 주역 현재 상황 [27] legend4906 04/12/19 4906 0
9761 2002 월드컵 복수 매치? [9] Episode3109 04/12/19 3109 0
9758 오늘 축구합니다. [16] th3320 04/12/19 3320 0
9757 프로게임계의추세를 알고싶다면, 배틀넷으로. [13] OnePageMemories4694 04/12/19 4694 0
9755 흐음.. 난 테란이 어울리는가? [9] 히꾸임5698 04/12/19 5698 0
9754 친우여, 자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9] minyuhee3539 04/12/19 3539 0
9753 이번 주 로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20] 어딘데4809 04/12/18 4809 0
9752 스타리그 주간 MVP (12월 셋째주) [109] nting4175 04/12/18 4175 0
9751 스타크래프트의 미래.. [10] Ebimjireh3082 04/12/18 3082 0
9750 개념은??? [9] NaDia3013 04/12/18 3013 0
9749 에어 캐다나 빈스 카터... 트레이드 되다. [11] 임정현3283 04/12/18 3283 0
9748 학교라는 것은?? (사학법관련) [15] 적 울린 네마리3276 04/12/18 3276 0
9746 이번주 위클리 쇼ㅏ킹 베스트 뽜이브~~ [22] 오이부침4734 04/12/18 4734 0
9745 박종수vs박경수.'추뢰보.!'"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지만 자세히는 볼 수 없다네……." [4] 오줌싸개3258 04/12/18 3258 0
9744 단세포적인 사고 [7] 총알이 모자라.3085 04/12/18 30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