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슬플땐 눈물을 흘린다.
그 이유는 자신의 아픔이 모두 담긴 슬픈눈을 가리기 위해서다.
────────────────────────────────────────
━ 1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비록 앞을 볼수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맑고 투명한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년에게는 아무런 친구가 없었습니다.
앞을 볼수 없는 그 소년은 바람과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하는것이 전부였지요.
어느날 소년은 자신의 모든 비밀을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 사실 내 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보석이야 ..
누군가 날 정말로 사랑한다면 난 그 사람에게 내 눈을 줄꺼야.
이게 내가 가진 전부이거든.. "
바람은 언제나 그렇듯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소년은 조용히 웃음지었습니다.
━ 2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마을에서 제일 예쁜 소녀가 어느날 부터 소년의 친구가 되어준 것입니다.
소년은 꿈이 아닐까 매일 자기 볼을 꼬집어 보았지만,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에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둘은 함께 언덕위에 올라 따스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함께 잠들곤 했습니다.
소년은 이 행복이 영원하기를 바랬지만 행복은 언제나 그렇듯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부터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소녀가 커다란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힘들게 힘들게 찾아간 소녀는 작은 침대위에 누워있었습니다.
비록 소녀를 볼수는 없었지만, 소년은 한참을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슬픈 결심을 했습니다..
" 오늘이 마지막이겠구나..
이게 너에게 해줄수 있는 내 전부야 .. "
잠깐의 신음소리후..
소녀의 곁에는 슬픈빛이 감도는 검은 다이아몬드 두개가 놓였습니다.
━ 3
다음날 소녀는 그 작은 마을을 떠났습니다.
떠나는날 소녀는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활짝 웃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소녀가 웃음을 궁금해 하며 쑥덕거렸지만 소년은 평소와 다름없이 작은 언덕위에 올랐습니다.
한가지 평소와 다른점이 있지만 두 눈에 붉게 물든 천을 두르고 있다는것 뿐이었죠.
소년은 오랜만에 바람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 슬픈 목소리로 다시 속삭였죠..
" 내가 바보같지?
사실 그날 그녀가 내 뒤에 있었다는건 나도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녀가 사랑한건 내가 아니라 내 눈이었다는것도 .. 모두 알고 있었어.. "
소년의 눈에선 눈물대신 붉은 피가 흘렀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아직 하고픈 말을 다 못했는지 ..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 다 알면서도 왜 그랬냐고..?
난 그녀를 정말 사랑했었어..
아주 오래전부터 볼순 없었지만 항상 느낄수 있었거든..
단 한번만이라도 같이 있고 싶었어..
단지 그뿐이야.. "
바람은 조용히 소년의 눈에 흐르는 피를 날려보냈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왜 사람은 언제나 손해만 보는 사랑이란걸 하는지 ..
왜 소년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남아있는건지 바람은 알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