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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7 14:45:08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운칠기삼 [運七技三]
運 : 돌 운
七 : 일곱 칠
技 : 재주 기
三 : 석 삼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이다. 곧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

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하는 것이어서 결국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

이다. 중국 괴이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이

와 관련된 내용이 실려 있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

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

명의 신에게 술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

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

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

푼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선비를 꾸

짖고 돌려보냈다.


승마나 경마에도 운칠기삼과 비슷한 용어가 있다. 마칠기삼(馬七騎三)이 그것인데, 말이

뛰는 데는 말 본래의 능력이 7할, 말을 모는 기수의 능력이 3할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쉬

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 우공이

산(愚公移山)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출처 - 네이버지식인



사실 세상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어느 정도는 차이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

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사회적 평등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 구요. 나름대

로 공정한 규칙으로 싸우는 스포츠나 게임에 관해서 이야기하렵니다.


스포츠나 게임에서도 완전하게 공정한 게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 개인이 타고난 능

력과 노력의 차이가 존재하니까요. 모든 것이 각자의 노력과 능력에 달렸다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교과서의 이야기일 뿐 실제로는 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게 사실일 겁니다.


일단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완전한 공정성을 위해 바둑을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컴퓨터

대 컴퓨터로 시합을 한다고 했을 때 둘은 능력차이가 없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힘듭니

다. 그래도 승패는 갈리게 되는데 이때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컴퓨터의 능력차이가 없기 때문에 횟수가 많아지면 결국은 5:5의 승부가 되겠지만 단 한번

의 승부에서는 어느 쪽이 이길지 예상하기 힘든 것입니다.


운이라는 것을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면 승부의 세계는 더욱 흥미진진해집니다. 아주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는 사람들이 하는 플레이는 더더욱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운이 좋으면 이

길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래서 과감

하게 도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지나친 자신감으

로 일을 망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승패를 좌우하는 것의 7이 운이라는 건 사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

은 자신의 준비된 기3이 운7을 불러온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신설법인 중 1년을 버티는 것이 약 30% 정도입니다. 그리고 5년마다 다시 30%만

이 남습니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것보다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숫

자가 그렇다고 보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노력을 해도 안되는 경우도 있고 별다른 노력

없이 쉽게 무엇인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 없이 무엇을 얻는 경우에

도 그것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놓쳐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이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이 게임상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마인이 대표적이

죠. 때로는 자충수가 되기도 하고 기막힌 묘수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승부는 재미있

는 겁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그런 운의 요소를 가미해서 생각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 선수 오늘 운이 좋군..." 하고 말입니다. 운이라는 것은 누구에게 따를지

모르는 것이지만 그 미지의 요소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게 하는 포인트임은 분

명합니다. 운 따위는 핑계라고 생각지는 마세요. 운 조차 없는 삶은 더 재미없을 테니까요.



ps.별다른 뜻은 없고 그냥 운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것입니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운이라는 요소를 인정하면 세상은 또 다른 면을 보여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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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04/12/07 15:17
수정 아이콘
운칠기삼^^ 좋아하는 말이지요. 하지만 뒤에 이말을 꼭붙이고 십군요.

삼이 커질수록 칠도 커진다라는
04/12/07 15:36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도 이미 총알님의 글인줄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안녕하시죠?

아무튼 운... 그것은 분명히 만드는 것이지요.
와룡선생
04/12/07 15:50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로긴하네요..
저도 제목만 보고 총알님 글인줄 알았어요..
운칠기삼.. 역시 총알님의 글은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어서 정말 좋아요

lovehis님도 안녕하시죠?
lovehis님도 글좀 써주시죠..
이디어트
04/12/07 16:26
수정 아이콘
아.. 간만에 만나는 총알님의 글인듯...
운칠기삼... 하지만 제가 얼마 살진 않았지만, 수능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확실히 할수있는말은, 시험치기 전까진 운에 기대서는 안됩니다.
때로는 3의 기로 7의 운을 넘을수있다고 믿고, 계속 공부하셔야합니다.
그리고 7의 운은, 매길때 바라는겁니다.
그러니 공부하실때만은 우공이 산을 옮기는 정신으로... 공부열심히하세요;;
비롱투유
04/12/07 16:3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난폭토끼
04/12/07 17:15
수정 아이콘
글도 글이지만, 삼이 커질수록 칠도 커진다는 댓글의 말씀도 너무 와닿네요.
적 울린 네마리
04/12/07 17:3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동안 運七에만 기댄건 아닌가 생각되네요
(사실 運十을 바랬을지도..)

요즘 피지알 들어올 맛 나네요^^
아케미
04/12/07 17:32
수정 아이콘
제가 이번 기말고사를 그럭저럭 잘 본 것도 운이 많이 따른 것이지만, 기도 그만큼 됐다는 쪽으로 해석을…-_-;
이건 농담입니다. 뭐 그렇지요, 세상이 짜여진 대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재미없겠습니까! 갖가지 잣대를 들이밀어도 알 수 없는 것이 승부죠. ^^ 역시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4/12/07 18:00
수정 아이콘
정말 그러고 보면 당시의 '기세를 타는' 선수들에게 운이 좋은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인 대박이라던가 스캐럽 사기(!) 등등 말이죠..
올빼미 님 말씀처럼 삼이 커질수록 칠도 커진다.. 생각만 해도 기운이 나네요.^^
모진종,WizardMo
04/12/07 18:30
수정 아이콘
ai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게임공학과) 만약 같은 논리대로 최적의 길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구현한다면 항상 같은 수순대로 돌을 두게됩니다. 장기나, 오델로 같은경우는 첫돌에서 게임이 끝나는 모든 경우의수를 '어느정도' 예측할수있기에 뛰어난 실력을 갖게 할수있습니다. 때문에 두대의 컴퓨터가 항상 최선선택의 알고리즘을 가졌다면 먼져 두는 컴퓨터가 무조건 이기게 되어있죠. 바둑은 그것이 불가능하고... 자유도가 관건이겠네요 좁고 좁은 게임에서는 운일기구? :)
안전제일
04/12/07 19:19
수정 아이콘
저울을 기울게하는 마지막 한개의 추-가 바로 운이겠지요.
뭐..그것도 뛰어다녀야 만날 확률이 높은거 아니겠습니까.^^;
로또의 확률이 아무리 수천만분의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걸 걸어야- 그 미약한 확률이라도 있는 것처럼요.
(역시..이래서 우리 언니님과 제가 다른 건가요. 나도 로또를!+_+)
사고뭉치
04/12/08 02:57
수정 아이콘
후... 로또를! +_+

잘 읽었습니다. ^^*
04/12/08 10:03
수정 아이콘
저도 제목 보고 총알 님 글인 줄....^^;;

가끔 생각하는 건데 운이라는 것도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따라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쨌거나 총알 님 말씀에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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