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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2/05 01:19:02 |
Name |
kama |
Subject |
K-1 2004 월드 그랑프리! |
국내에 이종격투기 열풍을 몰고 왔던 단체 중 하나인 K-1이 사실상 올해를 결산하는 월드 그랑프리2004를 개최했습니다. MBCespn에서 생중계(라고 보이는)를 해주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이종격투기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MMA와 같은 룰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커다란 남정네들이 끌어안고 뒹구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해서^^;; 마운트 자세니 암바니 키락이니 자세한 것을 안다면 재미나게 볼 수 있겠지만 그런 단계는 아니죠. 그래서 이종격투기 중에선 입식타격기 위주인 K-1을 가장 즐겨보는 편이죠. 좋아하는 선수도 제일 많고(미르코 크로캅과 마크 헌트은 프라이드로 갔지만)
하여튼 오늘 열린 월드 그랑프리2004는 말그대로 2004년 챔피언을 가리는 시합입니다. 엄청 복잡한 방식으로 16명을 뽑아서 어떤 선정기준인지는 설명하기가 힘드네요ㅡㅡ; 하여튼 16명을 뽑아놓고 16강을 거쳐 올라온 8명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루게 되는 것입니다.
아, 밑은 전부 경기 결과이니 나중에 재방으로 보실 분들은 그냥 '뒤로'를 살며시 어루만져 주세요~ 그리고 선수 호칭은 빼겠습니다.(너무 많다는......)
일단 신기하게도 개막발표를 전지현 씨가 하더군요. 임주완 캐스터는 전지현 선수라고 말하기도. '여친소' 흥보차 한 것 같은데 하여튼 신기했습니다. 인사도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하기도.(본론은 일본어로 했지만)더욱 황당했던 것은 2004 월드 그랑프리인데 2001년이라고 말했다는......ㅡㅡ; 더욱이 개막행사였던 소년소녀의 가라데 시범. 야구방망이 격파가 3-4번 실패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집니다.(결국 다른 사람이 와서 격파!) 하여튼 심상치 않았던 개막식^^;;; 폭죽터지고 각 선수 소개되고 하는 장면은 멋지더군요. 엄청난게 큰 홀에 관중도 꽉꽉.(6만 5천명 정도 왔다고 하네요)
1경기 : 제롬 르 밴너 vs 야마다 히로미 - 수퍼 파이트
본선 토너먼트가 치뤄지기 전에 치뤄진 수퍼 파이트입니다. 수퍼 파이트는 말 그대로 이벤트 경기죠. 더욱이 이번 수퍼 파이트는 16강에서 아쉽게 떨어진 두 명이 붙어서 더욱 흥미진진~ 제롬 르 밴너는 K-1을 아는 사람이면 다들 아실만한 선수입니다. 복싱을 기본으로 하는 과감한 러쉬와 한 방이 넘치는 펀치력으로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죠. 야마다 히로미는 아마추어 복서에 폭주족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로 최근 일본 선수 중에 두각을 보이고 있죠. 후반에 농락 당하기는 했지만 레이 세포와의 16강도 볼 만 했고요.
둘 다 펀치력을 내세운 러쉬가 특기인 만큼 짧은 탐색전 후에 난타전으로 돌입했는데 확실히 제롬 르 밴너가 우위를 보이더군요. 연타력이나 강도 전부 우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재밌게도 결판은 로우킥으로 났네요. 링에 몰린 상태에서 로우킥을 맞은 야마다 히로미가 쓰러진 후 무릎에 부상을 호소하며 가볍게 끝이 났습니다. 제롬 르 밴너 16강에서 석연치 않은 기권패를 당하고 부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 했는데 여전히 건재하더군요. 다만 최근 주가를 올리던 야마다 히로미의 부상이 어떨지 좀 걱정스럽습니다.
2경기 : 카오클라이 vs 마이티 모 - 8강 토너먼트
서울 대회로 우리나라 K-1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카오클라이(데니스 강을 한 방에 실신시켰던......). 라스베가스 대회를 훅 하나로 평정한 한 방의 마이티 모. 체격 차나 몸무게 차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던 두 선수입니다. 거기에 나이 차도 상당했죠.(마이티 모가 31, 카오클라이가 21ㅡㅡ;) 스피드와 힘의 대결로 예상되었던 시합.
카오클라이는 16강에서 붉은 전갈 이그나쇼프를 상대했던 것 처럼 빠른 움직임과 동물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한 치고 빠지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이티 모가 상당히 연구를 한 것 처럼 대응을 잘하더군요. 빠지는 순간에 훅이나 킥을 날리고 그 덩치로 하이킥까지. 하지만 한가지 간과했던 것 같습니다. 카오클라이는 단순히 빠른 선수가 아닌 무에타이의 정점에 오를 만큼의 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죠. 거의 엔지그리나 다름 없었던 오른발 하이킥 한 방.(왼발이 거의 공중에 떴죠) 훅을 날리려 달려들던 마이티 모가 피할 틈도 없이 카운터로 얼굴에 그대로 박혔죠(정말 박혔습니다ㅡㅡ;) 더욱이 오른팔에 걸리는 바람에 뒤돌려차기까지 추가. 마이티 모는 일어나려는 의식은 있었지만 몸이 반응을 못하더군요. 쓰러진 황소가 일어나는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된 후 결국 K.O를 당했습니다.
카오클라이, 기존의 K-1강자들, 나가사코 츠요시나 이그나쇼프를 이긴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빠른 움직임, 동물적인 감각(하이킥 피하는 건 예술!), 다져진 맷집, 거기에 매서운 펀치력과 몸무게가 두 배는 나갈 선수까지 한 방에 보내버리는 파워의 킥, 더욱이 무서운 것은 자신감일 것입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온 몸에서 넘치는 선수죠.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마이티 모 선수는 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쨌든 인생은 한 방! 선수의 계보를 훌륭하게 이어갈 것 같네요. 훅은 정말 살인적인데다 여러가지로 발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3경기 : 무사시 vs 레이 세포 - 8강 토너먼트
일본의 자존심인 무사시, 제롬 르 밴너와 함께 무관의 제왕이라 불리는 레이 세포의 대결입니다. 레이 세포야 노가드와 같은 화려한 쇼맨쉽과 멋진 연타, 한 방의 부메랑 훅으로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선수죠. 사모아 인의 혈통이라 생긴 것도 미남! 반대로 무사시는 한국에서 인기가 정말 없는 선수죠^^; 일본인인데다 경기 스타일이 수비 후 카운터 위주라 경기가 좀 지루하긴 하니까요. 광속 클런치라고 조롱받기도 하고. 하지만 사실상 K-1에서 좋은 성적을 내주는 일본인이자 정도회관의 에이스라 일본에서는 인기 만발! 경기가 재미없게 가서 그렇지 방어능력이나 경기 조율 능력, 맷집과 정신력은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킥에도 달인이죠.(공격과 방어 모두ㅡㅡ;)
경기는 예정대로 갔습니다. 사실, 재미없었죠^^; 일단 물러나며 로우킥 위주로 대응하는 무사시. 카운터 킥을 조심하며 공격적인 움직임만 보이는 레이 세포.(카오클라이는 빙빙 돌며 킥을 시원하게 날리기라도 하죠ㅡㅡ;) 라운드 후반마다 레이 세포의 러쉬가 있긴 했지만 역시 광속 클런치에 무산ㅡㅡ; 구석으로 모는 레이, 빙빙도는 무사시, 레이가 러쉬하면 무사시 방어하다 킥, 레이는 막고 다시 처음. 이런 패턴이 지속되었습니다. 3라운드 가서는 무사시가 적극적으로 덤벼들었지만 역시 확실한 유효타나 접전은 별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연장. 연장도 비슷했죠. 펀치를 날리는 레이, 방어하면 킥으로 응전하는 무사시......그리고 결국 무사시가 연장 판정에서 이겼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론 레이의 우세라 봤는데.......(서로 결정적인 유효타가 적고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선수의 손을 들어줘야 정상이죠) 일본이라는 홈의 이점이 있던 것 같습니다만 어차피 워낙 비슷했기 때문에 좀 애매하긴 하더군요......하여튼 레이 세포는 이걸로 다시 한 번 내년을 노리는 수 밖에 없겠네요.(하나 재밌던 것은 슬립으로 넘어진 레이 세포가 자동적으로 디펜스 자세를 취하는 것 같더군요. 요즘 MMA연습하나......)
4경기 : 피터 아츠 vs '화이트 버팔로' 보타
사실상 K-1을 만들다 싶은 20세기 최고의 킥복서 피터 아츠, 복싱 챔피언 출신으로 처음에는 별볼일 없었지만 자신의 복싱 스타일을 갈고 닦아 16강에서 제롬 르 밴너를 제치고 올라온 보타. 최고 관심사는 나이와 허리 부상을 딛고 8강에 오른 피터 아츠의 활약여부였습니다. 말그대로 앤디 훅이 세상을 뜬 후에 피터 아츠는 K-1의 상징과 다름 없었으니까요. 링 장악력과 경기 운영, 이제는 없어진 필살 하이킥 대신 갈고 닦은 니킥으로 새로운 격투 인생을 시작하는 피터 아츠. 하지만 확실히 무뎌지긴 무뎌졌죠(사실 16강에선 맥도널드의 승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보타도 뭐 나이 면에선 만만치 않지만.
그러나.....많은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허무하게 결판이 났습니다. 결판이 난 것도 아니죠. 견제 로우킥을 날렸던 피터 아츠, 그대로 발목에 이상을 호소, 게임 셋......보타는 사실 주먹 한 번 제대로 뻗지 않고 승리를 얻었습니다. 하, 피터 아츠.....부상이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네요. 사실상 선수 생명의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오늘 부상은 별거 아니라고 해도, 전체적인 몸이 약해진 것은 분명한 듯 보이니까요) 보타는 제롬 르 밴너 전도 그렇고 연속으로 시원치 않은 승리를 얻어 본인도 개운하진 못할 듯 싶었습니다.
5경기 : 어네스트 후스트 vs 레미 본야스키 - 8강 토너먼트
디펜딩 챔피언 레미 본야스키와 4번 챔피언에 올랐던 관록의 어네스트 후스트와의 대결, 이 시합은 결전 토너먼트 전부터 뜨거웠죠. 레미가 작년에 우승한 것은 내가 없었기 때문에다, 라는 어네스트 후스트의 발언 때문이었죠. 실질적으로 8강 멤버 중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 둘이 맞붙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오늘의 프라임 매치!.....일지도^^;)
사실상 격투가로는 전성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어네스트 후스트(점점 너구리처럼 되가죠^^;) 혜성같이 등장해 멋진 외모와 깔끔한 매너, 거기에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K-1의 일인자로 등극한 레미 본야스키. 1라운드 초반에 놀랍게도 후스트가 뛰쳐나가 거칠게 달려듭니다. 슬로우 스타터인 레미를 초반부터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라 생각은 했지만 나이 많고 수 싸움에 능한 선수가 그렇게 공격하니 좀 놀랍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레미도 펀치를 잘 막아내며 라운드 중반부터 응수합니다. 3라운드에 들어가자 거의 난타전이 되더군요. 펀치 연타로 덤비는 후스트, 니와 킥으로 맞대응하는 레미. 서로 심한 데미지를 입지도, 입히지도 못했지만 재밌었습니다^^; 어쨌든 연장으로 돌입. 연장도 비슷한 양상이었죠. 펀치의 후스트, 니와 킥의 레미의 난타. 연장도 거의 비슷했다고 보여집니다만 중간에 터진 레미의 어퍼가 효과가 있었는지 연장 끝에 레미 본야스키가 판정으로 이겼습니다.
어네스트 후스트. 사실상 이제 내리막 길이 아니냐 싶었지만 여전히 무섭더군요. 예전같이 뻗어나오는 펀치와 묵직한 로우킥은 보이지 않지만 운영면에서는 단연 K-1최고! 체력도 떨어진 것 같진 않고요(오히려 레미가 더 힘들어보인다는......) 하여튼 챔피언 간의 대결은 서로 실력이 비슷했는지 우세를 점치기 힘든 공방 속에 끝났습니다.
6경기 : 시빌 아비디 vs 게리 굿리지 - 수퍼 파이트
16강에서 마이티 모와의 난타전에서 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게리 굿리지, 여전히 난동을 잘 피우는 프랑스의 악동 시빌 아비디의 한 판입니다. 서로 난타전을 즐기는 공격일변도의 선수라 3라운드는 절대 안간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시작하자마자 서로 달려들어서 마구 휘두르더군요. 첫 접전은 체격상 우위에 있는 굿리지의 승. 하지만 로프에 몰린 아비디의 카운터가 적중하면서 형세가 역전되는군요. 비틀거리는 굿리지. 하지만 펀치에는 우위에 있었는지 결국 끝내지 못하고 역공을 당합니다. 약간의 정적 후 다시 난타, 이번에는 굿리지가 착실히 유효타를 터트리며 몰고 나갑니다. 다운도 당하고 얼굴에 펀치를 계속 맞던 아비디는 맞펀치와 킥으로 버티지만 라운드 끝나기 바로 전에 결정적인 오른쪽 훅을 맞는군요. 고개가 완전히 돌아간 훅. 비틀거리며 간신히 일어나지만 연타에 무너지고 심판이 경기 종료를 알립니다.
딸의 양육비 때문에 링에 돌아온 굿리지, 마이티 모와 대결에서 완패를 당하며 역시 전성기가 지났어, 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직 펀치력과 맷집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7경기 : 카오클라이 vs 무사시 - 4강 토너먼트
여러 K-1의 강자를 무너트리며 이번 토너먼트 최고의 신데렐라로 부각된 카오클라이. 정도회관과 일본 격투계의 자존심을 걸고 올라간 무사시. 사실 이 시합은 무사시가 벼르고 있었죠. 서울 대회에서 카오클라이가 무너뜨린 선수들, 나가사코 츠요시나 코야바 신고가 모두 정도회관의 대표선수였기 때문이죠.
둘 다 수비를 우선으로 하는 선수들(체격 조건이 좋지 못하죠, 둘 다) 역시 소극적으로 합니다. 체격조건이 그나마 우위에 있는 무사시가 조금 압박하는 정도. 카오클라이의 킥은 번번히 막히고, 무사시도 킥과 펀치를 날리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달려들진 않네요. 라운드 중반에는 오히려 카오클라이가 공세적인 입장으로 바뀌고요(이래서 무사시가 경기 재미없게 한다는 소리를 듣죠) 하지만 이그나쇼프마저 뒷걸음치게 했던 펀치와 킥도 무사시의 방어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 지루한 공방전 끝에 3라운드. 3라운드 되니까 무사시가 조금은 적극적으로 나서더군요. 하지만 역시 서로 제대로 된 유효타 없이 경기 종료, 연장........연장 끝. 무사시 승......
점점 연장전의 최강자가 되가는 듯한 무사시입니다ㅡㅡ; 방어능력이나 운영 면에선 흠잡을 것이 없지만 아쉽긴 아쉽네요. 어쨌든 무사시,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갑니다.
8경기 : '화이트 버팔로' 모타 vs 레미 본야스키 - 4강 토너먼트
재밌게도 모타의 K-1데뷔전이 레미였죠.(둘이 친한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모타는 전적도 좋지 못하고 제롬 르 밴너 전 빼고는 뚜렷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게다가 제대로 싸운 제롬 르 밴너 전도 개운치 못한 기권패) 레미의 낙승을 예상했습니다만......복싱 챔피언의 경험과 펀치는 매섭더군요. 나이도 많으면서 체력도 좋고.
전체적으로 모타가 빠른 원투와 강력한 보디 블로우로 경기를 제압해 나가더군요. 첫 데뷔때와는 달리 킥에 대한 방어도 좋고 무엇보다 자신의 무기인 펀치를 상당히 갈고 닦은 모습이 보이더군요. 8강 후스트의 펀치에도 잘 대응했던 레미가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특히 '흥, 흥'이라는 멋진 기합(?)과 함께 내뻗는 원투는 시원시원. 체력이 약한 레미는 거듭되는 보디연타에 더욱 고생했죠. 물론 킥과 니를 통한 맞대응은 괜찮았죠. 어쨌든 3라운드까지 모타가 약간 우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심각한 데미지를 입은 쪽은 없었지만 유효타나 경기 장악면에서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종 치기 바로 직전, 펀치를 날리고 뒤로 빠지는 모타의 얼굴에 하이킥이 그대로 적중합니다. 다운. 비록 금새 일어나긴 했지만 판정에서 다운은 결정적이죠. 그 한 방으로 약간의 우세가 역전되고 극적으로 레미 본야스키가 결승에 올라가게 됩니다.(레미가 상당히 지쳐있었기 때문에 연장을 가도 힘들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론 이 시합으로 모타의 팬이 되기로 했다는^^;(시합도 시합이지만 그 기합소리와 할아버지 같은 외모가 맘에 들어서입니다~)
9경기 : 무사시 vs 레미 본야스키 - 결승
결국 작년과 똑같은 대진이 완성되었군요. 둘 다 풀라운드에 연장도 치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더욱이 레미 본야스키의 경우는 휴식시간이 짧았고 전 경기에서 보디블로우에 워낙 고생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사시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튼 서로 같이 입장하는 멋드러진(그리고 긴~) 입장이 끝나고 시합 시작!
역시나 무사시는 방어......레미는 무사시가 킥에 능하다고 판단했는지 펀치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갑니다. 하지만 2라운드 쯤에 약간 변화가 생기는데 무사시가 3연속 로우킥을 날렸던 것이죠(사실 오늘 무사시의 모든 시합 중에서 가장 강한 공격이었습니다ㅡㅡ;) 이 공격에 휘청한 레이. 데미지를 입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플라잉 하이킥(ㅡㅡ;)을 날리다가 링 밖으로 떨어져 버리는 사태까지.(이런 건 처음 보았습니다. 로프 위로 뒤집어져 떨어졌다는......) 이래저래 왼쪽 무릎쪽이 좋지 못한 듯한 레미. 하지만 오히려 이게 계기가 되었는지 2라운드 후반과 3라운드에는 열성적으로 달려듭니다. 원래 생긴거나 체격과는 다르게 레미의 특기가 펀치, 킥, 니 가릴 것 없는 폭발적인 러쉬죠.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체력이 떨어져 보이는 무사시는 다리를 노리는 로우킥을 간간히 뿌립니다. 레미가 우세하긴 했지만 결국 3라운드 끝나고 결국 연장.
연장......레미 화난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그야말로 연타, 한 번 더 나가 떨어질 듯한 모습까지 보이며 달려듭니다(사쿠다 주심이 간신히 잡았죠^^;;;;) 체력이 떨어진 무사시는 가드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안면을 내주더군요. 사실상 3분 내내 샌드백 치듯 공격을 가한 레미 본야스키. 판정......재연장ㅡㅡ; 레이 세포 때나 카오클라이 때, 그리고 이번 경기 첫 연장까지는 '확실히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었어'라는 마음으로 보던 저도 폭발했습니다ㅡㅡ;(순간, 저건 사기다! 홈이라도 저건 너무해!라고 외쳤다는) 공격적인 행동, 유효타, 데미지 상황 모두 10 대 8정도 우세라고 봤었는데 말이죠. 레미도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하지만 재연장에서도 초반 1분 정도 체력을 비축했던 레미, 남은 2분 동안 울분(?)을 터트려버립니다. 큰 것은 피하거나 막았지만 유효타를 계속 내준 무사시.
결국 2004 월드 그랑프리는 레미 본야스키의 2연패로 끝이 납니다. 레미 선수 정말 기뻤는지 수상 내내 울더군요.
결론 :
1. 세대교체가 이뤄지다. 8강 중 완전 신인이 3명(카오클라이, 마이티 모, 모타), 레미나 무사시도 두각을 보인 것은 최근이었죠. 더욱 전통의 강호였던 피터 아츠와 후스트는 4강 진출 실패. 이제 K-1은 레미 본야스키를 중심으로 흐를 것 같습니다(물론 수퍼 파이트에서 제롬 르 밴너와 게리 굿리지가 건재함을 보이기는 했지만)
2. 무사시.......잘하는 건 알겠다만 재미가 없어~ 하지만 동양인의 체격으로 연속 2위라는업적을 쌓은 것만 해도 이 선수가 쌓은 노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특히나 무사시로서는 정도회관의 에이스, 일본의 자존심이란 측면에서 이기는 시합을 고집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하지만 같은 동양인으로 세계 강호를 거꾸려트린 카오클라이는......경량급인 맥스에서 지존을 지키는 동양 선수들은......생각도 들긴 드는군요ㅡㅡ;)
3. 오늘 가장 멋지고 통쾌했던 장면을 뽑으라면 역시 카오클라이의 점핑 하이킥, 게리 굿리지의 피니쉬 훅, 레미 본야스키가 링 밖으로 나가떨어지는 장면 정도^^;;; 그중에서 카오클라이의 킥은 정말이지 K-1 역대 K.O장면 중에서도 순위를 다툰다고 봅니다.
4. 레미 본야스키. 정식으로 킥복싱을 배운 것은 대학 때라고 알고 있는데 정말 잘하더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얼굴도 잘생기고 몸도 왜소한(다른 거구의 선수에 비해서입니다. 키가 크고 근육이 탄탄해 보이죠) 선수가 링 안에서는 그렇게 잘 덤비는지. 링 밖에선 매너좋고 사교성 좋다고 소문난 선수인데, 흠흠.
P.s) 워낙 경기가 많았던데다 MBC게임 팀리그와 번갈아 보기도 했고 더욱이 기억력이 원래 좋지 못해 경기 내용 중에 좀 잘못된 점이 있을지 모릅니다. 잘 봐주시길^^;;;;
P.s-2) 어째 복귀 후 첫 글이 스타와는 상관 없는 글이로군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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