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번 금요일 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를 구경 갔고, 어제는 엠게임 세중게임월드 구경을 갔습니다. 참 오랜만의 외출이었네요. 메가스튜디오에 대한 것은 예전에 새단장을 했을 때 소개를 한 적이 있어서 생략하겠습니다. 그때와 그리 달라진 것은 없었네요. 많은 관중과 조금은 더운 실내환경,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면 찾아오는 적막감까지.(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는 중계진의 방송이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라디오 준비해야죠.) 아, 메가스튜디오가 처음과 달라진 것은 옵저버석이 좀 구석으로 들어갔다는 것 정도 같군요. 음료수를 사서 갔는데 처음 보는 옵저버분이 계셔서 그냥 인사도 못하고 구경만 하다 갔네요^^
그에 비해 엠게임쪽은 많이 바뀌었더군요. 그나저나 세중도 참 오랜만에 갔습니다. 만나는 분들마다 너무 오랜만에 왔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죄송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안동원 작가님, 옵저버 이우호님, 김철민 캐스터, 그리고 두 해설위원까지 모두 밝고 건강한 모습이라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피지알 회원분도 만났죠. 요즘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여자친구를 사귀셨다더군요^^
그럼 오늘 게임후기와 함께 또 주저리주저리 써볼까 합니다.
1. 세중게임월드의 폐쇄와 엑스박스의 철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세중게임월드가 폐쇄되었습니다. 피씨방은 약간 자리를 옮겨서 계속 되고 있지만 엑스박스가 완전히 철수해 버렸죠. 여기저기 있던 엑스박스 게임기들이 사라져서 좀 텅 빈 것 같더군요. 대신 엑스박스 매장만 하나 작게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게임기를 화려하게 보이도록 해주는 조명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바깥쪽에 있던 대형 멀티비전 둘도 사라졌더군요. 다른 것은 몰라도 그건 좀 아쉽더군요. 너무 사람들이 몰릴 경우 바깥쪽에 나와서 멀티비전 보면 편했거든요.
그래도 이제 넓어진 통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구경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폐쇄된다는 소리를 듣고 엠게임도 자리를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계속 하더군요. 물론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모른다고 합니다만…. 다시 여의도 스튜디오로 가야 한다면 팬들이 보러 가는 것도 힘이 들지만 그것보다 스케쥴이 겹치는 선수들에게 정말 힘든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메가스튜디오에서 세중까지 가는 것은 정말 가까워서 쉽지만 여의도로 가려면…. 늘어나는 게임 속에서 그나마 서로 붙어있기에 다행이었는데, 계속 그렇게 붙어있었으면 좋겠네요.
매장들 중에서도 많이 바뀌었더군요. 선수대기실과 DVD 영화방이 있던 곳은 각각 식당과 보드게임카페가 들어서 있었고, 선수대기실은 좀 더 뒤쪽으로 밀려나서 피씨방과 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선수들을 보기는 더욱 어려워졌네요^^ 오늘도 사인 받으려다가 실패했습니다. 감독님들은 주로 피씨방에서 중계를 보시는 것 같더군요.
(조금 휑한 느낌이 드는군요^^)
2. 경기후기
오랜만에 일찍 갔기에 첫 경기부터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세중과 메가스튜디오의 다른 점이라면 중계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예전보다는 중계소리가 많이 작아졌습니다. 신경을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죠. 대신 옵저버석이 개방되어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또, 피씨방 쪽에서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김정민 선수와 김민구 선수의 경기
첫 경기는 정말 두 선수의 수 싸움이 치열했네요. 김민구 선수의 유효적절한 정찰이 승리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오버로드를 살짝 넣어보고 빠른 테크를 올린다는 것을 알자 나름대로 저그의 올인러시를 했죠. 테크는 커녕 드론도 별로 뽑지 않고 계속 저글링만 뽑아서 한꺼번에 들이닥칩니다. 김정민 선수가 예전 조용호 선수를 상대로 하던 식의 드랍십 플레이를 하건 투스타 레이스를 하건 김민구 선수의 러시를 막기는 힘들었죠. 물론 그런 올인러시 덕분에 뒤늦게 달려간 레이스에 꽤나 피해를 입긴 했지만, 드론이 몰살당하지 않는 한은 이기는 경기였죠. 김정민 선수로서는 앞마당에 있던 약간의 저글링이 다 인줄만 알고 벌쳐로 낚시질을 하다가 오히려 벌쳐 체력만 적어져서 입구가 빨리 뚫리는 악영향만 낳았습니다. scv가 바로 돌아오지 않고 근처에 숨었다가 정찰만 했더라도 대처가 되었을 텐데 아쉽더군요.
두 번째 경기에서 저는 김민구 선수가 2대0으로 끝내는 줄 알았습니다. 빠른 배럭을 가져간 김정민 선수에게는 불운하게도 김민구 선수의 첫 오버로드가 그걸 정확히 봐버렸죠. 그래서 멀티 없이 곧바로 스포닝이 올라갑니다. 정찰을 통해 빠른 배럭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김정민 선수는 급히 입구를 막고 또 한 번 투스타 레이스를 준비하지만 김민구 선수는 저글링을 살짝 대주면서 오버로드를 밀어 넣는 기지를 발휘, 레이스가 모이기도 전에 완벽한 방어를 갖춥니다. 거기에 가스멀티까지 먹게 되죠. 네 기나 뽑은 레이스를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오버로드와 드론 몇 기를 잡는 데만 그친(거기에 두 대는 파괴) 김정민 선수는 배럭을 늘리면서 바이오닉으로 체제전환을 선택하지만 본진에 침투한 단 한 기의 저글링에 의해 그것마저 정찰이 됩니다. 이제 김정민 선수에게 남은 것은 단 한 번의 러시타이밍에 큰 이익을 가져오는 것뿐이었죠. 그리고 그것은 김민구 선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자일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히드라 러커 체제를 선택하죠. 하지만 느긋하고 배포 좋은 플레이를 잘 하는 김민구 선수로서는 절박한 김정민 선수의 심정을 많이 헤아리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러시타이밍이 늦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러커 둘 정도만 테란 입구 쪽에 박아두고 슬슬 히드라를 모았죠. 하지만 히드라는 사업과 발업을 모두 해줘야 하고 그러려면 시간이 걸렸죠. 그리고 히드라의 업그레이드가 끝나기 전에 사베까지 갖춘 김정민 선수의 조촐한 부대가 출발을 합니다. 비록 조촐했지만 그 병력을 막을 만큼의 병력도 김민구 선수에게는 없었습니다. 각종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했고, 또 다수 모은 히드라 역시 소량이지만 가스를 먹는 유닛이니까요. 아무리 두 개의 가스를 돌린다고는 해도 러커의 수가 많을 수는 없었죠. 결국 발업도 되지 않은 히드라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러커만 먼저 각개격파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끝을 맺습니다.
어쩌면 초반 김정민 선수의 레이스에 의해 오버가 잡히고, 또 완벽한 수비를 하려는 뜻에서 각 해처리마다 지은 스포어들이 부담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주 가난하게 출발했고, 또 그 뒤로도 계속 가난했던 테란을 상대로 할 경우 그 정도 여유는 부릴 만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체제가 들킨 테란이 급박한 심정에 빠른 러시를 올 경우를 대비했었다면 차라리 발업이 된 저글링과 다수의 러커가 좋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김정민 선수의 경우 레이스를 뽑느라 거의 바닥인 가스를 긁고 긁어서 탱크 소수와 사베 하나 겨우 만들어 나왔으니까요. 덕분에 두 부대 가까운 바이오닉 병력에서 메딕은 셋 뿐으로 거의 생마린에 가까웠습니다. 스캔을 통해 알기야 했겠지만 혹시 모를 저글링에 대비한 파이어벳도 한 기 없었죠. 러커 수가 조금만 많았다면 피바다가 이루어졌을지도 모를 상황이었습니다. 아무튼 참 김민구 선수에게는 아쉬운 한 판이었고, 반대로 김정민 선수는 정말 칼 같은 타이밍이었습니다. 불과 30초에서 1분 정도만 더 지났어도 상황은 완전히 반대가 되었을 테니까요.
세 번째 경기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 경기 덕분에 김정민 선수가 파포에서 선정하는 데일리 MVP에도 선정된 것 같네요. 정석만을 고집하던 선수가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니 정말 무서워지는군요. 정석을 고집하는 선수들이 몇 있었고, 지금도 있지요(언급은 안하겠지만 다들 잘 아시죠^^) 그런데 김정민 선수는 약하다고 지적되는 대 저그전에서만큼은 언제든지 정석을 버릴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 조용호 선수와의 경기도 그랬고, 오늘 세 경기 모두 정석적인 모습은 아니었죠. 과거 김정민 선수의 한방러시는 정말 강했습니다. 어떤 게릴라에도 꿈쩍하지 않고 한방에 상대를 몰아버리는 식의 경기를 자주 보여줬죠. 하지만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상대하는 게이머들은 항상 거의 같은 김정민 선수의 경기패턴을 읽고 초반에 흔들어서 결국에는 테란의 한방병력이 나왔을 때, 더 많은 병력이나 고테크의 병력으로 이기곤 했습니다. 초반 상대의 게릴라에 그대로 gg를 치는 경우도 많았죠. 항상 도발하는 것은 상대 게이머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김정민 선수가 먼저 도발을 합니다. 이런 공격적인 움직임을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이젠 김정민 선수가 정상적인 게임운영을 한다고 해도 상대는 먼저 위축되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그런 플레이로 인해 어이없이 지는 경우도 많지만, 상대가 예측해야 할 가지 수를 늘리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임요환 선수의 대저그전 승률이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높게 형성되는 것을 봐서도 말이지요.
김정민 선수는 이로서 3연속 시드확보와 함께 3연속 위너스 4강이라는 성적을 이룩했네요. 프리미어도 4강에 해당하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상태라 분위기가 좋습니다. 계속 좋은 성적 거둬서 올해, 아니 내년 초라도 멋진 결실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김민구 선수로서는 참 가슴 아픈 한주가 되었군요. MSL에서는 같은 조에 팀원 세 명이 들어가는 불운 속에서 계속 팀원들과의 경기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요일에 있었던 온게임넷 듀얼에서는 역시 같은 팀의 변길섭 선수와 한조를 이뤘다가 탈락했죠. 하지만 신예로서 이만큼의 성적을 거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첫 진출에 MSL 승자조 8강에 올랐고, 더구나 아직 탈락한 것도 아니죠. 조용호 선수라는 거목이 앞에 있지만, 저그전 워낙 잘하니 좋은 경기 펼칠 거라고 믿습니다. 2005년에는 뭔가 한 건 할 선수라는 생각입니다. 온게임넷 듀얼 탈락 후 천장을 쳐다보는 눈에 맺힌 눈물, 그리고 오늘 경기 후 낙심해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더군요. 힘든 경기들을 치른 만큼 좋은 결실이 되어 차세대 저그의 훌륭한 열매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인을 받았으면 했는데, 너무 침울한 표정이라서 결국 받지 못했네요. 다음에 이기는 경기가 있을 때 찾아가 꼭 사인을 받고 싶습니다^^
이윤열 선수와 박용욱 선수의 경기
첫 경기는 이윤열 선수의 물량과 박용욱 선수의 운영이 맞부딪힌 경기였습니다. 이윤열 선수의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멀티와 물량에 감탄사가 나왔다가 중반 이후 박용욱 선수의 캐리어 운영에 또 한 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래도 이윤열 선수에게 조금 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멀티도 훨씬 빨랐고, 물량도 훨씬 많은데다 업그레이드까지 엄청났죠. 테란이 지상군 3.3업을 만들었을 때, 토스는 겨우 쉴드 2업이었습니다. 물론 캐리어 업그레이드는 충실한 편이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3.3업 골리앗은 장난이 아니죠.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안 된 토스의 지상군은 그야말로 녹습니다. 그런데 계속 전진타이밍을 빼앗기고 끌려 다니기만 했죠. 좀 더 확실한 승리를 원했던 것일까요? 그 정도 물량이라면 따로 나누고 할 것 없이 그대로 토스 본진에 달려가도 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제아무리 프로토스라도 3경기처럼 캐리어의 기수를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엘리전을 한다고 해도 테란이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생각되네요. 11팩토리에서 골리앗만 나온다고 해도 본진 방어는 충분했을 테니까요.
프로토스의 지상군과 캐리어가 한꺼번에 러시를 온 7시쪽 러시는 막으러 가는 것이 맞았다는 생각입니다. 커맨드센터 둘을 줬지만 테란의 지상군은 그리 큰 피해도 없이 토스 지상군을 몽땅 잡아버렸으니까요. 그 다음 곧바로 러시를 갔어야 했는데 계속 캐리어만 따라다녔습니다. 박용욱 선수로서는 테란의 주병력 움직임을 옵저버를 통해 훤히 보고 있었죠. 그래서 테란의 지상군이 위쪽으로 전진할 조짐만 보이면 슬쩍 가서 커맨드 센터만 테러를 합니다. 그냥 가만히 정지한 옵저버도 귀신같이 잡아내던 이윤열 선수가 왜 따라다니는 옵저버들을 처리하지 않고 계속 허점을 보였는지가 아쉽습니다. 어차피 상대가 다크를 뽑는 것도 아니었고, 커맨드센터는 대여섯 개나 되었으니 보이는 족족 옵저버를 잡아주는 식으로 했다면 캐리어도 그렇게 마음대로 다니지는 못했을 텐데요. 뭐, 병력이 많았기에 볼테면 봐라는 자신감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그것이 패인이 된 것 같습니다. 반대로 박용욱 선수는 어려운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캐리어에 업그레이드를 올인 하며 상대의 약점을 찾아 공략하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정말 두 선수 모두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없는 빈틈을 찾아내 리버대박을 터트린 박용욱 선수도 멋졌고, 상대 셔틀 두 대가 날아다니는 상황에서도 두 대의 드랍쉽으로 방어를 하며 오히려 토스를 압박하는 이윤열 선수도 대단했습니다. 중앙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과 그런 속에서도 견제는 계속 들어가는 두 선수의 멀티테스킹 능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보고 있는 저도 정신이 없어 어느 쪽이 어떻게 유리한지도 모를 지경인데, 두 선수는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요.^^
그나저나 레이드 어설트에서 기발한 경기가 참 많이 나오는군요. 엠게임에서 오랜만에 재미난 전략형 맵을 들고 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 김정민 선수와 김민구 선수의 경기는 좀 허무했지만, 16강에서 김정민 선수와 조용호 선수의 경기도 재미있었고, 서지훈 선수와 변길섭 선수의 경기, 이윤열 선수와 변은종 선수의 경기 등 재미난 경기들이 참 많았네요. 앞으로도 이 맵에서의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 세 번째 경기는 첫 번째 경기와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와 버렸군요. 첫 경기에서 모든 가스를 캐리어에 밀어주고 오로지 질럿드라군 물량과 운영으로 승부를 했던 박용욱 선수가 마지막 경기에서는 프로토스로 할 수 있는 갖가지 게릴라와 여러 가지 유닛조합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네요. 더블을 하는 테란을 상대로 첫 러시에서 질럿 셋을 태운 셔틀을 이용, 탱크를 밀어내면서 커맨드 센터를 파괴하더니 테란이 두 번째 멀티로 선택할 수 있는 섬에는 프로브가 파일론 밀기로 들어가서는 정찰을 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물량과 함께 테크도 타게 되지요. 첫 경기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다크템플러와 하이템플러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멀티 쪽에 수많은 벌쳐가 있었음에도 하이템플러 게릴라를 성공할 때만 해도 박용욱 선수가 매우 유리하게 보였죠. 아니,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테란의 빠른 커맨드를 잠시 뜨게 한 것도 아니고 아예 깨버렸고, 멀티는 훨씬 빨랐으며, 테크도 빨랐습니다. 병력도 많았죠. 이전 첫 경기에서 이윤열 선수만큼이나 유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유리한 프로토스가 어째서 테란이 중앙을 장악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본진에 내렸던 4질럿 러시…. 전 다크템플러 러시인줄 알았습니다. 테란의 벌쳐가 오기도 전에 아머리 하나를 순식간에 부수고, 스캔을 쓰면 셔틀에 다시 태우는 식으로 테란 진영 근처에 머물면서 일부 병력을 본진에 묶어놓은 뒤, 자신은 중앙에 진출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늘어나는 캐리어로 남은 아머리도 깨면서 후방을 치는 식의, 그런 경기를 생각했는데 그냥 질럿 넷만 내렸고 그걸로 끝이더군요. 참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반면 이윤열 선수는 첫 경기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듯, 박용욱 선수의 캐리어가 본진의 건물을 때리기 시작한 순간 시즈를 풀고 모든 병력을 프로토스의 본진으로 달리게 하더군요. 고테크 유닛을 뽑아낸 덕에 1경기에서보다 더 적은 지상군을 보유했던 토스로서는 정말 녹을 수밖에 없었죠. 거기에 게릴라만 보냈던 하이템플러는 그 중요한 순간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참 아쉬운 순간이었네요.
이로서 이윤열 선수는 센게임 이후 김정민 선수와 또 한번 승자조 4강에서 만나게 되었군요. 그 때는 김정민 선수가 2대1로 승리를 했었지만,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당시 이윤열 선수는 김정민 선수에게 져서 패자조로 갔다가 거기에서 연속으로 승리해 결국에는 최연성 선수에게 진 김정민 선수와의 리턴매치 때 복수도 성공하고 결승까지 갔지요. 좋은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결국 승자조에 프로토스는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테란들의 잔치가 될 수 있고, 저그의 영웅이 탄생할 수도 있겠지요. 뭐, 아직은 유일하게 살아남아있는 프로토스인 박용욱 선수가 계속 선전한다면 희망은 있지만, 정말 패자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쳐 가야 할 선수들을 살펴보면 한숨도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재물이 될 가능성도 많네요. 온게임넷에서 박정석 선수가 프로토스의 희망이라면 엠게임에서는 박용욱 선수가 프로토스의 희망입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어쨌건 7전 4선승제의 결승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집중력과 체력이 중시되는 경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력안배와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승자조 4강만 살펴볼 때, 가장 힘들게 보이는 선수는 이윤열 선수로군요. 어제 승자조 8강 MSL에 이어 오늘은 듀얼을 하고, 하루 건너 일요일에는 프리미어 준플레이오프… 정말 살인적인 스케쥴입니다. 뭐, 다음주 월요일에 프리미어 5판 3선승제를 치러야 하는 김정민 선수도 쉽지 않긴 합니다만^^ 열심히 관리 잘 해서 모두 좋은 성적 거두었으면 합니다^^
이크 리뷰가 너무 길어졌군요. 허접하면서도 길기만 한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로군요. 계속 다른 이야기도 짤막하게 쓸까 합니다^^
(힘내라! 김민구!! 파이팅! 김민구!!)
3. 오늘 만난 사람들
일찍 간 스튜디오에서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스탭들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준비하고 가장 늦게 퇴장하는 분들이죠. 정말 고생이 많으시더군요.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난 분이 안동원 작가님이십니다. MSL의 멋진 문구들을 만드시는 분이시죠. 사실 저희들에게는 ‘환상의 테란’으로 더 알려지신 분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왔다며 반가워하시는데,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그 다음 만난 분은 김철민 캐스터였습니다. 언제나 밝고 건강한 웃음을 주는 분입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이 분이 찡그린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새 삶을 받고 태어나신 듯 정렬적으로 활동하시죠. 머리스타일도 예전의 올백이 아닌 불타는 듯한 모양을 유지하십니다. 하지만 요즘 또 걱정이 되긴 합니다. 최근 중계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늘어나셨죠. 일 년에 한 번 뿐인 프리미어리그까지 겹치는 바람에 정말 정신이 없으십니다. 최상용 캐스터의 공백이 빨리 채워지지 않는다면 우선 경험이 많은 이현주 캐스터가 분담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워3 리그를 하고 계시지만 스타는 해설까지 해보신 경험이 많은 분이시니까요. 암이라는 것은 매우 위험한 병이고 재발률이 제로가 아닌 이상은 항상 몸관리를 잘 해야 하죠. 물론 김철민 캐스터 스스로 잘 조절하시겠지만 그래도 다시는 환자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김동준 해설위원은 언제 만나도 싹싹합니다. 조금은 직설적인 성격이라고 방송에서 스스로 언급도 하곤 했지만 실제로 만나보는 김동준 해설위원은 매우 예절바르고 착한 젊은이죠. 훤칠한 키에, 깨끗한 마스크를 지니고 있어서 직접 보면 정말 연예인 같습니다. 그래서 여성팬들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부러운 일이죠^^;) 이윤열 선수와 박정석 선수를 유명하게 만든 무한종족 최강전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이후 메이저리그 해설진에 합류하기까지 참 신선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요. 처음에는 비속어도 많이 나오고 단정적인 단어를 많이 써서 일부 팬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해설위원보다 깔끔한 해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게임에 흥분을 할 줄 알고, 그런 흥분을 관객에게 유도시킬 줄 아는 해설자를 좋아하기에 그런 의미에서 김동준 해설위원을 참 좋아하죠. 아직 잘 모르는 워크리그를 요즘 재미있게 보는 것도 김동준 해설위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해설 많이 부탁드립니다^^
이승원 해설위원도 만났습니다. 좀처럼 스튜디오 바깥으로 나오시지 않는 분이죠. 그래서 방송 시작되면 만나뵙기 참 힘듭니다. 사인을 받으면서 친숙하게 된 분으로, 모든 중계진 가운데서 가장 친한 분이 아닐까 합니다. 연배도 비슷하고, 스타도 좋아해서 가끔 제가 자주 가는 채널에 들리시기도 했죠. 실력은 매우 수준급입니다^^ 선수 출신이 아닌 해설위원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요즘은 정말 대부분 선수 출신 해설위원으로 채워져 있어서 비교할 분이 별로 없군요^^ 사진은 인투더MSL 예고편을 찍는 모습인데, 대본 없이도 마치 글을 읽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가시더군요. 물론 NG도 있었지만 참 대단한 능력입니다. 처음 데뷔할 당시만 해도 말도 많이 더듬으셨는데, 이젠 엠게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네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옵저버 이우호님은 그냥 인사만 건네는 사이입니다만, 오랜만에 왔더니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인기 많으십니다. 온게임넷과는 달리 엠게임은 옵저버석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지요. 그래서 가끔 선을 밟거나 해서 사고가 생기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옵저버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재미난 말도 많이 하셨죠. 이윤열 선수와 박용욱 선수의 첫 경기가 막 시작될 무렵 갑자기 이우호님이 두 손을 번쩍 드시며 “40분!” 이라고 외치시더군요.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두 선수의 위치가 대각선이었습니다. 두 선수의 특성상 장기전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였죠^^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잠깐 멍하게 있다가 그 뜻을 알아채고 마구 웃었죠^^ 그리고 정말 그 경기는 두 선수가 거의 전 멀티를 양분하는 식으로 30분이 넘는 장기전이 나오긴 했습니다. 그 외 참 재미난 맨트를 많이 날리시더군요. 팬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채널에서 자주 만나던 피지알 분도 만났습니다. 요즘은 피지알보다는 다른사이트에서 활동하신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채널에도 잘 안보이고 요즘 뭐하냐니까 여자친구가 생겼답니다. 더 이상 묻고 싶지 않더군요-_- 아무튼 살도 찌고 참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오프에서 아는 피지알 회원을 만난 것도 오랜만이었네요. 언제 작은 번개라도 해서 만나는 자리라도 만들어야겠습니다. 다들 잘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옵저버 이우호님)
(해설위원 이승원님)
4. 버려진 양심들
경기 전의 모습이 아니라 경기 후의 모습입니다. 자리 있음이라는 저 종이들은 여전하더군요. 하지만 그리 붐비지 않는 넓은 세중에서는 그나마 같은 자리에서 응원하겠다는 팬들의 바람으로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처리는 깨끗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초기에 아예 음료수나 음식물을 반입하지 못하게 했던 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의 경우에는 지금도 끝나고 난 뒤 쓰레기가 거의 없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강제적인 모습보다는 관람객을 믿고 자율적인 질서를 조성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온게임넷측이 맞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직은 멀었나 봅니다.
몇 명이서 가방이나 저런 서류봉투를 통해서, 심지어 달랑 작은 메모장을 통해서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맡아두는 것은 많은 분들이 반대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좋은 자리 차지하고 악 소리 한 번 더 질러서 선수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집에서 발 뻗고 편히 앉아서 티비로 시청하면서 직접 현장에 달려가 생동감을 주고,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팬을 욕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자리가 지저분하다면 그 욕은 선수에게도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먼저 자리를 맡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분명 미안한 일이고 다른 곳에서는 있지도 않는 일입니다.(요즘 학교 도서관에서도 그럴 경우 주인 없는 가방이나 책은 쓰레기통에 던져지죠.) 그러함에도 자리를 맡게 되었다면 대신 끝나고 나서 저런 흔적 같은 것은 팬들이 합심해서 치워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쓰레기통이 멀리 있지도 않습니다. 조금만 둘러보면 쓰레기통이 보입니다. 의자 주변에 버리고 간 양심들로 인해 즐거웠던 발걸음이 조금은 무거웠었네요. 팬카페들 차원에서 조금씩만 논의하면 지켜질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런 모습이 점차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상입니다. 오랜만에 갔더니 쓸 이야기도 많았네요. 대신 사진은 많이 줄였습니다. 사실 게임 구경하느라 사진 찍을 새가 없었죠. 아쉬운 것은 예전처럼 선수들의 커다란 사진들이 걸려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신 당골왕 관련 배경은 커졌네요. 스폰서 잡기가 온게임넷보다 어려운 엠게임이기에 아마도 리그 기간도 길어지고 그 속에서 나오는 광고의 수위도 높은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인기가 많으니 다행이지요. 워크래프트 리그는 좀 더 심한 편이긴 합니다. 맵 이름에 광고회사의 주력상품 이름을 붙인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워크래프트에서는 아예 맵 자체에 회사 광고가 있죠. 상점 같은 곳에 가면 회사 로고가 떡하니 박혀있습니다. 흠, 그렇게 만들고 싶어도 스타크 맵에디터에서는 그렇게 만들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서 엠게임도 빵빵한 광고주들이 줄을 서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양대 리그가 사이좋게 발전해야 좋을 테니까요. 더불어 게임티비도 힘을 냈으면 합니다. 이번에 여성부리그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이상입니다.
즐거운 하루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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