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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2 06:01:51
Name skzl
Subject 박정석, 박경락 선수를 보면서..
박정선 선수, 온게임넷에서 벌써 몇번 째 연속 4강 진출인가요?
지난 해에는 프로토스에게 너무 유리한 맵들이 많아서
좀 운을 탔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보니까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사실 박정석 선수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2002년 스카이배에서 우승한 이후 약간은 소심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 같아서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깨지든 어쩌든, 당당하게 부딪치면서 나가지
왜 저렇게 뒤로 빠지는지 답답해 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그의 모습을 보면 '단단해졌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임요환 선수 시절이 '낭만'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때만 해도 사용되지 않던 유닛들의 기능들이 많아
적절한 타이밍에 그 유닛을 구사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충격이었기 때문이지요.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드랍쉽으로 상대를 완전히 뒤 흔들어버리고,
고스트와 메딕의 옵티컬 플레이까지 동원해서
상대를 넉다운 시키는 모습을 보면 팬들은 열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조용호 선수가 보여준 퀸의 플레이에 팬들이 경악하는 건
그간 사용하지 않던 유닛을 사용했을 때 오는 충격이 어떤 것인지
잘 알게 해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프로게이머들이 시간을 초 단위로까지 계산해 타이밍을 잽니다.
게임 자체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엄밀한 플레이 속에서 펼쳐지게 되지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낭만 시절의 '충격'을 줄 수 있는 플레이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지금은 게임 자체가 즐거운 거지요. 선수들의 스타일과, 종족간의 대결,
새로운 맵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전략들.
그리고 스타. 그 자체.

점점 더 프로리그 자체가 프로게이머들의 정신력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프 경기에서 유독 약한 온라인의 천재들이 쓸쓸히 무대의 뒤로 돌아가느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흐려지는 순간 경기에 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박정석 선수의 단단한 경기를 보고 있으면
그간의 마음 고생을 묵묵하게 이겨낸 것 같아
약간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사람 사는건 저런거야.  

묵묵하게 자기를 이겨내는 박정석 선수를 보면서 저는 자꾸만 박경락 선수가 생각납니다.
차브 스타일의 은근히 소심한 박경락 선수.
경기를 지면서, 실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더 낙담하는 것 같더군요.
한번은 지금까지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부정하는 듯한 글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전 자기를 이겨내야 할 상대지, 부정해야 할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 글을 보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오늘 기사를 보니 최근 프로리그에서
대표로 나와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고 하더군요.
팬의 한명으로써, 옛날의 그 화려했던 모습으로 다시 한번 돌아와 바랍니다.
더욱 더 단단해 진 모습으로 말이죠.

프로게이머들의 이야기를 모아 잡지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E-Sports의 역사지만, 그 안에 참 많은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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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KE
04/12/02 09:12
수정 아이콘
작지만 힘있는 응원글이네요!
박경락선수, 빨리 스타리그로 돌아오세요~
김재현
04/12/02 10:02
수정 아이콘
아아..박경락..그를 스타리그에서 본지가 얼마나 됬는지...
그가 그립네요. 저그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시점에 그가 없다니..
다시 한번 공공의 적의 모습을 스타리그에서 볼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Milky_way[K]
04/12/02 10:04
수정 아이콘
두선수 다 종족별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이네요^-^;;..
박정석선수에게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서 또 한번의 (힘겹지만..) 드라마틱한우승을 기원하고..
박경락선수에게는 어제의 승리가 .. 잊혀졌던 그의 화려한 모습을 다시 찾게 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foraiur!
04/12/02 10:11
수정 아이콘
박정석선수를 정말 다시보게 된거는... 물론 강민선수가 화려하고 마술사같은 기가막힌 전술과 컨트롤을 보여주지만, 연초에였던가... 정말로 모든류의 드랍전술에 대해 완벽한 방어를 보여주는걸 보면서 감탄을 받았던 적이 있었지요.

음... 뭐 은하영웅전설같은 분위기에서 빗대자면 주연급에서 좀 멀어질지 모르겠지만, 스트리트 파이터같은 게임의 케릭터로 빗대서 이야기하자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류' 같은 케릭터가 되려나요? (...제작자의 의도로. -_- 짠발 제외) 김정민선수도 비슷하지만 조금 의미가 틀린것같구요.
★Different
04/12/02 12:01
수정 아이콘
박경락 선수..진짜 스타리그에서 보고싶군요...;;
박정석 선수...원래 싫지 않은 선수 였지만....요즘따라 더욱 더
박정석 선수가 좋아집니다~~
술푼기대
04/12/02 13:00
수정 아이콘
리치...갈수록 강해지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전위...어서 빨리 돌아와요 ㅜ,.ㅡ
정갑용(rkdehdaus)
04/12/02 14:43
수정 아이콘
저번 챌린지 예선 7승 무패로 올라 왔었는데 본전에서 2패 ㅡㅡ 탈락 했죠 박경락 선수
바람의저그
04/12/02 14:57
수정 아이콘
전위 당신은 꼭 우리앞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안전제일
04/12/02 15:30
수정 아이콘
기운내요!! 기운내요 전위!!

두선수 모두...정말 멋진 선수들이죠^_^
Jeff_Hardy
04/12/02 16:16
수정 아이콘
더 신기한건,
두 선수모두 아직 MSL에 진출한적이 한번도 없다는거겠죠.. (kpga 제외라는건 말안해도 아시죠?)
두 선수 양대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피터팬을 꿈꾸
04/12/02 19:06
수정 아이콘
리치와 전위. 화려하게 부활해서 박서와 명승부를 펼쳐 주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sweethoney
04/12/02 21:13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선수에 대한 글이네요T_T
전위, 할 수 있을거라 믿어요. 세개의 눈을 모두 뜨게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리치, 그저 지금처럼만 해주세요. 조금씩 당신이 더 많이 좋아져요^^;;;
리치, 전위 영원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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