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1/22 14:56:57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스타크래프트 만다라


만다라 [ 曼茶(陀)羅 , mandala ]

밀교(密敎)에서 발달한 상징의 형식을 그림으로 나타낸 불화(佛畵).

신성한 단(壇:성역)에 부처와 보살을 배치한 그림으로 우주의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원래는 ‘본질(maa)을 소유(la)한 것’이라는 의미였으나,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것을 일컬었다. 그래서 윤원구족(輪圓具足)으로 번역한다. 윤원구족이란, 낱낱의 살[輻]이 속바퀴측[]에 모여 둥근 수레바퀴[圓輪]를 이루듯이, 모든 법을 원만히 다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만다라는 크게 《대일경(大日經)》을 중심으로 하는 태장계(胎藏界)만다라와, 《금강정경(金剛頂經)》을 중심으로 하는 금강계(金剛界)만다라로 나뉜다. 태장의 세계는 모태(母胎) 중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듯이, 만물을 내장(內藏)하는 진리 자체의 세계를 석가로 구현화한 것이고, 금강계는 석가의 인식은 경험계를 초월한 인식이지만 그같은 인식을 근거로 하여 경험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실천체계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극락정토(極樂淨土)의 모습을 그린 정토변상(變相)을 흔히 정토만다라라고 부른다. 이러한 만다라는 관상(觀想)의 대상이기도 하며, 예배의 대상이기도 하다.
.... .....

티벳에서는 승려들이 큰 행사를 앞두고 만다라를 만드는 수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만들

어지는 만다라는 갖가지 색의 돌들을 곱게 갈아서 만듭니다. 어떠한 밑그림도 없이 자신

의 머리 속에 완성된 진리의 세계를 정성 들여 만들어갑니다. 돌가루는 아주 고운 가루이

기 때문에 작은 숨결에도 쉽게 날아가 버립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달 정도를 작업을

하게되어 완벽한 우주의 진리를 표현하는 만다라는 완성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완성된 이후에는 방문을 열고 바람에 만다라는 날아가 버립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름다운 만다라를 허망하게 바람에 날려보냄으로써 모든 집

착과 번뇌의 소멸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저는 진정한 만다라의 완성은 만다라의 소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집착도 없는 상태

가 바로 완전한 진리에 다다르는 것 일 테니까요.



스포츠를 비롯한 게임은 가장 치열한 인간의 집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승패에 대한 집착

이 없다면 그 어떤 게임도 즐거움이나 짜릿함을 선사하기 힘들 것입니다. 단순 명쾌한 승

과 패의 갈림길과 승리를 향한 무서운 집념과 어우러짐이 바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이니까요. 자신의 혹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승리를 바라지만 영원히 이길 수 있는 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손에 땀을 쥐고, 마음을 졸이며,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승

부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승리를 갈망하며

멋진 승부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승과 패가 결정 된 이후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기쁨도 슬픔도 긴장도 사라지고 조금은 허무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마치 바람

에 날려가 버린 만다라처럼...

하지만 끝은 없습니다. 새로운 만다라를 준비하는 승려들처럼 윤회의 사슬을 끊지 못한 중

생들은 완전한 세계를 꿈꾸며 또다시 만다라를 그려갑니다. 선수들은 고운 돌들을 모아서

곱게 곱게 갈아 새로운 만다라를 그릴 준비를 하고 팬들은 그들이 완전한 만다라를 그리

길 기원하며 그들의 선전을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각각의 색깔들로 만다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 완성보

다 더 아름답고 소중한 것임을... 그래서 우리는 바람에 날려갈 허망함보다는 그들의 조심

스런 손놀림과 그들의 화려한 색감에 환호하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의 만다라가 완성되고 바람에 날려가 버렸습니다. 숱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그

시간도 열정도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다시 만다라는 시작될 겁니다. 그 화려

한 색감과 기교에 많은 이들의 환호와 탄식이 어우러지겠지요. 그 끝은 바람에 날려 가는

허무일지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만다라를 만들어 가는 그들의 숨결을 깊이 느낄 수 있

을 겁니다. 16명의 선수들과 관계자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아울러 지금 그려지고 있는 만

다라도 앞으로 그려질 만다라도 아름답게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11/22 15:12
수정 아이콘
언제나 '총알'님의 '만다라'에 탄복합니다. ^ ^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만다라'를 게시판에 날려주십시오.

아울러, 다음 16인의 '만다라'가 아름답기를 같이 기원합니다.
TheLordOfToss
04/11/22 16:58
수정 아이콘
관계자분들도 수고하셨고... 이글을 쓰신 총알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색감이란 단어 너무 좋습니다.... ^^
04/11/22 17:18
수정 아이콘
항상 좋은글 올려주시는거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연패하고 나서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가
'왜 좀더 재미있는 게임을 하지 못했을까로 변했습니다'
승패에 집착하게 보다는 게임을 즐기고 싶으니까요.
아케미
04/11/22 18:22
수정 아이콘
어쩌면 팬들 역시 함께 만다라를 그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좋은 글 고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41 결산! EVER 스타리그!-2 [9] kama4291 04/11/23 4291 0
9240 잊어요. 잊어야만 돼요... (오타수정) [15] 요린★3372 04/11/23 3372 0
9238 교사, 약간은 거만한 일부. [72] 내 머리 속의 5810 04/11/23 5810 0
9237 결산! EVER 스타리그! [17] kama6740 04/11/23 6740 0
9235 그는 비록 울고 있지만 나의 영웅이며 테란의 황제였다... [6] 김찬석3629 04/11/23 3629 0
9234 삼성.. 그들의 투자를 어떻게 보십니까? (제목수정) [59] 적 울린 네마리6637 04/11/23 6637 0
9232 스타크래프트를 끊으려 합니다... [21] 저그맨5372 04/11/23 5372 0
9231 스토브리그를 바라보며 (지오) [16] relove4681 04/11/22 4681 0
9230 [후기] 최연성의 시점에서 바라본 EVER OSL 결승전 [12] nodelay4806 04/11/22 4806 0
9229 상근이지만 엄청난 압박감이네요 T_T [30] OOv5480 04/11/22 5480 0
9226 포 더 호드~! [23] legend3996 04/11/22 3996 0
9225 스타리그 주간 MVP (11월 셋째주) ... 최연성 [17] nting4298 04/11/22 4298 0
9223 스타크래프트 만다라 [4] 총알이 모자라.3288 04/11/22 3288 0
9221 떼쓰는 어린아이... [17] 총알이 모자라.3578 04/11/22 3578 0
9220 nba 폭력 사건의 징계 확정("격투기 in 오번힐스") [19] 임정현4151 04/11/22 4151 0
9219 황제여. 그리고, 그가 땅에 흘린 눈물이여... [25] Lunatic Love ㈜Solo6893 04/11/22 6893 0
9218 한 가수가 너무 그립네요 .. [53] OOv6432 04/11/22 6432 0
9217 궤변론적 관점에서 본 에버스타리그 순위 [11] 지나가다말다4709 04/11/22 4709 0
9216 게임팬, 우리가 남이가 [22] 해원5047 04/11/22 5047 0
9215 이런 빅딜은 어떨까요... [14] DR.jekyll3939 04/11/22 3939 0
9213 조용호 대 김근백 [21] traviata3680 04/11/22 3680 0
9212 우리 프로토스유저님들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습니까? [96] bobori12346087 04/11/22 6087 0
9211 맵밸런스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게임 방식의 제안 [2] 황용하3818 04/11/22 381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