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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1/21 08:18:52 |
Name |
McBaB |
Subject |
심심풀이로 써보는 본격 E-sport소설[Who am I?] |
"바비씨 주종이 뭐에요? 그래도 랜덤이라도 제일 잘 하는 종족이 있잖아요."
"보통 랜덤하는데, 굳이 주종이라고 하면 토스요."
"전적 어떻게 돼요?"
"음... 그냥 2000승 넘어요."
"아, 잘하시네요. 그럼 안봐드리고 할께요."
"네."
바비는 웃고 있었다.
맵은 네오 로스트템플에서 도경은 12시 저그, 바비는 랜덤이였다.
도경은 먼저 9 오버 스포닝풀로 저글링을 뽑고, 오버로드로 정찰한 결과 바비는 8시 랜덤토스가 걸렸다.
토스는 정석적인 투게이트 질럿을 모으고 있었다.
일단 저글링을 입구에 찔러 넣었다가 질럿이 많은 것을 알고 고민했다.
'거리도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앞마당 그냥 먹을까.'
본진에 정찰 온 프로브를 잡고 앞마당을 먹고 레어를 올렸다.
오버로드로 상대 체제를 확인하니 공발업 질럿에 아콘한방 테크인 것을 확인하고 드라군에게 죽었다.
도경은 앞마당에서 미네랄만 캐고 성큰을 3개 짓고 하나씩 늘리고 있었다.
레어가 완성되자 도경은 앞마당에 스파이어를 미네랄 뒤에 숨겨 짓고 본진엔 히드라 덴을 지어 놓았다.
마침, 발업된 질럿이 본진으로 정찰을 왔다.
도경은 저글링으로 입구 열어주는 실수를 하는 척 하면서 히드라를 보여 주었다. 럴커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다.
그 질럿이 히드라덴만 보고 죽자 도경은 내심 좋았다.
'뮤탈리스크가 갑자기 덮치면 재미있겠네.'
도경은 가스를 먹으면서 뮤탈리스크를 모았다.
본진에 성큰을 더 늘리고 뮤탈리스크가 9기가 될때까지 기다렸다.
마침 토스는 앞마당에 넥서스와 캐논을 짓고 있었고, 아콘질럿으로 진출했다.
토스가 질럿 한마리로 성큰의 수를 보고 병력을 일단 뺏다.
도경은 뮤탈을 모으다가 좀 더 욕심이 생겼다.
10기째에 뮤탈리스크가 게릴라를 시작했다.
상대 본진으로 가니 캐논이 2기가 있었고, 뮤탈을 본 바비는 바로 병력을 뺏다.
일꾼을 때리려다가 캐논을 보고 뮤탈을 빼고 게이트웨이와 근처 사이버네틱스코어를 때리고 있었다.
바비는 일단 앞마당과 본진에 캐논 3기씩 지어 놓고 아콘을 한기 더 만들었다.
하지만 도경은 뮤탈 컨트롤로 앞마당 가스를 못먹게 하고 하이템플러를 계속 잡아 주고 있었다.
바비는 게이트웨이 주변에 아콘을 두고 템플러를 보호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였다.
앞마당을 먹고 가스를 못캐자 질럿을 꾸준히 뽑기 시작했다.
도경의 뮤탈이 2부대 가까이 되었을 때, 드랍업과 럴커업을 찍어주고 멀티를 동시에 두군데 늘렸다. 그리고 후에 3cm드랍을 위해 오버로드와 히드라를 미리 대기시켰다.
'이정도면 뮤탈로 끝낼 수 있겠네.'
도경의 뮤탈이 2부대 반이 넘었을 때 캐논을 깨기 시작했다.
뮤탈을 내쫓으려고 아콘을 보냈지만 캐논은 금방 깨지고 도경의 뮤탈은 도망갔다.
'그냥 아콘이랑 싸워도 이기겠네.'
아콘이 2기만 있는 것을 보자 도경은 그냥 어택땅으로 아콘을 찍었다.
그런데,
'!!!!!!!!!'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다크아콘 두기가 마엘스톰으로 뮤탈을 모두 잡았다.
그 후에 아콘 두기가 나와 뮤탈리스크를 2부대 가량 잡고 하이템플러 한마리가 스톰을 지지니 전멸당했다.
'이럴수가!!!'
바비는 뮤탈을 잡은 동시에 앞마당 가스를 캐고 질럿 2부대 가까이와 아콘 2기 다크아콘 2기 하템 1기로 한방진출을 갔다.
'이... 이런. 아직 옵저버는 없겠지?'
마침 럴커를 모으고 있어서 럴커 7기와 저글링으로 몰아 내려고 했다.
럴커와 저글링이 덮치려고 하자 질럿들은 아콘과 다크아콘을 보호하고 다크아콘 두기가 또 럴커에 마엘스톰을 걸어 버로우를 못했다.
'이... 이런.'
마엘스톰 걸린 럴커 위에 스톰이 뿌려지고, 저글링은 전멸당하고 질럿이 럴커를 감싸자 마엘스톰이 풀렸다.
도경은 빠르게 버로우를 눌렀지만 한기만 버로우 성공 하고 전부 전멸당하였다.
'말도안돼......'
도경이 시도했던 2시와 2시 앞마당은 모두 날라가고 본진 럴커와 성큰으로 수비를 해 못들어오게 했다.
도경은 갑자기 바뀐 전세 역전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럴수가!'
도경은 일단 마음을 다시 잡고 에볼루션 챔버 두개 지어 히드라 공방업을 하고 드랍업을 먼저 찍은 도경은 오버로드 속업을 찍고 히드라럴커 드랍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토스가 갑자기 4닥템드랍이 들어왔다.
오버로드를 드랍업을 먼저 시키고 속업을 시켰기 때문에 오버로드가 가기엔 너무 느렸다.
도경은 일단 일꾼을 전부 빼고 오버로드를 빠르게 본진으로 보내고 본진 레어에 오버로드를 찍었다.
하지만, 공2업 닥템이 히드라덴과 공방업이 진행중이던 에볼루션 챔버 2개를 모두 깨버리고 전사했다.
도경은 좌절했다.
'내가 아마추어에게 손도 제대로 못쓰고 지다니......'
도경이 히드라를 오버로드에 태워 마지막 폭탄드랍을 갔지만, 이미 하이템플러와 드라군이 있어서 모두 막혔다.
어쩔 수 없이 GG를 치려고 하다가 옆의 바비의 화면을 봤다.
"!!!!!!!!!!"
서지훈과 이윤열을 방불케 하는 손속도였다. 아니, 그보다 더 이상의 손속도였다.
토스라고 믿기엔 너무나 빠른 손속도였다.
이미 커세어가 6기가 모여있었고 6시가 잘 돌아가고 있었다.
"휴... 졌네요."
도경은 GG를 치고 나왔다.
"굉장히 잘하시네요. 연예인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스타실력을 가지셨네요."
"과찬입니다. 그냥 예측을 했는데 운이 좋았죠."
"제가 뮤탈리스크로 갈거라고 알고 있었어요?"
"네."
도경은 당황했다. 그렇게 액션을 잘 해서 히드라덴도 보여주고 테크트리도 유연하게 잘 올라간 편이였는데 말이다.
"그럼 뮤탈로 캐논 깨고 럴커3cm드랍 갈꺼도 알고 있었어요?
"네."
도경은 자존심이 상한 듯 쏘아붙이며 물었다.
"어떻게요?"
"뭐, 일단 아까 질럿 들어갔을때부터 알았어요."
"그 발업질럿 한기로 정찰한거요?"
"네."
"그럴리가요. 그거 하나보고 어떻게 알아요?"
"그 타이밍이면 저그가 테크가 딱 갈라지는 타이밍이라 가장 중요한 타이밍일텐데, 그걸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이미 경기는 제가 이겼었어요. 저글링 6마리가 갑자기 입구를 지키다가 왜 나가겠어요. 앞마당에 성큰도 많이서 홀드만 시켜 놨어도 성큰이 맞아서 질럿이 죽었을텐데요. 그때 입구 열어주고 본진 들어가서 히드라덴 있고 히드라 있는거 보고 페이크라는거 알았어요. '투가스 먹은 뮤탈이 본진 덮치겠구나'라구요."
"그럼 설마 아콘 일부로 2기만 뽑은것도?"
"맞아요. 그거 일부로 그랬어요. 아콘 숫자 깔보고 뮤탈이 어택땅 하라구요. 스톰업 바로 다음에 마엘스톰 업 찍었어요. 첫 병력 진출할때 왜 괜히 아콘 1기였겠어요?"
"!!!!!!"
"그래서 일부로 질럿만 찍고 안보이는 다크템플러 뽑아서 구석에다가 합체시켜두고 기다리고 있었죠. 뮤탈이 아콘 덮칠때까지."
"...다 알고 있었네요. 럴커도 알았나요?"
"저그가 레어 올리고 히드라덴 지었으면 아까워서라도 럴커 뽑았겠죠. 제가 많이 모아둔 질럿하고 한방 나오면 뛰쳐나와서 어떻게 해서든 해처리 지역 보호 하기 위해서 병력 없더라도 진출 할 거 생각하고 마엘스톰으로 럴커 잡았었죠."
도경은 할 말을 잃었다.
"잠깐만요, IPX에서 Saske_라는 아이디 썼었죠? 그거 본인꺼에요?"
"아, 그게......"
"한번 봐봐요."
도경은 배틀넷 웨스트 서버로 들어갔다.
도경은 한번 더 놀랬다.
그 자리에 Saske_라는 아이디가 찍혀 있었고, 게임이 끝난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Saske_라는 아이디 주인공이 바비씨?"
"......맞아요. 저에요."
바비는 한숨쉬며 말했다.
도경은 알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이 아침에 짜증 냈던 것도 웨스트 채널 공방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못하고 한 아마추어에게 졌었는데, 그 아이디가 바로 Saske_였다.
"한판 더 해요. 배틀넷으로 들어와요. 제가 1패 새겨줄께요."
"......"
바비는 말없이 웨스트 서버로 들어갔다.
도경은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베넷 좀 빨리 들어와요. 서버는 hanbit--2로 들어와요. 빨리요."
도경은 약간 상기되어 있는 표정과 얼굴빛이였다.
자신의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것과 아마추어에게 진 것이 자신의 슬럼프라고 생각하고 도경은 당혹감과 짜증이 났다.
강도경.
올림푸스 스타리그 8강 3패탈락 이후 긴 개인전 슬럼프를 겪고있다.
비록 프로리그에서 팀플레이의 기둥으로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개인전에 가 있었다.
자신의 슬럼프와 팀플레이를 받춰 줄 만한 팀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 자신이 슬럼프라는 것을 잊고 싶어서 온갖 게임 쇼 프로그램에 나갔다. 웃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점점 프로게이머라는 것이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대로 가면 자신의 프로게이머생활이 끝날 것만 같았다.
거기에다 팀플레이 슬럼프까지 겹쳐서 도경이 차지 할 수 있는 팀의 비중이 점점 작아졌다.
그래서 재기를 위해 개인전 연습을 하고 있지만, 연습 하는 족족 패하고 아마추어라도 이겨보자는 생각으로 공방에 들어갔다가 아마추어에게 크게졌다. 비록 자신의 주종이 아닌 토스로 했다지만, 너무나 일방적으로 졌었다. 그 일 때문에 괜히 이재균 감독에게 화를 냈다. 감독님께 미안하기도 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더군다나 프로게이머도 아닌 아마추어라고 볼 수 있는 연예인에게도 졌다. 아무것도 못하고.
도경은 마우스를 잡고 마음을 다시 가다듬었다.
'이기자. 무조건 이기자. 최선, 전력을 다 해서라도 이기자. 여기서 지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이기자.'
라고 마음먹고 채널로 들어갔다.
마침 영훈이가 있었다.
Hanbit_ ) 영훈아 게임하냐?
Stay[hyo] ) 아뇨. 길드원이랑 연습 몇판 하고 지금 좀 쉬는데여.
Hanbit_ ) 내가 재미있는걸 보여줄께. 니 Saske_라는 아이디 알지?
Stay[hyo] ) 알죠. 왜요?
Hanbit_ ) 내가 그 사람을 PC방에서 만났거든.
Stay[hyo] ) 아, 그래요? 누구에요?
Hanbit_ ) 그건 이따가 알려줄께.
몇분 후, 바비가 들어왔다.
Stay[hyo] ) 안녕하세요. 사스케님
Saske_) 아, 박영훈선수? 하이요
Stay[hyo] ) 네^^
Hanbit_ ) 니가 방잡아라.
Stay[hyo] ) 뭐로요?
"바비씨, 노스텔지아로 해도 돼죠?"
"노스텔지아라... 네. 상관없어요."
Hanbit_ )노스텔지아로 잡아.
Stay[hyo] )그거하게요? 그건 좀 형이 유리하지 않나.
Hanbit_ )만들라면 만들어.
Stay[hyo] )한빛스////타즈 로 들어와요
"재균이형, 일로 와봐요."
"왜?"
재균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다가 끄고 들어왔다.
"뭐, 컴퓨터 문제있어?"
"아뇨. 지금 도경이형하고 그 Saske_라는 아이디 쓰는 사람 PC방에서 만났대요. 1:1 붙는다고 하는데."
"도경이녀석, 연습 안한다더니. 그래 재미있겠다. 나도 같이 보자."
"근데 형이 노스텔지아 고르네요."
"참, 아마추어 상대로 이길려고. 뭐, 이기고 싶을꺼다. 요즘 너무 많이 졌으니까.
근데 사스케란 녀석 실력을 직접 보고싶구만."
"그래도 진짜 노스텔지아는 좀... 사실 노스텔지아 도경이형이 나보다 잘하잖아요. 저번 후로리그 결승때도 도경이 형이 나갈라다가 팀플연습 해야됀다고 안나간거고."
"후로리그라... 후로리그 발음이 좀 웃기네. 그래도 다행이다. 도경이가 그거 안가르쳐 줬으면 경락이 졌었어."
"그래서 우리가 우승했잖아요."
"그랬지. 녀석. 괜히 오늘 삐져가지고 오늘 나만 심란하게 만들고......"
7월 15일. 한빛소프트 숙소.
"아~ 진짜 안돼네."
경락이가 짜증나듯이 소리쳤다.
"왜?"
도경이 옆에서 물어봤다.
"아니, 노스텔지아에서 테란하고 저그전은 할만한데, 프로토스를 못이기겠어. 앞마당먹고 한방을 왜이리 못막겠지?"
"그럼 저글링써요."
옆에서 영훈이가 거들었다.
"나도 그생각은 했는데... 타이트하게 몰아쳐야 하는데 나랑 스타일이 안맞아. 뭐, 내가 게릴라로 승부 보는거지만, 저글링은 잘 못하겠더라고. 그리고 파워저글링 가면 조합 할게 딱히 없는거같다. 럴커 뽑으면 리버로 잡고, 뮤탈가니까 온리수비 후 아콘모아 한방이 무섭고."
"솔직히 아콘모아 한방은 형이 연습 별로 안한거다. 그거 저글링 업글하고 수만 많으면 쌈싸먹기로 이기는데."
"영민이가 쌈싸먹기 잘 걸리겠냐, 그리고 노스텔지아 나오면 성제보단 용욱이형 나올게 뻔한데."
"그럼 가디언가."
도경이 말했다.
"가디언이요?"
"어, 가디언. 파워 저글링 가면 아콘때문에 안됀다며. 쌈싸먹기도 잘 안걸리고. 뮤탈 좀 모으다가 가디언으로 변태한 뒤에 가디언으로 아콘만 잡아주면 돼잖아. 사거리도 길고 가디언이 아콘도 잘잡고. 어차피 하템은 끌고다니기 힘드니까 수비용으로 밖에 안쓸테고. 업글하느라고 가스도 빡빡하고 템플러 나오는 족족 아콘으로 만들테고."
"아~ 그방법이 있었네."
"한 중반쯤에 토스가 가스멀티 먹으려 하면 저글링 달리지 말고 가스멀티 옆에다가 뮤탈 대놓고 가디언으로 밀어버려. 그럼 꼼짝없이 밀리겠지. 그 가디언은 안죽게 좍 퍼트리고 나중에 아콘잡고."
"그거 좋네. 형 머리 좋다~"
"그냥 내가 쓰던거야. 그걸로 영민이 많이 잡았어."
"영민이도 잡았어? 와, 잘하네. 형이 개인전나가."
"난 팀플해야돼잖냐. 그러는 의미로 니돈으로 자장면이나 시켜먹자."
"나 돈 없어~"
"뒤져서 있으면 10원에 100대~"
"진짜없다니까~"
경락은 도망갔다. 도경은 잡으려 인형도 던지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도경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도경이 형이 파워저글링에 가디언 쓸껀가봐요."
"나도 그럴꺼 같다. 근데 쟤 프로토스라냐?"
"노스텔지아 고르는거 보니까 토스겠죠."
"시작하자. 빨리 보고 싶다."
영훈은 Start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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