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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1/15 23:57:09
Name 최재형
Subject [응원]져도 괜찮습니다!!
     pgr 눈팅만 벌써 거의 1년 동안 하다가 이제야 자게에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정말 몇번이고 write 버튼을 눌렀다 취소했다 했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저에게 자유게시판의 중압감이 큰 가 봅니다.
첫글이니 많이 부족해도 귀엽게 봐주세요 ^^

     서론이 길었습니다. 저는 강민 선수 팬입니다. 제가 처음 강민 선수 이름을 들은 것은 2002년도에 tv에서 우연히 스타 한장면을 봤을 때 입니다. 그 때는 별로 스타라는 게임에 관심이 없어서 그냥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한 장면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 때 맵은 비프로스트 같았는데 강민 선수가 포토캐논을 8개 정도 진 것을 보고 와 정말 많이 짓는다. 희한한 사람이다 생각하고 채널을 돌렸습니다. 그 때만 해도 친구들 사이에서 캐논 많이 지으면 못한다는 소리 듣던 때였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년이 지나고 제가 스타라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한게임배부터 스타리그도 보기 시작했고 배틀넷에 접속해서 플레이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끼리 무한에서만 하던 실력이 통할리가 없었고 전적은 언제나 패가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제 종족은 프로토스.. 제 스타의 실력은 강민 선수의 플레이를 무조건 따라하면서 늘기 시작했습니다. 기요틴에서는 저그 상대로 무조건 더블넥, 테란 상대로는 몰래 템플러 아카이브. 남자이야기 커세어 다템, 제가 프로토스고 강민 선수 전략이 독특하고 좋아서 따라했지 강민 선수를 좋아하는 팬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좋아 했다고 생각했던 선수들은 항상 이야기꺼리가 많았던 나도현 선수나 포커페이스의 서지훈 선수였습니다.

     한게임배 우승 후 질레트 스타리그 부터 강민 선수의 슬럼프는 시작 됩니다. 질레트 16강 탈락. 듀얼 탈락. 챌린지 리그 탈락.. 저는 강민 선수가 슬럼프에 빠져있었을 때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선수는 강민 선수라는 것을. 강민 선수가 할 때면 tv앞에 바짝 다가가 응원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스타리그를 보면서 천진난만한 강민선수, 꿈꾸는 듯한 강민 선수의 팬이 된 것입니다.

     최근에 제가 그 토록 응원했던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민 선수는 탈락이 확정 되었습니다. 그나마 선전하던 mbc게임에서도 마이너로 떨어졌습니다.  요즘은 예전 강력한 모습보다 지는 모습을 더 자주 보는 것 같습니다. 자꾸 경기를 볼 때 마다 조마조마 하며 이기기를 바랍니다.  스타 사이트 들을 돌아다니면서 보는 리플들은 저를 가슴아쁘게 합니다. 강민 이제 끝났다. 강민 먹튀 1등. 강민 잠 깼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이 경기만큼은 이겨라 이겨라 계속 바랬습니다. 그리고 강민 선수를 재촉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제가 항상 공부를 잘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대학가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말이지만 그 말을 들으면 잘 하던 공부도 하기 싫게 된 적이 많았습니다. 강민 선수는 공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민 선수에게 잘하기를 요구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새로운 전략을 매경기 보여주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지면 혹독하게 비난합니다. 얼마나 힘들고 부담이 될까요..프로라는 이름 아래에 우리는 똑같은 사람에게 너무나도 힘든 것들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요?

     저는 오늘 깨달았습니다. 제게 있어서 강민 선수가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강민 선수가 져도 너무 좋다는 사실을.. 강민 선수는 지금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정한 친구는 힘들 때 있어주는 친구입니다. 진정한 팬은 힘들 때  도와주는 팬입니다.

     비난에 비해 응원은 너무 적습니다. 저는 강민 선수를 그냥 응원하기를 바랍니다. 이기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잘되기를 바랍니다. 강민 선수 이겨서 좋아하는 거 아닙니다. 강민 선수 팬들은 강민 선수가 경기하고 그냥 있는 자체로 좋아합니다. 강민 선수 져도 괜찮습니다!! 강민 선수 아자아자!!

ps1. 뱀다린가요? 뱀꼬린 가요... 이 말 봤을 때 쓰고 싶었는데 두개가 헷갈리네요 ㅜ.ㅜ
ps2. 수능 2일 남았습니다. 고3 여러분 아자아자!!
ps3. 첫글이니 너그러이 봐주시길.
ps4. pgr21 너무 좋습니다^^. 가족같은 분위기. 그리고 글 쓰고 나니 더욱더
소속감이 생기는.
ps5. 그래도 강민선수 오늘 이겨서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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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flying
04/11/16 00:12
수정 아이콘
사족을 말한거니깐 뱀다리이지요^^
강민선수 글에 항상 뱀다리.라고 적혀있죠.
이제 날라..하늘에 닿을차례입니다.
강민선수 화이팅입니다.
04/11/16 00:17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 꼭 부활하셔야 플토가 살아나죠~ 화이팅~
04/11/16 00:23
수정 아이콘
선수의 경기 그 자체를 좋아했기에 계속 지고 부진하더라도 애정을 버릴수는 없는 그 마음 잘 압니다. 그래도 이기는게 좋더라구요. 자꾸지고 그래서 주류무대에서 벗어나고...... 잊혀지고...... 이건 정말 슬프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젠 지독하게도 이기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졌을때는 또 위로하고 응원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지요.(흐~ 뭔가 횡설수설 같다.)
04/11/16 01:01
수정 아이콘
뭐 주류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강민선수가 있는 마이너 리그, 올라올 가능성이 있는 첼린지 리그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강민선수... 게임을 즐기세요. 어쩌면 잔인한 말일수 있엤지만 당신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라보자
04/11/16 01:18
수정 아이콘
강민.. 화이팅!!
진짜.. 그의 부활만 기다립니다..
[S&F]-Lions71
04/11/16 07:06
수정 아이콘
사족, 뱀 다리는 덧붙인 부분이 전체를 훼손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본문과 관계없는 말을 덧 붙이고 싶을 때에는
사족보다는 덧글, 첨언, 추신, 추기 등의 말을 쓰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souLflower
04/11/16 08:10
수정 아이콘
비난에 비해 응원은 너무 적습니다...라는 말이 참 와닿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창우
04/11/16 12:24
수정 아이콘
가족은 격려와 응원도 해야하며 때로는 잘못된 점은 꾸짓어야 하지만
팬은 격려와 응원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은 맘에 안드는 면이 있어도 같이 살아야 하니 서로 고치고 바꿔가야하지만 팬은 맘에 안들면 떠나면 그만이니까요 굳이 좋아하는 대상에게 강요하거나 바꾸려하는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하며 그럴 수 없다면 피해야 합니다. 서로 고칠려고 하다보면 싸움만 나니까요
Peppermint
04/11/16 18:24
수정 아이콘
첫글 축하드립니다..저도 첫 댓글이네요..^^
그의 노력, 그의 고집, 그의 꿈, 그의 의지, 그의 따뜻함, 그의 무서움을 알기에, 날라의 모든 것을 응원합니다.
아케미
04/11/16 19:51
수정 아이콘
강민동 분들 신나셨네요. 저도 신났습니다. ^^
이렇게 좋은 팬들(뭐 저는… 좋은 팬 되려고 노력 중;)이 있으니 강민 선수는 다시 날아오를 겁니다. 그때까진 저 역시 강민 선수 말대로 "다 져도" 응원할 겁니다. 팬들은 자유인이라지만 이미 구속된 지는 오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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