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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0/31 21:54:49 |
Name |
이직신 |
Subject |
[잡담] 부활, 한순간만 타오르고 끝나버리지않는 불씨. |
*픽션입니다*
" 얼굴색을 보니 잘지내고 있는거 같구나. "
웅렬은 호텔로비쪽을 청소하다가 입구에 들어선 정감독을 보고 놀랄수밖에 없었다.
약 4개월만에 만남이었다.
바삐 청소질하던 웅렬의 손놀림은 멈췄고 빨리 청소끝내라는 호텔선배의 말도 그의
귀에 담기지 않았다.
" 잠시 시간있으면 밑에 커피숍에 가서 얘기좀하자. "
.
.
" 돌아와라. "
...돌아와라
정말 듣고싶었던 말이다.
돌아와라...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호텔직을 선택하고 일을 하면서도 한번도 게임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는 않고있었다. 그만큼 웅렬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높았고 또 게임을 하는것만큼 재미난 일은 없었다. 게임을 하는게 직종이라니..!!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수있다니..!!
" 나의 잘못된 선택이었다. 넌 돌아와야해. "
" ........ 갑자기 무슨바람이 불어서인가요? "
" 웅렬아. "
" 절 그렇게 매몰차게 버렸을때는 언제고 갑자기 이렇게 나타나서 어쩌자는 겁니까? "
정감독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수년간 게임계에 몸담아오면서 수많은 선수들을 봐운 정감독의 눈에는 웅렬의 속마음을 읽어낼수 있었다.
그는 게임이 하고싶다. 그 빗질하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싶어할것이다.
" 우리팀이 이번에 새롭게 태어나기위해 대거 많은 멤버들을 영입했다. 니가 복귀하는데 더없이 좋은 스파링파트너가 될거다. "
" ...... 게임에 대한 미련..버렸습니다. "
" 웅렬아. 넌 게임을 좋아해. 세상 그 어느것보다도 말야. 지금 우리 KTF는 테란진영이 많이 허술한편에 속해. S급 선수들은 접촉해도 요즘 누가 잘나가는 테란유저들을 왠만한 돈에 넘겨주겠니..? 너만 돌아오면돼. 너정도면 우리 KTF 테란 진영에 충분한 힘이 되줄수 있다. "
" 다시 돌아간다해도.. 자신이 없어요. "
" 넌 예전부터 나와 같이 KTF의 자리를 지켰던 녀석이다. 난 널 그 누구보다도 오래봐왔어. 넌 해낼수 있는 놈이다. "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 그도 몇달간 쉬면서 혼자서 개인연습을 틈틈이 안해온건 아니다. 언젠가 정감독이 다시 자기를 부를거라는 기대감에. 하지만 역시나 고단한 하루일과속에 그의 손은 이미 마우스와의 접촉에 많이 낯설어져있었다.
" .. 시간을 좀 주세요. 제가 돌아가겠단 맘이 들면.. 꼭 돌아가겠습니다. "
" .... 그래, 선택은 니 자유니까. KTF측에는 너와 재계약 의사가 얼마든지 있단다. "
정감독을 배웅해주고 웅렬은 다시 호텔로비쪽에서 빗자루를 잡고 서있었다.
바닥은 쓸고있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 생각은 게임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그토록 정감독이 밉고 원망스러웠지만.. 다시 게임을 해달라는 그의 말에.. 모두 용서가 되고.. 고마움까지 느껴진다.
돌아가야한다.
다시 돌아가야한다.
아직 꺼지지않은 부활이라는 불씨를 위해..
다시 불을 지펴야한다.
.
.
.
.
.
.
.
.
" 한웅렬! 복고풍테란의 진수를 보여주고있습니다! "
" 최연성! 이거 밀리는건가요? "
" gg! "
" 아! 거함 최연성이 무너졌습니다! "
" 김현진! 위기에 빠졌죠! "
" 4개월을 굶주린 한웅렬의 탱크! 활기차게 전진합니다! "
" 믿기지지가 않네요! "
" GG! "
" 지지않을것 같은 4U 를 꺽고 KTF가 먼저 LG IBM배 결승에 선착합니다! "
웅렬은 경기가 끝나고 관중석을 봤다.
그대로다.
간간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와 관중들의 함성소리.
이걸 느끼고 싶어서 난 숨쉬고 있었다.
난 마우스를 잡고있었다. 키보드를 치고있었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다. 나를 위해서다.
다시 시작하는거다..!! 꺼지지않을 나의 부활의 불씨를 위해...!
ps: 쓰고나니 별로군요. 한웅렬선수, 참 경기 매력적으로 하는 선수중 하나죠. 오늘 한웅렬선수의 3연승을 보고.. 왠지 뭉클해지더입니다. 웅렬선수 해낼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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