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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0/25 10:11:49 |
Name |
21gram |
Subject |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쉽게 나쁘다고 말한다. |
앞에 iamdongsoo님에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것 몇가지 있어서 적어봅니다..
아는 것을 좋아하는 건지.. 좋아해서 잘 아는 건지..
저도 수행부족으로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이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기 보단 나쁘다고 말한다...
어렸을적.. 한참 WWF 프로레슬링 유행할 때..
제 동생도 무척 좋아해서.. 비디오를 자주 빌려와서 보곤 했습니다..(그때는 케이블 그런거 없었음)
저는 처음에 저런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걸 왜 좋다고 저 난리냐..
남자들은 정말 짐승이야-_-; 라면서 동생에게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답니다..
그런데 자꾸 보다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어느 새 나도 모르게 특정선수를 응원하고 손에 땀을 쥐고 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하하..;
저는 공포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제 친구 중에 공포영화하면 경기를 일으키는 녀석이 있습니다..
항상 저에게 저런 무자비한 걸 좋아하는 넌 사상이 불순해..라며 놀린답니다..
어느날 제가 이렇게 대구했습니다.. 네가 공포영화에 참맛을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사람들이 왜 그 위험한 놀이기구를 타려고 줄서서 기다리겠냐..
공포가 주는 스릴을 맛보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 공포영화도 비슷하다..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이 친구가 수긍을 하면서..
사실 난 두려운거야 헤헤.. 라고 말하데요..^^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후배녀석 중에 지나치게 말이 없고.. 건방진 녀석이 있었습니다..
선배들을 봐도 본척 만척 인사하는 법도 없고..
어렵게 말을 시켜도 묵묵부답.. 어쩌다 말을 하면 아주 짧게... 건방져 보였습니다..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인 적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에 후배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그 녀석과 술자리에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이미지도 별로 안좋았었고 할말도 없어서 어색한 침묵만 흐르다..
그런 분위기에 익숙지 않은제가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때가 영화 올드보이가 깐 영화제에서 상을 타서 한참 화제가 됐던 때라 그 얘기를 꺼냈습니다..
전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흥행영화보단 비주류 쪽 영화를 더 좋아하라 하는데...
이녀석도 저랑 같은과더군요.. 우리의 대화는 끝도 없이 이어졌죠...
대화를 하면서 느낀게 이녀석이 거만한게 아니라..
지나치게 쑥쓰럼이 많고 특히 연장자 앞에선 아주 어려워하는 성격이란걸 알게 됐습니다..
어쩐지 동기들이랑은 아주 잘 어울린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우린 아주 친한 선후배 아니.. 친구 사이가 됐습니다..
영화제란 영화제는 늘 함께 다 쫓아 다니고 있는 중이랍니다..
내가 언제 이녀석을 속된말로 재수없게 생각했나 생각하면 웃깁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처음에 이 녀석을 안좋게 봤던것이 제가 직접 겪었다기보단 주위사람들에 말에 휘둘려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게 되버렸다는 걸 깨닫고 약간 섬찟하기 까지 했습니다..
더 좋은건 이 친구 덕분에 다른 후배들 하고도 친해졌다는 것이죠..
물론 너무 잘 알아서 나쁘다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네..이것은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안 다음에 내린 판단은 개인의 선택이고 견해이니까요..
그러나 어떤 걸 보고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쉽게 그건 나빠 혹은 싫어 라고 단정 짓기 전에..
내가 몰라서 그러는 것 아닌가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예들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몰라서 갖는 여러 편견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받아도 되지 않을
상처와 피해를 받고 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에 두서없이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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