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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2 22:46:02
Name 산적
Subject 두마리 토끼를 잡지 말란 말이다!!(경기 스포일러 약간은 있음.)
일전에 제가 쓴 글을 기억하시는 분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 야구 무지하게 좋아합니다.(뭐 중계를 보는 단계라는 좀 재미없는 글이라 기억 하시는 분은 적으시겠지만요. -_-;;)

게다가 삼성라이온즈의 팬입니다.

그런데, 또 스타크래프트는 무지하게 좋아합니다.(거의 야구랑 동급으로~)

그런 저에게 오늘은 시련의 날이었습니다.

삼성이 진출한 한국시리즈와 우승자경험이 있는 멤버로 진용이 짜여진 에버 스타리그 8강전이 거의 같은 시간에 펼쳐진 것이지요.

자 이럴때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가장 현명한 선택을 이야기 하자면 일단 야구를 먼저 시청하고 나서 PGR이나 디씨스겔이나 파이터 포럼 등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일체 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리그 재방송을 마치 생방보는 기분으로 시청하는 것입니다.

왜 이 방법이 제일 현명하냐 하면 제가 야구중계는 언제 재방하는지 잘 모르지만 스타중계는 언제 하는지 확실하게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지만....

이 놈의 호기심이란게 뭔지.....ㅜ.ㅜ

결국 그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전 마치 벽시계의 시계추 마냥 리모콘으로 이 채널 저 채널 왔다갔다 방황했습니다. ㅜ.ㅜ (제가 자취가 아니라 가족과 살았다면 욕 무지하게 먹었을 겁니다.)


제가 가족과 함께 집에서 살때...... 우먼파워가 강했던 저희집의 채널은 거의 드라마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늘 채널권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기 일쑤였지요.

그럴때 항상 저희 누님이 하시던 말씀......

"뉴스로 결과만 알면 돼...... 그냥 드라마 보자구. 웅? -_-+"

그러면 전 항상 이렇게 말했죠.

"무슨소리!! 스포츠야 말로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단 말이야. 플레이 하나하나 펼치때 마다 흘리는 땀방울의 의미를 누나가 알아?"

이렇게나 설득력 있는(정말?) 주장을 했지만 언제나 무시.....ㅜ.ㅜ(주대사: 억울하면 일찍 태어 나던가...-_-+)

어쨌든 그런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랬던 저였기에 오늘 에버리그와 프로야구 모두 끝나도 든 생각은......

"이봐..... 너 오늘 뉴스로 결과만 본거랑 뭐가 다른거야? OTL......"

정말...... 이놈의 성격 좀 버려야 겠네요.

이제는 한마리 토끼만 제대로 잡아야 할 듯.(그러나 고칠 수 있을지......-_-)

경기이야기:
양쪽 경기 모두 띄엄띄엄 봤지만 그래도 임요환vs변길섭 경기와 홍진호vs박성준 경기는 스타리그를 좀 더 길게 봤습니다.(제가 역시 올드보이를 더 좋아하긴 좋아하나 봅니다.)
오늘 변길섭 선수는 정말 무난하게 운영을 잘 했다고 봅니다. 다만 한번의 일격을 노리고 타이밍을 찌른 임요환 선수의 일격이 너무 날카로웠습니다. 게다가 공중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레이스로 상대본진 폭탄 드랍 할때도 화력에 도움이 되고 또 역러쉬를 온 상대 병력을 잡을때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임요환 선수의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좀 가만히 있는다 싶을때는 무난한 운영보다는 그의 의도파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홍진호vs박성준 경기는 정말 엄해설위원의 말씀대로 옛 저그전을 보는 듯 하더군요. 계속 눈치 살피면서 뮤탈을 모으고 모으고 모으다가 대규모 뮤탈싸움..... 하지만 역시 올드한 플레이 양상이라면 좀 더 올드한 선수에게 기울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성준 선수는 안정적이진 못해도 좀 더 초반부터 서로 밀어 붙이는 싸움을 거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결과론적인 말일 뿐이긴 합니다.^^

사족// 한국시리즈 2차전은 8대8로 무승부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제한으로 끝짱을 보지 못하는 경기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아쉽군요. 게다가 오늘은 승기를 먼저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무승부......ㅜ.ㅜ(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가 스타볼때 꼭 점수를 먹는...)  현대의 짜임새 있고 집중력 있는 야구는 참 무섭습니다. 하여튼 남은경기 두팀 모두 훌륭한 시합을 보여 주시길~~(대구에서는 꼭 이기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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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04/10/22 23:01
수정 아이콘
현대의 한 점을 소중히 하는(;;;;) 야구의 진면목을 본 느낌입니다.
정민태 선수의 삽질(몸값을 하시라구요-_-;;;;)과 8회 1사 만루 찬스(타자가 이숭용 심정수였는데;;)를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그냥 가볍게 넘겨버릴 정도로 좋은 경기를 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삼성의 몰아치기는 진짜 무섭더군요;;).

그건 그렇고.. 현대구단 이젠 슬슬 서울 이전 관두고 경기 남부에 뿌리박을 생각 좀 하시죠? -_-;
snookiex
04/10/22 23:21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메이저리그처럼 무승부 없이 그냥 끝장을 보는게 어떨지....한국시리즈에서조차 무승부가 나온다는 것에 -_-;; 그래야 이번 ALCS처럼 극적인 승부도 나오고 할터인데.....기억에 가장 남는 연장전은 96년인가 해태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네요....그때는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블루스카이
04/10/22 23:33
수정 아이콘
앗, 야구 8대8로 무승부 됐나요? 저는 5대1로 삼성이 이기고 있을때 까지만 봐서 삼성이 이기는줄 알았는데. (정민태 선수 OTL) 역시 야구는 끝까지 봐야하는군요. 제가 응원하는 기아는 이미 준PO에서 져서(흑흑) KS는 못 올라왔지만 결승전이라는건 어느 팀이(물론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좋지만) 이겨도 재밌게만 본다면 좋은게 좋은것 같습니다. 하핫;
04/10/22 23:53
수정 아이콘
저도 며칠전에. msl, 프로농구 시범경기, 두산이랑 삼성의 플레이 오프 세개 보다가 하나도 제대로 못보겠어서 포기했던 기억이....
04/10/23 00:27
수정 아이콘
방금 친구랑 전화하면서 들었는데 중계 캐스터가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 마친다는 말 뒤에 '이놈의 정규방송은......'이라고 한 혼잣말이 방송에 나왔답니다.(난 왜 못들었지?)
항상 중계 끊으면서 느꼈던 시청자에 대한 미안함이 베인 발언이겠지요. ㅜ.ㅜ
04/10/23 02:45
수정 아이콘
/snookiex 93년 한국시리즈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요?
박충식의 15회 역투 ;;; 멋있기야 했지만 그런 서수 혹사가 또 어디 있을까요...
04/10/23 05:15
수정 아이콘
산적님 실망이에요.. 당근 스타리그를 보셨어야죠... 압박중..;;
예전에 야구 본다고 수업 땡땡이 치던 나 맞아?
04/10/23 07:58
수정 아이콘
함군//그경기 맞습니다. 그때 해태는 선발(이름이 잘 생각이...)에 선동렬선수와 송유석선수까지 이어서 던졌지만 박충식선수는 혼자서 15회까지 던졌죠. 그래서 2대2로 비겼습니다. 그당시는 제가 어려서 마냥 좋아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미친 짓이죠.
21gram//그러게요 어쨌든 둘중에 하나를 선택 했어야 했죠. ㅜ.ㅜ
04/10/23 14:41
수정 아이콘
LG...............................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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