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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1 22:49:37
Name Crazy Viper
Subject MLB의 역사가 만들어진 순간, 기쁨과 교차하는 아쉬움!!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이하 ALCS)에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미국 스포츠 사상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아이스하키에서의 2번을 제외하고 3패 이후 4연승으로 역전한 사례가 없었던 역사를 Boston Red Sox가 만들어냈다.


시리즈 내내 나도 모르게 그놈의 빨간양말(?^^) 팀을 응원했었는데, 1~3차전 질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는데,

희망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역사는 4차전부터 쓰여졌다.


4차전 슈렉 David Ortiz(데이빗 오티즈)의 연장 끝내기 투런홈런,

5차전 2점차로 뒤지던 8회말 오티즈의 솔로 홈런, 그리고 이어진 베리텍의 동점타...이어진 연장전, 우리의 슈렉(오티즈의 국내 별명)은 4차전에 이어 끝내기 안타로 타점을 기록하며 승부를 2-3으로 만든다.

말도 많고 탈도 났으며 엇갈린 명예 등 다양한 얘기거리가 터진 6차전,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힘줄을 최대한 고정시키고자 부상부위를 꿰메기까지 하며 등판한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 공동 MVP의 Curt Schilling(커트 실링)이 등판해서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보스턴의 4:2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팬들로부터 그다지 좋지 않은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는 뉴욕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은 발목 부상인 커트 실링에게 소위 치사하지만 많은 감독들이 상대 아킬레스건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번트 물량 공세를 한번도 구사하지 않고, 오직 정면 승부만을 택해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반면 Alex Rodriguez(알렉스 로드리게스 ; 흔히 에이 로드(A-Rod)로 많이 불림)는 내야 땅볼을 치고 1루를 향해 달리던 중 태그를 시도하던 투수의 글러브를 고의적으로 치며 공을 떨어뜨려 심판 합의를 통해 아웃되는 상황을 만들었는데, 여전히 그 죄를 반성치 못하고 자신은 정당하다 주장하고 있어 그 명예가 일순간에 바닥치는 상황을 자아냈다. 또한 이날 진절머리나게 부진하던 벨혼의 3점 홈런 때 양키스타디움의 한 관중 몸에 맞고 나온걸 심판이 팬스 맞고 나온거로 착각하여 2타점 2루타로 판정을 내렸다가 항의 등을 겪고 심판 합의를 통해 3점 홈런으로 인정하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이날은 4-2로 보스턴 승리... 드디어 3패 이후 3연승으로 시리즈 전적을 3-3으로 만들며 마지막 7차전으로 그 승부를 이어간다.

마지막 7차전, "4~5이닝 정도만 잘 막아다오!! 그 정도만 해도 성공이다!!" 마지막 7차전 보스턴의 선발 데릭 로에게 거는 많은 팬들의 작지만 큰 바램이었다. 그런데..이게 웬걸...기대 수준을 훌쩍 넘어 데릭 로는 6이닝 1실점으로 7차전 보스턴 승리의 밑바탕을 확실히 만들어 준 것이다. 게다가 빈타에 허덕이며 언제 출루했었는지도 가물거릴 정도의 쟈니 데이먼은 1회초 무리한 홈 대쉬로 역적이 될 뻔했다가 2회 만루홈런, 4회 투런홈런으로 리그 챔피언쉽 역사상 한경기에서의 가장 많은 타점 기록인 6타점을 기록하며 7차전 보스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올해 들어 유난히도 긴 머리와 수염을 길러 Caveman(동굴맨 또는 동굴사람..^^;;)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아메리칸 리그 최고의 1번타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다. 이제는 그의 장발과 수염은 Caveman으로 불리는 Johnny Damon을 떠올리게 만드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기록이 보여주는 역사가 되풀이 되었다. 4자로 끝나는 해에 양키스는 우승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2004년 그 역사는 또다시 되풀이 된 것이다.


밤비노의 저주가 드디어 풀릴 수 있을 것인가?


반면 양키스는 등번호 13번으로 양키스의 생활을 시작한 6차전을 통해 명예를 내동댕이 쳐버린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A-로드의 저주"가 시작되는 것인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보스턴이 이기길 바랬을 것이다. 미국 분위기에 정통한 사람들의 말을 빌어보면 양키스의 골수팬을 제외하곤 많은 미국 사람들도 보스턴의 승리를 바랬다고 한다. 그래서 기분 좋다. 기쁘기 그지 없다.


그런데 몰려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뭘까?


MLB에 흠뻑 빠지게 만든 우리의 Chanho Park과 그놈의 빨간양말팀과 대한민국의 연결고리를 더욱 굳게 만들어준 김병현이 그러한 자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나를 못내 아쉬워하게 만든다.


현대가 삼성을 이기고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했다. 그럼에도 곳곳을 둘러보니 한국시리즈 보단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관한 얘기가 대세 분위기였다.


된장!!! 마무리가 안되네....


모쪼록 새 역사를 만들기를 염원하는 Boston Red Sox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며 글을 마친다.


-Crazy Viper-



덧1. 마지막의 짤막한 얘기들은 그저 아쉬운 심정을 토로하고자 꺼냈으나 그 아쉬운 마음이 벅차 더 공감가고 원만할 수 있는 글로 전개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덧2.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들의 2005 시즌 선전을 기원합니다.

덧3. 과연 NLCS의 7차전에선 누가 이길까요? 휴스턴이 이기면 새로이 만들어져 이미 사용되고 있는 스톤 시리즈가 만들어지겠죠?..^^
킬러 4B + Kent....의 Houston, 6차전의 영웅 Jim Dandy(에드먼즈의 애칭으로 알고 있습니다.), 괴물이라 부르고 싶은 푸홀스, 비록 부상으로 그다운 포스가 약한 듯 싶으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득점기계 스캇 롤렌...의 카즈...
어느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Boston과 기대되는 경기를 펼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덧4. 예상은 했지만 패소로 결정난 양태영 금메달 사건은 좋은 기분에 찬물을 확 끼얹어 버리네요. 에이 도둑놈들....--;;

덧5. 가뜩이나 나라 안팎으로 어지러운 마당에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결정으로 국회 아찌들이 또 난리치는 꼴을 봐야할 것 같군요. 제발 건설적이고 국민들에게 도움될만한 국회의원들의 모습들은 언제쯤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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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포유
04/10/21 22:58
수정 아이콘
반가워요^^ Crazy Viper님... 정말 76년 만인가요?... 밤비노의 저주가 드디어 풀렸네요. 야구중계본다고 학교가 난리던데요. 양태영선수패소건은 쩝 ㅡ.ㅡ;;
사랑을아직도
04/10/21 23:04
수정 아이콘
A-Rod 의 저주가 시작되었지요..
눈시울
04/10/21 23:36
수정 아이콘
아. 참고로 오늘 1차전은 현대가 6대 2로 이겼습니다.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도 꽤 재밌게 봤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현대(보다는 태평양 시절의) 팬이라서 무난하게 현대가 끌고 나가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내일 정민태 선수가 어느 정도나 성적을 내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수원구장이 꽉 찼는데 현대는 이 팬들 관리할 생각을 해야 할 겁니다.
선수들 경기도 나름대로 볼 만하고, 경기 남부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게 아닌데도 관중동원이 안 되는 문제는
연고지 문제에 있어 갈피를 못 잡는다는 점에 있다고 보거든요(수원을 중간 기지 정도로 보니까 모여들 리가 없지요. -_-;;).
잇힝~!
04/10/22 00:18
수정 아이콘
밤비노의 저주는 아직 풀린게 아니라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 저주에서 풀리는거죠.. 월드시리즈진출은 14년전인가(?) 나갔었는데 우승을 못했었죠... 모든 스포츠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1등못하면 말짱 황입니다 -_-;;;
알바구해요
04/10/22 04:11
수정 아이콘
그래두 전 MLB4차전에서 뮬러가 동점 적시타 쳤을때 환호했다는....^^ 갠적으로 BK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마지막으로 세이브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성사될가능성은 거의1%도 안돼겠지만...--;;)
04/10/22 08:06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 ALCS보면서 그냥 보스턴을 응원하게 되더군요. ^^;;
오티즈의 끝내기 홈런과 끝내기 안타, 실링의 감동의 역투, 대릭 로의 호투와 동굴맨의 6타점..ㅠㅠ 모두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낭만드랍쉽
04/10/22 09:18
수정 아이콘
밤비노의 저주는 우승을 못해서라기보다..
보스톤이 루스를 방출한 이 후에 4번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4-3으로 패배했죠-_-;;
4번모두 7차전에서 패배하면서 밤비노의 악령이라는 말이 따라붙기 시작했습니다-0-;;
onfishing
04/10/22 17:49
수정 아이콘
보스톤이 2004-'86'= 1918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
이번 ALCS에서 두팀이 낸 총 점수: 86
레드싹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간 년: 1986년

무언가 이루어 질꺼 같지 않나요? 흐흐
눈시울
04/10/22 19:00
수정 아이콘
하아.. 오늘 정민태 초반 붕괴군요(1.1이닝 6실점.. 2회 강판이라니.. 어이어이 밥값을 하라구-_-;;;;)
산성비
04/10/23 09:33
수정 아이콘
보스턴이 베이브루스를 방출한 것은 아니고 양키즈에 헐 값에 넘겼죠
팬웨이파크 건설자금 융자 조건으로 12만 5000불... 에 합의 봤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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