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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7 04:08:47
Name Port
Subject [픽션] En Taro Reach.

안녕하세요..^^ Port입니다.
휴.. 스타크레프트 관련 장편소설을 하나 쓸까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이왕이면 스타크래프트 시나리오와 현 프로게임계와 연결되는 소설을...
장편소설을 반정도까지 완성했을 때 맘에 너무 안들어서 계획을 잠정 중단을 하였고.. 우선 소재들만 연결해서 간단한 픽션하나 써보았는데 스토리전개가 너무 산만하고 문체도 들쑥날쑥에 지멋대로인 졸작이 되버렸네요. ㅜ.ㅡ

그러나 얼굴에 철판을 깔고 올려봅니다. ^^;
(참고로 배경은 질레트배 결승 전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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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툴은 도피자일까?
보고싶지 않았던 것을 보았기에.. 그것을 보고 우주의 미래를 개탄하며 우주 저 편으로 숨어버린 도피자일까?

  위대한 테사다의 희생은 그의 뜻과 전혀 무관하게 아이우와 프로토스는 구원받지 못하였다. 제라툴은 홀로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였지만, 고작 그들의 고향인 사쿠러스에서의 저그를 박멸한 것일 뿐이였다. 그의 투쟁은 결과적으로 테사다의 뜻을 계승하긴 커녕 "실패"에 가까웠다.

제라툴의 용기는 대단했다. 그는 여러 희생을 무릅쓰고 영악한 저그 블레이드의 여왕 케리건에 홀몸으로 도전하는 무모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용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케리건은 당당히 우주의 지배자가 되어버렸다.

다크템플러의 족장 라자갈. 케리건에게 의지를 빼앗겨버린 그녀. 제라툴은 뜨거운 눈물을 마음에 적시며 그녀를 배어버렸다. 과연 그는 현실도피자인가?
그는 이 암울한 현실에 모든 가능성을 동원하여 대항하였다. 자신이 그렇게 존경하던 족장을 베어가면서 말이다.

블레이드의 여왕은 제라툴의 의외의 행동에 진심으로 감탄한 듯 그를 순순히 놓아주었다. 결국 그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제라툴의 여행. 보고싶지 않은, 아니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과연 듀란은 누구인가. 그는 누구이길래 이런 끔찍한 계획을 준비하는가.
제라툴은 혼란스러워졌다. 테사다의 유지를 이어 아이우를 찾을 마음도, 위기에 빠진 프로토스를 구할 마음도 까마득해질 뿐이다. 그는 보고싶지 않은 미래를 보았기에, 그 대가를 치루며 우주 저편에서 프로토스가 아닌 우주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현실을 보지 않은자가 있었다. 그들은 엔 타로 테사다를 외치며 아이우를 꿈꾸어 왔고 블레이드의 여왕의 파멸만을 희망해왔다.
암울한 프로토스의 항쟁이 시작되었다.

전설적인 인물이 있었다. Zealias라 불리우는 프로토스이다. 질럿과 드라군 대다수가 전사한 현 프로토스의 소수부대에 그는 리버라는 강력한 무기를 조자룡이 헌창 휘두르듯 사용하며 모든 적들을 경악시켰다. 슈팅셔틀의 전설이다. 하지만 이는 전설일 뿐이다.

아이우를 꿈꾸는 한 사내가 있었다. 우직한 그 사내의 이름은 가림토이다. 그는 이 암울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홀로 투쟁을 전개하였다. 케리건의 진영으로 무섭게 달려가는 그의 질럿들을 보라. 프로토스의 긍지 그 자체이다.
이 우직한 사내는 때론 죽음을 불사한 질럿들의 위용으로, 때로는 여우의 탈을 쓴 모습으로 적들을 하나하나씩 격파해갔다.
케리건으로부터 "최고의 장군이자 폭풍 그 자체"라고 평가받은 옐로우도, 듀걸의 패배 이후 위기를 느낀 지구에서 재파견한 지구인의 위대한 사령관 슬레이어즈_박서도 프로토스의 긍지로 맞써 싸우며 테사다의 유지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고독한 투쟁은 힘들었던가, 그는 온몸에 심한 피로를 느끼며 제라툴을 찾아 떠났다......

우주 저편엔 아이우를 꿈꾸는 프로토스가 많았다. 다만 세력이 약해 기회를 노렸을 뿐. 가림토가 힘들게 항쟁할 때 있는 힘껏 게릴라를 펼치던 이들이 있었다. 하노비에츠-오프트(Hanobiets-Oft : 눈치빠르신분은 이것이 무엇을 지칭하시는지 아실듯)구역에서의 전투. 막강한 위력의 커세어리버로 질리아스의 영광을 구현하는 자. 킹덤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하노비에츠-오프트 이후에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일부에서는 그를 Zealias의 재림으로 일컬었었다.

반면, 가림토와 같이 항쟁을 하던 부사령관이 있었다. 가림토가 홀로 투쟁할 때, 그는 그의 보조부대를 위임받아 프로토스가 자랑하는 압도적인 힘으로 적들을 제압하려 하였으나, 아직 미숙하였던가... 결국 제라툴이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이후엔 가림토라는 한 프로토스 전사만 우주곳곳에 각인되었다.

가림토가 피로에 찌든 육체를 이끌며 마지막 혈전을 불태울 때이다. Sukai-zerotow(수카이-제로투)구역에서의 전투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정 딴판으로 전개되는 전투에 그는 분노의 눈물만을 삼킬수 밖에 없었다. 이 구역에서의 전투가 실패하면 프로토스는 부활의 기반을 거의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가림토는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랜 채 쓰디쓴 후퇴를 하게 되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홀로 투쟁을 계속해야만 했다. 자신마져 무너저버리면 프로토스는 그야말로 전멸이기 때문이다.

An Taro Adun. 위대한 프로토스의 영웅 아둔.
그는 저쪽 칼라이의 경지에서 여러 프로토스 전사들의 염원을 들었던 것일까.
가림토의 후퇴로 절망속에 빠져버린 모든 프로토스전사에게 희망이 생겼다.
그는 가림토의 부사령관으로써 가림토와 같이 싸우던 리치였다.

그의 눈물겨운 항쟁이 시작되었다. 위대한 가림토마져 후퇴한 이상, 아이우의 꿈을 되찾을 전사는 리치만 남게 되었다.
몇년동안 미숙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완벽하게 성장하였다.
위대한 아둔의 용기를 재현한 듯, 그는 무서울 게 없었다. 아둔의 용기가 담긴 사이오닉스톰은 대마왕의 뮤탈리스크에 작렬하였고, 프로토스전사들의 염원이 담긴 리버의 스캐럽은 불꽃마져도 삼켜버리는 폭발이 되며 승리에 승리를 거듭했다.

승리뿐만이 아니였다. 케리건마저 격파해버린 슬레이어즈_박서. 그런 슬레이어즈_박서와 홀로 싸우던 폭풍 옐로우, 그리고 저그의 또다른 유능한 장군 초짜에게 패배의 일격을 맞으며 한걸음 물러선 적도 있었다. 하지만 리치는 프로토스전사들의 염원을 마음속에 꾹 담아두며, 한걸음 물러설 때마다 이보전진 하였다.

폭풍이 몰아치는 한 전장에서 그는 옐로우와의 숙명적인 전투를 하게되었다. 서로 한치의 양보조차 없었다. 지구의 위대한 사령관 박서에게 전멸가까울정도의 타격을 받은 저그로써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
  아이우의 꿈을 항상 꾸어온 프로토스 역시 물러서기 싫었다. 게다가 상대는 자신들을 철저하게 짋밟은데다가 아이우마저 초토화시킨 저그였다.
양쪽진영 모두 피가 넘쳐나는 전투였다. 하얀 연기가 되어 칼라이의 세계로 승천하는 질럿들, 붉은 선혈을 내뿜으며 산화하는 히드라들..

과연 무엇을 위한 전투인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비참하고 허무한 전투를 하는것일까. 무엇때문에...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전투가 끝났다. 그 전투 끝엔 리치가 만신창이가 되어 산들바람을 맞으며 벌판에 서 있었다.

리치에겐 거칠게 없었다. 그렇게 매서웠던 폭풍우를 이겨내었다. 이제 혼자의 힘으로 케리건마저 패배시킨 박서와의 전투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와의 전투를 끝내고, 아이우로 돌아가자. 그곳에서 이 만신창이가 된 내 몸을 산뜻한 아이우의 바람으로 치유하자.

...  

전장엔 만신창이가 된 그 혼자 우뚝 서있었다. 저그진영을 괴멸시킨 박서와의 전투를 회상하고 있었다.
아이우로 돌아가자. 이제 그곳을 공격하는 적들은 없을것이다.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오버마인드의 야욕으로 시작된 전투가 이제 아이우에선 없을것이다.

가림토는 전투가 끝난 후에 피로에 찌든 몸을 쉴 겸 제라툴을 만나고 싶어하여 우주 저편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젊은 프로토스의 전사가 모든 역경을 극복하여 중요한 지역에서의 전투를, 그것도 강력한 적들을 상대로 이겨내었다. 그 모습을 본 가림토는 리치에게 모든것을 맡겼다. 중압감의 의무에서 벗어나 제라툴을 찾으러 저 편으로 갔다. 제라툴이여, 그대는 도피자입니까? 라는 질문을 가슴속에 품고서.

리치는 아이우의 꿈을 품고서 아이우로 떠났다. 파나로소-니크스(Panaroso-niks)구역에 이르렀을 때이다.
매복해있던 적들이 만신창이가 되버린 그를 급습하였다.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릴까.
이제서야 아이우에 갈 수 있을것 같았는데... Xel'Naga의 질투일까...
절대신 블리자드는 전투의 종결을 원치 않았던 것일까.
가림토도 이루지 못한 아이우의 꿈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일까..

급습당한 리치는 정신이 차츰 혼미해짐을 느꼈다. 그의 부하들은 그를 구해냈고, 그는 그토록 갈구했던 아이우에서의 달콤한 잠을 우주선에서 취하며 우주를 유랑하게 되었다.

카스-아둔-테사다-제라툴-가림토를 잇는 영웅의 계보가 리치에게로 이어졌다. 리치는 위대한 프로토스 전사들의 대열에 꼈지만, 우주 저편으로 꿈같이 사라져버렸다.
모든것은 꿈이였던 것일까.

리치가 급습당한 사건은 프로토스 전사들을 경악시켰고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프로토스는 이제 멸망하는가.


가림토-리치의 항쟁은 그저 한 시대의 멋진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프로토스의 전사들은 가림토-리치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우의 꿈마져는 놓지 않았다.
바야흐로 새 시대가 도막하고 있었다.


오래 기달려왔다. 한때 자신의 존재를 하노비에츠-오프트에서 철저하게 각인시킨 전사. 일부에선 "질리아스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킹덤이 드디어 오랜시간동안 절치부심하며 와신상담하며 기다려온 때가 드디어 왔다.
분노로 가득찬 그는 템플러의 위대한 희생으로 탄생하는 아콘의 그것과 같았다. 테란,저그가 아이우와 프로토스를 상대로 자행한 일들을 똑같이 되갚아주리라. 아니, 넘처날정도로 톡톡히 갚아주겠다. 그의 악명높은 프로브와 질럿은 얼마뒤 우주 곳곳에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적들은 그의 악명에 벌벌떨어야만 했다.
그의 재등장과 더불어 프로토스의 건재함은 증명되었다.


꿈을 꾸었다. 아이우의 울창한 수목과 산뜻한 바람을 쐬며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꾸었다.
꿈이 깼다. 황량한 우주벌판에 홀로 있었다.
나는 아이우에서 이 우주벌판을 꿈꾸는가. 아니면 이 우주벌판에서 아이우를 꿈꾸는가.

테사다,제라툴. 당신들이 위대한 용기로 저그에 대항하여 싸울 때 전 젤'나가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가림토,리치. 몸이 망가져가는 고통을 참아내며 투쟁하여 싸울 때 난 꿈속에서 아이우의 카카루를 바라보며 넋이 나가있었지.
킹덤. 악몽을 지배하는 자여. 그대의 악몽역시 꾸어보았네. 적들과 싸우며 절규하는, 그대의 프로브와 질럿의 메아리치는 분노의 하늘을 난 꿈속에서 보았다네.
이제 내차레다. 아이우를 가로막는 자들은 내 꿈에 태워 저 멀리 보내버리겠다.  

바야흐로 기나긴 전쟁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악몽을 지배하는 자. 꿈을 지배하는 자 이 둘은 마치 다크템플러 제라툴과 하이템플러 테사다를 바라보는 듯 했다.
그들로 인해 모든 저그와 테란들은 벌벌 떨어야만 했다.


얼마동안 꿈을 꾼 것일까. 꿈속에서 그들을 보았다. 한 전사가 있었다. 그는 스스로 날라라고 부르며 내게 다가왔다.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싸우고 있을 때 날라는 꿈속에서 아이우에있는 카카루를 넋놓고 바라보았다고 한다.
나에게 휴식을 권한다. 내가 가림토를 대신하여 홀로 싸울 때 날라는 꿈을 꾸었으니 이제는  내가 꿈을 꾸고 날라가 나를 대신하여 싸우겠다고 한다.

나는 그 제의를 승낙하였다. 그때의 그전투에서의 피로가 덜 풀렸던 것일까.. 아이우의 꿈을 꿈속에서나 꾸라는 그의 심술궂은 제의에 나는 그만 승낙하고 말았다.
도대체 얼마동안 꿈을 꾼 것일까.


날라와 킹덤의 활약으로 그토록 프로토스 전사들이 꾸어왔던 아이우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
하지만 프로토스 전사들은 지독한 불운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아이우의 수복이 다가올수록 적들은 더더욱 정신사납게 대항해오니 말이다. 꼭 아이우를 되찾는 날 모든 전투가 끝나고 적들은 패배하는드시.
절대신 블리자드의 존재를 믿지도 않았지만, 정말 투쟁을 계속시키려는 신의 의도라고밖엔 볼수 없었다.

리치. 너무 오랫동안 꿈을 꾸시는게 아닙니까. Sukai-zerotow(수카이-제로투)에서의 전투가 끝난 후 너무 오랫동안 꿈을 꾸셨습니다.
이젠 홀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킹덤과 날라, 그리고 여러 프로토스 전사들이 있으니까요.
이제 깨십시요. 테사다와 제라툴에게 붙여진 칭호 "영웅". 그 칭호를 받으신 리치 당신의 능력을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

믿을 수 없었다. 믿고싶지 않았다. 꿈을 꾸는 날라의 패배와 후퇴. 킹덤의 충격적인 패배와 후퇴. 나는 레드나다와 피터지는 혈투끝에 승리하였는데, 승리하리라 믿었던 그 둘이 패배하다니.. 나는 또다시 혼자 싸워야만 하는가.
잊을 수 없는 이름 지로트(Girot).

그동안 프로토스의 중흥기라 불러온 우리들이 수치스러울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한순간에 또다시 몰락의 구렁텅이로 떨어져가는가. 아이우는 그저 꿈속의 꿈일 뿐인가.
En Taro Reach. 영웅이여, 그대에게 모든걸 다시 걸어본다. Sukai-zerotow(수카이-제로투)때처럼...


En Taro Reach. 아이우의 꿈은 그대손에 있다.
한 프로토스의 전사로써, 그대에게 모든 염원과 소망을 담아 빌겠다.
부디 테사다의 위대한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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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17 05:48
수정 아이콘
오오~멋집니다!정말 재밌게 보았습니다.이런 종류의 글을 무척 좋아하는지라...앞으로도 많이 올려주세요^^
이현규
04/10/17 11:03
수정 아이콘
와우~ 멋진 글입니다~ 추게로~ 추게로~
이뿌니사과
04/10/17 11:05
수정 아이콘
아~~~ 아침부터 마음을 이리 격동시키시면.. ㅠ.ㅠ 추게 한표 던집니다. 더불어 이번 리그가 끝나면 마저 이어서 써주시겠지요??
검정색
04/10/17 18:39
수정 아이콘
En Taro Reach.
For 박정석.
Lucky_Flair
04/10/17 20:21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한빛 소프트를 은유한 재기넘치는 유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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