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0/16 18:47:17
Name 여.우.야
Subject KTF, 당신들의 더 높은 비상을 기원하며.
사실 전 당신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당신들은 나에게 돈 많은 한 구단이었고,
당신들은 그저 잘한다는 선수들이 많은데 팀리그와 프로리그 성적은 안 좋은,
무서운 감독님이 있는 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당신네들의 팀으로 이적하면서부터,
언제부턴가 조금씩 ‘당신네들’은 ‘우리팀’이 되어 갔습니다.
저는 제가 잘 몰랐던 선수들의 매력을 하나둘씩 발견해가면서
당신들에게 점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폭풍저그, 홍진호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등짝이 멋지다는 놀라운 물량의 영웅, 박정석 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토스에겐 1년에 두 번 진다는(요즘은 아니지만T_T) 귀여운 용모의 조용호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족적이고 차가운 줄로만 알았던 김정민선수의 환한 미소에도 비로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무표정 속에 숨어있는 뜨거운 불꽃을 가진 당신, 변길섭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테테전만큼은 너무나 뛰어나다는 테테전의 왕자, 한웅렬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연습생신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김민구, 임현수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곧 있을지 모를 군입대를 앞두고 스타리그 진출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송병석선수의 땀방울도 알게 되었습니다.
KOR에서 왔다는 윤정민, 조병호선수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모든 선수들의 매력을 더 깊이 알게 해준 강민선수까지.
(빼놓은 선수가 있다면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길^^)

밖에서 당신들을 지칭하는 이름은 화려했습니다.
‘누구나 팀의 에이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팀의 구성 멤버로만 보면 당신들의 패배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듯, 당신들은 화려했죠.
그 때문에 비난도, 비판도 받았지만 말입니다.

당신들은 한동안 패배했습니다.
팀리그, 프로리그, 개인전 가릴 것 없이,
너무나 패배가 잦아 응원하고 있는 입장으로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응원을 멈춰버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슈마에선 좋은 모습으로 우승가지 차지했던 날라가 챌린지리그로 떨어지면서 보인 약한 모습이
아마도 저를 더 속상하게 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당신들은 안티팬들의 조롱과 팬들의 불신어린 응원을 동시에 받아가며,
엄청난 가슴앓이를 했을 줄 압니다.
피지알 에서만도 당신들의 연이은 패배와 부진에 대한 여러 글들이 올라왔었죠.

당신들의 미래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당신들을,
팬이란 이름의 저마저도 외면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 당신들이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전에서도, 프로리그에서도 동시에 좋은 모습 보이며
“이래야 KTF답지”라는 말도 듣는 당신들이 되었습니다.
물론 강민선수를 가장 좋아하지만, 이젠 KTF팀 자체의 팬이 되어버렸기에,
다른 어떤 리그의 상황보다도 프로리그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모든 관심을 쏟았습니다.

KTF, 응원할 맛 나더군요.
날콩치트리오라는 귀여운 이름의 조합으로, 당신들은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당신들이 프로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직접 응원하러갈 솜사탕처럼 달콤한 생각도 해가면서,
매주 토요일을 그렇게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당신들은 중요한 경기를 치렀습니다.
당신들과, 당신들의 팬들이 열렬히 바라고 있을 포스트시즌 진출의 남은 한자리를 놓고,
어제 스타리그의 피로조차 쫓으려 애쓰며 당신들은 오늘도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게 되어버렸군요.

오늘 메가웹을 가득 메운 당신들의 팬들과, 집에서 응원한 많은 팬들은,
그렇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끝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당신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의지를 보여주었고, 한 팀으로 점점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팬들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모습도, 빛나는 우승을 해내는 모습도 물론 보고 싶었겠지만,
이렇듯 하나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 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당신들의 스카이 프로리그 2라운드는 끝이 났습니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지금까지 잘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든 선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수영감독님께도.
한가지 부탁이 있다면, 3라운드때는 좀더 용맹스러운 모습으로 플레이오프 진출해서 우승해주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KTF에게 어울리는 자리이며, 그것이 KTF를 KTF이게 하는 이유가 될테니까요.


고맙습니다, KTF.
당신들의 더 높은 비상을 기원하며.


뱀다리 1 - 피지알 첫글이 두서없는 응원글이 되어버렸네요.
           KTF 팀 자체의 부진을 논하는 글은 많았지만, 팀을 칭찬하고 위로하는 글은 많이 없었던 듯 하여 아쉬운 마음에 써봅니다.

뱀다리 2 - 플레이오프 진출한 팬텍앤 큐리텔팀, 소울팀, 한빛팀, 코리아팀 축하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 보여주세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녹차빵
04/10/16 18:51
수정 아이콘
KTF팬분들 그들에게 필요한건 질책과. . . 격려 입니다.
KTF 다음번에는 더욱 더 비상하길 ~ [T1보다 조금 아래로;;;]
지수냥~♬
04/10/16 18:53
수정 아이콘
바로 아랫글 에서 싸우고 있는데..........

KTF를 위해 이런글을 쓰시다니 감사합니다

KTF 열심히..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04/10/16 19:03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박정석 선수를 좋아합니다^^
04/10/16 19:16
수정 아이콘
KTF매우 사랑합니다.
박선수가 다시 재계약을 해서 KTF에 남는다면, 앞으로도 KTF를 응원하게 될것같아요 - 하핫 - 이야기가 딴곳으로 --;;
아마추어인생
04/10/16 19:20
수정 아이콘
KTF팀.. 오늘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당신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마워요. 다음번엔 꼭 승리를 잡으세요.
04/10/16 19:21
수정 아이콘
저도 강민팬이라... KTF를 응원한답니다.
P&C은 2라운드 최강의 포스를 가진팀이죠.
이기길 바랬지만......지고말았습니다.
실력입니다. 단지 그것말고는 없습니다.
3라운드의 KTF가 그랬으면하는 바랍니다.
맘대루
04/10/16 19:45
수정 아이콘
KTF와 팬들 모두 여태까지 열심히 했던 만큼 아쉬움도 큰 듯 합니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더욱 큰 희망을 가지고 응원하겠습니다.
KTF 화이팅~~!!

뱀다리 > 저두 강민팬^^
MerrYs_Neo
04/10/16 19:45
수정 아이콘
강민..ㅠㅠ 눈물 납니다.ㅠㅠ
천상의소리
04/10/16 19:56
수정 아이콘
누구보다....어떤팀 보다 더 화려하게..더찬란하게 눈부시게..

뱀다리:콩이 화이팅 날치 와이팅~
DayFlying
04/10/16 20:16
수정 아이콘
저는 조용호선수 박정석선수 변길섭선수 팬인데
오늘 조용호선수 지셔서 안타까웠지만..
3라운드에서 다시 새로운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미주랑
04/10/16 21:12
수정 아이콘
저도 박정석선수 팬이어서 원래 한빛만 응원했는데.. 만약 한빛과 KTF가 붙는다면 누굴 응원해야할지 모를정도로 이젠 KTF도 응원합니다..
오늘만 날은 아니죠.. 앞으로 남은 3라운드에선 더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KTF화이팅!! 정수영 감독님 화이팅!!!!
검정색
04/10/16 21:38
수정 아이콘
전 원래 한빛 골수팬이었어요. 강도경, 이운재, 김동수, 손승완, 정재호, 박용욱, 변길섭, 박정석, 박경락, 나도현 선수 등등. 예전에 온게임넷 G.피플에서 이재균감독 편이랑 한빛스타즈 편봤을 때 참 정이 많은 것 같았거든요.(최근에 엠비시게임 후아유에서도 이재균감독이 나왔죠) 그러다가 박용욱 선수가 이적하고서는 (구)동양오리온스 팬도 했었고, 박정석 선수와 변길섭 선수 때문에 KTF 팬도 됐지요. 물론 지금도 한빛팬이지만(양다리도 아닌 세다리라고.. 허허) 박정석, 변길섭 선수가 KTF와 재계약을 하면 KTF 팬도 계속 할 것이고 박용욱 선수가 SK와 재계약 하면 SK팬도 계속 하겠지요. 쓰다 보니 본문과는 조금 벗어났습니다만, KTF 선수 여러분 3라운드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9월 25일 對박용욱전(이땐 참 누굴 응원해야할 지 남감했었던..) 부터 최근 8경기 전승 중인 박정석 선수 재계약에서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Milky_way[K]
04/10/16 21:44
수정 아이콘
KTF힘내세요!! 이번 새턴리그 제가 응원하던 T1과 KTF가
다 떨어졌네요 ㅠ_ㅜ 많이 아쉽지만 다음 3라운들에서는
결승에서 같이 만나요!^-^;;;;;
04/10/16 23:13
수정 아이콘
응원하기가 참 힘든 팀입니다, KTF는. 다음에는 꼭 결승가세요. 화이팅-!
그녀는~★
04/10/17 00:32
수정 아이콘
3라운드를 기대합니다.
오늘은 강민선수 모습이 참 안따까웠습니다.
홍진호 선수가 엘리된 다음.....
아..강민이라면..그래도..혹시..이런 생각했드랬죠..
한빛이랑 KTF ..
누구 응원해야하지? 어쩌나..엔트리를 봤을땐..행복한 고민하고 있었는데..
KTF 더 강해져야죠..화이팅입니다.
04/10/17 00:41
수정 아이콘
제가 좋아하던 세 선수가 각기 다른 팀에 있던 그 시절엔 팀에 별 신경을 안썼더랬죠. 팀리그에서 좋아하는 선수들의 팀끼리 붙어도 내가 좋아하는 선수만 나와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팀의 승패에 관계없이 그것만으로 행복했어요. 그러다 정말 공교롭게 그 세 선수- 강민, 홍진호, 변길섭 선수-가 같은 팀이 되면서부터 팀이란게 특별하게 여겨지더군요. 더 관심이 가고, 다른 팀원들도 사랑스러워 보이고. 그런데 그렇게, 처음 팬이라는 기분으로 응원하게 된 팀이 매번 구설수에 휘말리고 욕먹고.. 정말 리턴_님의 말씀대로 응원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그래도 별수없죠, 이미 이렇게 좋아져 버렸는데 어쩌겠어요. ^^
KTF 매직엔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주세요.
김홍석
04/10/17 03:42
수정 아이콘
최악의 팀. 팀이란게 뭔지도 모르는 디룩디룩 살만찐 구단. 강함이 실종된 강성만 남은 대표적인 대기업구단.
1,2진의 조화와 경쟁, 역할분담에 이은 책임의식, 집중력과 체계성을 살린 에너지 넘치는 훈련분위기, 그리고 이 모든것을 이끌 방향추..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프로야구 삼성이 20년간 우승을 못한 이유, 프로배구 현대가 줄곧 고려증권에게 패배해야 했던 이유, 작년의 양키즈가 올해의 레알이 삐걱대는 이유..
팀의 완성은 스스로 시작되야 한다. 결코 주어지는게 아니다.
KTF는 가장 빈곤한 구단이다. 돈과 스타을 제외한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난 단언한다. 그들은 부활한다. 다시 그들은 헝그리해 가고 있으니까!
단류[丹溜]
04/10/17 09:36
수정 아이콘
날콩치트리오.. 멋진 조합이었는데 말이죠..

박정석선수가 다른팀으로의 이적을 원하고.
몸상태를 고려하여 은퇴를 선언하신다면.

3Round에서는 .. 다신 볼수없는 조합이 되어버리는 건가요..
여.우.야
04/10/17 15:24
수정 아이콘
단류님/ 날콩치트리오도 서지훈 - 강민처럼 그리워만 해야할 조합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안타깝네요 ㅠ_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08 KTF, 당신들의 더 높은 비상을 기원하며. [19] 여.우.야3380 04/10/16 3380 0
8307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셋째주) - 홍진호 [81] 발업질럿의인3352 04/10/16 3352 0
8306 큐리어스 광팬으로서, 이번 KTF 전을 본 다음 느낀점 및 불평 [스포일러 포함?] [36] 눈물의 저그4041 04/10/16 4041 0
8305 오늘의 경기결과는 당연한 결과이다. [14] 저그맵을 꿈꾸3292 04/10/16 3292 0
8302 To SK T1.... (스포일러 있음..) [29] Milky_way[K]3445 04/10/16 3445 0
8301 에픽하이 2집을 들어 보셨습니까? [19] GatsBy[CmC]3490 04/10/16 3490 0
8300 We Saw His Tears -우린 그의 눈물을 보았다- [10] ☆FlyingMarine☆3581 04/10/16 3581 0
8299 귀족....난 이제 싫은걸.... [3] ☆FlyingMarine☆3393 04/10/16 3393 0
8298 김정민 , 그는 최고였고 최고이며 최고일 것이다. [11] ☆FlyingMarine☆3439 04/10/16 3439 0
8297 [잡담]사랑을 잊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할까요..? [14] 사탕발림꾼3516 04/10/16 3516 0
8295 응원하는 4명의 선수가 모두 져버린 한 팬의 글입니다. [18] 밀림원숭이3628 04/10/16 3628 0
8294 빅경기를 보기 위해 cf를 몇개나 봤던가? [35] 창자룡3913 04/10/16 3913 0
8292 성 매매 방 지 법 [38] theo3474 04/10/16 3474 0
8291 [카툰] 화두(話頭) [10] ijett3184 04/10/16 3184 0
8290 온게임넷 스타리그 자봉단을 하고 왔습니다. [7] 항상몽아3398 04/10/16 3398 0
8289 야~! 너 우승해라 [21] 김영문4157 04/10/16 4157 0
8287 화려한 왕중왕전의 서막이 열렸다! - EVER 2004 스타리그 8강 1주차 관전기 [27] 스타나라5631 04/10/16 5631 0
8286 이윤열 vs 최연성 14 oct 2004 [16] 웅컁컁♡4413 04/10/16 4413 0
8285 드론과 SCV시야 비교 실험. (눈물의수정) [36] 또띠6161 04/10/16 6161 0
8284 <수정>오늘 임요환 선수의 발언, 일꾼 시야에 관련해서... [29] moRon7473 04/10/15 7473 0
8283 옹껨 스타리그 보고 왔습죠. [15] 닭큐멘타리3808 04/10/15 3808 0
8282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스타리그 8강전 경기결과 있습니다.) [18] 산적5393 04/10/15 5393 0
8281 김도형 해설위원의 해설에 관하여.... [38] LetMeFree6257 04/10/15 625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