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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2 22:07:55
Name 비롱투란
Subject 이런 똥같은 욕쟁이들 !!
━ 1


어느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욕먹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미치광이이겠죠.
하지만, 사람들은 욕하는건 꽤나 즐겨합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저도 사람이기에 이유없이 누군가를 욕하곤 합니다.

그렇게 실컷 떠들다가 가끔은 아무말이나 짓걸이고 있는 포악한 돼지를 발견하곤 합니다.
머가 그렇게 즐거운지 낄낄거리는 웃음속에는 비열함이 가득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고도 아무런 자책감을 못 느낍니다.
아니, 죄책감을 느낄필요가 없겠죠.
그게 무슨 죄입니까?
그냥 내가 다른 사람이 마음에 안들어서 욕하는것 뿐인걸요.
단지 내 생각일뿐.. 그걸 밖으로 표현했을뿐이죠.
안그런가요?







━ 2


내가 지금까지 어떤 말들을 내뱉었는가와 상관없이 상당히 기분 나쁠때가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 나를 비웃고 욕할때이죠.
길을 가다 누군가 기분나쁜 눈초리로 쳐다만 봐도 기분이 상합니다.
인터넷상에서 누군가에게 욕한번 들어도 기분이 나쁩니다.
그럴때마 속으로 이렇게 외칩니다.

"이런 똥같은 욕쟁이들 !! "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자기욕만 실컷 늘어놓은 셈이 되었군요.
기분이 우울해져 재밌는 이야기나 한번 해보려합니다.






━ 3



辱 나라에는 냄새나는 늪지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가서 배속의 모든 역겹고 더러운것들을 뱉어냈다.
침을 뱉아내고 더러운 토악질을 하고 똥을 휘갈겼다.
그 늪은 모든걸 그대로 집어 삼켰다.
사람들은 그것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마음속의 더러운것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쏟아낼수 있는 그곳을 고마워했다.

하지만, 어느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하늘에서 온갖 오물덩어리가 비처럼 떨어지기 시작한것이었다.
사람들은 아우성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도데체 누가 저런 오물을 내리는건지 하늘을 향해 끝없는 저주만 퍼부어될 뿐이었다.
그들은 다시 늪지대로 가 온갖 더러운것들을 뱉어내고 또 토해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늪과 마을을 구분하지 못했다.
모든곳이 더러운 늪지대였고 이미 그 나라는 오물들로 가득차버렸다.
여전히 그 나라 사람들은 더러운 토악질을 하며 하늘을 원망하고 있을뿐이다..









━ 4


재미없다고요?
사실 저도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
그러면 이번엔 재밌는 실화하나 들려드릴까요?

저는 꽤 유명한 사람만 다른곳에서 욕하고 그러는줄 알았습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정도요?
그런데 참 재밌는게 언제부터인지 서로를 욕하고 서로에게 욕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됩니다.
다른 사람의 개인홈피의 글 하나를 캡쳐해서 인터넷 상으로 매장시키는걸 즐겨하질 않나..
못생긴 사람의 사진을 가지고 낄낄거리며 비웃는 모습을 너무나도 쉽게 발견합니다.
사실 저도 막상 당해보기전에는 어떤 기분인지 잘 몰랐습니다.
내 사진을 마음대로 가져가서 그들끼리 실컷 비웃는 모습을 볼때..
내 글을 자기 멋대로 편집하고 온갖 욕을 내뱉는 짓을 볼때 ..
날 마음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모습을 볼때..
참을수 없을만큼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참 궁금해졌습니다.

나에게 입에 담기도 힘든 욕지거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남의 사진을 가져와서 낄낄거리며 비웃는 사람의 얼굴은 과연 어떨까?
날 마음대로 평가하고 무시하는 그 사람은 자신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알길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결코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니까요.
대중이라는 이름의 비겁함뒤에 숨어서 겉으로 드러난 사람을 통렬하게 욕하고 있을뿐이었으니까요.
아니 .. 욕이 아니겠죠.
그들의 표현으로는 욕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이겠죠.









━ 5


윤리교과서에 보면 이런 지문이 나오죠.
─────────────────
"우리나라는 비판의식이 부족하다. "
─────────────────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부족하기는 커녕 너무나 지나친것 같은걸요.
하긴 비판의식은 부족한것 같군요.
지나친건 비방의식이겠죠?

제일 처음에 말했듯이 우리는 그게 죄인지도 모릅니다.
왜 그게 잘못인지도 모릅니다.
당연하죠.
우린 자랑스러운 대중이니까요.
대중이라는 표현이 어색하면 멋쟁이 네티즌으로 바꾸어드리죠.
아주 멋지고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는 개혁적인 네티즌걸요.
그렇지 않나요?


이 말들로 우리의 행동은 모두 정당화되죠.
─────────────────────
우리는 나쁜일을 바로잡는것 뿐이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뿐이야.
욕할놈을 욕할뿐이야.
그 사람이 실수한게 죄 아니겠어?
공인이라면 그 정도는 마땅히 감수해야지.
원래 유명한 사람이 욕먹는거잖아.
──────────────────────

말은 모두 맞는 말 같은데 왜 이렇게 속에서 구역질이 나는걸까요?
그래도 뱉어내면 안되겠죠.  속으로 꾹꾹 참아야겠죠.
왜냐고요?

하늘에서 더러운 오물이 떨어지는건 무척이나 싫거든요...
더 이상 누군가에게 욕먹고 싶지 않거든요.
혹시 그런걸 바라는 사람있으신가요?
(정신과에 가보시길..)












━━━━━━━━━━━━━━━━━━━━━━━━━━━━━━━━━━━━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지만 결코 자기자신과는 타협하지 않는 엄격한 사람 ..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ps 1 : 내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면 오늘도 일찍 자긴 글렀군요  ㅠ.ㅠ

ps 2 :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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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12 22:27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싸이같은건(관계자분들 죄송)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솔직히 저야 귀차니즘이 더 큰 이유기도 하지만..
제 친구도 싸이에 자꾸 이상한 저주성글이 올라와서... 추적한 결과.. 옛날 남친이라는...
그리고 유머도 보면.. 사람단점가지고 웃기고 웃고 그러는데.. 그게 뭐가 재밌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유머가 부족해선 그런가? 잠시 회의에 잠겨보았지만.. 저 잘웃거든요?-_-; 너무 실실거려서 지적많이 받는다는..
유게에도 그런게 있던데.. 지적하면 유머인데 뭘 그러냐 욕할까봐 가만히 있는 중입니다.. 흠..
재한이-_-
04/10/12 22:34
수정 아이콘
하고 싶은 말을 꼭 집어서 (엄청난 필력으로) 말씀해 주시네요..
언제쯤 되서야 우리나라가 변할 수 있을지...
저는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지만 결코 자기자신과는 타협하지 않는 엄격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쉽지만은 않네요...
아이엠포유
04/10/12 22:39
수정 아이콘
속시원합니다.
안전제일
04/10/12 23:45
수정 아이콘
생각나는 글이 있어서 옮겨보려고 했는데....글을 부분적으로 잘라 놓고 보니 너무 공격적이라..^^; 그냥 그만둡니다.(에코아저씨는 가끔 너무 무섭다고요.ㅠ.ㅠ)

아아..큰 무리 없는 부분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드골의 코나 아니엘리의 주름살이나 미테랑의 송곳니를 아무리 웃음거리로 만든다 해도 놀림을 당하는 그들이 놀리는 자들보다 언제나 더 강한 쪽이 될 것임을 우리는 직감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희극은 성향 자체가 잔인하고 냉혹하다. 희극은 정말로 멍청한 백치를 원한다.그를 조롱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의 치유할 수 없는 결함에 비추어 우리의 우월성을 확인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중략-

동네의 백치가 매우 즐거워 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면, 우리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웃을 수 잇다. 이제 바보를 비웃는 것은 다시금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 이른바 <정치적으로 반듯한> 태도가 되었다.]


약간 다른 주제를 다룬것이기는 하지만....내용에 대한 깊은 공감과...또 문제시된 태도에 대한 심각한 거부감을 표시합니다.
비롱투란
04/10/13 00:01
수정 아이콘
안전제일/ 전 전체글이 너무나 읽고 싶어요.
쪽지로라도 보내주세용 ~~
총알이 모자라.
04/10/13 00:02
수정 아이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이 구절에 담긴 뜻을 매일 되새기며 살죠..음...연관성이...
안전제일
04/10/13 00:09
수정 아이콘
비롱투란님...그걸 다 치라고요?--;;;(실제 얼마 안되는 분량이기는 하지만!)
책을 소개해 드릴 께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움베르토 에코의 칼럼집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저씨죠..수줍-
비롱투란
04/10/13 00:09
수정 아이콘
총알이 모자라...// 무슨 뜻이 담긴거용?
상당히 궁금해요 ~~ +_+
비롱투란
04/10/13 00:11
수정 아이콘
안전제일// 오오 재밌겠네요 . 꼭 읽어볼께요.
근데 아저씨를 좋아하다니.. 혹시.....
수줍 +-_-+
사그마이스터
04/10/13 00:25
수정 아이콘
-_-에코 소설은 언제나 힘들어요..-_-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모두 100P를 못넘기고 gg!
안전제일
04/10/13 00:35
수정 아이콘
사그마이스터님..에코 스스로 '장미의이름 창작 노트'에서 말한 부분을 빌려보면...
[아드소는 나에게 대한히 중요했다. 처음부터 나는 한 사춘기 소년의 입을 통해 이야기(그 미스터리, 정치적, 신학적 사건, 심지어 이러한 사건이 지니는 이중적인 의미까지)를 하게 하고 싶었다. 이때 내가 말하는 사춘기 소년은 문제의 사건을 경험하고 이것을 사진처럼 그려 낼 수는 이뙤, 그 시간의 진정한 의미는 이해하지 못해야 한다(닑어서도 끝내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자기 스승도 가르쳐 준 적이 없는 적명에 드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나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언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것을 이해하도록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 중략-

그러나 그런 점이, 훈련되지 않은 독자들도 이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만든 특징들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훈련되지 않은 독자들은 화자의 무지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읽어 보고 이해가 잘 안 되는 대목에서도 별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독자들에게, 섹스와 미지의 언어와 난삽한 사상과 정치적인 갈등의 난맥....같은 것들 앞에서 느낄 터인 당혹감을 합리화할 길을 열어 두었던 셈이다.]


저역시 저런 무지한 독자이기에 외려 즐겁게 읽었지요.으하하하!
(자랑이다..--;;_)
04/10/13 00:49
수정 아이콘
호~ 나 에코소설 다 좋아하는데.. 그 사람이 칼럼도 냈나요? 좋은 정보 보고 갑니다.
버로우드론
04/10/13 01:46
수정 아이콘
어떻게 보면, 인터넷을 통한 천민 대중주의야 말로 대다수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본성 - 약자들의 연합을 통한 강자의 지배, 불가해의 대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이루어지는 자기 방어 - 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지도 없고 목표도 없고 열정도 없는 주제에 자신의 무력함을 냉소로 위장하고 있는 그런 천민을 볼 때마다 역시 민주주의는 실현 불가능함을 넘어 실현하면 안되는 제도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죠.
쇼콜라
04/10/13 03:11
수정 아이콘
욕하는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수도있습니다..
뉴[SuhmT]
04/10/13 03: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아아^^ 비롱투란 님 글은 볼때마다 감탄이 나와요.
그리고 전 좌절을..oTL
정이..
04/10/13 16:52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하고 싶은나 어쩧게 해야할지 모를 말을 멋지게 해주시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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