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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2 17:05:29
Name 버로우드론
Subject 허접이 되어갈 때의 시원섭섭함.
안녕하세요.

전, 구 게임아이에서는 나름대로 1300 점수는 나왔던 테란유저였습니다.

나름대로라는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마린컨트롤도 좀 하고,
나름대로 벌쳐아케이드도 좀 하고,
나름대로 일꾼비비기도 좀 하고,
미니맵도 좀 볼 줄 알고,
전략도 좀 아는,

고수도 아니지만, 아주 허접도 아닌 평범한 유저였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늘어만 나는 테란유저에게 치어서 종족을 저그로 바꿨었어요. 그게 언제인지는 기억도 안나지만, 처음에 정말 징하게 졌습니다. 징하게 지면서 어느정도 원래는 변절테란들을 때려잡을 수 있게 될 무렵 '전문연구요원' 기간이 끝났습니다.

조금씩 준비하던 유학을 어느정도 성공리에 시작했고 지금 두달 됐죠.

이래저래 세어보면 스타를 안한지 반년정도 되는거 같구.. 그 전에도 유학준비하느라 거의 못했구.. 사실상 스타를 '노력하지' 않은지는 일년이 넘었네요.

그리고 좀 전 새벽 2시에 일 좀 정리하고 나서 갑자기 스타가 하고싶어지더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네오게임아이' 에 접속.

저그로 2전 전패. 으음.. 저그로 해서 그런가봐 역시 난 테란유저야.
테란으로 2전 전패. 캬캬캬.

실력은 줄었어도 눈은 많이 안줄었는지, 상대가 개념없는 허접인것이 뻔히 보이는데 그걸 못막고 지는 제가 한심하기도 하고, 이제 스타는 정말 졸업이구나 하는 시원함도 좀 느껴지고, 5년을 했는데 정말 끝인가 하는 서운함도 생기고 하네요.

이젠 뭔가 다른걸로 승부욕을 불태워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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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12 17:26
수정 아이콘
하다가 안해서 난감한 것은 보는 눈은 줄지 않는데 실력은 줄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씀 심하게 공감합니다. 정말 개념은 딱 잡히는데 손은 따라주지 않지요. 하다가 안해도 그런 증세가 생기지만 방송경기만 많이 볼때도 같은 비슷한 경우가 생깁니다. 마음은 프로게이머, 몸은 양민.(제 이야기 입니다. ㅜ.ㅜ)
04/10/12 17:31
수정 아이콘
음.. 개념만 확실히 있다면 그 개념만으로도 이길수있을텐데.. 상대가 개념조차 없다면말이죠^^;.. 상대체제에 최적화된 빌드를 탁탁 내놓는게 확실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스타리그 보면서 그런개념을 더 확실히 다져보세요~
Debugging...
04/10/12 18:51
수정 아이콘
빌드를 맞게 한다고해도 손이 느려지면 질 수도 있답니다.
04/10/12 22:10
수정 아이콘
저도한때는 제자신이 대견스러울정도로 잘한다 생각했는데 6개월간 배틀넷 접으니까 실력이 중수에서 하수로 변해버리 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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