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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0/12 13:58:58 |
Name |
TheLordOfToss |
Subject |
[잡답스런 관전평]안선생님 잘 배웠습니다 ^^ |
안녕하세요~ TheLordOfToss 입니다.
KT-KTF 프리미어 리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인기와 시청률이 하락한 리그는 역시나 월요일에 배치된 MSL 마이너리그가 아닐까 하네요.
더더군다나 이번주 월요일에는 강민 vs 최연성의 빅매치가 있기에 더욱 그러했구요.
사실 강민선수의 팬이므로 그 경기를 회자하고 싶지만... 언급을 하면 괜히 스스로 아플것 같아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최연성 선수의 인터뷰중에
'SCV 전멸하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휴우... 언급*-_-*회피!
☜O_O☞
회사에서 3일밤샘을 하고나서... 할일을 완수하고 나니 상사가 일찍 집에 들어가라고 배려해주더라구요. 꼴이 말이 아니었던 거죠 ^^
여튼 집에 가서 자다일어나 보니... 이미 8시가 넘어있었습니다.
'이런... 이런... 프리미어 리그 앞에 부분을 놓쳤군.'
프리미어리그 4경기, 5경기를 본 후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재방송으로 1, 2, 3경기를 볼까 말까...
피곤했기 때문에... 빨리 자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반면 요즘 질것같지 않은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홍진호 선수의 5연승 여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 좀만 참아보는거야 하고 기다리다가 우연히 MBC게임의 마이너리그 재방송을 보게 됐죠.
"안기효 선수와 김남기 선수의 경기를 시작합니다."
무심코 채널을 돌렸을 때 나오는 캐스터의 목소리!
김남기 선수는 제 이미지속에 '큰무대에서 떨었던 선수(vs 임요환)' 정도로 밖에 기억되어 있지 않고
안기효 선수는 '헌트리스에서 토할만큼 많은 양의 질럿생산을 보여준 선수' 정도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표현이 과격해서 죄송하지만 원팩원스타 이윤열의 탱크를 보는 것만큼의 질럿을 보여줬던 경기가 여럿 있었습니다.)
안기효 선수 물량 뛰어나다 뛰어나다 해설자분들께서 많이 언급을 하셨지만...
'에이 뭐~ 요즘 본선에 나올정도 되려면 프로토스로서 물량은 기본 아니겠어? 수의 종족 저그를 상대로 물량은 부질없는 것이지...'
주도권을 잡고도 김성제 선수의 저그 상대로의 무참한 패배,
SCV대량 학살 후의 강민 선수의 패배로 인해 프로토스라는 종족 자체에 대한 의구심에 휩싸여 있던 저는 아무런 기대없이 그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한손으로 얼굴을 괴고 누워보던 저는 손을 풀고 침대에 앉았다가... 결국 TV앞에 붙어버렸습니다.
어떤 특별한 도박적인 전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물흐르듯이 경기는 진행되었지만 후반에 가면 갈수록 분위기는 프로토스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초반에 분위기를 잡은 프로토스가 저그를 잡아 먹는 경기는 많이 보았지만 무난하게 초반을 진행한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후반에 가면 갈수록 강해지다니... 정말 이상한걸............
저는 초보인데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보긴하지만 직접적으로 무언가 배웠다라는 느낌을 느껴본적은 많지 않습니다만...
오늘 안기효 선수 경기로 인해 제가 루나, 신개마고원, 기요틴 등의 맵에서 저그상대로 해야할 플레이를 알 수 있었고 또 이맵들이
프로토스로서 저그상대로 경기하기에 기존의 맵들보다 좋은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① 게이트웨이의 위치
이건 너무 기본적인 건데 저는 몰랐습니다. 역시 초보인가봅니다. 저는 게이트웨이를 입구근처에 짓는 것은 단순히 앞마당 지역까지
유닛들의 빠른 공급... 그것이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로인해 초반에 넥서스 근처가 허허벌판이어서 초반 저글링 난입에 괴로울
수 있다. 게이트웨이를 뮤탈리스크로부터 보호하기 까다롭다. 그렇게 밖에 생각지 않았습니다.
근데 결정적인 것이 한가지 있더군요. 어차피 뮤탈이야 프로토스가 약한 한타이밍을 노리는 유닛이고...
중반 프로토스가 주로 상대해야할 유닛들은 저글링 럴커, 히드라 럴커 아니겠습니까...
안그래도 기동성이 좋은 이 유닛들의 무서운 또다른 점중에 하나가 바로 폭탄드랍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반 저그가 프로토스 상대로 드랍을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자원이 거의 고갈되어 가는 넥서스라기 보다는 생산건물의 파괴, 테크트리
의 파괴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게이트웨이가 입구 근처에 있으니 드랍의 무서움이 확실히 줄어들더군요.
오버로드 10기 가량의 드랍을 안기효 선수는 하이템플러 한기 잃는 것으로 막아냅니다.(물론 예측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죠... 저그의
상황이 어렵고.. 다크때문에 오버로드 속업한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테크트리 건물과 생산건물이 서로 떨어져 있고 생산건물이 입구근처에 있으니 병력 되돌려서 막기에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도 게이트웨이 지을 때 아무데나 짓는다는 생각보다는 중후반을 도모하며 지어야 겠습니다.
'안기효 선수 감사합니다.'
② 특공대의 운용
사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프로토스... 그들에겐 특공대란 존재치 않는줄 알았습니다. 특공대는 저그와 테란의 전유물인줄 알았죠.
안기효 선수의 노 옵저버 10질럿 1드라곤 특공대...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더군요.
기본적으로 공1발업 되있어 저글링에겐 강하나... 럴커엔 약한 부대편성...
저글링만 몇대 때리고 뒤로 빠지면서 시종일관 맵을 돌아다니더군요. 옵저버조차 동반하지 않은채 말이에요.
그로 인해 비교적 적은 커세어, 다크템플러 숫자로도 지속적인 멀티체크가 가능했고 더불어 럴커 조이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죠.
강민 선수의 기요틴에서의 경기가 생각났습니다.
'아~ 강민 선수 저렇게 질럿 소수로 다니다가 잡히면 프로토스의 한방이 안나올텐데요~ '
'지금은 꾹꾹 참으며 임성춘식 한방을 노려야 하지 않을까요?'
해설진들의 해설은 말그대로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설진들은 경기가 끝난 후 강민 선수의 플레이에 고개를 끄덕이셨었죠.
'강민 선수의 생각은 이런거죠~ 질럿 그거 뽑아놓고 본진에서 놀리면 모하냐'
사실 그 경기 후 저는 빙긋 웃었습니다. 해설자 입장에서 자기 해설을 부정한다는게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줄 알고 있는데 강민 선수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요.
다시 안기효 선수 얘기로 돌아와서...
하지만 오늘 안기효 선수의 노옵저버질럿드라곤은 강민 선수의 경우보다 더욱 많은 재미를 봤습니다.
저는 저그를 상대할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글링 + 럴커 = 벌쳐 + 탱크 이다. 히드라 + 럴커 = 골리앗 + 탱크(하이템플러가 답이죠?^^)이다.
사실 프로토스 입장에서 테란 상대로 난감한 조합이 벌쳐 + 탱크이듯이 저그의 조합도 다수 저글링 + 럴커가 더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럴커에 접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전방배치된 질럿을 다 잃게되면 드라곤 위주의 병력은 후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바로 그놈의 값싼 저글링(값싼 벌쳐)때문에 몇대만 때리면 파괴될 럴커(탱크)에 접근을 못하는 것. 안타깝죠...
테란이 벌쳐 견제를 가서 아무런 재미를 못봤을 경우 벌쳐의 수가 모자라 한방이 약해져서 프로토스가 할만하다고 합니다.
그건 아마도 벌쳐의 가격이 아니라 벌쳐를 생산하는데 들인 시간이 더 큰것이겠죠. 타이밍이니까.
마찬가지로 저글링도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해처리에서 나온 라바와 그 시간...
안기효 선수의 특공대는 럴커는 한마리도 잡지 못했지만 자신의 병력은 잃지 않으면서 저글링과 지속적으로 교전을 펼쳐 결국 계속해서
저글링 숫자를 갉아먹었습니다. '저글링 때리고 럴커 엎어지면 도망가고... 때리고 도망가고 때리고 도망가고'
결국 프로토스가 병력 모아서 센터로 나왔을 때에 저그는 럴커는 다수였지만 저글링이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센터를 장악하더군요. 그 특공대는 '승리부대' 라는 호칭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부대였습니다. 몇번 부대로 지정해두었을까요?^^ 1번?
루나, 신개마, 기요틴 흔히들 프로토스가 저그 상대로 할만하다는 맵들의 특징이 이런 특공대 편성이 가능하다는 것.
저는 8번에 커세어나 다크를 지정해서 사용하곤 했는데... 이제 바꿔야 겠군요. 8번은 이제 제 특공대의 부대지정 번호입니다.
'안기효 선수 감사합니다.'
③ 운용 마인드에 따른 일꾼 숫자 조절
고수들의 리플레이를 BWCHART로 보면 몇가지 특징이 있더군요.
흔히들 생각하시는 빠른 apm보다는... 전체 유닛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일꾼 수.
프로토스전이나 테란전을 할때 저는 프로브 생산을 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사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그전에서도 그러려고 했었습니다. 근데 진 경기들을 복기하다보니 특징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프로브 -> 빨리 고갈되는 본진 자원 -> 제2멀티의 필요성 절박 -> 제2멀티로 인해 방어구역 넓어짐
-> 주도권을 저그에게 내줌. 기동성도 딸림 -> 저그의 타스타팅 멀티 파괴하러 가는 도중 나의 제2멀티 파괴
-> 저그는 아직도 본진과 앞마당에 자원이 있음 -> 나의 앞마당의 자원은 말라감.
그래서 사실 프로브 숫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답니다.
다시 안기효 선수 얘기로 돌아와서...
오늘 안기효 선수는 물량전을 준비한게 아닙니다. 바로 운영 싸움을 준비해오셨더군요.
'나 제2멀티 안먹을꺼야. 그치만 너도 못먹게 할꺼야. 우리 같은 자원 먹자.'
앞마당 멀티 이후 어느 시점부터 프로브 생산을 완전 중단해버리셨습니다. 즉 어차피 제2멀티는 한동안 할 생각이 없다.
저그에게 틈을 주지 않겠다. 이런 생각인듯 했습니다. 경기가 꽤 장기전이었는데도 본진 자원이 정말 오래가더군요...
경기 종료 직전에야 제2멀티를 가져갔습니다. 대신 저그의 제2멀티는 단 한 개도 용납치 않았죠.
결국 뽑아놓은지 오래되면 될수록 강력해지는 하이템플러... 질럿 드라곤 아콘... 탄탄한 업그레이드...
저그의 상황이 어려우니 드랍을 할것이다라고 예측하에 지어진 게이트웨이 근처의 다수포톤. 완벽한 운영이었습니다.
부자스럽게 나가는 대신 좀 수세적으로 경기를 할 것이냐... (다수 포톤과 함께)
가난하게 나가는 대신 공세적으로 경기를 할 것이냐... (최소의 포톤과 함께)
저그가 드론 숫자 조절하듯 운용 마인드에 따라 프로브 숫자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 잘 배웠습니다.
'안기효 선수 감사합니다.'
♬^0^/♬
어제 경기 이후로 제 대저그전 승률이 적어도 1%는 상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뭐 저그는 항상 어렵습니다...
그치만 전 저그전을 즐겨합니다. 왜냐하면 경기하면서 가장 생각을 마니하게 만드는 종족전이거든요.
유닛 하나를 뽑더라도 생각하면서 뽑아야 하는... 여하튼 어제 경기는 대 저그전을 즐기는 저로선 고마운 경기였습니다.
PGR 여러분께서는 어떤 경기에서 어떤 걸 배우셨나요 ^^?
뱀다리)임성춘 해설曰 "안기효 선수 메이저리그 가야겠는데요? 이렇게 잘하는데 메이저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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