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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05 23:35:07
Name Lucky_Flair
Subject 'gg' (띠릭!)-스포일러 있음.

오늘 지보이스 챌린지 리그의 임요환 선수 대 홍진호 선수의 경기 못지 않은 경기가,

게임빌 챌린지 리그에서 있었습니다.


"장수는 적에게 등을 보이면 안되죠!!"


...


"목동체제가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렸어요!!"


...



...'꿀꺽'

해설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침을 삼켰습니다.

분명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박지호 선수를 상대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엄재경 해설의 경기전 멘트를 믿었습니다.





경기는 펠렌노르에서 이뤄졌습니다.

초반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입구를 포지와 캐논, 게이트 웨이로 막고 더블 넥서스를 하는 프로토스,

그런 프로토스에게 그는 언제나 강한 면모를 보여왔습니다.

펠렌노르에서 p vs z가 2:1이라고는 하지만,

정상적인 경기 운영에서 나온 전적이 아닌 프로토스의 극단적인 전략의 결과라는 것,

즉, 저그에게 어느정도 유리한 맵이라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한 언덕 위 멀티를 가져가는 척하면서 정찰 프로브를 잡아낸 뒤,

슬쩍 빠른 테크트리를 올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여겨져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경기전, 상대편 선수의 팬들은 대형 사진을 응원도구로 가져왔습니다만,

그를 위한 응원도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경기전 카메라에 비친 그의 눈에서는,

승리를 갈구하는 눈빛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들, 혹은 잘못된 저의 판단일 수도 있는 것들이,

마음 한 구석에 묘하게 여운을 남겼습니다.




....시간이 흘러 경기 종반,

아무리 봐도 저그가 이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저그 이상의 멀티를 넥서스 하나 파괴당하지 않은채,

상대편은 너무나 안정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그 뒤 터져나오는 프로토스의 한방,

물량도, 조합도, 업그레이드도 뒤지질 않습니다.





....'gg' (띠릭!)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고,

저 역시 모니터를 바라보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습니다.



그를 수식하는 닉네임은 많습니다.

'경락 맛사지' , '삼지안 저그' , '공공의 적' , '데이터의 파괴자'.

파나소닉배 8강전에서 임요환 선수의 치즈 러쉬를 눈 하나 깜짝않고 막아낼 때,

네오 포비든 존에서 베르트랑 선수를 여유있게 제압할 때,

저 닉네임들은 너무나 그럴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는 그의 닉네임다운 모습을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소수 병력 드랍도,

난전을 즐기는 듯한 컨트롤도,

심지어 p vs z에서 프로토스가 앞서있다는 데이터 파괴조차,

보여 주질 못했습니다.



3연속 4강 진출.

이거 이루어낸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테란이 가장 상대하기 싫어하는 저그,

다른 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분들도 그를 응원하신 분들이 많았겠죠.

그래서 저처럼 경기가 끝난후 맘이 아픈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래도 그를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맙시다.

그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그를 믿고 기다립시다.




"박경락 화이팅!"




p.s 1: 전태규 선수, 축하드립니다. 내친 김에 다음 시즌 스타리그에서 모습을 보여주세요.

p.s 2: 내일 OPL-머큐리 리그에서 한빛 스타즈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p.s 3: 앗! P.O.S팀이 지는 것도 원치 않는데...어쩌죠;;;;

p.s 4: P.O.S팀이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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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04/10/05 23:42
수정 아이콘
아... 아쉽더군요.. 정말.. 저그 플레이어로서..
Sulla-Felix
04/10/05 23:45
수정 아이콘
전태규 선수.. 저그와의 레퀴엠-머큐리-펠렌노르... 과연 3차전을 볼수나 있을지 걱정입니다. 차라리 종족을 바꾸어서 나오는게 어떨지?
삼삼한Stay
04/10/06 00:22
수정 아이콘
아아 아마 저그플레이중에 박경락선수를 싫어하는선수가 있을까요
박경락선수나 이재균감독이 보셨으면 합니다..
저그의 한획을 그은
박경락선수 요즘 대세는 저글링럴커 디파일러죠
대세를 다시 경락맛사지로 바꾸어주실순없는가요~
경락맛사지로 테란이 아무것도 못하고
GG를 받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오늘 앞마당 하지않고 럴커는 판단 미스였던거같네요
역시 뮤탈이 대세인가.
은종마담
04/10/06 01:04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박경락선수
04/10/06 02:06
수정 아이콘
아.. 박경락선수.. ㅠㅠ
포기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세요...
이번 스타리그도 이제 8강인데... 또 하나의 리그가 더 지나야 박경락선수를 만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군요...
한번은 더 기다립지요...

전태규선수, 김현진선수 승리를 축하합니다. 김현진선수 기왕이면 챌린지 우승하셔서.......... 아.. 그럼 이재훈선수는? ..ㅡㅡ;;
석지남
04/10/06 02:16
수정 아이콘
군대가기전에 박경락 선수의 개인전 마지막 경기를 오늘 봤네요. 기왕이면 1위 결정전 1위 하고 시드까지 획득하는 경기였으면 했지만 ^ ^;;
아직 군대 갈려면 꽤나 남긴 했지만 첫 휴가 나왔을 때는 박경락 선수가 펄펄 날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래저래 저는 전태규 선수가 빠져서 아쉬워할 수는 있어도 좋아하기는 힘들듯 하네요 ^ ^;;
전태규 선수 승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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