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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0/05 13:33:52 |
Name |
nodelay |
File #1 |
noname009.jpg (32.7 KB), Download : 41 |
Subject |
[후기] 이윤열의 시점에서 바라본 프리미어리그 10월 3일 |
!!경고!! 이 글은 특정인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으나 절대로 특정인과 상관없이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120%포함된 글이므로 특정인을 비하하거나 특정인에 대한 찬양이 있을시 상당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윤열은 세중게임월드로 오는 길에 세븐 일레븐에 들렀다. 갑자기 타는 듯이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오렌지맛 쿠우를 마시고 우물거리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팬들이 알아보고는 달려와 사인을 요청했다. 이윤열은 기분좋게 사인을 했다. 세중으로 걸어가는 길에 어느 분홍빛 옷을 입은 소녀가 옆에서 같이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소녀는 잠시 물끄러미 이윤열을 바라보더니 손수건을 내밀고 이렇게 말했다.
'포로리에게 사인을 해주세요.'
이윤열은 속으로 생각했다.
'미소녀 만세...만만세'
자신의 경기가 있는 날은 남의 경기를 보고 집중하기가 쉽지가 않다. 윤열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결과만 듣고 흘려버리고 있었다. 오늘은 김환중과 경기를 한다. 김환중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사실 모든 프로토스들이 그렇다. 자신이 프로토스를 잘 상대해 나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운영의 측면에서 그들의 빈틈을 파고 들어서 그런 것이지 자신 또한 방심하면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 이윤열 vs 김환중
팀복으로 갈아입고 마우스 셋팅을 하면서 뭔가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호흡이 불안정해서 그런 것 같아서 심호흡을 했다. 조금 나아지는 듯 했지만 여전했다. 키보드를 연타해보니 오늘 컨디션은 그리 나쁘지 않은 듯 했다. 이윽고 맵이 결정되었다. 아리조나...
지난번 박정길과의 대결을 떠올렸다. 그때는 초반의 압박을 무난히 넘기고 무난하게 앞마당을 가져가고 곧이어 올린 4팩에서 폭발하는 벌쳐로 쉽게 이겼었다. 이번에는 상대가 그에 대한 대처를 했을테니 약간의 심리적 페이크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래군이 입구를 얼쩡거린다. 걸리적거린다. 그래서 시즈업 후에 한번 밀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벌쳐로 오밀조밀 마인을 박고 시즈탱크로 앞마당을 살짝쿵 견제했다. 김환중은 예상대로 뒤로 병력을 배치했다. 그래 되었다. 이윤열은 이만하면 상대방의 병력이 확충될 시점이라 탱크를 자신의 앞마당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무난하게 상대방을 잡을 것 같았다. 이리저리 병력을 돌리면서 타이밍을 쟀다. 탱크가 일정수 모이자 진출했다. 조금은 무리해서 벌쳐를 앞마당에 난입시켜 상당량의 벌쳐와 병력을 잡았다. 그리고 앞마당의 자원을 바탕으로 팩토리를 늘렸다.
그런데..
밀리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아니 그러나 믿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대로 가면 팩토리 주위에 프로토스의 병력이 진을 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급한데로 SCV로 막아보자는 심정으로 어찌어찌 막아내고 있었다.
이윤열의 손은 보이지 않았고 키보드는 따닥따닥이 아닌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다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전히 걸리적 거린다.
알 수 없는 걸리적 거리는 느낌에 이윤열은 저항하면서 위기를 타개해 나가고 있었다.
김환중의 방심이 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겼다.
이윤열은 리플레이를 보았다. 이건 내가 진게임이다.
그런데 이겼다. 아리조나 맵의 특성에 따른 타이밍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대기실에 돌아왔다. 그런데 대기실에서도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윤열은 팀복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뭔가가 땅에 툭 하고 떨어졌다.
조개였다.
이윤열의 승리를 확인한 이재항은 TV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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