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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0/04 12:28:09 |
Name |
초콜렛 |
File #1 |
wcg!.jpg (152.2 KB), Download : 41 |
Subject |
2004WCG를 보러갈 땐 머리에 꽃을 꽂고 |
지난 9월에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습니다. 목적은……. 없습니다. 그냥 여행이었습니다.-_- 그렇지 않아도 WCG에 맞춰 10월에 갈까 무지 고민했었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갔다 오고 싶어서 9월에 갔었습니다. 겸사겸사 다른 도시도 들러서 왔구요. 샌프란시스코는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었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한국보다 더웠는데 떠날 때쯤 되니까 정말 쌀쌀하더군요. 샌프란시스코가 좀 더 추운 것 같습니다. (5월에 갔을 때도 몹시 스산했음. 주로 LA와 같이 묶어서 분류되는 바람에 엘에이처럼 따뜻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아무튼 마지막 날, 짐을 끌고 공항으로 가던 도중,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파웰역 입구에서 2004 WCG 광고를 보았습니다. 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보는 WCG광고였습니다. 이때가 9월 22일. 물론 WCG는 그렇게 잘 알려진 대회가 아닙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만.이라는 대상적인 제한도 있을테고 또 광고의 느낌도 ‘축제’라는 분위기 보다는 어느 기업의 CF같이 조촐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고 가재는 게편인지라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열광적인 게임팬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죠. 미국의 어느 도시보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이버 문화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대회. 삼성이라는 기업 이미지와도 잘 맞아 떨어지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항으로 향하면서 2004WCG를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이 내내 아쉽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번 샌프란시스코 대회를 직접 관람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은 20세 이상의 게임팬들은 다음 대회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요? 2005 WCG는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군요.
여행이란 무조건 다른 나라에 가봤다. 이런 식의 경험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기호대로 충분히 여행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나는 게임을 좋아하니까 게임대회를 구경하러 싱가포르로 여행가야지.라는 계획,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싱가포르로 여행가고 싶었다면 금상첨화겠네요. 더구나 20세가 넘었다면 반드시 해외여행 가기를 추천합니다. 꼭 쇼핑도 많이 하고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돈을 많이 써야 여행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가장 호텔비가 비싼 뉴욕 맨하탄에도(진짜 이곳은 살인적으로 방값이 비쌉니다……. 하루에 $150 이하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하루에 $18(21,000원)만 주면 잘 수 있는 도미토리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30세 이하라면 오히려 그런 곳에서 각국에서 배낭 매고 찾아온 다른 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직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분명 싼 숙소와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싼 음식이 있을 겁니다.(어느 나라나 가장 가난한 사람들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음식이 있기 마련-_-) 또 부담스러운 항공권도 3개월 전부터 예약해서 비수기 할인 티켓을 구입하면 싸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샌프란시스코행 티켓이 8월에 가장 싼게 110만원이었는데 9월에는 70만원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미국보다 거리가 짧으니까 훨씬 더 싸겠죠.(현재 36만원짜리 티켓이 나와있군요) 그렇게 값싼 여행을 가도 예의만 제대로 지킨다면 오히려 돈 많이 쓰는 여행보다 얻는 것이 많은 진짜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뭐 내년의 유가가 어떻게 오를지 모르니까 자세한 여행경비는 알 수 없지만 1년 동안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없는 일요일에 일당 2~3만원짜리 아르바이트만 꾸준히 해도 내년에 충분히 2005WCG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화 가치가 상승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니 여행하기에는 더 좋을 겁니다. 아. 여자분이 혼자 여행을 생각한다면 안전을 생각해서 여행비, 특히 숙박비를 좀더 넉넉하게 잡으셔야겠지만요, 아님 꼭 친구와 동행하던가.(아무리 생각해도 여자는 이것이 좀 손해.)
물론 이것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계속 일해야 하고 또 그 돈이 온전하게 자신을 위해 쓰일 수 없는(그러니까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거나,) 사람들에게는 해당이 안되겠지요. 하지만 어쨌든 여행이라는 것은 이제 사치의 한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온라인 게시판에 ‘일본과 한국의 국가수준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 이런 식의 멘트를 했다가 매국노라느니, 감히 대한민국을 폄하한다느니, 그렇게 외국이 좋으면 이 나라를 떠나라는 둥. 깜짝 놀랄 만한 악플을 받을 기억이 있는데요. 한국과 외국의 여타 다른 나라와(특히 잘산다고 소문난 나라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아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2004WCG가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빌겠습니다. 외국에서 열리는 첫번째 대회라 과연 사람이 많이 올까 회의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게임을 보는 문화가 낯선 외국에서 WCG가 이정표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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