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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29 02:43:48 |
Name |
비오는수요일 |
Subject |
아주 오래전에는..... |
my message 23
추석을 맞아 대전의 고향집으로 갔었습니다.
밤늦은 시각, 혼자만이 모니터앞에 앉아 몇일 놓쳤던 경기들을 보고있었습니다.
몇경기가 끝나고 광고시간.
다음 경기 방송을 기다리다가 무심코 둘러본 방안에서 저의 시선을 끈 무엇이 있었죠.
낡은 서류봉투 몇개와 그보다 더 낡아보이는 가방....
잠시간의 생각끝에 기억해낸것은 10년도 더 된 대학시절의 물건들이었습니다.
후다닥 달려들어 무거운 짐들사이에서 낑낑대며 꺼낸 물건들....
중학교, 교등학교 졸업장과 몇 안되는 상장들.
1학년때의 독후감들과 성적표들.
마지막으로 종이가방 한가득의 먼지낀 테이프들.
그중에서도 저에게 새삼 감회를 느끼게해준 것들은 테이프들이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던 저와 주변사람들이, 그때 막 활성화되던 노래방에서 녹음해왔던 테이프들이었습니다.
눈물이라도 날 것 같더군요.
잊고지냈던 이름들과 노래들.....
집에 CDP만 있어서 얼른 주차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시동을 켜고 테이프를 끼자 흘러나오는 노래와 목소리들....
음질은 정말 최악이었지만, 전 그 어느 불후의 명곡보다 더한 벅찬 마음을 느끼며 그렇게 밤을 지새웠습니다.
잊고 지낸다는것은 무엇인지.
그걸 기억한다는것은 무엇인지.
과거를 현재와 바꾸고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지금의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만큼의 소중함과 아련함이 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모두다 '나'이고,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니까요....
*요즘 이곳에대해 정말 할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까지 끼어들어 넘치는 글들에 파묻히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해온대로 짧은 단상에 관한 글을 적는것입니다.
다만, 이글을 빌어 꼭 하고픈말은 있습니다.
과거의 이곳과 사람들이 어떠했고, 지금의 이곳과 사람들이 어떠한지에대해
왈가왈부하는것은 말그대로 '네버앤딩스토리'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곳이 다른만큼, 각자의 즐거움을 건져낼 뿐입니다.
이곳은 그렇습니다.
서로의 공통된 테마가 있는만큼, 그것을 공유하면 됩니다.
그 뿌리에서 뻗어나온 가지들이 모두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곳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많은 문제들이 줄어들 겁니다.
그냥 그런상태가 찜찜하다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 팔을 걷어붙이면 됩니다.
하지만, 막다른 길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상처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 자신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타인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냥 넘기던지 반박을 하던지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의 노력까지 폄하하고 무시하면 곤란합니다.
서로를 조금만 더 이해하려한다면, 이해하기 싫다면 서로에게 한발짝씩 물러난다면
더 좋은 곳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나'는 소중하고, '내'가 있는곳은 그래서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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