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9/29 02:43:48
Name 비오는수요일
Subject 아주 오래전에는.....
my message 23

추석을 맞아 대전의 고향집으로 갔었습니다.
밤늦은 시각, 혼자만이 모니터앞에 앉아 몇일 놓쳤던 경기들을 보고있었습니다.
몇경기가 끝나고 광고시간.
다음 경기 방송을 기다리다가 무심코 둘러본 방안에서 저의 시선을 끈 무엇이 있었죠.
낡은 서류봉투 몇개와 그보다 더 낡아보이는 가방....

잠시간의 생각끝에 기억해낸것은 10년도 더 된 대학시절의 물건들이었습니다.
후다닥 달려들어 무거운 짐들사이에서 낑낑대며 꺼낸 물건들....
중학교, 교등학교 졸업장과 몇 안되는 상장들.
1학년때의 독후감들과 성적표들.
마지막으로 종이가방 한가득의 먼지낀 테이프들.

그중에서도 저에게 새삼 감회를 느끼게해준 것들은 테이프들이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던 저와 주변사람들이, 그때 막 활성화되던 노래방에서 녹음해왔던 테이프들이었습니다.
눈물이라도 날 것 같더군요.
잊고지냈던 이름들과 노래들.....
집에 CDP만 있어서 얼른 주차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시동을 켜고 테이프를 끼자 흘러나오는 노래와 목소리들....
음질은 정말 최악이었지만, 전 그 어느 불후의 명곡보다 더한 벅찬 마음을 느끼며 그렇게 밤을 지새웠습니다.

잊고 지낸다는것은 무엇인지.
그걸 기억한다는것은 무엇인지.
과거를 현재와 바꾸고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지금의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만큼의 소중함과 아련함이 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모두다 '나'이고,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니까요....

*요즘 이곳에대해 정말 할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까지 끼어들어 넘치는 글들에 파묻히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해온대로 짧은 단상에 관한 글을 적는것입니다.
다만, 이글을 빌어 꼭 하고픈말은 있습니다.

과거의 이곳과 사람들이 어떠했고, 지금의 이곳과 사람들이 어떠한지에대해
왈가왈부하는것은 말그대로 '네버앤딩스토리'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곳이 다른만큼, 각자의 즐거움을 건져낼 뿐입니다.
이곳은 그렇습니다.

서로의 공통된 테마가 있는만큼, 그것을 공유하면 됩니다.
그 뿌리에서 뻗어나온 가지들이 모두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곳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많은 문제들이 줄어들 겁니다.
그냥 그런상태가 찜찜하다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 팔을 걷어붙이면 됩니다.
하지만, 막다른 길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상처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 자신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타인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냥 넘기던지 반박을 하던지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의 노력까지 폄하하고 무시하면 곤란합니다.
서로를 조금만 더 이해하려한다면, 이해하기 싫다면 서로에게 한발짝씩 물러난다면
더 좋은 곳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나'는 소중하고, '내'가 있는곳은 그래서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입니
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tart~★
04/09/29 02:48
수정 아이콘
글참 잘쓰셨네요.비록유령회원이기는 하지만 사태의 진정을 바랄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11 오랜만에 PGR에 글을 [6] 최연성같은플3077 04/09/29 3077 0
7909 이윤열의 원팩 더블..... 그 타이밍과 물량 누가 막을 것인가? [45] 김민수6331 04/09/29 6331 0
7907 재미삼아 써보는 E-sport 본격소설 [Who am I?]02# [4] McBaB3249 04/09/29 3249 0
7906 pgr21에 오랜만에 들려 [1] 로드펄~3220 04/09/29 3220 0
7905 이런경기 재미없다! [34] 영웅저그4078 04/09/29 4078 0
7904 '사랑한다라는 것' 모르겠습니다. [4] Timeless3411 04/09/29 3411 0
7903 ## 스타 중계 아직 2프로 부족하다.## [3] 캐터필러3451 04/09/29 3451 0
7902 PGR에 남기는 첫글입니다. :) 선수들의 준비시간에 대해.. [7] Chizuru.3098 04/09/29 3098 0
7901 PGR과 네티켓 전쟁.. [8] skzl3207 04/09/29 3207 0
7900 아주 오래전에는..... [1] 비오는수요일3193 04/09/29 3193 0
7898 [亂兎]안녕하세요, 난토입니다. [33] 난폭토끼3159 04/09/29 3159 0
7897 논쟁에 관해서 짧은 글 한번만 쓸게요. [9] 클레오빡돌아3155 04/09/29 3155 0
7896 오랫만입니다^^ [5] 뉴[SuhmT]3206 04/09/29 3206 0
7895 지오팀의 스폰 계약에 관해서... [25] zxcv4600 04/09/29 4600 0
7894 PgR 가족 여러분 들에게 보내는 연애 편지 [8] lovehis5312 04/09/29 5312 0
7892 죄송합니다. [158] 비롱투유5894 04/09/28 5894 0
7891 온게임닥이라고 아세요? [4] ForU3104 04/09/28 3104 0
7890 카디널스 이펙트2 [7] 총알이 모자라.3424 04/09/28 3424 0
7889 그냥.. [5] SM_Mars2959 04/09/28 2959 0
7886 불길한 마음이 점점 다가옵니다. [19] 김양식3103 04/09/28 3103 0
7884 'pgr'은 적어도 반쯤은 썩었다 [60] 햇살의 흔적5580 04/09/28 5580 0
7883 최고 아니면 최악인 팀플레이메카닉테란 [19] 박용열4559 04/09/28 4559 0
7882 송병석 선수와 김근백 선수의 경기. [7] 요린★3858 04/09/28 38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