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경건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있을 이 시간에도 변함없이 자드는 음악을 고르고 있다.
고르다보니 상당히 특이한 곡을 고르게 되었는데
오늘만큼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귀찮은 관계로-_-;;;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년전에 이 곡을 들으며 써놓았던 글로 대신하겠다.
From 2003년 11월 7일 Zard's blog....
며칠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던 중....
신문가판대에서 Week 라는 영화 잡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이 잡지 한 권에 단돈 1000원한다.)
그냥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이 잡지를 사고....
집으로 돌아와 방바닥에 엎드려 아무생각없이 잡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페이지를 넘기던 중....
내 눈을 사로 잡은 하나의 문구~
영화인들이 꼽은 내 인생에서 가장 로맨틱했던 시간....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며....
그 시간들을 머리속에 그려보며....
약간의 미소를 짓게 되었는데....
문득 내 인생에서 제일 로맨틱했던 시간은 언제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구마구마구 내 머리를 방바닥에 굴린 결과....
(데구르르르르르르~~)
정확한 년도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이렇게 낙엽이 지는 늦은 어느 가을밤....
난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며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 : 오빠 나 결혼식 반주 부탁받았어....
나 : 그래 ?
그녀 : 연습하는데 잘 안되네....
나 : 음 ? 그냥 자신있는 곡으로 쳐봐~
그녀 : 그럼 쳐볼테니 들어봐
나 : 응....
그녀가 피아노로 연주하는 캐논변주곡이 내 귓가로 들려오고....
난 멍하니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숙였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았던 바닥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들....
고개를 들어보니 내 양쪽으로 서있는 노랗게 물들여진 은행나무....
눈을 감고....
그녀의 방에서....
그녀의 피아노로....
그녀의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캐논변주곡을 들으며....
난....
노란 은행잎이 떨어진 바닥이....
예식장에 깔린 노란 카페트인 것처럼 그렇게 사뿐사뿐~
입장하는 신랑처럼 걸어보았던거 같다....
....................................................
여러분 : 이건 머 난감이 내 뺨을 스칠뿐인데.......-_-
마왕자드 : 가끔은 나도 이럴때가 있단 말이닷....!! (버럭~) -_-^
그래 결혼식에서 신랑이 입장하는 기분을 미리 조금 맛본걸까....?
그래 나도 조금만 있으면 검은색 양복을 입고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겠지....?
그 날 내 팔을 잡은 그녀가 누구일지 궁금해지는 날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_+
From 이불 덮고 있는 자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