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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26 13:52:33 |
Name |
베르커드 |
Subject |
[번역문] 대만, 고구려, 반일의 연관성 - 한중일의 신 내셔널리즘 |
친구녀석 주려고 간단히 끄적인 번역물인데...
왠지 공개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공개해 봅니다
일본 닛케이 신문에 올라온 칼럼같은 것인데요
중국의 현상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이나, 중국의 향방등이 잘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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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 신문 9월 6일자, 정치부 나카자와 카츠지
―한중일의 신 내셔널리즘
언뜻보면 직접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중국의 화두가 되는 3개의 문제 즉 대만, 고구려, 반일. 이는 중국 정권의 당면문제인 '국론통일=분열회피'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테마다. 일본체류경험중인 30대 중국공산당원은 '대만이 독립하면 티벳, 신장위구르, 그리고 연변조선족자치주까지 중국에서 분리된다' '애국교육의 목적은 반일이 아니다. 열강의 손으로 찢어진 자국의 역사를 배워야만 통일을 유지할 수 있다' 라고 진지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총선에서 천수이벤 총통이 당선되어 '대만독립'을 염두에 둔 중국의 예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외교·안전보장을 담당하는 중국의 일본 감시자 사이에서 기이한 소문이 떠돌았다. '일본이 무기수출 3원칙을 재검토하여 일본기업이 대만에 잠수함을 수출한다' 는 소문이었다. 그런 의혹을 제기받은 일본정부는 이를 부정하여 사태는 진정되었다
일본과 미국의 NMD 공동연구를 틈타 일본정부가 무기수출 3원칙 수정검토를 표명한 것이 발단이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잠수함 수출을 할리가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이 신경질을 부리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보건대 중국과 대만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잠수함이 대만해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중국의 조선계소수민족인 조선족이 많은 지역이지만 티베트, 신장위구르 양자치구와는 달리 현 시점에선 독립하려는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당국은 대만의 독립을 허용할 경우 도미노식으로 민족문제가 생겨날 것으로 판단하여 매우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갑자기 '고구려는 고대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위치상 이유를 토대로 중국사편입을 시도하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구려는 평양에 도읍을 세우고 현재의 중국 동북부에서 한반도까지 넓은 땅을 지배하던 나라다. 남북한을 불문하고 한민족이 긍지로 여기는 고대국가인 것이다.
지금 남한내의 대북한 화해무드를 눈엣가시로 여긴 중국은 한민족 내셔널리즘 고양→남북한통일기운→자국내의 조선계민족 분리운동 이라는 시나리오를 예측하여 장기적인 전략으로 선수를 쳤다.
고구려가 고대중국의 지방정권이라 한다면 중국내에 사는 조선계민족도 고대사를 이유로 '중국인'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이 이론무장은 민족정책상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중국의 지식인들 중에서도 고구려를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중국의 역사교육이 공산당위주의 근현대사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민들이 바라보는 '통일'은 어떨까? 시대를 거슬러 예전에 중국에서 청춘을 보냈던 야마구치 요시코씨(역자 주-우리에겐 이향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는 닛케이신문에 연재한 자서전에 중국인 여배우 이향란으로서 출연한 영화 '시나의 밤(支那の夜, 1940)'에서 불렀던 같은 제목의 곡에 대해서 이렇게 서술했다.
『음반회사는 '시나의 밤'의 더빙을 여러번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중국 사람들은 자국의 호칭에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의미하는 '지(支)'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것에 매우 분노하고 있었단 걸 알기 때문이다.』
'支'는 '중앙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는 뜻. 일본을 비롯한 열강의 침략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 만주등등으로 산산조각이 난 중국. 그들이 일본인에게 '지나인(支那人)'이라는 호칭을 들었을 때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SINA'나 'CINA'라는 본래의 의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것이 현 시대의 일본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얽혀든다.
중국공산당정권은 이러한 인민들의 감정을 등에 업고 열강의 식민지 지배, 특히 최후의 침략자였던 일본을 쫓아내어 국토를 통일한 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게 된다. 분열 저지는 정치를 위해서 당연히 필요한 것. 확실히 현재는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삼은 것같지만 '대만독립'을 비롯한 위기에 대해서는 정치우선이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중국입장에서도 고구려를 둘러싼 한국과의 마찰은 고민거리지만, 분열회피라는 대의명분은 고민거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대 일본외교는 더더욱 입장이 명확하다.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현 정권이 수위를 결정하는 애국주의교육이라는 이름의 반일교육 또한 거기에 이용된다.
경제성장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의 최근의 움직임, 즉 새로운 국가주의=대국주의 또한 반일감정에 박차를 가한다. 축구 아시안컵의 소란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세태풍조는 일본과 한국을 자극하여 동아시아 3개국을 새로운 내셔널리즘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중국은 대만, 고구려, 반일이라는 3개의 문제에 관해서 뒤늦게 '어른스러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대만해협부근에서 군사연습을 중지하고, 고구려문제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메세지, 아시안컵 축구대회 당시 일본대사관공용차 파손에 대한 사죄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이런 행위들은 본질적인 입장전환이 아니다. 일본은 한중일의 '신 내셔널리즘' 시대가 조금 더 이어지는 경우를 상정하여 대 아시아 외교전략을 냉정하게 재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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