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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22 18:41:46 |
Name |
버로우드론 |
Subject |
<꽁트?> Into the Warcraft |
이 글은 기존의 판타지 소설의 형식과는 아무 관계도 없으며, 주인공은 정의감이 별로 없고, 장엄한 전투씬같은 것도 없으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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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젠장, 너 또 얼라이 마인이냐! 정말 할 맛 안나네"
"웃기네. 억울하면 너도 얼라이 마인 하든가."
"그건 반칙이라서 안하는 거잖아. 너 빼고는 아무도 안해"
"에라 바보야. 그게 반칙이면 게임사에서 애초에 금지했을거 아냐. 게임에서 가능한 플레이인데 안돼긴 왜 안돼."
재훈과 정수가 만나면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난다. 게임을 할 때 너도 나도 정정당당하게 해야 재미있는 거라고 믿는 재훈과, 나도 가능한 모든 치사한 방법을 쓸테니 너도 쓰라고 말하는 정수는 애초에 게임상대로는 궁합이 안맞는 지도 모른다. 반면에 둘이 팀플레이를 할 때에는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되기 때문에, 웬만한 동네 피씨방에서는 지존 팀플로 알아주기도 했다.
"형들, 재미도 없는 스타하면서 괜히 싸우지 말고 딴거 하자"
"이런 미친, 누가 이게 좋아서 하냐? 할게 없으니까 하지."
"워크래프트 하면 돼잖아"
"워크 재미없어. 새로 빌드 외우기도 귀찮고"
"워크 재미없다는 사람이 나 한번 이기겠다고 타워러시를 하나?"
"이런 썅. 상엽이 너 죽었으. 뎀뵤"
게임하러 가면 거의 언제나 스타만 하던 두명에게 워크를 소개해준 것은 상엽이라는 후배였다. FPS 든 RPG 든 RTS 든간에 무슨 게임을 해도 항상 잘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상엽이가 바로 그런 친구였다. 다만 끈기가 없어서 무슨 게임을 해도 지존은 먹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적어도 재미있는 친구임에는 분명했다.
"좋아 그럼 재훈이랑 상엽. 원빵 해라. 난 옵할란다"
근데 그때 3명의 하루를 영원히 잊지 못할날로 만든 일이 벌어졌다.
"저기.. 워크 잘하시는 분들 같은데, 저희랑 한판 하시겠습니까?"
"네?"
"여기서 자주 뵙는 분들같은데, 저희랑 한판 하시죠"
그 놈들은, 정말로 오늘 제대로 걸린 것이었다. 언제나 피씨방 와서 워크만 하는 죽돌이들인데, 5명이 와서 팀플하면서 승수 쌓는 치사한 놈들이었다. 옆자리에 5명이 앉아서 팀플하면 당연히 웬만한 고수보다 팀플 잘하는건데, 그놈들은 자기들이 실력이 좋아서 이기는 줄 아는지, 자기들끼리 맨날
"야 좀 봐줘라 허접들 같은데"
"아냐 허접들은 고수들을 즐겁게 해 줄 의무가 있어"
"그건 그래. 그럼 농락모드 한시간 하든가"
따위 짓거리나 하는 놈들이었다. 이쪽 3명이 오래전부터 하루 날 잡아서 겜으로 눌러놔야겠다고 믿는 중이었는데, 마침 3명만 왔는지 한겜 하자고 하니.. 잘걸린 셈이었다.
"그러시죠. 딱 한판만 하시죠"
가장 그놈들을 싫어하던 재훈이 바로 대답을 했다. 그놈들중 제일 키작은 놈이 싱긋 웃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이길거니까.
"그럼 맵은 저희들이 정하겠습니다. 한수 배우는 입장이니 살살 해주십쇼."
"그러세요"
선뜻 대답하는 재훈을 보고 정수가 눈짓을 했지만 이미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쪽가서 크리에이트 할께요. 참, 칼림도어 서버에서 하실거죠?"
"그냥 LAN 으로 하시죠 왜?"
"맵 좀 다운받을 겸 배넷에서 해주세요"
"그러세요 그럼. 방제는 '아는사람만오세요' 로 만들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는 그 일행은 피씨방 저쪽으로 건너갔다.
"이런 바보야. 맵도 저놈들이 정하고, 배넷에서 하고, 하자는 대로 다 해주냐?"
바로 화를 내는 정수에게 재훈은,
"괜찮아. 지들이 하재는 조건에서 하면서도 이겨야 지들이 쪽팔린거야"
라고 달래며 배넷으로 들어갔다.
'아는사람만오세요'
아하.. 이거구나.
<조인>
Map : The Rain of Fire
Force [The Scourge]
Salsal_XArmy
JomBwaJo_XArmy
Manner_XArmy
Force [Burning Legion]
oovoovoov
ppkkquiwz
Force [The Alliance]
oops_leach
imelgreen
yellow_queen
"??"
평소에 그놈들 하는 짓들 뒤에서 유심히 본 정수에게 맨 위 3명은 굉장히 익숙했지만, 가운데 2명은 도대체 본 적이 없는 아이디였다. 레벨도 1. 도대체 뭐하는 놈들인지..
oops_leach : <이거 도타같은 건가요?>
Salsal_XArmy : <아뇨 전쟁은 컴퓨터가 하고 플레이어는 영웅만 하는 거래요>
oops_leach : <-_- 그게 도탄데..>
Salsal_XArmy : <아뇨.. 영웅이 도타만큼 안강하다고 했어요. 컴퓨터가 굉장히 잘하구요>
oops_leach : <-_- 그럼 우리 실력은 별로 안중요하고 그냥 컴퓨터 운빨이자나요>
Salsal_XArmy : <ㅠ.ㅠ>
imelgreen : <가운데 2분 나가주세요>
oovoovoov : <옵하고 싶어요. 이 맵 요즘 뜨는 맵이라길래..>
ppkkquiwz : <네 어차피 버닝리전은 에디터로 만든 사기종족이라던데, 저희 플레이 안할거에요 >
oovoovoov : <맞아 킬제덴 잡고 6렙돼면 혼자서 얼라이언스 다 쓴다고 하드라 >
결국, 마지막 말이 재훈의 자존심을 건드려버렸다.
oops_leach : <그럼 같이 하시죠. 그리고 옵하지 말고 플레이 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서로 모르는 맵인거 같은데>
oovoovoov : <감사합니다. ^^ 그럼 저희도 해볼께요>
"재훈아.. 내가 그동안 20년을 널 봐왔는데, 넌 진짜 바보인거 같애. 너 이맵 아냐? 나 몰라!"
"괜찮아 씨바. 저놈들 실력 잘 알잖아. 그냥 다 죽임 돼. 맵이고 뭐고 상관없어"
oops_leach : <시작하시죠. 지지해요>
soso : <빨리고>
Salsal_XArmy : < 네 그럼 지지>
<5>
<4>
<3>
<2>
<1>
<게임시작>
그리고 역사상 가장 길게 계속되는 Warcraft 게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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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공부하겠다고 유학나온지 20일째.
공부는 안하고 단편 소설을 써봅니다. 재미있으시면 덧글 부탁해요. 덧글 5개 넘어가면 2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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