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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4/19 20:00:17
Name 삼화야젠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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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콘솔/스포] Cross Code 리뷰 (수정됨)




1. 계?기

피지알에도 소개글이 한 번 올라왔던거 같은데, 그것보다는 두툰 GOTY에서 소개를 워낙 맛깔나게 해서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9015536&memberNo=2380229

그런데 깜빡 잊어버리고 2년 후....작년에 우크라이나 번들을 별 생각 없이 사니 크로스 코드가 들어있더군요.

그래서 오 이건 운명적인 만남....그렇게 마음을 먹었으나 플레이는 거기서 또 1년이 지나서야 시작했습니다.


2. 평점

서론이 TMI가 되었으니 본론은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크로스코드는 인디게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전투, 다양한 몬스터와 매력적인 스킬트리, 적절한 밸런스의 퍼즐을 자랑하는 웰메이드 [탑뷰 도트 액션 RPG]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디게임 다운 단점(완급조절 실패)으로 그 재미를 끝까지 끌고가지 못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제 결론=평점은 85점입니다. 비교할 만한 점수로는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리메이크가 85점으로 동점입니다. 비교할 만한 게임으로는 할로우 나이트 87, 데드셀 83점을 꼽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


3. 상세

일단 이 게임의 장점을 퍼즐+전투+도트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일명 젤다류라 불리는 퍼즐 던전의 탐험과 열기/냉기/전기/파동으로 구성된 다양한 스킬을 활용하는 전투의 쌍두마차가 훌륭합니다.

퍼즐은 딱 과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워서 공략을 찾아보지 않아도 조금만 고민하면 정답이 나오겠구나 하는 신뢰를 심어줍니다. 가끔 퍼즐겜이 난이도 조절을 실패하면 유저와 퍼즐 사이에 불신이 생기는데, 이러면 게임 자체에 흥미가 떨어져버리거든요.

'이 게임은 불합리한 퍼즐이 종종 나와'
'이것도 그런거 아냐?'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거 다 헛수고 아니야?'
'30분동안 머리 싸매고 고민했는데 그들만의 상식퀴즈면 얼마나 허탈할까?'
'내가 5월 18일이 황소자리인지 쌍둥이 자리인지 알아야 하냐고 크크크크'

중간부터 분풀이가 됐는데;;; 아무튼 퍼즐겜이 난이도 올릴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난이도를 사정 봐주지 않고 올려도 좋아하는 변태 유저들이 있는건 방탈출 게임 정도입니다.

(방탈출 게임판에는 별 요상한 퀴즈도 아 이거 알지 하고 풀어버리는 상식괴인들이 득실거립니다)

각설하고, 크로스 코드의 퍼즐 난이도는 굉장히 적절합니다. 딱 귀찮지 않을 정도로만 어렵고, 해결했을 때 올(크) 하는 성취감을 줍니다. 이런 퍼즐은 고민해볼 맛이 납니다. 4가지 속성(냉기/열기/전기/파동)을 벽에 튕기고, 비눗방울을 얼리고, 증발시키고, 벽에 전도시키고, 벽을 투과시키는 기본이 잘 잡혀 있습니다. 이렇게 탄탄한 퍼즐로 맵 다양한 곳에 보물상자를 뿌려두면 그걸 들쑤시고 다니는 시간 자체가 재밌어지거든요.

최후반부에 가면 퍼즐에 피지킬을 요구해서 좀 짜증나는 부분이 두어번 있긴 했는데...뭐 그정도면 심하진 않았고요.

던전 보스는 퍼즐보스가 많은데, 필드 보스는 스킬을 활용하는 보스가 많습니다. 여기서 스킬의 세분화가 굉장히 잘 먹혔습니다.

근접/던지기/대쉬/방어 4가지 분류마다 열기/냉기/전기/파동 4가지 속성이 나뉘어 총 16개의 계통, 각 계통마다 2개씩의 스킬이 있으며, 거기서 또 1~3단계까지 나뉩니다. 속성마다 특화된 계통이 있어서 3단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과장 좀 보태서 100개에 육박하는 수의, 저마다 개성적인 스킬이 필드전투의 재미를 끌어올리는건 그야말로 RPG의 왕도입니다.(실제로는 90개 좀 안됩니다)

액션도 의외로 굉장히 짜임새가 좋았습니다. 대시의 기본 무적이 없는 대신 3연 대쉬를 기본 제공하고 도약거리도 우월합니다. 하지만 3번 이후로는 짧게 연타하면 끝도 없이 헛돌게 하는 등 패널티도 철저합니다. 원거리는 기본조준 시간이 길고, 대쉬하면 흐트러집니다. 그 외에도 퍼펙트 가드나 패링, 속성 과부화 등 전투의 짜임새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스킬트리, 장비에 붙어 있는 추가스킬에 따라 이런 성능을 강화해서 원하는 빌드를 짤 수도 있습니다.



4. 아쉬움

크로스 코드는 이렇게, 인디게임사 답지 않게 방대한 컨텐츠를 굉장한 완성도로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인디겜답게 그 배분을 실패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열기/냉기/전기/파동의 4가지 속성을 해금하는 타이밍이 문제입니다. 1번 던전을 해결하고 열기, 2번 던전을 해결하고 냉기를 얻는것까지는 좋았습니다. 순차적인 기능의 해금과 보상은 젤다류의 왕도지요.

그런데 전기의 3번 던전과 파동의 4번 던전이 붙어 있습니다.

1번, 2번 던전이 끝나면 갑자기 추가 컨텐츠가 나오고, 거기서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고, 갈등과 화해가 반복되며, 새로운 마을 퀘스트까지.....그러고 나서야 3번, 4번던전에 진입할 수 있는데 이 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 긴 공백을 새로운 속성도 해금 못하고, 새로운 단계도 해금 못한채로 진행합니다.

이미 루즈해졌는데, 그걸 꾸역꾸역 견디고 도착하면 이제 또 그전보다 3배 사이즈인 던전을 클리어 해야 합니다. 루즈함을 넘어서 물림으로 접어드는거죠.

뭐 어찌저찌 그걸 깨고 나면 이제야, 겨우겨우 신규 컨텐츠(새로운 속성, 윗 단계 스킬)를 해금할 수 있는데 그동안 쌓인게 와장창 쏟아져 나갑니다.

하늘고래 클리어 전 : 열기 1단계, 열기 2단계 냉기 1단계, 냉기 2단계

하늘고래 클리어 후 : 열기 1단계, 열기 2단계 열기 3단계 냉기 1단계, 냉기 2단계 냉기 3단계 전기 1단계, 전기 2단계 전기 3단계 파동 1단계, 파동 2단계 파동 3단계

배분에 실패한 덕에 루즈해지는 타이밍이 생기고, 그동안 게임에 대한 몰입이 옅어지는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스토리의 완급도 솔직히 아쉽습니다. 초반에 새로운 세계를 마주치는 두근거림이 굉장히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는데, 메인 스토리의 숨겨진 진실에 접하고 진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몰입력이 아쉬웠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나쁜 편은 아니고 쏘쏘한데.....저는 유쾌한 활극 쪽이 더 맘에 들었고 재밌었습니다. 뭐 특별한 내용이 없어도 게임을 재밌게할 수 있었어요. 메인 시나리오는 진행하면서 좀 지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후반 개방되는 마름모 광장 쪽에서 파티/길드/레이드 관련 스토리가 더 진행됐으면 훨씬 재밌었을거 같아요.

이런 두 분위기는 서로 이질적인 느낌도 듭니다. 뭐...전투와 퍼즐이 재밌으면 스토리야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배분에 실패한건 좀 치명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번 던전 / 2번 던전 / 마름모 광장 / 3번 던전 / 스토리 진행 / 4번 던전 / 스토리 진행 / 4+5번 던전 이런 식으로 쪼개 넣었으면 훨씬 재밌었을거 같네요.

마을의 규모도 생각나는게, 초보자 항구가 제일 크고 그 후의 마을은 그정도 규모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초보자 항구 하면서 와 대박이다 두툰이 왜 호들갑 떨었는지 알거 같다 이러면서 했는데 그 후로는 마을도 서브퀘스트도 재미가 그냥 저냥이었어요.



5. 마무리

아쉬운 점만 주절주절 길어졌는데, 마지막은 장점을 얘기하면서 맺고 싶습니다.

일단 도트의 완성도가 굉장히 좋습니다. 아트워크는 초반에 감탄한 퀄리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상기했듯이 몬스터의 종류가 많은 편인데 그 하나하나의 도트도 좋고 몬스터의 패턴도 다양합니다. 퍼즐 보스들의 퀄리티도 좋았고요.

최종보스가 좀 뇌절이긴 했는데....아무리 그래도 10페이즈는 뇌절이다 싶으면서도 뭐 최종보스니까. 이 때 뇌절 안하면 언제 할거야. 게임에 얼마나 진심인지도 느껴졌습니다. 최종보스가 하는 말을 볼 때는 개발자가 빙의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크크크.

그런데....배드엔딩이네? 굿엔딩 보려면 이 뇌절을 한 번 더 해야한다고?

흠(shift delete에 손을 올리며)

아무튼 2만원대의 게임으로는 훌륭한 퀄리티였습니다. 도트 액션 퍼즐을 원한다면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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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pale
23/04/19 20:27
수정 아이콘
오 이 망겜리뷰글을 보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하고싶은말은 dlc를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 아쉬운 부분이 2가지 있었는데,

스토리떡밥의 회수를 얼마 못했다는 점과
잘 짜놓은 전투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했다(그놈의 레이드)

는 단점이 dlc를 하면서 둘다 만족했습니다.

어 서 빨 리 D L C 해
삼화야젠지야
23/04/19 22:30
수정 아이콘
이게 번들로 게임을 하다보니 DLC를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도 애매하네요;
23/04/20 01:15
수정 아이콘
drm-free버전이라면 gog에서 dlc를 구입 후 적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gog.com/en/game/crosscode_a_new_home
사실상 dlc로 게임이 완성되는 수준의 혜자dlc라 본편을 재밌게 하셨다면 꼭 해보시길 권합니다.
이빨곰
23/04/19 20:57
수정 아이콘
저도 우크라이나 번들에 들어 있어서 했는데 재밌게 했습니다
고전RPG 스타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추천합니다
삼화야젠지야
23/04/19 22:48
수정 아이콘
이거 하나로 번들은 돈값했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데드셀이나 카타나제로보다도 훨씬 수작으로 느꼈는데 인기는 비교도 안되게 적네요. 장르가 고전이라 그런가...
삼화야젠지야
23/04/19 21:05
수정 아이콘
참, 단점을 하나 더 써야 했는데(...) 잊었습니다.
이 게임의 단점은 퍼즐+액션 쌍두마차가 어느 한데 빠짐 없이 적절한 난이도라 템포를 잘 이끌고 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때문에 이 게임의 단점은, 퍼즐이나 액션 한 쪽만 좋아하는 유저는 다른 한 쪽이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손을 놔버릴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젤다류 퍼즐액션의 단점을 공유하네요.
Costa del Sol
23/04/20 00:35
수정 아이콘
완성도에 비해 인기가 낮은 건 장르 특성인가 싶기도.. 크크
퍼즐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만한 게임도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단점이 많은 게임이지만, 재밌다는 엄청난 장점이 단점을 가리게 해주는 좋은 예시의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삼화야젠지야
23/04/20 13:59
수정 아이콘
솔직히 두툰이 얘기한 정도로 갓겜인건 모르겠는데...완성도에 비해 인지도가 너무 떨어지는건 맞다고 봅니다 크크크
23/04/20 12:56
수정 아이콘
헐 두툰이 일반 블로그 연재도 시작했군요
삼화야젠지야
23/04/20 13:11
수정 아이콘
아뇨 저게 옛날거고(20년) 그 후에 오리지널 시리즈로 옮겨간거....
알라딘
23/04/20 22:14
수정 아이콘
명작이죠.... 하지만 막판에 물려서 엔딩을 못보고 지웠다능..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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