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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16 18:18:13 |
Name |
번뇌선생 |
Subject |
본격 e-sports 로망활극 - 제 6 화 될대로 되라 |
제 6 화 될대로 되라
아마츄어 길드의 2연승. 이제 관객들은 조마조마한 승부를 서서히 기대하기 시작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드라마틱한 두번의 승리 앞에 그리고 패배 앞에 양 진영의 희비는 교차하고 있었다.
“그럼 여기서 잠시, 두 진영의 우두머리 두분을 모시고 얘기 한번 들어 볼까요?”
“와아아아!!!”
방금 전만 하더라고 6:00 길드장의 두서없는 말에 광분하던 관객들은 이제 뜨겁게 원하기 시작했다. 조규남 감독과 길드장이 앞으로 나섰다. 일제히 일어나는 관객들의 환호. 여자들은 ‘지오’를 외쳤고 남자 대부분은 ‘여섯시’를 외쳤다.
“먼저, 조규남 감독님과 말씀 나눠보죠.”
사회자는 들으나 마나한 얘기를 계속 물어 댔다. 기대와는 달이 그저 그런 질문들이 었다. 사람들은 좀 더 원색적인 공방을 원했다. 그러나 6:00길드장에게 던져진 질문들도 모두 그랬다. 사람들은 지루 해졌다.
그러나 이런 때를 놓치지 않는 법. 입을 열었다.
“제가 다음판 부터 사용할 전략을 공개 하겠습니다.”
순간, 조감독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조감독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아마츄어가 프로를 상대로 전략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는 말에 귀가 혹하다니....
“다음 판부터 우리가 쓸 전략은...될대로 되라 입니다.”
“네?”
“어차피 재수 좋게 두판 이겼잖아요. 더 이상 운이 따라 줄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될대로 되라는 거죠. 어차피 마지막판까지는 갈 거 잖아요. 지금 2 대 0이니까.”
‘나보고 들으라고 하는 말이군’ 조감독은 생각했다. 서서히 자존심이 상해가는 감독.
하지만 김이라도 빼 듯, 그다음 2전은 너무나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지오의 연습생들이 나온 팀플과 개인전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실력을 보였던 6:00의 멤버들은 너무나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행님, 두 판 내리 졌습니다.”
“괜찮다. 킥킥. 어차피 지라고 내보낸 거니까.”
“이왕 나간 거 이기라 캐놓고 인쟈는 또 와 지라 캅니까?”
“짜슥아, 막판까지 팽팽 해야 재밌지 않 그렇나?”
“그래도....”
“봐라. 아까는 주전들이 다 나오고도 우리 한테 졌다. 근데 지금은 연습생들 내보내고도 이겼다. 뭐가 좀 거꾸로 된 거 같지 않나?”
“예?”
“주전은 지고 연습생은 이기는 게 어딨노.”
“하기는 듣고보니 그렇네예.”
“됐는 기라. 막판 나가서 내가 이기고 오면 되는 기라.”
“행님 파이팅입니다!”
“오야 그래!”
“감독님.”
“응?”
“진짜 태민이 내 보내실 거예요?”
“왜?”
“태민이 몇일 있다 방송경기 나가야 해요.”
“여기 방송 경기 안나가는 얘 누구 있어?”
“풋내기들 상대로 꼭 그래야 합니까?”
“풋내기 한테 두번이나 졌어.”
“그래도....”
“그럼 니가 나갈래?”
“예?”
강민의 푸념어린 말에 조 감독은 엉뚱한 질문으로 답을 대신 했다. 그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에이스가 나가서 장식하지 않는 다면 체면이 말이 아닌 상황이 될 것이다.
“제가 나갈 게요.”
“응?”
“제가 가겠습니다. 한번 붙어 보고 싶네요.”
“진심이냐?”
“태민이 쉬라 그러고 제가 갈게요. 진심입니다.”
강민. 박태민 대신 강민이라면 저쪽도 이해 하겠지. 감독는 연습생 하나를 불러 길드 쪽으로 보냈다. 박태민 대신 강민이 나가도 되겠느냐는 엔트리 변경 의사를 전하라고 지시했다. 얼마 안 있어 답을 가지고 돌아 왔다.
“뭐래드니?”
“오히려 좋아하던데요.”
강민의 얼굴이 조금 굳어 졌다. 무시당한다는 느낌에 감정이 약간 동했다. 그러나 그 심부름을 다녀온 연습생의 그 다음말이 더 가관이었다.
“태민이 형보다는 민이형이랑 하는게 훨씬 재미도 있고 안 지루하다고......”
이번에 얼굴이 굳어진 건 박태민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며,
“감독님, 제가 나갈게요.”
라고 말하려 했지만 눈치챈 감독은 손길로 부드럽게 그를 진정 시켰다.
“됐다. 그냥 민이가 나가라.”
“예.”
“나가서 혼내주고 와.”
“예.”
“그거 있잖아. ‘니 쿰에 태워줄게’. 하하 맞나?”
조감독의 재치에 금방 선수들의 심기가 풀렸다.
“대신 지지마라.”
“예.”
“버스 한번 신나게 태워버려.‘
“걱정 마세요.”
“행님. 그거 막 받아 들이면 어떻 해요? 저그 대신에 프로토스 나온다는데.”
“괜찮다.”
“그래도 강민인데.”
“괜찮다고. 강민은 플토아이고 오크라 카드나.”
“행님은 맨날 왜 그런데요. 걱정이 없노. 지면 우짤라고.”
“니 내가 이긴다 해놓고 진 적 있었나?”
“그거는 아니지만....”
“그러면 딱 보고 있어. 이기고 오께.”
“...진짜지요?”
“그래 임마.”
“전략 뭐쓸건데요?”
“전략? 킥킥. 와 알고 싶나?”
“예. 뭐할건데요.”
“행님 전략은 ...킥킥... 될대로 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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