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4/09/14 14:47:33 |
Name |
정석보다강한 |
Subject |
[잡담] 여러분은 손기정이라는 마라토너를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 영웅인가요?
서울올림픽에서 성화주자로 메인스타디움의 트랙을 뛰던 할아버지인가요?
저도 그냥 그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는요..^^
그는.. 가난한집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당시엔 뭐라고 불렀나요?
보통학교? 소학교?-이부분은 제대로 기억이 안나네요)
6학년때 벌써 어른들을 제치고 달리기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나 집이 가난하여 더이상 학업을 잇지 못하고 점원생활을
하다가.. 스무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양정고보에 입학합니다.
거기서 다시 운동을 이어갑니다. 물론 집안이 가난해서 점심먹을 돈도
없었지만.. 선생님께서 매일 주시는 2원으로 운동을 계속 하게됩니다.
너무나 뛰어난 재능 (천재적이라고밖에 말할수가 없겠군요)으로
비공인 세계신기록 (당시엔 대표선수도 뭐도 아니었으니까요..)도
여러 차례 세웁니다. 결국 그 실력으로 대표선수가 됩니다.
세명이 베를린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일본인 둘에
조선인 한명(손기정옹)을 넣고 싶어했으나.. 정정 당당히 실력으로
레이스를 펼친 끝에 남승룡이라는 분과 손기정선수에 일본인 한명
이렇게 세명이 베를린 올림픽의 일본 대표선수가 됩니다.
원래는 일인2한인2 이렇게 넷이 최종 대표선발전같은 것을 했는데
일본인 한명이 한국의 두 선수를 이기려고 지름길로 가로질러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딱걸려서 실격당했다는군요.. 이런 민망한 일이..^^;;;
베를린에서 경기가 아닌.. 기념사진 촬영이나 외국인들과의 촬영시엔
일장기가 찍힌것을 내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혼자서만 양복을 입고 다녔습니다.
외국사람들이 후지산의 그림과 함께 싸인을 부탁하자, 금강산을 그려주고
한글로 "손기정"이라고 또박또박 적어 주었습니다. 타 선수들이..
"너 그런식으로 하다가 일본애들이 선수 자격 박탈해버리면 어쩌려고하냐"며
걱정했지만 본인의 의지는 굳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세계 신기록으로 1위를 했죠. 남승룡선수는 3위를 했습니다.
둘다 일장기를 달고, 시상식에서는 일장기가 올라갔으며, 일본 국가가 연주되었습니다.
두 청년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삼킬 뿐이었습니다.
조국으로 돌아왔고 선수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지만, 한국사람들에게
이미 영웅이 된 손기정선수는 한국인들이 독립운동을 할 수 있는
정신적 지주가 된다는 이유로 계속 감시를 받았고
그런 생활이 싫어서 운동을 일찍 관두고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됩니다.
가장 큰 수확은 54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1,2,3위를 우리 선수들이 휩쓴거죠.
손기정옹은 선수들과 함께 달리면서 3위를 한 선수가 레이스 중간에
근육통이 오자 자신의 외투를 벗어서 입혀주면서 선수들을 독려했습니다.
손기정옹은 스스로 마라톤으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고자
뛰었던 고독한 마라토너였습니다. 요즘 1등과 당시의 1등은 개념조차
다른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손기정옹은 천재였습니다. 돈도 없고 먹을것도 없고
운동화도 없었지만 천재적인 재능으로 어릴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당시엔 "신기록 제조기"로 통했습니다. 앞으로 또 그런 마라톤천재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 선수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참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이상은 오늘 제가 수업이 없어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아까 KBS 스포츠 케이블채널에서
나오는 다큐멘터리에서 본 내용입니다. 아테네올림픽의 열기가 뜨거울때
이런 내용을 알았다면 더 감동적이었을텐데.. 저 혼자만 알고있기에 아쉬워서
올립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