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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11 12:32:36 |
Name |
헝그리복서 |
Subject |
[관전] EVER 스타리그 3주차 - 불꽃은 괴물마저 불살라버리고 |
VER 스타리그 3주차 - 불꽃은 괴물마저 불살라버리고
승리자 징크스, 올드보이들의 약진.... 이번 스타리그의 이슈들중 몇개가 증명 됐다. 견제에 힘이 붙이는 듯, 박성준은 무너지고 불꽃의 사나이 변길섭은 제 4 종족을 잡아내며 일찌감치 2승고지에 올랐다. 홍진호를 제외한 모든 저그들의 패배 이후, 이주영이 다시금 희망의 화살을 쏘았고, 골든보이 이병민은 또한번 자멸하고 말았다.
제 1 경기 박성준 대 서지훈 비프로스트3 - 징크스는 징크스, 하지만 퍼펙트는 퍼펙트
박성준 7시, 서지훈 2시
BEFF ROAST가 될 것인가 했지만 이번에는 박성준이 당하고 말았다. 질레트배에서 1승 후 2연패를 당하며 4강좌절을 맛보았던 서지훈은 단단히 복수를 하며 8강에 더욱 가까이 다가 갔다.
박성준은 원해처리로는 안된다는 듯 일찌감치 가스멀티를 차지했다. 서지훈은 자신의 배럭으로 박성준의 입구를 막아버리고는 가스멀티에 대한 벙커링을 감행했지만 박성준은 성큰과 저글링으로 아슬아슬하게 막아낸다.
여기까지는 조금 위태로웠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상대의 1차 바이오닉도 본진에서 기다리지 않는 박성준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여기까지도 많이 참은 것이다. 그렇다면 뒤이은 반격으로 상대를 흔들며 반격의 물꼬를 트는 것이 순서인데.... 예전 같지 않은 스타일로 소극적인 견제만을 보이다가 디파일러 타이밍을 잘라먹고 나온 퍼펙트 한방에 그만 GG를 선언하고 만다.
징크스란게 깨지라고 있는 거지만 역시 이 우승자 징크스가 무섭긴 무섭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다. 그러나 오늘경기는 징크스를 따질 만큼 운이 없었다기 보다는 박성준 자신의 플레이가 좋지 않았고 그만큼 타이밍 좋게 진출한 서지훈의 한방이 빛나는 경기였다.
제 2 경기 이병민 대 전상욱 머큐리 - 골든보이의 끝없는 추락
이병민 6시, 전상욱 3시
이것은 패배가 아니라 자멸이다. 이병민은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도 이 스타리그에만 올라오면 그 번쩍이던 기지와 대담함은 다 사라지고 쫄아 붙을대로 쫄아 붙은 모습이 된다.
처음 유닛의 싸움은 탱크를 살린 이병민의 우세승이었다. 하지만 상대의 입구를 자신의 배럭으로 막는 기지넘치는 플레이가 다시 한번 나왔다. 입구를 막음과 동시에 상대의 입구에 마인을 매설하니 적잖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게 무리를 해서 뚫고 나올 필요가 있었는가. 해법은 여러가지 있었겠지만 압박당한다는 불안감에 무리수를 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마인에 탱크가 폭사하고 땡큐를 외치며 훌라를 부르 듯 본진으로 쳐들어온 벌쳐에 GG를 선언하고 만다.
이병민은 스타리그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 그가 왜 유독 스타리그만 올라오면 힘을 못 쓰는 것일까.
덕분에 전상욱은 구사일생.
제 3 경기 최연성 대 변길섭 펠레노르 - 불꽃이 괴물마저 삼키다
최연성 11시, 변길섭 7시
절치부심의 나날의 연속. 이를 악물고 진출한 스타리그. 네이트배가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우승했다고 주장해 본들 뭣하겠는가만은...... 이 말없는 남자는 괴물 최연성을 잡아내며 2승고지에 안착한다.
시작은 거의 비슷했지만 전개는 달랐다. 변길섭이 먼저 마인을 매설했고 최연성은 달려나간 벌쳐를 쉽게 잃고 말았다. 마인을 뚫는 사이 변길섭은 입구언덕에 탱크를 배치하고 나오는 병력들을 때렸다. 최연성은 당황하지 않고 드랍쉽을 돌렸으나 변길섭은 그것도 예상했다는 듯 레이스를 모으기 시작했다. 결국 뚫지 못하면 승산없다는 판단에 최연성은 조으기 라인에 병력을 투입하지만 뚫지도 못하고 다수의 병력을 잃게 된다. 결국 다수의 드랍쉽까지 모두 잡히며 최연성의 GG.
변길섭이 비록 스타리그는 진출했지만 나는 그의 2승은 생각도 못했다. 예전에 나도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변길섭이 게임을 할때면 ‘저걸 누가 이겨’하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마치 이윤열이나 최연성을 처음 경험했을떄의 느낌이랑 유사한 것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날인가 부터 본선진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어느새 나는 그의 이름을 잊었다. 그가 이번 스타리그에 진출 해서도 나는 운 좋으면 1승이나 아니면 3패하고 조용히 듀얼로 사라질 그런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경락에 이은 공공의 적 변은종과 최연성을 연달아 잡아내며 2승을 거둘줄이야!
이렇게 된 바에야 올드팬으로서 그의 시드를 기대해 본다.
제 4 경기 이주영 대 박용욱 레퀴엠 - 떨지 않으면 지지 않습니다
떨지 않으면 지지 않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주영은 소감을 이렇게 밝힌다. 그럼 박용욱은 얼마나 떨었을까.
박용욱은 선포지후 캐논을 짓고 더블 넥서스로 넘어 갔다. 한방에 오버로드로 정찰에 성공한 이주영은 재빨리 테크를 올린다. 뮤탈이 확보되자 적의 본진을 급습한다. 하지만 박용욱, 투 스타게이트에서의 커세어로 대처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더블넥의 무난한 성공같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주영은 스파이어 완성과 함께 공업을 시작했고 커세어에 긴장하지 않고 다수의 뮤탈로서 학익진으로 커세어들을 감싸 공격 했다. 스플래시 데미지를 최대한 줄이며 공업 뮤탈로 싸우자 커세어의 패배 였다. 결국 하나하나 추가 되는 커세어를 잡아 먹으며 적의 본진을 날리는데 성공, 박용욱은 GG를 선언한다.
이주영의 큰 눈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대담한 플레이도 좋았지만 요즘 박용욱은 성적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강민을 물리치며 우승을 할 때의 기염은 다 어디로 가고 이번 스타리그에서 2패로 탈락에 가까운 처지가 되었다. 아직도 우승자 징크스를 질질 끌고 다닐리는 만무하겠다만은 좀더 힘을 내서 예전의 그 악랄하던 플레이를 다시 한번 보여주면 좋겠다.
엊그제 시작한 줄 알았던 스타리그가 벌서 3주차를 끝냈다. 2승자나 2패자들의 등장으로 서서히 8강의 윤곽이 잡혀 간다. 저번 경기들이 승자에 초기에 승기를 잡았지만 패자가 격렬한 저항으로서 불꽃 튀는 경기가 되었다면 이번 주의 경기들은 원사이드하게 진행된 느낌이었다.
하여간 홍진호, 임요환등의 올드보이들이 진을 치고 있는 다음주 경기를 생각하면 나와 같은 올드팬들은 한주간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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