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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04 15:31:35 |
Name |
헝그리복서 |
Subject |
[관전] EVER 스타리그 2주차 - 저그 전패의 늪에 빠지다 |
[관전] EVER 스타리그 2주차 - 저그 전패의 늪에 빠지다
박성준의 우승과 다수 플레이어의 스타리그 진출로 다시한번 부흥을 노리던 저그. 저번주에 이어 이번주도 충격을 안겨 주었다. 출전한 3명의 저그 선수들의 전패. 불꽃의 악몽은 다시 시작되는가, 임요환의 저그 농락이 다시 시작되는가.
제 1 경기 서지훈 대 신정민 레퀴엠 - 테란은 학습능력이 빠르다
서지훈 9시, 신정민 6시
홍진호가 선보였던 드론 비비기 멀티를 통한 후반도모를 알고있었다고 말하는 듯, 서지훈의 단촐한 병력은 본진을 떠난 후 뒤도 안돌아보고 저그의 본진으로 뛰어 들었다. 고향의 계신 부모님 생각은 하나도 안난다는 듯, 변태중인 콜로니를 보자마자 뛰어든 이 용감무쌍한 해병대들은 예상도 못한 타이밍에 본진 난입을 허락해 버린 저그에게 6분대의 GG를 받아 내었다.
두번은 안당한다는 듯, 서지훈의 플레이는 굉장했다. 짧지만 임팩트가 강한 경기를 끝내고 나면 진 선수는 아무말도 못하고 팬들은 순간의 긴장감에 역시 아무말도 할 수 없어 진다. 신정민의 플레이가 너무 배짱부리는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홍진호가 입증한 전략을 다시한번 응용해 보겠다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뭐 어찌됐든 서지훈의 타이밍이 환상인 경기였다.
제 2 경기 박정석 대 이병민 - 영웅부활
박정석 7시, 이병민 2시
골든보이 이병민의 준비된 두번의 드랍이 무위에 가깝게 돌아가고 결국 힘싸움에서 패배하고 만다. 첫 2벌쳐, 1탱크 드랍이 지형을 살리지 못하고 상대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지 못한 상태에서 두번째로 출발한 드랍쉽은 박정석의 노련한 대비에 막혀 상륙조차 하지 못한다. 그후 벌어진 힘싸움에서 박정석은 노련함을 빛내며 시의적절한 캐리어를 동원하여 적의 멀티까지 밀고 올라간다. 결국 골든보이 더이상 험한꼴 보이기 싫다며 GG.
데뷔때의 충격을 생각하면 골든보이의 스타리그 성적은 신통찮다. 파죽의 메카닉으로 적어도 8강안착은 무난하리라 보았지만 아직 16강을 통과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어지는 박정석과의 악몽.... 이를 악물고 연습을 해온 흔적이 역력했지만 상대의 노련함은 신인딱지를 갓 뗀 골든보이의 머리위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폭발한 정석다운 게이트병력 위주의 플레이는 보면서도 아주 시원하고 화끈 했다. 신인 테란유저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물량전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박정석의 스타일이 한 껏 살아난 아주 멋진 경기였다. 몸이 불편한 영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오늘 박정석의 플레이는 조심스레 가을의 전설을 다시한번 기대하게 했다.
제 3 경기 변길섭 대 변은종- 빨간나라를 보았니, 파뱃의 불꽃이 가득한
변길섭 6시, 변은종 3시
변은종, 그 빨간나라를 다녀오고야 말았다. 9기의 성큰을 그야말로 불꽃으로 뚫어내며 GG를 받아내던 변길섭의 그 박력은 네이트배를 떠올리는 올드팬들에게 희열을 한가마니 쏟아부어 준 것이다.
변은종은 9시에 몰래 멀티를 하며 투가스를 도모했다. 그러나 조기에 발각되고, 거의 5대5에 가까운 마린 파벳의 조합을 보고는 서둘러 성큰을 둘러치기 시작한다. 멀티에 6개, 본진에 9개, 총 15개의 성큰으로 입구를 그야말로 도배한 변은종 앞에서, 변길섭은 잠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멀티와 본진사이에서 살짝 방황하던 불꽃부대는 결심을 굳힌 듯 저그의 본진으로 향한다. 이제야 히드라덴이 완성된 상태에서 성큰으로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변은종에게 쏘아부어 버리는 불꽃!불꽃!불꽃! 9개의 성큰을 뚫고 본진으로 입성한 테란 앞에 변은종 하는 수없이 GG를 선언하고 만다.
변길섭의 불꽃을 제대로 감상한 멋지고 멋진 경기 였다. 뚝심하면 변은종도 지지 않지만 9개의 성큰을 뚫고 들어오는 바이오닉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인터뷰에서 정수영 감독은 “연습때는 11개 까지 뚫어 내었다” 고 증언, 저그유저들의 입에서 탄성과 욕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하여간 금주의 플레이에 변길섭의 불꽃을 강추한다.
김도형 해설위원, 아무리 불꽃이 강해도 저 성큰밭은 못뚫는다고 말한 후, 변길섭이 그대로 뚫어버리자 “저걸 뚫어버리네요. 제가 다 민망하네요”
제 4 경기 임요환 대 이주영 펠레노르 에버 - 당한 그대로 되갚아 준다
임요환 1시, 이주영 5시
임요환, 머큐리에서 당한 수모를 그대로 돌려 주었다. 당시 임요환은 이주영의 입구를 빠르게 조이는 동시에 전진팩토리로 타이밍 빠르게 탱크를 추가 했다. 그러나 4개의 해처리에서 꾸준히 저글링을 저축한 이주영이 한방에 뚫어내며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를 따낸다. 다시해보자는 듯, 임요환은 또 다시 적의 입구를 빠르게 조인다.
이번엔 아예 벙커 바로 뒷편에 팩토리를 올렸다. 이주영은 저글링으로 SCV를 잡으며 팩토리 타이밍을 늦췄지만 임요환의 바이오닉 컨트롤로 무산되고 결국 조임을 당한다. 그러나 조이기 바로직전 몰래 빠져 나간 히드라 2기가 러커로 변태되며 빈집을 노리는 듯 했다. 임요환의 본진이 너무도 확실한 빈집 상태여서 러커 2기만 들어가주면 전세금 빼버리고 길거리로 쫓아내 버릴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이주영은 조이기 라인을 뚫는데 러커를 사용한다. 결국 무위로 끝나며 이주영의 GG.
러커 2기도 진짜 아쉬웠지만, 머큐리 때와는 다르게 이주영의 대처가 아쉽기도 했다. 그렇게 질만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갑갑함을 참지 못하고 어설프게 뛰쳐나간 점이 더 아쉬운 패인이다. 어찌되었든 임요환은 확실하게 자존심을 세우며 조지명식에서 말한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저그플레이어들의 전패 뒤에는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서지훈의 칼타이밍을 막지 못한 신정민도, 불꽃에 뚫린 변은종도, 조여죽은 이주영도. 박성준이 제시한 세로운 패러다임에 지나친 신봉을 바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말이다. 신정민과 변은종은 저글링을 굉장히 소수만 뽑으며 성큰에 의지한 방어를 생각했다. (물론 변은종은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공격형 저그는 가난한 상태에서의 저글링 러커를 이용한 지속적인 공격이 생명이다. 진출한 바이오닉을 잡고, 상대의 앞마당과 본진을 넘다들며 간담을 서늘케 하는.. 신정민은 이미 노출된 빌드로서 패배 했고, 변은종은 변길섭이 어떻게 나올줄 알면서도 성큰으로 막고 몰래 멀티 성공시키겠다는 착오를 범했다. 1시즌의 암담함 뒤에 찾아온 저그의 황금기를, 저그유저들은 그냥 테란들에게 가져다 바칠 것인가.
이런 한주엔 저그 유저라면 분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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