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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9/01 15:03:35 |
Name |
TheLordOfToss |
Subject |
[픽션]Heroes Of Battle & War <1> 임요환 편 |
이런 제기랄... 옆구리가 아직도 욱씬욱씬 댄다.
"어이~ 요환! 너도 이리 와서 담배 한대 빨지?"
"이 자식들... 내가 담배 안피는거 알면서...."
"야 임마 친구가 권하는 마지막 담배일지도 모르는데 안 피울꺼야?"
젠장... X친놈 같으니라구! 꼭 담배를 권유하기 위해 저딴 말을 해야 하나...
담배 한 모금... 두 모금... 매스껍다.. 하지만 조금씩 통증이 사라져간다. 그냥 지금 이 상황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부대는 지금 5명 만이 살아 남았다. 그나마도 과도한 약물 남발로 몸은 모두 망신창이이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12시 삼룡이 멀티 미네랄 뒷편... 우리 동료들 중 가장 머리가 좋은 윤열이의 생각이었다.
'저그족이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다음에야 멀쩡한 가스 자원지역을 놔두고 이리 올리가 없어.
싸우기도 미네랄이 방패박이가 되어 좋구... 지금은 여기가 가장 안전해'
물론 윤열이의 생각은 맞다. 가장 안전할지는 모르나... 발견 즉시 우리는 끝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구하러 드랍쉽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안다.
우리의 사령관 최연성은 인간적인 측면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얼음처럼 냉철한 사람이며...
지금 상황이 저그족의 멀티 게릴라 부대를 위한 드랍쉽을 생산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광활한 대지는 저그족의 저글링 럴커 디파일러 스커지로 가득차 있으며 각 저그의 멀티지역은
스커지 떼가 구름을 이루고 있고 성큰은 밭을 이루고 있다.
그에게 있어 전투의 전황과 상관없는 우리 마린 5명 정도는 흘려도 상관없는 병력일 것이다.
그는 그만큼 소수정예 전투 부대보다는 전체적인 군대를 신경쓴다. 그것이 불만인 것은 아니다.
아니 불만이어도 불만을 토로할 순 없다. 항상 성공적인 전쟁을 이끌어내는 그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뭐... 내가 최연성 사령관이라 하더라도 마린 몇마리 구출하기 위해 가스를 소비하는 머리에 총 맞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X팔... 한번만... 단 한번만... 더 스팀팩을 쓸 수 있다면 ...."
길섭이가 주먹을 불끈쥐고 부르르 떨었다.
그렇다...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방법인 스팀팩 주사를 맞고 중앙의 저그족들을 피해 벙커 지역으로 내달리는 방법은...
길섭이로 인해 아무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길섭이는 한번 만 더 스팀팩을 쓸 경우 아주 작은 물리적 충격 만으로도 즉사하는
우리중 가장 심각한 몸상태이다. 어쩌면 스팀팩 쓰는 즉시 죽게 될지도...
이미 숱한 주사 자국으로 빨갛게 부어버린 길섭의 팔뚝을 모두 바라 볼때.....
"크크크 형~ 스팀팩은 써서 뭐하게? 저기 저글링 개떼랑 한번 불꽃 모드로 싸워보시려구? 크크크"
길섭이의 말을 이해 못하는 척 지훈이가 장난을 친다. 길섭에 대한 배려이리라... 훗...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구...
"아... 집에 가고 싶다... 맘편하게 본진에 있고 싶다...... 하루 3끼는 커녕... 3일에 한끼 먹기도 힘드니... 힘들다... 증말..."
우리중에 가장 군인과는 안 어울리는 녀석... 마음 약한 녀석... 수범이가 또 궁시렁댄다.
녀석의 혼잣말은 우리중에도 나만이 알아들을 수 있다. 그만큼 그녀석의 옹알이는 알아듣기 힘든... 음성이 아니라 소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하긴... 녀석 뿐 아니라 우리 모두 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는... 다만 말하기 조심스러울뿐...
수범이가 우리 드랍쉽에 탑승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다 내 잘못이다.
바로 한달 전이다......
우리 테란을 가장 힘들게 했던 프로토스 진영을 반쯤 초토화시켜버린 최연성 장군이 이 곳 사령관으로 부임했던 것이 말이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이것 저것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우리 진영의 자원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자원을 캐는 일을 하는 SCV들에게 이례적으로 전투훈련을 시켰다.
SCV 대대를 맡고 있는 베르트랑 중령이 항의를 해왔다.
"우리 SCV들은 한가지 일만 하고 싶소. 두가지 일은 거부하겠소."
그는 부대 내 상당한 실력가였다. SCV들은 사령관이 아닌 그를 따른다고 보는 것이 맞는 상황에서 그의 항의는 사령관의 자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걱정마시오. 지금 당신들의 훈련이 나에게 빠른 커맨드센터 준공을 과감히 선택할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이오."
어찌보면 가장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는 SCV반란...
최연성의 한마디는 SCV들에게 최연성에게 복종할만한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그 후로 베르트랑은 최연성의 추종자가 되었다.
그는 우리 마린들에게도 간섭을 해왔다.
우리 마린들은 여느때와 상관없이 배럭에서 일점사 훈련, 지그재그로 촉수 피하기 훈련, DM-SP-RA 훈련(Defensive Matrix, Stim Pack, Run Away) 등을 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훈련을 하고 있구려... 그대들은 저런 전투를 벌일 일이 없을 것이오. 항상 그랫듯 내 부대는 진군함과 동시에 전쟁을 끝내야 하고 또 끝낼만큼
큰 부대일 것이니까... 대대장!!!"
"네... 사령관님!"
"이렇게 개인 단위로 움직이는 훈련은 중지하시오. 그리고 부대단위로 갈라지거나 진형을 잡는 훈련을 하도록 하시오. 한사람 한사람 따로 놀게 되면 그만큼
기강이 흩어지는 법이니까. 알겠소?"
"네... 잘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갑자기 훈련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전투는 내가 기계의 나사처럼 일부가 아니라 나 하나로써 의미가 있는 전투이다. 나는 그런 전투를 즐긴다.
하지만 최연성은 우리에게 나사가 될것을 요구했고 내가 즐기는 전투를 앗아갔다. 나의 최연성에 대한 반감의 싹은 이렇게 자그맣게 시작되었다.
적당수의 마린들이 훈련되자 마자 마린 생산을 중단하고 최연성은 과감하게 커맨드센터 준공을 시작했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최연성을 찾아갔다.
"할말 있습니다. 사령관님."
"무슨일인가? 임소위?"
"이번 커맨드센터 준공을 중단해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말해주었으면 하네만..."
"병사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병력이 적은 상태에서 저그가 쳐들어오기라도... 한다면... 또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시간동안 저그는
금방 부자가 될것이고... 이 로스트 템플 전지역을 장악할 것 입니다."
"그런 이유라면 그만 돌아가주게. 난 또 뭐 저그가 벌써 가디언이라도 나왔는줄 알았구만 하하하"
'장난하자는건가... 아님 자신이 있는 것인가... 가디언이라니...'
나는 괜히 기분만 더 상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나의 걱정은 기우였는지 그로부터 며칠 후 커맨드 센터는 성공적으로 증축되었다.
나는 지나가다가 팩토리에 머쉰샾이 추가 건설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주위를 살펴봐도 스타포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 탱크 후 베슬인가? 너무 방어적인거 아냐?'
그러다가 하나의 팩토리가 더 올라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나는 황급히 최연성 사령관에게로 달려갔다. 그곳엔 이미 윤열이가 최연성 사령관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입니까? 베슬을 .... 한동안 베슬을 뽑지 않겠다니요?"
"..."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명확히 해명해주십시오. 최연성 사령관님."
"베슬은 한대면 충분하다. 진출하기 전날 생산되면 그만이다. 아직 진출하기 까지는 시간이 좀 있고 나는 그 시간을 충분한 탱크를 모으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럼 저그의 확장이 암세포처럼 퍼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나가지 않겠단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베슬뽑기 전에 드랍쉽 한대만 생산해주십시오. 제가 저그의 확장을 견제하는 임무를 맡겠습니다."
"흠..."
"그렇지요, 임 소위?"
윤열이는 내가 뒤에 언제 다가왔는지 미리 알았던 듯 날 바라보며 말했다.
"네... 그러죠..."
"좋다. 드랍쉽 한대를 생산하여 주겠다. 너희 2명 포함 8명의 부대를 조직하도록 해라. 하지만 더이상의 지원은 없다."
나와 윤열이는 부대로 같이 돌아오면서 왠지 모를 웃음을 서로 나누었다.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앞으로 펼쳐질 흥미진진한 일들을 기대하는 변태적인 웃음이랄까?
부대로 돌아갔을때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우리 친구인 현진이가 정찰병으로 저그의 확장 기지 정찰을 위해 떠났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신으로 말이다.
이유인즉슨 두개 커맨드센터에 스캔이 있지만 진출 할때를 대비해 축적하기 위해 정찰을 마린으로 한다는 정책이었다. 그리고 현진이가 선택된 것이다.
나랑 윤열이는 흥분했지만... 이미 정찰 떠난 현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린 병영에 가서 드랍쉽 부대를 모집했다. 그러나 저그 진영에 스파이어가 올라갔다라는 소식이 이미 우리 진영에 퍼져있었다. 지원자가 있을리 없었다.
한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먼저 길섭이가 손을 들었다. 의리하면 안빠지는 녀석... 왠걸 또 한마디 안 할 수 없다.
"이런 개XX들... 니들은 친구도 아냐... 뻔히 죽으러 가는길... 가겠다고 하면 내가 또 안갈 수 있냐... 에라이 이 나쁜 쉐키들..."
"저도 가죠~ 뭐~"
지훈이였다. 지훈이 답지 않은 지원이었다. 지훈이는 이런 확률 낮은 일에 뛰어드는 놈은 아닌데 말이다. 나는 아직도 지훈이가 왜 지원했는지 물어보지 못했다.
"나... 나도 갈께.. 너네 가고 나면 심심해서..."
그렇다. 나랑 윤열이랑 길섭이... 빼면 마린 중에 친구가 없는 수범이는 우리와 헤어지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이미 마린 대부분이
최연성의 친위대처럼 친-최연성이 되었는 반면... 내 친구들은 마린 부대중에 반-최연성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랑 윤열이가 최연성에게 반하는 움직임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옆의 파이어벳 병영으로 가서 지원자를 뽑았다. 나는 슬그머니 상욱이를 쳐다봤다. 전쟁 초반 본진으로 난입하려는 저글링 30마리를 메딕의 도움으로 단신으로
막았다고 하는 호걸... 그에게서 장판파의 장비와 같은 느낌이 풍긴다.
내 시선을 보았던 것일까... 상욱이는 손도 들지 않고 걸어나왔고...
"메딕이나 뽑으러 가죠?"
참 시원 시원한 놈이다.
메딕병영으로 가는 도중에 지수를 만났다. 너무나 아름답다. 한번도 그녀와 같이 싸워본적은 없지만 소문에 의하면 상당히 유능한 메딕이라고 한다.
"충성!"
"충성!"
"임소위님 메딕 뽑으러 오는 길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따로 지원자 받으실거 없어요. 저랑... 한명은.... "
그녀는 반짝이고 있는 배럭으로 시선을 돌렸다. 배럭에서 나온 여성의 머릿결은 주변 남성들의 심장을 멈추게 하는듯 했다.
뱀다리 : 실은 한참 전에 최연성 선수 vs 박성준 선수 의 온겜넷 4강 전에 써놓았던 글인데 계정을 잊어버려 올리지 못하다가
4강전에서 최연성 선수의 포스가 살짝 DOWN되는 바람에 올리지 못하다가 이제사 올립니다. ^^
엠겜 우승으로 다시금 포스가 올라간 느낌도 들고 계정도 찾고 말입니다. ^^
반응 여부에 따라 2편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올려 놓고 보니 밑에도 픽션이 하나 있군요 -_-; 흐흐 이런 타이밍 안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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