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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25 17:34:08
Name edelweis_s
Subject 한방의 놀라움
ID : edelweis_s, 기억해주세요.




위의 사진은 저의 회원정보입니다.

2004년 04월 12일 16시 34분에 가입… 피지알에서 보낸 시간도 체감하기엔 한 2~3년 지난 것 같은데, 고작 1년이라니…;; 뭔가 뻘쭘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장황하게 써놓지 않고 그냥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바로 피지알 여러분들께 작별인사를 드리기 위함입니다.

전 오늘 그림의 왼쪽 하단에 나타난, 붉은 버튼을 누를 겁니다.

…………

……

이거… 말로 한 것도 아니고, 빈 문서에 그냥 글자를 두드린 것뿐인데, 많이 슬퍼지네요. 사실, 피지알에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기로 결정한 건 제가 쓴 글이 큰 싸움을 불러일으켰을 때부터입니다. 한참 맵 밸런스 때문에 소란스러웠던 피지알, 그때 올렸던 저의 글… 사실 그 때 피지알에 실망도 조금 한 건 맞지만, 그냥 시간이 지날수록 겁이 나더군요. 저에게 무슨 쪽지가 왔다하면 혹시 날 욕하는 쪽지는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되고, 글을 쓸 때에도 혹시 악플이 달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구요… 그래서 그 때 그냥 글을 더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사랑고백의 글-_-;;을 올리게 되고, 그 후로도 두개의 글을 더 올리게 되었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낫더군요. 저를 욕하는 쪽지도 오지 않았고 악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쭉 활동하기로 마음먹었죠.

근데, 중간고사를 보고 난 후 마음이 다시 한번 바뀌어 버렸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처참한 결과…….

솔직히, 전 괜찮지만 부모님이 제일 걸리더라구요…. 밤늦게까지 공부 안하고 놀기만 하던 저를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 보시면서도 “나는 우리 아들을 믿는다.” 하시며 제게 자애를 베푸셨지만 전 아버지가 주신 믿음에 보답해드리지 못한 셈이죠.

그리고 더욱 한심한 것은 그렇게 부모님을 실망시켜 놓고서는 시험이 끝난 후 제 생활에는 별로 변한 점이 없다는 거죠. ‘에이, 시험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뭐 어때’ 이런 생각으로 흥청망청 놀다보니 어느새 기말고사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와 버렸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약 한 달간을 전 무의미하게 보냈다는 말입니다. 이번 주 목요일, 문득 제 자신이 한심해져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하게 되었죠. 정말 열심히 공부만 해보자.

네, 뭐 피지알을 떠나는 이유는, 고작 이런 보잘것없는, 저의 과오 때문입니다.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 피지알을 떠나지 않고도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요.

굳이 탈퇴 버튼을 누를 필요까지 있겠느냐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계속 찾아오게 될 것 같더라구요. 피지알은 너무나 달콤하거든요. 사실 알고보면 하나도 잘하는 것 없는 한심한 저를, 피지알에서는 과분한 칭찬을 해주니까요. 그래서 너무 좋았던 곳이었고, 그래서 계속 붙어있고 싶던 곳이었고, 그래서 발걸음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니까요, 피지알은…….

떠나는 사람이 뭐 이렇게 말이 많냐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감사한 피지알과 피지알 여러분들께 작은 인사나마 하고 싶었습니다.

탈퇴버튼을 누르고 마음이 약해져 바로 다시 가입버튼을 누른다고 해도 피지알 여러분들을 다시 찾아뵐 수 있는 것은 최소한 두 달 후입니다…. 그 사이에 있을 기말고사, 정말 제 모든 걸 걸고 치룰 겁니다.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돌아올 땐 1등짜리 성적표 대 여섯 장 휘날리며 오겠습니다!

그 때까지, edelweis_s라는 아이디.

잊지말고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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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elweis_s
04/08/25 17:34
수정 아이콘
드디어 됬다 ㅜㅡ
슬픈비
04/08/25 17:4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추가글은..유게로..따로 보내심이..ㅡㅡ;;;
아케미
04/08/25 18:1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상대가 공격해 와도 잘 막으면서 힘을 모아, 한 번에 밀고 나가는 것. 도박이 아닌 노력이리라 생각합니다.
…추가 부분이 압권이네요^^
04/08/25 18:16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왜 그게 허용되지 않는 문구인지 ㅡㅡ;;;;;;;;;
진짜 글쓰신분 난감모드 좀 되셨겠다는..
Return Of The N.ex.T
04/08/25 18:19
수정 아이콘
음..
한방..
로또 때문에 진정한 한방의 의미가 헷갈려 지고 있습니다..
04/08/25 18:58
수정 아이콘
한방.. 한의학의 놀라움인줄 알았습니다. (아, 여긴 자게인가)
edelweis_s
04/08/25 19:39
수정 아이콘
그냥... 글로 쓰기엔 너무 그래서 댓글로 답니다.

뉴스에 간암에 걸린 아버지에게 간을 주었다는 딸 애기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게 그리 감동적이거나 그런 일로 보이지 않는군요. 부모님이 간암인데 줄 수 있으면 당연히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감동적이니 미담이니 하는게 잘 이해가 안가네요.

그리고 지오 졌네요 ㅜㅡ 결승전에선 꼭 이기시길...
04/08/25 19:54
수정 아이콘
게시판과의 한판싸움 저도 겪어봤기에 공감이 가네요^^
edelweis_s님//저도 당연히 줘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런 결정을 하기 쉬웠을까요~
그치만 그냥 좋은 딸 뒀네 정도면 좋으련만 무슨 뉴스에까지 나오는지-_-
제 주변에만 부모님에게 간 이식 수술한 친구 두명이나 있는데;; 걔들은 뭐지;;
04/08/25 20:10
수정 아이콘
edelweis_s님// 감동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초등학교 자녀를 두고 있는데 아들네미에게 물어봤다죠.
"XX아, 만약 엄마가 아프면 XX이 간을 엄마한테 이식해 줄 수 있어?"
"안돼요!!! 내 몸에 있는 것은 절대 못건드려요!! 엄마 간은 엄마가 잘 관리해서 아프지 말아야죠. 하여간 내 몸에 있는건 절대 안돼요!"
이거 실화입니다. -_-;
edelweis_s
04/08/25 20:19
수정 아이콘
Neuro//커서... 제 자식 낳고... 걔가 그렇게 말하면... 저 진짜 울어버릴 것 같네요 -_-;;
석지남
04/08/25 21:52
수정 아이콘
간문제 가지고 한마디 드리자면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부모님드리는게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이건 정말 닥쳐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정말 닥쳐봐야만 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구요. 이 문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갈등이 심해지죠. 자신의 가정을 꾸리게 되면 더욱 말입니다. 어찌보면 참 쉬운판단인데도 결단내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말했다는 건 좀 서글픈 현실이네요 ㅠ ㅠ
04/08/26 08:03
수정 아이콘
천상천하 가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생각은 전혀 못해봤는데요
다소 잔인한면과 선정성이 종종 들어오지만 그래서 더대박난건지도
모르겠군요
그나저나 대박난 액수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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