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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23 02:20:53 |
Name |
윤여광 |
Subject |
글을 올리는 설레임, 그리고 불안 혹은 미안함....수많은 감정과 공감대의 형성. |
피지알에 가입하여 이렇게 한 페이지에 2개의 글을 남기기는 처음이네요.
메가 스튜디오의 좌석에 대한 불만에 대한 표출. 그 글의 조회가 지금 이 글을 쓰려고 하는 시간을 기하여 2282를 지나고 있습니다.
곁눈질로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다보면 가끔 리플에 WRITE버튼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다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어쩌면 그런 내용들 때문에 피지알에 글을 쓰기 무서웠는지도 모릅니다. 쓰려고 하는 글의 내용의 질과 공감대보다는 무작정 태클이 무서워 그 동안 write버튼을 누르지 못했나봅니다. 물론 그런 리플을 달은 분들께서는 분명하고 확실한 주관 하에 그러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리플을 비난하려는게 아닙니다. 저는 단지 그런 리플을 무서워했을 뿐입니다.
그런 제가 욱하는 마음에 여러 번 올라왔었던 좌석에 대한 불만글을 올렸습니다. 쓰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한 시간 남짓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글을 쓰는데 시간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민하다 보니 그리 됐나봅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후다닥 3페이지가 좀 안되는 글을 후다닥 복사해서 올리고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오타가 참 많더군요..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하나 둘 리플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모두가 공감해 주셨습니다. 고생했다는 둥. 그걸 그냥 두냐는 둥. 많은 리플이 달렸습니다. 글을 올리고 리플이 아직 하나도 달리지 않았었던 잠시동안. 글을 쓰며 다들 공감해주시리라 생각했던 확신은 왠지 불안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불안하더군요. 그리고 50여개의 리플이 달린 제 글을 보며 아까와는 조금 다른 떨림에 다시 글을 하나 올립니다.
조회수가 2000이 넘어었습니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페이지를 뒤로 넘겨보고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 같은 페이지에도 제 글보다 훨씬 많은 수의 조회를 기록한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숫자가 너무나 떨립니다.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리는 창작물의 조회수는 언제나 두 자리수. 그것마저 설레는 제게 어찌보면 투정이었을 글이 조회수가 세 자리를 넘어섰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덜컥 무서웠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얘기하셨던 write버튼의 무게를.
제 글을 다른 커뮤니티로 퍼가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말리진 않았습니다. 다만 제 글을 퍼갈만큼이나 봐주신다는게 감사할 따름이고 옮겨간 자리에서 괜시리 의미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킬까 걱정이 될 뿐입니다. 나름대로 글쟁이라고 생각하며 움직여온 손가락이 이리도 무거운 적은 처음인 듯 합니다. 피지알. 그 이름을 넘어서 보이는 커뮤니티라는 존재감. 여태 창작물만을 써 왔던 제게 커뮤니티라는. 그것도 피지알이라는 큰 규모의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는 것. 예전에도 그랬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약간의 압박감은 느껴지네요.
공감은 존재하나 동일인은 없다. 저는 이것이 커뮤니티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감만이 존재하지는 않겠지요. 많은 일들은 상대성에 기본 뿌리를 두고 있고 그것을 절대성으로 정의하려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하고 싸움이 나기도 하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의견이 되고 시스템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 이상적인 계획안은 이런 움직임속에서 나오지 않나 합니다. 피지알의 많은 글을 봐 왔습니다. 좋은 글들. 개인적인 의견차로 다소 공감할 수 없는 글들.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자유 게시판. 그 이름아래 글을 올리는 자유가 허락되어 있고 선을 넘지 않는 활발한 의견 교환. 살아있는 커뮤니티의 움직임을 언제나 봐 왔습니다. 비단 피지알의 자유 게시판만을 두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토론 게시판. 유머 혹은 질문 게시판. 피지알에 속한 모든 게시판에서 하루 하루 쌓이는 글들. 그리고 꼭 피지알이 아니더라도 제가 몸담고 있는 용준동이나 기타 모든 커뮤니티.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논쟁도 있고 가끔 소모적인 싸움도 있고 감정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것이 한 집단의 응집력을 더 강하게 해준다고 생각하기에. 이제 저도 그 움직임에 뛰어들어보려 합니다....그렇다고 매일 싸움만 하겠다는게 아니라요..(웃음)
주제를 너무나 무겁게 유도하는 것 같아 왠지 스스로 압박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왠지 시원합니다. 이 말을 하질 못해 피지알의 게시판을 그저 쳐다보기만 했나봅니다.
write버튼의 무게. 그 버튼을 클릭함으로 열리는 수많은 의견들과의 접촉선.
언제나 가벼운 걸음으로 많은 분들게 제 목소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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