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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12 10:58:03 |
Name |
edelweis_s |
Subject |
[픽션] 빙화(氷花) 10 |
빙화(氷花)
-네, 일단 고비는 넘겼습니다. 기운을 차리면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
서지훈은 뜰에 나와 꽃을 보고 있었다. 이제 가을이 지나가면 이 꽃도 차디찬 눈에 깔려 죽고 말겠지.
“…….”
강민의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고, 자잘한 외상뿐이었다. 단지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 너무 많은 기력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원기를 회복해야만 했다. 숨소리도 안 나게 조용히 자고 있는 강민의 모습은 낯설었다. 그가 출호하기 전 대련했을 때 얼마나 강했던가. 나 같은 녀석은 감히 손도 뻗지 못할 만큼……. 지금 강민의 모습은 그 때완 너무나도 다르다.
“…….”
지금 이리 지오장에서 쉬고 있다곤 하지만, 밖은 아직도 정사대전이 한창이다. 듣기로는 한비류(翰飛流)에서 싸우고 있는 모양이다. 한비류는 뛰어난 고수가 많으니까 수적 열세를 그나마 극복하고 있는 듯 하다. 만약 한비류가 떨어졌을 때 그 다음은 쾌오알(快筽謁)이다. 그러나 아직 싸울 수 있는 문파가 많다고 안일하게 대처할 수는 없었다. 무림맹은 한비류에 무림맹의 모든 무사와 정파의 뛰어난 고수들을 모아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
지오장은 정파의 다른 문파와는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행운인지 불행인지 사파의 공격범위에서 크게 벗어날 뿐만 아니라, 만약 공격이 들어온다 하면 무림맹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 하지만 많은 수의 무사를 양성치 않는 지오장의 특성상 사파가 마음만 먹으면 허무하게 무너져버릴 것이다. 이번에 풍무공자 이윤열이 데려온 50명의 무사들도 이재훈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막아 낼 수 없었을 터. 그 때문에 지오장에 대한 근심과 엎친데 덮친격으로 쓰러져 있는 강민 때문에 수이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갈 수가 없었다.
“…….”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엉킨다. 결국 명확한 생각은…….
“꽃이 참 앙증하구나.”
서지훈은 웅얼거리듯 말하고 채로 들어섰다.
******
사람 몇 안 되는 지오장은 발칵 뒤집히듯 소란스러웠다. 바로 어제 밤, 큰 손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지오장의 제자들은 계단에 번진 피부터 제거하기 시작했다. 허나 이것이 참 잘 지워지지 않아 계단은 울긋불긋한 것이 우스꽝스럽게 되어 버렸고, 마재윤은 어떻게 하냐며 울먹이다시피 했다. 서지훈은 혀를 한 번 차고는 나 몰라라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고 이재훈은 마재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헛기침을 하더니 역시 안으로 들어갔다. 마재윤은 그저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
다음은 뜰과 마당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사람이 없다보니 별로 더러워질 것도 없어 청소할 거리는 많지 않다. 손님 머무실 별채를 깨끗이 정리하고, 손님 모실 안채는 조규남이 직접 손보았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하다보니 아침 일찍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해가 중천이다. 이제 곧 오실 때가 되었을텐데. 예정된 시각에 도착하지 않자 서지훈은 강민이 누워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강민은 벌써 사흘 째 잠만 자고 있다. 옆에 누가 와도 모르고, 무슨 말을 해도 모르고.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저 잠만 잔다. 서지훈은 그 옆에 조용히 앉았다.
“강 사형. 오늘은 귀한 손님이 오십니다. 글쎄 무림맹의 맹주께서 이 곳으로 오신다지 뭡니까.”
“…….”
“맹주님이 오셔도 이런 꼴만 보이고 있을겁니까. 일어나셔야지요.”
“…….”
“사형이 손님을 맞아야지, 누가 맞겠습니까. 그래도…….”
“…….”
“대사형이 있으니까 좀더 주무세요.”
“…….”
“이제부턴 제가 사형 몫까지 대신하겠습니다.”
******
생각했던 것보다 요란하지는 않았다. 맹주라는 직책에 어울리게 후덕한 인상을 준다. 검을 허리에 비껴 찬 폼이 기품이 넘치고 우미하다. 저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다스리는 것이겠다. 안채에서 지오장의 제자들은 나란히 앉아 있었고 조규남은 맹주를 상석에 앉힌 채 언제나 그렇듯이 차를 따른다. 항사 품던 미소도 잃지 않고 찻주전자를 잡은 손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담담하니, 조규남은 맹주를 대면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나이도 조규남이 많을뿐더러 어느 정도 얼굴을 맞댄적이 있을터이니. 아무 말 없이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신다. 무거운 침묵에 맹주가 꺼낼 말이 무엇인지 더욱더 기대되고 궁금하다. 과연 정파의 문파 중엔 거의 최소규모인 지오장에 와서 무슨 말을 하려하는 것인가. 그 것도 급박한 전시상황에.
“내 오늘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찻잔을 내려놓는 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맹주의 목소리가 침묵을 깬다.
“…….”
“능비강께 부탁할 것이 있어서요.”
“말씀 하시지요”
“…….”
말하기가 꺼려지는 것인가. 무엇인지 맹주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면 무언가 대단한 발언을 하기 위해 뜸이라도 들이는 것인가. 제자들은 감히 아무 소리도 못내고, 조규남도 그저 웃으면서 맹주의 말을 기다린다. 맹주는 다시 한 번 찻잔을 들었다. 하지만 차는 마시지도 않고 찻잔을 내리더니 말을 잇는다.
“…….”
“능비강의 제자들을 빌려주시오.”
******
짧아서 죄송합니다.
엉망이라 죄송합니다-_-;;
<전격 예고 빙화 11>
사실 맹주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있다.
다른 말을 해서 지오장의 제자들을 무림맹으로 끌고간다.
그래서 지오장 제자들로 인신공양을 해 신에게 정사대전에 이기게 해달라 비는데...
신빙성 0% 믿으면 데이트 신청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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