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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09 11:48:11 |
Name |
김무경 |
Subject |
워3와 스타크래프트가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방송경기 워크래프트 팬 분들 중에는 의외로 스타크래프트에 유감을 품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방송사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너무 편애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지금의 게임 방송사는 각각 온스타넷이나 엠비씨스타크래프트로 바꾸
어도 무색할만큼 재방이나 본방 시간을 지나치게 스타에 할애하고 있긴 합니다. 추억
의 베스트 게임, 베스트 플레이어, 베스트 팀 방송으로 방송사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
지만 유사한 포맷의 경기가 24시간 동안 16시간 이상씩 방영되고 주간 생방송 시간중에
3일은 스타크래프트가 점유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스타를 하건 카스를 내보내건 어차피 재방송 경기이니 큰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워 크래프트의 생방송 시간대가 온게임넷은 목요일 6시 30분으로 MBC게임 메이
저 스타리그와, MBC게임은 금요일 7시로 OSL의 시간대와 겹칩니다. 그래서 그나마
호기심에서라도 워크를 볼 사람들이 과감히 다른 채널로 넘어가 버리기에 저변이 확대되
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요.
이유가 어찌되었건 워크래프트 방송경기는 악화일로를 걷다가 간신히 현상유지쪽으로
돌아선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사별로 팀리그와 개인리그가 벌어지던 것이 지금은 MBC
게임은 팀 리그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고, 온게임넷은 정일훈 캐스터께서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셔서 겨우 팀리그 형식의 WEG 라는것을 이끌어냈지만 역시 온 게임넷의 개인
대회는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워크래프트는 시청률이 안되어서 홍보효과가 떨어지고 기왕이면 돈을 좀 더 써서 스타
를 스폰하고 말겠다 - 라는게 스폰서를 들어주시는 분들의 마음일것입니다. 스폰서를 드
는 것이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기때문에 언제나 이윤추구가 근본 목적인 기업을 상대로
나무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워크의 저변이 너무 약하다는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
까요.
재방송 시간에도 워크나 카스, 피파 홍보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못하는것도 역시 그나마
어느정도 시청률을 유지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결국 일주일 내내 워크래프트 리그만 한다고 해도 워크의 저변이 확대될거라고 보진 않
습니다. 워크래프트가 어느정도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건 스타크래프트가 길목을 막고있
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게임 저변이 지나치게 얕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양 게임방송사의 시청률은 스타리그 결승같은 굵직한 경기가
있는 때에도 케이블 TV 상위 탑 10안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나마 양 방송사가 다 나
와야 좀 노출도라도 높을텐데 대부분의 케이블 TV는 온게임넷이나 엠비씨게임 둘 중
한 방송만 기본채널로 지정해놓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를 더 보려면 돈을 더내라는
거죠.
게다가 지금까지 스타리그가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는것은 스타가 게임으로서 보다는
온국민의 오락거리로 99-00년의 2 년동안 자리매김 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의
스타에 대한 관심도는 확실히 당시의 붐에 비견할정도는 아닙니다. 주요통신사의 유머
게시판에 한페이지에 몇 개씩이나 스타크래프트 유머가 나오고 아무도 그것을 가지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때의 붐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그라 들었지만
스타를 볼 줄 아는 사람들 상당수와 고정적인 지지기반을 남겨놓았습니다. 때마침 임요환
이 당시 막 시작된 WCG 1회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낭보를 전하면서 스타 마케팅이 가능한
세계라는걸 모두에게 일깨워 줬었지요.
스타크래프트와 몇몇 온라인 게임, 피망이나 한게임등에서 서비스하는 퍼즐/카드/미니슈
팅게임 정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전멸 수준입니다. 그나마 워크래프트나 카운터 스트
라이크라도 되니까 유통사 스폰서없이 방송경기에 올라올수 있는 것이겠죠.
워크래프트가 어느날 갑자기 확 살아나긴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노력한다면 현상태를
유지해가다가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계속 우승을 해 오고 국가 대항전급 경기
를 생방송으로 중계해서 달리 워크에 관심이 없더라도 국가 대항전이니 본다 - 는 사람을
하나둘씩 고정 시청자층으로 끌어들이고 스폰서도 붙어서 시나브로 세를 키워나갈 수 있
게 되겠지요. 만성 시킨다고 대기가 될 진 알 수 없습니다만 팬들은 대기가 되진 못하더라
도 밥그릇 구실은 해서 언제까지나 방송리그 편성표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온게임넷과 엠비씨 게임, 같은 방송 시간대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컨텐츠로 방송을 하기
때문에 제로섬 라이벌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워크래프트같은 경우에는 양 방송사의 인터
리그를 개최해 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이 스폰서를 구하고, 4강까지는 절반
씩 나누어서 중계하고 개인전 결승은 온게임넷에서 팀플 결승은 엠비씨게임에서 나누어
서 중계하는 식으로 해주면 보는 입장에서나 게이머들 입장에서나 든든 할텐데요.
스타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의 적이 아닙니다. 아울러서 다른 게임들의 적도 아닙니다.
어느새 다른 게임과 독립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의 마이너문화로 자리잡게 되었
고 다른 게임의 출시에 영향을 주고 받을일은 없어졌습니다. 이것이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관점입니다.
워크래프트가 살아남으려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것이 현명합니다. 게이머들 한명 한명이
친구들에게 워크래프트를 전파하고 방송사들은 당장 게임 대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주
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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