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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07 09:51:23 |
Name |
총알이 모자라. |
Subject |
[길고 재미없음]정의란 무엇일까? - 롤즈(J. Ravls)의 정의론 |
신문 사설을 읽다가 롤즈의 정의론 이야기가 나와 조금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길고 재미없
으니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도전하시던지 아니면...^^;
롤즈는 정의에 관한 문제만을 연구한 사회학자로 정의라는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사회학
에 복귀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학자입니다. 대표작으로 1971년 정의론이 있습니다. 우
리에게 정의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름의 답을 내놓은 학자입니다. 좀 길지
만 대충 내용을 살펴보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요즈음의 프로게임계나 정치권등을
정의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
인간은 권리의 보장을 통해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권리중 가장 기
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는 자유와 평등의 권리입니다. 즉 인간의 삶은 개인의 자유
로운 자기실현을 통한 자유주의적 자기신장과 최소한의 기본적 삶의 보존은 물론, 인간적
삶의 구현을 위한 제반가치들의 평등한 분배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권리가 동시에 보장받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역사적
으로 볼 때에도 자유를 중시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심각한 불평등의 문제를 낳게 되고,
평등을 중시한 사회주의경제체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문제점을 낳습니다. 바로 이
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유와 평등의 권리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롤즈는 자유
주의 테두리 안에서 평등주의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
롤즈에 따르면 정의는 <정당화 될 수 없는 자의적인 불평등이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롤즈는 인간은 자신의 이기적 이익추구와 개인적 목적달성을 원하는 이기적이며 이러한
인간들이 모여사는 인간사회는 항상 자연적인 불평등과 인위적인 불평등이 실제로 만연하
고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즉 완전한 평등은 현실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렇
다면 정의론은 <어떤 차등이 도덕적으로 옹호되고 정당화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해
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롤즈는 이런 정당화를 결과의 공정한 결과의 배분에는 찾지 않
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찾고자 합니다. 물론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결과의 분재가 모두
확보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해주는 정의는 불가능합니다. 따
라서 롤즈는 절차의 정의를 통해 결과의 정의까지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는 입장을 취합니
다.
롤즈는 계약의 개념을 순수 절차의 기본적인 원리로서 채용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계
약을 할 때는 우리 자신들의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욕구를 최선으로 반영한 것이라는 믿음
아래 계약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롤즈가 보기에는 현실 사회에서는 심각한 불황의
경우처럼 고용인과 사용인 사이에 공정한 계약이 성립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
서 롤즈는 순수절차적 정의 원리 수립을 위해 아주 공정한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러한 공
정한 상황을 롤즈는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이라고 합니다. 원초적 입장에서의 개
인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태도를 갖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태도로서 롤즈는 다음과 같은 5가지를 제시합니다.
1)그들은 모두 인간에게 있어 상호협동이란 가능한 것이고 또 필요한 것으로 믿는다.
2)그들은 합리적 선택에 따르는 사람이다.
3)그들은 모두 자유, 기회, 권력, 소득, 부 등 제반 사회 경제적 가치 내지 그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재화의 취득을 요구한다.
4)그들은 그들이 택하는 원리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되며 공공적이고도 도덕적인 인격체들의 상충하는 주장을 조정해 주는 최고의 판결관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5)그들은 정의감의 능력이 있으며 채택된 원리를 최종적인 것으로 여기며 따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원리는 수정불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원초적 상황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태도를 누구나 갖지만 다만 그곳에서 다루어
질 일반적인 계약내용과 관련한 자기의 특수한 이해 관계적 여건은 모르는 것으로 가정될
뿐입니다. 즉 계약당사자들은 사회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 무지의 베일(The veil
of ignorance)을 쓴채 순수한 절차적 정의 원리의 수립을 위해 원초적 입장에 서 있는 것
입니다.
.....
롤즈는 다섯 가지 기본적인 조건 및 무지의 베일을 전제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
런 전제조건을 토대로 계약 당사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순수절차적 정의원리를 사고 실
험을 통해 수립하고자 합니다. 특히 무지의 베일은 계약에 참가한 개인이 어떤 계급에 속
하고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소유한 자연적 재능이나 능력, 자신의 지
능, 신체적 힘, 자기 사회의 자신들의 가치관들에 대한 일체의 것들을 제거해 줍니다. 그러
므로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가 가려져 있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들은 자신에 대한 정보와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상황과는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파업의 경우를 들어보면. 만약 노동자나 사용자가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있지 않
다면 그들은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총 동원하여 자신들의 이익 확보에 전력을 다
할 것입니다. 노동자는 사용자의 약점을 알고 있으면 그 약점을 최대한 이용할 것입니다.
또한 사용자는 정부의 힘을 빌린다던지 하여 최대한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할 것
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각자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은 이제와는 다
른 행동을 보일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추구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
들에게 예상될 수 있는 최하의 위치를 보호하려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가지
고 있는 강점과 상대방의 약점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 재일동포의 차별을 생각해 봅시다.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있지 않다면 일본인들은 재일
동포의 인권을 무시하려고 하고 자신들의 우월감을 자랑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지
의 베일을 쓰는 순간 일본인들은 재일 동포를 차별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들
도 차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롤즈는 이런 무지의 베일의 상황에서 인간은 항상 누
구나 자신의 손해를 극소화하는 일반원리로 채택하게 마련이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원
초적 상황에서 합리적 이기심을 가진 계약당사들이 결국은 다음과 같은 정의원리를 합의
할 것입니다.
첫째,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의 유사한 자유와 상충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광범위한 자유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자유우선성의 원칙)
둘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차등의 원칙)
1) 최소수혜자(the least advantaged)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2) 그 불평등의 근원이 되는 직위와 직무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 균등적으로 열려져 있어야 한다.
.......
롤즈의 정의원리의 첫째 원칙은 광범위한 기본적 자유에 대하여 모든 국민이 동등한 권
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 자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정치적 자유, 언
론과 집회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자유, 인신의 자유와 재산소유의 자유 등입니다. 즉 정의
롭기 위해서는 먼저 민주주의 이상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유 우선성의 원칙
은 둘째의 차등의 원칙에 앞섭니다. 즉 롤즈의 정의의 원칙은 축차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므
로 인간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는 둘째 원칙에 따르는 어떠한 사회 경제적 이익과 서로 바
꿀 수 없습니다. 단지 문명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때와 사회질서와 안전이 파
괴되어 모든 사람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을 때는 자유의 원칙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둘째의 원칙은 아무리 자유로운 사회에서도 불평등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제기되는 원
칙입니다. 즉 사회적 가치과 경제적 가치를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고르게 분배하는 절대
적 평등은 어느 사회에서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자연적인 불평등과 인위적인 불
평등을 완전히 해소하는 일은 인간인 이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
등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억제되어야 합니다. 즉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불평등(justifiable inepuality)>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원칙을 따라야 하는가?
불평등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첫째 그 불평등으로 말미암아 그 사회의 모든
성원이 유리한 결과를 얻으리라는 것이 사리를 따라 예견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
려면 모든 계약 당사자들 가운데 가장 불리한 입장에 수혜자가 손해를 계속 본다면 그러
한 불평등은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무지의 베일의 상태에 있다면 게약의 구
성원들은 그러한 입장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로는 그 불평등한 분배에 있
어서 보다 큰 몫을 차지할 수 있는 지위나 직무는 기회균등의 원칙에 의하여 모든 사람에
게 접근이 가능해야 합니다. 즉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된다면
불평등은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에서 본다면, 롤즈의 정의론은 자유와 기회, 재산과 소득 등 모든 사회적 기본 가치
는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되, 이러한 가치들의 불균등한 분배가 허용될 수
있는 것은 그 불균등한 분배에 있어서 가장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것이 도리어 유리할 경우에 국한된다는 것입니다.
.........
이제 짧게 몇마디 하죠. 정의란 사회를 바탕으로 합니다.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것이
죠. 사회는 수많은 성원들이 존재하고 그 개개인의 성원들은 자신의 이기를 추구합니다.
이기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어쩌면 롤즈의 주장처럼
무지의 베일을 쓰고 이익을 최대화 하려하기보단 손해를 최소화 하려하는 것이 사회적 정
의에는 더 부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반대일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
한 것은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정의는 없습니다. 절대적인 정의는 불가능하고 오직 최선
의 정의만이 존재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최선의 정의는 한발 물러서는 것에서 이루
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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